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711 - Chapter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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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1화

박민정은 연지석을 따라 그가 현재 머무르고 있는 곳으로 갔다.궁전 같은 별장과 화려한 정원은 연지석과 묘하게 어울리지 않았다.하민재는 따라오지 않았다.별장 사용인들은 박민정과 연지석을 보더니 허리 숙여 인사했다.“도련님, 돌아오셨습니까.”연지석은 그들에게 모두 물러나라고 했다.거실에 도착한 후 박민정이 물었다.“지금은 좀 어때?”어제 전화에서 연지석은 깨어난 지 얼마 안 돼서 몸이 아직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다고 했었다.박민정은 병상에 누운 그를 만나게 될 줄 알았는데 그가 공항에 마중 나오고 같이 식사까지 했으니 놀랄 만도 했다.연지석은 박민정을 등지고 긴 손가락으로 말없이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박민정이 반응하기도 전에 그는 이미 외투를 벗었다.“지금 뭐 하는 거야?”박민정이 굳어버렸다.연지석은 셔츠까지 소파에 벗어 던지고는 뒤돌아섰다.박민정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보지 않으려 했다.“왜 옷을 벗어?”“나 어떤지 물어봤잖아.”연지석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박민정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그의 튼튼한 상체에는 깊고 얕은 수많은 상처가 있었다. 어떤 상처는 실밥도 풀리지 않아 보기 매우 흉측했다.박민정은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이게 모두 남준 씨가 한 거라고?”연지석은 솔직하게 대답했다.“낡은 상처는 아니지만 새 상처는 그 사람이 한 거 맞아.”박민정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미안해. 다 나 때문이야. 나 때문에 이렇게 다친 거잖아.”연지석은 평온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바보야, 우리 사이에 무슨 사과야? 요 며칠 동안 여기서 나를 돌봐주면 돼.”연지석은 말하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박민정의 시선을 주시하더니 목울대가 살짝 떨렸다.박민정은 그의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다.“그럼 지금 바로 병원에 갈까?”“괜찮아. 내 개인 주치의가 와서 치료해 줄 거야.”연지석은 옷을 집어 든 후 잠시 멈칫하더니 박민정에게 건넸다.“나 좀 도와줘. 혼자 하면 상처에 닿아서.”“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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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2화

박민정은 더 거절할 수 없었고, 또 연지석의 상태를 보기도 편했기 때문에 당분간 여기서 지내기로 했다.저녁에 개인 주치의가 와서 연지석의 몸을 확인하고는 약을 갈아주었다.박민정은 옆에서 윤우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연결이 되자 스크린에는 하얗고 귀여운 윤우 얼굴이 보였다.“엄마? 무슨 일로 전화했어?”고영란이 있었기에 박윤우는 박민정에게 연지석 삼촌을 봤는지 물어보지 않았다.“아니야. 그냥 윤우가...”집에서 뭐 하는지 물어보기도 전에 박민정은 전화기 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윤우야, 누구한테 전화하는 거야?”박윤우가 휴대폰을 끄려고 했는데 고영란은 이미 스크린 위의 박민정을 발견했다.윤우 앞에서 고영란은 박민정에게 이리저리 돌아다닌다고 구박할 수도 없어 다정하게 말했다.“민정이구나. 어디 갔어? 왜 아직도 안 들어와?”박민정은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아 거짓말했다.“제 개인 회사에 문제가 생겨서 상황을 살피러 왔어요.”이번에 박민정이 에스토니아로 온 것도 사실 회사가 최근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보기 위해서였다.그 대답을 들은 고영란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박민정의 회사는 소규모 스튜디오에 불과했다. 그런 작은 회사를 위해 아들을 집에 혼자 두다니, 너무 무책임한 행동이 아닌가?하지만 고영란은 겉으로 여전히 박민정을 관심하는 척했다.“일이 끝나면 얼른 돌아와. 너 임신했잖아. 너무 무리하지 마. 돈 없으면 나한테 말하고.”박민정은 고영란이 윤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을 잘 알고 있어 맞장구를 쳤다.고영란은 허례허식으로 말한 게 아니었다. 전화를 끊은 후 박민정은 계좌에 100억이 입금된 걸 발견했다.곧이어 고영란에게서 문자가 하나 도착했다.[넌 유씨 가문의 아이를 가진 유씨 가문의 사모님이야. 필요한 게 있으면 바로 말해. 너 자신을 고생시키지 말고.]박민정은 어리둥절했다.‘내가 내 자신을 고생시켰다고?’박민정은 곧바로 고영란에게 답장을 했다.[고맙습니다. 이 돈은 나중에 예찬이와 윤우에게 쓸게요.]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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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3화

