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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최강 이혼남의 모든 챕터: 챕터 211 - 챕터 220

1059 챕터

제211화

온 가족이 길바닥에 나앉을 것이다!뒤따르던 양준우도 버럭 화를 냈다.“카드 하나 만드는데 12억? 차라리 돈을 뺏지 그래. 여기가 레스토랑이야, 도둑 소굴이야?”웨이터는 얼굴을 찌푸리며 설명했다.“이건 저희 스카이 레스토랑 규정입니다.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한 단계 낮은 등급의 멤버십 카드로 선택하시면 됩니다. 다만 받으시는 서비스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한 단계 낮은 등급은 얼만데? 됐어, 그냥 가장 낮은 등급으로 해. 얼마야?”서아란은 바로 최저 등급으로 낮추었고, 웨이터는 곧바로 대답했다.“2억입니다.”“이건 그냥 돈을 뺏는 거잖아. 2억이면 우리 가족을 몇 년 동안 먹여 살릴 수 있는 돈이라고!” 서아란은 주저 없이 거친 말을 뱉었다.웨이터도 슬슬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저희 레스토랑에는 연간 최저 소비 기준이 있는데 그 금액에 도달하지 못하면 멤버십을 취소합니다. 카드 발급을 원하지 않으시면 업무 방해하지 말고 돌아가 주시길 바랍니다.”이건 쫓아내는 것과 다름없었다.서아란은 어쩔 수 없이 화를 억누르며 애써 일그러진 얼굴로 미소를 띤 채 말했다.“우린 그냥 밥 한 끼 먹으러 온 거에요. 누가 계산할지도 아직 모르는데? 이렇게 해요. 우리를 들여보내주면 그 쪽한테도 팁을 더 챙겨줄게요. 그럼 되죠?”그녀는 가방에 손을 넣고 물건을 꺼내려다가 다시 넣었다.너무 많이 주는 건 아닌지 싶어서 몇 번을 거듭한 끝에 노란색 지폐 몇 장을 꺼냈다.그러면서도 서아란은 마치 넓은 아량을 베푸는 듯 고고하게 굴었다.반면 웨이터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누굴 거지 취급하세요? 돈도 없으면서 있는 척하지 마세요. 옆에서 보는 사람까지 창피하니까! 그 돈은 그냥 다시 넣으세요. 돈을 아무리 더 줘도 여길 들어갈 수는 없으니까요.”그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이며 다른 직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다들 하나같이 경멸하고 조롱하는 듯한 표정으로 수군거렸다.“너...”서아란은 화가 치밀어올랐다.옆에서 양희지가 얼굴을 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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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예전 같았으면 양준우 성격에 바로 염무현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을 것이다.하지만 많은 귀빈들 앞에서 그렇게 행동하는 건 양씨 가문과 누나의 체면을 깎는 일이었기에 억지로 화를 참았다.다만 그는 이러한 행동이 본인의 목숨도 살렸다는 걸 몰랐다.염무현과 싸우다니.양준우 열 명이 달려들어도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야, 네가 우리랑 같아?” 양준우는 호랑이를 등에 업은 여우처럼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남도훈 씨가 여기 실버 회원이니까 우리도 VIP 손님이야!”서아란의 표정도 오만하기 그지없었다.“여기 회원들만 들어올 수 있어. 가장 낮은 등급인 브론즈 카드가 2억이라는데, 너 2억 있니?”염무현은 어깨를 으쓱했다. “나올 때 카드를 안 챙겼네요.”“하하하,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2억을 긁을 수 있겠어?” 양문수도 덩달아 거들었다.지난번 정진 영천에서 염무현 때문에 일을 망치고 발길질까지 당했던 것을 떠올리자 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웨이터, 뭐 하는 거야? 조금 전까지만 해도 원칙대로 딱딱 행동하더니 왜 지금은 개나 소나 다 들여보내는 거야! 당장 이놈을 내쫓지 않으면 고소할 거야!”웨이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이분은 저희 VIP 손님입니다.”“웃기는 소리! 이제 막 출소한 수감자한테 귀한 손님 대접을 해?” 양준우가 욕설을 내뱉었다.양희지는 복잡한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염무현, 나 따라온 거야? 깔끔하게 서로 상관 안 하기로 했잖아. 남자가 돼서 한 입 갖고 두말하는 거야?”염무현의 두 눈에 가소롭다는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양희지, 없던 도끼병이라도 생긴 거야? 내가 널 쫓아다닐 만큼 한가해 보여?”조윤미가 옆에서 끼어들며 한마디 했다.“내가 이 사람은 아니라고 했죠? 보아하니 아직 포기 못 하고 양 대표님한테서 뭐라도 뜯어낼 생각인 것 같은데요.”“쯧쯧, 꿈 깨라 그래!” 서아란이 혀를 찼다.“그 망할 년이 내 아들 다리를 부러뜨린 것도 아직 따지지 않았는데, 감히 우리한테 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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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그 말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염무현이 새 사장이라고?“장난해? 어떻게 저 놈이 사장이야. 착각한 거 아니야?”