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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이은서가 리버타운을 나와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갔을 때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그녀는 갑자기 등줄기에 한기가 느껴져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그녀는 혼자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히 예민해져서 그런 걸 거야.”

방금 전 경찰서에서의 경험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밤으로 접어들면서 기온이 내려간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버스에 탄 후 화단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엔진 소리가 났다.

오토바이 한 대가 천천히 나왔다.

차에 탄 두 사람은 가죽옷을 입고 헬멧으로 얼굴을 단단히 가린 채 오토바이에 앉아 버스의 뒤를 따랐다.

20세기에 지어진 작고 낡은 건물에서 이은서는 어머니와 함께 세 들어 살고 있었다.

원래 있던 집은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헐값에 팔 수밖에 없었다.

4층에 있는 거실에 방 하나 딸린 집이 이은서가 세 들어 사는 곳이었다.

이은서가 문을 열자마자 한 실루엣이 스쳐 지나가더니, 한 손으로 문고리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

갑작스러운 일에 이은서는 미처 대응할 겨를도 없이 뒤에 있던 사람에게 밀려 방 안으로 들어갔다.

곧이어 또 다른 키 큰 남자가 들어와 순식간에 문을 닫고 걸어 잠갔다.

희미한 불빛 사이로 보이는 집은 매우 단조로웠다. 가구와 물건은 오래되어 손을 탄 흔적이 다분했다.

하지만 아주 깔끔하게 정리되어 구석까지 먼지 하나 없었다.

이은서는 몸부림을 쳤고 상대방은 손을 놓았다.

그녀는 비틀거리다가 앞으로 쓰러지며 잔뜩 긴장한 채 물었다.

“당신들은 누구고, 원하는 게 뭐예요? 우리 집은 무척 가난해요. 어머니는 아파서 입원하셨고 나는 아직 대학생이에요. 사람 잘못 찾은 것 같은데...”

건장한 남자가 경멸에 찬 웃음을 지으며 터벅터벅 소파로 다가가 앉았다.

옆에서 원숭이를 닮은 또 다른 남자가 맛이 간 목소리로 말했다.

“소개하지. 이쪽은 이 바닥에서 도끼라고 부르는 우리 형님이고, 난 들개야.”

서해에서 도끼와 들개는 무자비한 인물로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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