“응, 알았어. 바로 나갈게.”연지석이 전화를 끊었다.그는 유남준 때문에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진짜 사나이라면 절대 이대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유남준이 제 발로 에스토니아로 찾아왔으니 연지석은 당연히 그를 봐줄 생각이 없었다.차에 탄 순간 연지석은 유남준이 죽는다면 박민정이 자신과 함께할지 생각해 보았다.하지만 그는 곧 그 생각을 부정했다.유남준은 박민정 아이들의 아버지이다. 만약 그가 죽는다면 박민정은 평생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연지석은 이번에 단지 복수를 하고 싶을 뿐이었지, 유남준의 목숨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하민재가 계속 그에게 말했다.“형, 유남준 주변 경호가 꽤 잘 되어 있더라. 그 사람 불러낼 방법을 생각해 냈어.”“어떻게 불러낼 건데?”“비밀이야.”하민재는 전화를 끊었다.그는 연지석에게 해커를 고용해 박민정의 휴대폰을 조종해 박민정의 번호로 유남준에게 만나자고 문자를 보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하민재도 유남준이 나올지 확신하지 못했다.유남준에게 문자를 보낸 지 3분 만에 밖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그런데 이때, 훤칠한 키의 남자가 호텔에서 걸어 나왔다.“우르릉!”번개가 하늘을 가르면서 천둥이 울렸다.잠이 든 박민정은 한밤중 천둥소리에 놀라 깼는데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온몸이 땀으로 젖어 박민정은 방 안이 더운 줄 알고 욕실로 샤워를 한 후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그러나 왜인지 누웠는데도 다시 잠이 오지 않았다.밖에는 번개와 천둥, 그리고 폭우가 몰아치고 있었다.휴대폰을 확인하니 이미 새벽 3시였다.박민정은 할 일이 없어 현지 뉴스를 보다가 가까운 호텔에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봤다. 정확히 무슨 일인지는 알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발소리가 들렸다.박민정은 침대에서 일어나 외투 하나 걸치고는 문을 열었다.그리고 연지석이 방이 아닌 밖에서 비에 젖은 채로 들어온 것을 발견했다. 그의 눈에는 살기가 어렸다.“안 잤어?”박민정은 그의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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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4화

전화는 연결되지 않아 연지석은 더 전화를 걸지 않았다.오늘 외출할 때 상처가 다시 찢어진 것은 사실이었다.의사는 그의 상처를 봉합해 줬고 모든 처치가 끝난 후 그는 밖으로 나갔다.박민정은 벽에 기대어 서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런 그녀를 보며 연지석은 갑자기 두려움을 느꼈다. 그녀가 자신에게 화를 내고 원망할까 봐 두려웠다.“민정아, 할 얘기가 있어.”박민정은 의문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일?”“오늘 밤 유남준을 찾아갔었어.”연지석이 잠깐 멈칫했다.“복수하러.”박민정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비록 유남준을 예전처럼 사랑하지는 않지만 그는 아이들의 아버지였다.“남준 씨가 여기 왔어?”박민정이 물었다.“응.”유남준이 여기 오지 않았다면 연지석은 이렇게 빨리 복수에 성공하지도 못했을 것이다.“그, 그럼 남준 씨 지금 어디에 있는데?”박민정은 마음이 착잡했다.친구이자 자신의 생명의 은인인 연지석과 아이들의 아빠인 유남준, 도대체 누구를 도와야 할까?연지석이 대답하려는 순간 하민재의 전화가 다시 걸려 왔다.그는 어쩔 수 없이 먼저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야?”전화기 너머로 하민재가 아닌 서다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지석 씨, 하민재는 이미 저에게 붙잡혔습니다. 대표님에게 했던 짓을 그대로 돌려받을 겁니다.”충분한 준비 없이 누가 감히 연씨 가문의 지역에 발을 들이겠는가?서다희는 대비를 했는데도 하민재가 유남준을 이용해 그에게 중상을 입힐 틈을 줬다.연지석은 싸늘한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민재를 건드리면 절대 에스토니아에서 살아남지 못할 거예요.”연지석은 자신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서다희가 하민재를 제압했을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그는 그 한마디를 남기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하민재를 구하기 위해 사람을 보내려고 했다.박민정은 방금 하민재 이야기를 듣고 연지석의 팔을 붙잡았다.“민재 씨 어떻게 됐대?”“민정아, 사람 시켜 널 저택으로 보낼 거야. 다른 일은 신경 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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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5화