서아란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녀의 눈에 염무현은 사회 가장 밑바닥에 있는 쓰레기여야 했다. 그래야만 잔뜩 우월감을 느끼며 염무현을 영원히 짓밟고 무시할 수 있으니까.매니저는 피식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제가 부모님을 못 알아볼지언정, 상사는 잘못 볼 리가 없습니다!”“맞아요. 염무현 님이 저희 새 사장님이세요.” 웨이터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지난번 가짜 카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공혜리는 아침 일찍 염무현의 사진을 모든 웨이터에게 보내며 새 사장의 얼굴을 기억하도록 했다.오후에 출근하자마자 각 부문 리더들은 현장 점검을 시작했고, 새 사장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3일 치 보너스를 삭감했다.“이 자식... 분명 가난한 놈인데 어떻게 스카이 레스토랑의 사장이 됐지?”충격에 빠진 양준우는 부러움과 질투심이 뒤섞였다.매니저는 또다시 코웃음을 치더니 잔뜩 비꼬며 말했다.“그쪽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뭐 눈엔 뭐만 보인다더니, 감히 우리 사장님을 어떻게 보고 그렇게 함부로 대하는지.”이윽고 매니저는 180도 돌변한 태도로 염무현을 향해 정중하게 말했다.“사장님, 뭘 모르는 저런 사람들은 쫓아낼까요? 저라면 그냥 블랙리스트에 올려서 앞으로는 아예 손님으로 받지도 않을 겁니다!”그 말에 남도훈과 다른 사람들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서해에서 최고급 레스토랑으로 손꼽히는 스카이 레스토랑은 많은 상류층 비즈니스 행사가 열리는 곳이었다.이곳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앞으로는 들어갈 수도 없을 텐데, 어떻게 거물급 사장님들과 인맥을 쌓고 사업할 수 있겠나.게다가 다른 사람들이 알기라도 하면 누가 그들과 손잡으려 할까.염무현은 너그럽게 넘어갔다.“됐습니다. 돈은 벌어야죠!”“알겠습니다!”매니저는 그제야 태도를 바꾸며 말했다.“손님들 안으로 들어가시죠!”일행은 무척 민망했지만 갈 생각이 없었던 터라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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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호의를 베풀어도 이런 식으로 받다니.염무현은 아쉬울 게 없었다.말해도 상대가 알아듣지 못하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을 더 할까.“사장님, 이쪽으로 오세요. 여기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매니저가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고, 염무현은 양희지 일가를 뒤로한 채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에라이, 잘난 척하긴!”남도훈은 욕설을 퍼부었다.“저 자식은 그냥 여러분이 잘되는 꼴을 못 보는 겁니다. 못 먹는 감이니 괜히 떫다고 말하는 거죠!”그는 실버 VIP 신분을 이용해 염무현의 체면을 짓밟고 양씨 일가 앞에서 한껏 거들먹거리고 싶었다.하지만 상대가 어느 순간 스카이 레스토랑의 사장이 되어있을 줄이야.“저 자식이 어떤 놈인지 우리 다 너무 잘 알지!”서아란이 말했다.“걱정 마, 도훈아. 우린 저런 헛소리 안 믿어.”남도훈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여러분은 다들 기본적으로 판단력이 있는 분들이니까 저런 소인배가 하는 말을 듣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양준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저 망할 자식이 어떻게 여기 사장이 된 걸까. 설마 또 그 야만적인 여자가 부린 수작인가?”“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지. 이러나저러나 여자한테 빌붙어서 얻어먹는 건 똑같네, 쯧쯧.”서아란은 경멸의 눈빛으로 말했다.꽤 일리 있는 말이었다.일행이 룸으로 들어서자 남도훈은 짐짓 너그러운 모양새로 말했다.“오늘은 제가 살게요. 희지의 회복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여러분이 원하는 건 뭐든 마음껏 주문하고, 절대 돈 아끼지 마세요!”그의 이런 당당한 모습에 사람들은 ZW그룹이 곧 큰돈을 벌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더욱 커졌다.서아란과 양문수는 뛸 듯이 기뻤다.그들이 대접하는 자리였는데 남도훈이 계산한다고 하니 돈도 아낄 겸 흔쾌히 받아들였다.“그럼 우리도 사양하지 않을게.”서아란이 내숭을 떨자 남도훈은 손을 내저었다. “한 가족끼리 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요.”양희지는 미간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도훈 씨, 투자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요. 사실 지난 며칠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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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남도훈은 잠시 고민하는 척하다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5퍼센트요.”“뭐, 그게 다야? 40억이면 우리 전 재산을 바친 거라고!” 