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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6화

박민정은 한참을 지나고서야 겨우 말 한마디 내뱉었다.

“남준 씨가 먼저 잘못한 거 맞잖아요. 지석이를 다치게 했으면서.”

유남준은 울화가 치밀었다.

개도 주인 말이라면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믿는데 박민정은 그의 아내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편을 들고 있었다.

유남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서다희는 조금 초조해졌다.

연지석의 사람들은 언제든지 들어올 수 있었다. 그때가 되면 상황이 통제 불능이 될 것이다.

전화기 너머로는 쥐 죽은 듯한 정적이 이어졌다.

박민정은 그가 화가 나서 전화를 끊은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여전히 통화 중이었다.

“남준 씨, 듣고 있어요?”

“아직 안 죽었어.”

“...”

“하민재 씨 먼저 풀어주면 안 돼요?”

박민정이 초조한 목소리로 물었다.

유남준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그녀에게 되물었다.

“왜? 방금 그 사람이 한 말 못 들었어? 그가 살아 있는 한 언젠간 날 죽여버리겠다고 했잖아. 그렇게 내가 죽길 바라는 거야? 나 죽으면 다른 남자 찾으려고?”

박민정은 그의 말도 안 되는 소리에 응대하지 않고 설명했다.

“하민재 씨는 지금 남준 씨에게 잡혀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니까 당연히 할 말 다 하고 죽으려는 거죠. 아니면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박민정은 말하면서 하민재의 배경에 대해 검색해 보았다. 그리고 하민재는 하씨 가문에서 가장 중시하는 후계자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적을 너무 많이 둬도 안 좋은 거 아니에요? 남준 씨 새 회사 시작했잖아요. 하씨 가문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가문인데 그 가문의 후계자를 죽인 남준 씨에게 복수하면 어떡해요?”

사실 이 말은 서다희도 유남준에게 했었다.

지금은 사람을 죽이는 좋은 타이밍이 아니라고 말이다.

하지만 유남준은 그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오히려 서다희에게 연지석을 유인해서 함께 제거하라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 박민정의 말을 들으니 평소 냉혹하고 오만한 유남준도 마음이 동했다.

“그게 다야?”

박민정은 유남준이 대부분의 경우 부드러운 말에는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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