박민정은 발신자를 보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유남준도 박민정도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유남준은 다른 사람들을 나가게 한 후 먼저 입을 열었다.“왜 말을 안 해?”익숙한 차가운 목소리가 들리고서야 박민정은 안심했다.“지금 어디 있어요?”그녀가 물었다.“연지석이 옆에 있어?”유남준이 의심할 만도 했다. 너무 방심했기 때문에 다쳤으니 말이다.“나갔어요. 난 혼자 방에 있고요.”박민정도 유남준이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그가 어디 있는지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에스토니아에는 무슨 일로 왔어요?”“일 때문에.”유남준은 당연히 그녀가 걱정돼 따라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박민정도 그의 일 핑계를 믿지 않았지만 굳이 지적하지 않았다.“그럼 일이 언제 끝나는데요? 끝나는 대로 빨리 돌아가요.”박민정은 유남준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이 연지석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두 사람 결혼 초기에 유남준은 몇 번이나 해외에서 죽을 뻔했었다.지금은 눈도 안 보이는 데다가 외국에 나와 있으니 더 위험할 것이다.다른 한편.유남준은 대답하지 않았다.서다희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연지석이 왔습니다.”유남준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더러 먼저 나가라고 했다.연지석이 지금 여기에 왔으니 박민정이 혼자 방에 있다는 말은 진실인 게 증명되었다.유남준은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박민정을 일부러 놀리며 말했다.“왜 이렇게 서둘러 돌아가라고 하는 거야? 연지석이 그렇게 걱정돼?”박민정은 이런 상황에서도 그가 농담할 줄은 몰랐다.“지석이가 걱정되는 게 아니에요. 그때 지석이를 거의 죽게 만들었으니 복수하려는 마음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죠.”그 말을 들은 유남준은 가볍게 웃었으나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약간의 서운함을 느꼈다.박민정은 그가 연지석을 해치려 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이유는 물어보지 않았다.“왜 웃어요?”박민정은 그가 비꼬는 의미로 웃었다고 생각했다.“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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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6화

박민정은 한참을 지나고서야 겨우 말 한마디 내뱉었다.“남준 씨가 먼저 잘못한 거 맞잖아요. 지석이를 다치게 했으면서.”유남준은 울화가 치밀었다.개도 주인 말이라면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믿는데 박민정은 그의 아내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편을 들고 있었다.유남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서다희는 조금 초조해졌다.연지석의 사람들은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었다. 그때가 되면 상황이 통제 불능이 될 것이다.전화기 너머로는 쥐 죽은 듯한 정적이 이어졌다.박민정은 그가 화가 나서 전화를 끊은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여전히 통화 중이었다.“남준 씨, 듣고 있어요?”“아직 안 죽었어.”“...”“하민재 씨 먼저 풀어주면 안 돼요?”박민정이 초조한 목소리로 물었다.유남준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그녀에게 되물었다.“왜? 방금 그 사람이 한 말 못 들었어? 그가 살아 있는 한 언젠간 날 죽여버리겠다고 했잖아. 그렇게 내가 죽길 바라는 거야? 나 죽으면 다른 남자 찾으려고?”박민정은 그의 말도 안 되는 소리에 응대하지 않고 설명했다.“하민재 씨는 지금 남준 씨에게 잡혀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니까 당연히 할 말 다 하고 죽으려는 거죠. 아니면 얼마나 억울하겠어요?”박민정은 말하면서 하민재의 배경에 대해 검색해 보았다. 그리고 하민재는 하씨 가문에서 가장 중시하는 후계자임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적을 너무 많이 둬도 안 좋은 거 아니에요? 남준 씨 새 회사 시작했잖아요. 하씨 가문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가문인데 그 가문의 후계자를 죽인 남준 씨에게 복수하면 어떡해요?”사실 이 말은 서다희도 유남준에게 했었다.지금은 사람을 죽이는 좋은 타이밍이 아니라고 말이다.하지만 유남준은 그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오히려 서다희에게 연지석을 유인해서 함께 제거하라고 했었다.하지만 지금 박민정의 말을 들으니 평소 냉혹하고 오만한 유남준도 마음이 동했다.“그게 다야?”박민정은 유남준이 대부분의 경우 부드러운 말에는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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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연지석의 부하가 하민재를 부축하며 들어왔다.하민재는 배를 감싸면서 말을 겨우 뱉어냈다.“그 녀석 의외로 싸움 잘하네. 우리 쪽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도 눈이 보이지 않는 그 녀석을 막지 못했다니.”상처투성이인 와중에도 말을 계속 하는 그를 보며 연지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만 말해.”박민정 덕분에 유남준이 하민재를 살려주지 않았다면 하민재는 오늘 이 세상에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하민재가 계속 말하려 하던 그때, 소파에 앉은 박민정이 맑은 두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돌아오는 길에 그는 이미 연지석에게서 박민정이 유남준에게 자신을 풀어달라고 부탁한 소식을 들었다.하민재의 얼굴색은 바뀌지 않았지만 박민정을 바라보는 그의 차가운 눈이 조금은 부드러워졌다. 다만 조금일 뿐이었다.연지석도 박민정을 발견하고는 물었다.“왜 안 잤어?”“잠이 안 와서.”박민정이 일어섰다.부하들은 하민재를 소파에 앉혔다.온몸이 피투성이인 그는 극심한 고통에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곧이어 가정의가 도착해 하민재의 상처를 치료했다.그는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태였다.연지석은 박민정을 위층 방으로 데려간 후 이불을 펴주며 말했다.“아직 이르니까 얼른 자.”박민정은 그를 바라보다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너랑 남준 씨...”연지석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네가 말한 대로 나도 복수했으니 이제 끝났어.”박민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다행이네.”그녀는 또 연지석을 자세히 살펴보았다.“남준 씨 널 괴롭히진 않았지? 어디 다치진 않았어?”박민정이 이렇게 묻자 연지석의 마음은 더 복잡해졌다.그는 고개를 숙이더니 깊은 눈망울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내가 유남준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지도 않아?”박민정은 멈칫했다.연지석은 그녀의 얼굴을 꼼꼼히 살피며 계속 물었다.“너와 유남준은 어쨌든 부부이고 아이도 있잖아. 내가 유남준에게 복수를 했다는데 나한테 화나지도 않아?”그의 말을 들은 박민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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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8화