서아란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남도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것도 꽤 많은 거예요. 처방전 한 장의 가격이 벌써 수백억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거기다 우리 ZW그룹에서 수년 동안 열심히 일궈온 거래처와 영업 마케팅도 무형의 자산이잖아요. 저와 희지 씨 사이를 고려해서 이 정도로 많은 지분을 드리는 겁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4%도 받을 수 없었을 거예요! 아버지께서 절 집안 말아먹는 놈이라 욕하진 않을까 걱정이네요.”양희지와 조윤미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ZW그룹의 현 시장 가치는 2천억 정도였다. 40억으로 지분 5%를 얻는 건 꽤 그럴듯한 거래였다.하지만 신약이 시장에 출시된 후 막대한 영향력과 외국 기관의 긍정 평가까지 고려하면 시장 가치를 두 배로 올리는 것쯤은 아무 문제가 없었다.그러니 어떻게 계산해도 손해 볼 게 없었다.“좋아요. 그렇게 해요” 양희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자 조윤미는 다급히 제안했다.“자, 우리의 성공적인 협업을 기원하며 다 같이 건배해요!”남도훈은 큰 손해를 본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마지못해 잔을 들더니 이렇게 말했다.“여러분들이니까 하는 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거래 안 했어요! 참, 이건 비밀로 해줘야 해요. 안 그럼 다들 돈 들고 달려들면 우리 아빠도 감당할 수 없을 테고, 여러분들 주식도 희석되어 큰 손해를 입게 될 거예요.”서아란은 서둘러 맹세하듯 말했다.“걱정하지 마. 외부에는 절대 발설하지 않을 테니까.”“맞아요. 입 꾹 다물고 있을 게요!” 양준우도 거들었다.남도훈의 두 눈에 음침한 기색이 번뜩였다. 몇 번이나 이러한 말을 하고 다녔지만 많은 사람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하지만 지금 그의 눈앞에 있는 이 일가족은 달랐다. 엄청나게 영리해 보여도 실상은 지극히 어리석었다.서해 제일가는 미녀 여대표로 불리며 지혜롭기로 소문난 양희지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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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공혜리가 이런 추측을 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첫째는 임기욱이 부상 회복을 핑계로 제원으로 돌아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병으로 급작스럽게 사망했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졌기 때문이었다.화하 상업그룹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임기욱은 서해에서 납치돼 중상을 입고 제원으로 돌아온 후 사망했다고 한다.하지만 공혜리는 당시 현장에 있었기에 염무현이 임기욱을 구해줬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염무현이 등장하면 저승사자도 물러간다!그가 직접 죽음에서 구해준 사람은 저승사자도 데려갈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게다가 임기욱의 나이와 건강 상태로 보아, 100살까진 아니어도 최소 7, 80살까지는 문제 없었다.임기욱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화하 상업그룹이 고의로 진실을 숨긴 것에 여러 가지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둘째, 화하 상업그룹의 현 수장은 전태웅이고, 그는 염무현과 아는 사이다.애초에 공혜리가 염무현의 번호를 얻어서 아버지 공규석을 구한 것도 전태웅을 통해서였다.공혜리는 전태웅과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그는 세계 1위 재벌가의 수장으로 무자비하고 악독하기로 유명했다.임기욱은 그의 부하인데, 그의 허락 없이 누가 감히 임기욱에게 손을 댈 수 있겠나?만약 임기욱이 전태웅에게 밉보이는 행동을 했다면, 그를 버리고 곁에서 내치면 그만이었다.아니면 화하 상업그룹에서 쫓아내도 될 일이었다.적어도 전태웅이 그를 고통스럽게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다.임기욱의 이전 행적을 종합해 보면, 공혜리는 그가 염무현을 건드렸기 때문에 결국 비극적인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라 확신할 수 있었다.임기욱이 사망하자 화하 상업그룹은 곧바로 임기욱의 업무를 대신할 사람을 보냈다.따분한 현장 검증과 조사 과정을 생략한 채 진씨 가문과 공씨 가문에게 바로 계약서를 내밀었다.공혜리는 화하 상업그룹이 불모지나 다름없는 서해를 선택한 것도 염무현 때문이 아닐까 하는 추측까지 내놨다.“그쪽과 경태 삼촌이 원하는 걸 얻었으니 축하드릴 일이네요.”염무현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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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전문직 정장을 입고 있었지만, 맑고 순진한 그녀의 눈빛은 진작 사회에 나와 어울리는 사람들과 달랐다.“엄마가 이 약을 더 이상 못 쓰게 되어서 반납하러 왔어요.” 이은서가 말하자 남도훈은 곧바로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어머님께서 혹시 돌아가셨나요?”돌아가시지 않은 이상 가족들이 쉽게 약을 끊지 않을 것이다.ZW그룹은 이러한 사람들의 도덕적인 효심을 이용해 큰돈을 벌고 있었다.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난 남도훈은 어린 시절부터 이런 상술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자연스레 이런 마케팅 전략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었고, 사랑하는 가족은 구하지도 못한 채 산 사람들은 빚을 갚기 위해 계속 고통받으며 돈을 벌어야만 했는가.“아니요. 어머니는 입원해서 병원 약을 드시니까 이제 이 약은 필요 없어요.”이은서는 가방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지난달에 나온 세 박스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어제 산 거니까 환불해 주세요.”그러자 옆에 있던 한 어르신이 그녀를 말렸다.“아가씨, 이 약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나?”“의사가 먹으라고 권유해서 사러 왔어. 입원할 때 먹으면 질병 관리에 좋다고 하더군.”“맞아요. 지난번에 처음 병원에 갔을 때 종양내과 의사 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요.”남도훈은 뿌듯한 얼굴로 사람들이 저마다 거드는 모습을 지켜봤다.굳이 본인 입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환자와 가족들의 입소문만으로 거핵완이 안 팔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아니요. 이 약엔 문제가 있어요. 저희 엄마 상태가 더 나빠졌어요.”이은서는 사람들이 속는 걸 두고 볼 수 없어 사실대로 말했다.그녀는 단호한 얼굴로 남도훈을 바라보았다.“엄마가 이 약을 다시는 먹을 일이 없을 테니 환불해 주세요.”남도훈은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펄쩍 뛰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 우리 ZW그룹의 약에 어떻게 문제가 있을 수 있어! 경고하는데 지금 당신이 한 말만 가지고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경찰에 신고해서 체포할 수도 있어.”한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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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은서 씨, 이걸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잘 기억해. 앞으로는 그렇게 무모하게 굴지 마!”경찰서 입구.전우식은 쓴웃음을 지으며 훈계했다.“이번엔 운이 좋았어. 회사 고위층과 여기 간부님들이 아는 사이라 서로 체면 때문에 굳이 은서 씨에게 책임을 묻지 않은 거야. 다른 때였으면 바로 구류됐을 거라고! 아직 어린데 이런 기록이 남으면 앞으로 사는 데 굉장히 불편하지 않겠어?”이은서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고개를 숙이고 낙담한 얼굴로 말했다.“전 실장님, 감사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고작 약 몇 박스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야겠어?”전우식은 그럴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경찰은 많은 사람들이 줄 서서 그녀의 약을 사려고 했다는 걸 분명히 말했다.하지만 이은서가 약에 문제가 있다며 반품해 달라고 주장하는데 옆에서 어쩔 수 있겠나.물건을 반품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돈을 돌려받는 게 아닌가?그럼 어떻게든 돈을 돌려받으면 되는걸,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역시 아직 젊어서 뭘 모르나 보다!나이가 어리니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며, 융통성 있게 대처할 줄 몰랐다.“약을 압수당한 게 안타깝네요.” 이은서는 경찰서 간판을 흘깃 돌아보았다.전우식은 눈썹을 추켜세우며 말했다.“됐어! 나오면 됐지 그런 건 왜 신경 써. 앞으로 열심히 일해서 그만한 돈 벌면 되지.”사실 전우식의 지위와 신분으로는 이은서 같은 한낱 평범한 직원을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었다.이은서만 유난히 챙겨주는 게 아니라, 그녀가 1호 별장의 전속 집사였기 때문이었다.만약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염무현에게 해명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걱정이 앞섰다.“참, 약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근거가 뭐지?” 전우식이 무심하게 묻자 이은서가 대답했다. “염무현 씨가 그렇게 말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전우식은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이은서를 구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정말 염무현 씨가 그렇게 말했어?”