박민정은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날은 이미 밝았다.휴대폰을 들어 확인했는데 벌써 점심 12시였다.일어나려던 그때, 유남준에게서 문자가 온 것을 확인했다.[언제 돌아올 거야?]박민정은 아직 확실하지 않아서 그에게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침실을 나서자 가정부가 그녀에게 빠르게 다가왔다.“민정 씨, 세면도구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박민정의 신분을 확실히 알지 못했기에 가정부는 그녀의 이름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박민정은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세면을 마치고 가정부는 또 그녀를 식탁으로 안내했다.연지석은 식탁 한쪽에 앉아 있었고 맞은편에는 하민재가 있었다.그는 새벽에 비해 상태가 많이 나아져 보였다.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얼굴에 핏기도 돌았는데 아무 일도 겪지 않은 일반인처럼 식사를 하고 있었다.연지석은 식사하지 않고 가죽 의자에 앉아 손에 서류 하나를 들고 있었다.박민정의 발소리를 듣고 그는 서류를 접고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얼른 와서 밥 먹어.”“알겠어.”박민정은 그에게 다가가며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내가 널 돌봐주기로 했는데 이제 네가 나를 챙기고 있네.”연지석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우리 둘 중 누가 누굴 돌봐주든 상관없잖아.”맞은편에서 국을 마시고 있던 하민재는 이 말을 듣고 사레들려 크게 기침을 했다.“나 배부르니까 쉬러 갈게.”연지석은 하민재가 말렸는데도 불구하고 기어코 유부녀인 박민정을 건드리려 했다.그는 정상적인 사람으로서 두 사람의 교류를 전혀 보고도 듣고도 싶지 않았다.연지석은 멀어져 가는 하민재의 뒷모습을 보며 박민정에게 설명했다.“너무 신경 쓰지 마. 원래 저런 사람이니까.”“응, 괜찮아.”박민정은 하민재의 태도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그녀는 연지석과 친구이지, 하민재와는 친구가 아니었으니 말이다.그리고 지금 임신 중이라 박민정은 되도록 다른 사람 때문에 자신이 영향을 받지 않으려 노력했다.가정부가 건넨 식사를 받아 들고는 열심히 먹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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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9화