만약 염무현이 한 말이라면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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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잊지 마. 많은 사람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방심했다가 대의를 그르치기 십상이야. 우리 부자는 그들과 똑같은 실수를 해서는 안 돼.”그제야 남도훈은 경멸의 눈빛을 거두고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지금 바로 손 경감에게 전화해서 더 무거운 처벌을 내리라고 할게요. 그리고 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 한층 더 광고하는 거죠. 구매자의 신뢰는 높이고,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사람들에게는 경고하고. 이렇게까지 하는데 누가 감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지 두고 보자고요!”남기태는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했다.“아주 좋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니, 많이 성장했네!”남도훈은 뿌듯한 표정으로 맞장구를 쳤다.“아빠가 잘 가르쳤죠!”그러면서 재빨리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손 경감님. 생각해 보니까 7일 구류는 너무 짧은 것 같아요. 15일로 하죠... 뭐라고요?”남도훈은 곧바로 표정이 바뀌더니 톤이 한껏 높아졌다.“그 여자를 풀어줘요? 대체 무슨 근거로 석방해요?”그의 얼굴은 놀라움에서 분노로, 절망에서 이를 악물기까지 계속해서 바뀌었다.“무슨 상황이야?” 남기태가 얼굴을 찡그리자 남도훈이 대답했다. “그 여자가 풀려났어요! SJ그룹 임원 중 한 명이 윗선에 전화를 걸어 선처를 호소했고, 손 경감은 윗선에서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요.”“내가 방금 뭐라고 했어? 두려워하는 건 그대로 찾아온다고!”남기태의 얼굴이 금세 굳어졌다.“이번 일은 내 오랜 경험으로 볼 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야. 뭔가 숨겨진 내막이 있을 거야! 정신 똑바로 차려. 까딱 잘못하면 시궁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야!”잔뜩 미간을 찌푸린 남도훈의 두 눈에서 불길하고 독기 어린 빛이 번쩍였다.“그럼 폭풍이 몰아치기 전에 싹을 잘라버리자고요. 아무런 배경도, 뒷배도 없는 부동산 인턴 하나 처리하는 건 쉽지 않겠어요? 지금 바로 사람 보내서 누가 수작 부린 건지 제대로 알아볼게요, 그리고...”말하며 남도훈은 목을 베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그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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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이은서가 리버타운을 나와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갔을 때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그녀는 갑자기 등줄기에 한기가 느껴져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그러나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그녀는 혼자서 고개를 가로저었다.“괜히 예민해져서 그런 걸 거야.”방금 전 경찰서에서의 경험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 때문일 것이다.아니면 밤으로 접어들면서 기온이 내려간 탓인지도 모르겠다.그녀가 버스에 탄 후 화단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엔진 소리가 났다.오토바이 한 대가 천천히 나왔다.차에 탄 두 사람은 가죽옷을 입고 헬멧으로 얼굴을 단단히 가린 채 오토바이에 앉아 버스의 뒤를 따랐다.20세기에 지어진 작고 낡은 건물에서 이은서는 어머니와 함께 세 들어 살고 있었다.원래 있던 집은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헐값에 팔 수밖에 없었다.4층에 있는 거실에 방 하나 딸린 집이 이은서가 세 들어 사는 곳이었다.이은서가 문을 열자마자 한 실루엣이 스쳐 지나가더니, 한 손으로 문고리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갑작스러운 일에 이은서는 미처 대응할 겨를도 없이 뒤에 있던 사람에게 밀려 방 안으로 들어갔다.곧이어 또 다른 키 큰 남자가 들어와 순식간에 문을 닫고 걸어 잠갔다.희미한 불빛 사이로 보이는 집은 매우 단조로웠다. 가구와 물건은 오래되어 손을 탄 흔적이 다분했다.하지만 아주 깔끔하게 정리되어 구석까지 먼지 하나 없었다.이은서는 몸부림을 쳤고 상대방은 손을 놓았다.그녀는 비틀거리다가 앞으로 쓰러지며 잔뜩 긴장한 채 물었다.“당신들은 누구고, 원하는 게 뭐예요? 우리 집은 무척 가난해요. 어머니는 아파서 입원하셨고 나는 아직 대학생이에요. 사람 잘못 찾은 것 같은데...”건장한 남자가 경멸에 찬 웃음을 지으며 터벅터벅 소파로 다가가 앉았다.옆에서 원숭이를 닮은 또 다른 남자가 맛이 간 목소리로 말했다.“소개하지. 이쪽은 이 바닥에서 도끼라고 부르는 우리 형님이고, 난 들개야.”서해에서 도끼와 들개는 무자비한 인물로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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