박민정의 뜻을 이해한 연지석은 목이 메었다.박민정은 약간 미안해하며 말했다.“윤우와 예찬이는 아직 국내에 있어서 여기 오래 있을 수 없을 것 같아.”연지석의 얼굴색은 바뀌지 않았지만 그의 얼굴은 전보다 다소 지쳐 보였다.“언제 떠나려고?”“모레.”연지석은 사실 박민정의 보살핌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녀가 여기에 온 것도 친구로서 병문안하러 온 것이었다.박민정이 모레 떠난다는 말을 듣고 연지석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배불렀어?”“응.”“그럼 나가서 좀 걸을까?”“좋아.”두 사람은 함께 산책하러 나갔다.옛날에 연지석은 종종 박민정을 찾아와 함께 산책하고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지금은 마치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연지석과 함께 에스토니아 거리를 걸으며 두 사람은 지난 일을 얘기하면서 박민정은 유남준에게 답장을 보내는 것을 깜박 잊었다.같은 시각, 그랜드 호텔 안.유남준은 계속 휴대폰을 들고 박민정의 답장을 기다렸다.서다희가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대표님.”“무슨 일이야?”“사모님께서 연지석과 함께 외출하셨어요. 지금 시내에 계십니다.”서다희도 방금 부하에게서 전해 받은 소식이었다.그의 말을 들은 유남준은 박민정이 일찍 깼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요즘 사람들 중 휴대폰을 보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유남준은 휴대폰을 한쪽에 던졌다.서다희는 그와 몇 미터 떨어졌는데도 그의 주변에서 방출된 냉기를 느낄 수 있어 등골이 오싹해졌다.“제 약혼녀에게도 남사친 한두 명쯤은 있습니다. 저는 보통 눈감아 주죠.”서다희가 그 말을 뱉은 후 방 안의 공기는 한층 더 무거워졌다.전에 박민정에게는 남사친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연지석에 유남준의 동생 유남우, 그리고 또 혼혈 스타까지, 신경 쓰이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유남준은 일어나려다 상처가 다시 찢어졌다. 전해져 온 고통에 그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겼다.서다희는 즉시 다가왔다.“대표님, 괜찮으세요? 의사 부를까요?”“괜찮아.”유남준은 바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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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화

박민정의 회사는 이미 상당한 규모로 성장했으며 직원 수는 500명이 넘었다.다만 진서연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은 박민정이 회사의 실질적인 보스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그래서 박민정과 연지석이 회사 로비에 나타났을 때 프런트 직원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다.“진 대표님을 찾으신다고요?”“네.”박민정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일반적으로 프런트에서는 쉽게 대표 비서실에 연락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의 아름답고 기품 있는 여자와 그녀 옆에 있는 위엄이 넘치고 매혹적이라고 할 정도로 잘생긴 남자를 보자 그녀는 곧바로 대표 비서실에 전화를 걸었다.비서가 전화를 받고는 진서연에게 보고했다.“진 대표님, 누군가 찾으십니다.”진서연은 하던 일을 멈췄다.“나 바쁘다고 해.”말을 마치자마자 진서연은 박민정의 문자를 받았다.[서연 씨, 나 지금 회사 밑에 있어.]진서연은 문자를 확인하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비서를 다급하게 말렸다.“잠시만. 바로 내려가 볼게.”비서는 좀 의아했다.‘진 대표님 갑자기 왜 이러시지? 조금 전까지만 해도 무심한 태도를 보였는데 왜 갑자기 태도가 바뀐 걸까?’진서연은 거의 뛰다시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박민정을 보자마자 그녀는 하이힐을 신었는데도 불구하고 빠르게 달려가 그녀를 꽉 껴안았다.“엉엉, 보스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이제 보스님이 일궈낸 이 왕국을 직접 운영하실 건가요?”진서연이 말할 때 그녀의 머리카락은 박민정의 뺨을 스치면서 간지럽혔다.박민정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이 왕국은 서연 씨가 운영하면 충분해. 나는 그냥 한가로운 황제가 되고 싶을 뿐이야.”박민정과 진서연이 함께 일한 지도 벌써 6년이 다 되어갔다.처음에는 둘이 작은 작업실을 운영하다가 서서히 이렇게 큰 PMJ로 성장하게 되었다.장난은 잠시 그만두고 진서연은 곧바로 박민정의 얼굴에 난 흉터를 발견했다.“보스님, 얼굴은 어쩌다가 이렇게 됐어요?”회사가 커지고 일도 점점 많아지다 보니 진서연은 국내 소식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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