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671 - Chapter 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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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1화

유남준은 본능적으로 박민정이 도망갈 거라고 생각하고 카드를 받지 않았다.“카드는 이미 유치원 주식 사는 데 썼어요. 지금은 그렇게 돈 쓸데도 없고, 그리고, 아무래도 제 돈은 제가 벌어서 쓰려고요.”박민정이 해명했다.그녀의 말을 듣고 나서야 유남준은 안심했다.“네가 번 돈은 네 돈이고, 내가 준 돈도 네 돈이야. 다르지 않은 것 같아도 달라.”유남준이 잠시 머뭇거렸다.“남편은 당연히 아내한테 돈을 맡겨야 하는 거야. 내가 얼마나 있는지 진짜 알고 싶지 않아?”박민정은 당연히 궁금했다.“얼마 있는데요?”유남준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답했다.“셀 수 없을 만큼.”이것도 대답이라고 하는 건가?박민정은 살짝 어이가 없었다.유남준은 자연스레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민정아. 며칠 후에 선물 하나 줄게.”“괜찮아요...”박민정은 무심코 거절했다.유남준이 그녀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거절은 거절할게.”박민정은 어이가 없었다.결국 유남준의 횡포를 이기지 못하고 그에게 끌려 데이트하러 갔다.박민정은 무슨 특별한 게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이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놀이공원이었다. 임산부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온다고?이 남자. 머리에 뭐가 문제가 있는 건가.결국 두 사람은 회전목마와 롤러코스터만 탔다.저녁에는 또 영화관에 갔는데 영화관에 통째를 대관했다. 여긴 시내 중심에 있는 영화관이다. 하지만 유남준이 전체를 대관해서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 입구에 선 채 들어오지 못하고 있었다.“예전에 매번 영화 보러 오고 싶다고 난리 치더니. 앞으로는 매주 영화 보러 오자, 어때?”유남준이 물었다.박민정은 매주 이렇게 이목을 끄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그냥 집에서 봐요. 이렇게 밖에서 보면 잘 보이지도 않고 소리만 들을 수 있잖아요. 집에서는 소리도 크게 들을 수 있고 사람도 없어요.”“알았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자.”유남준이 고분고분 말을 듣자 박민정은 어두운 빛을 통해 유남준의 훈훈한 옆모습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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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정민기가 박윤우를 데리고 집에 온 것이었다. 윤우는 두 사람을 향해 힘껏 손을 저었다. 그러면서 몰래 사진을 찍어 예찬이에게 보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박예찬은 사진을 보자 미간을 찌푸렸다.“젠장!”이렇게 빨리 엄마를 꼬셨다고?박윤우는 이어서 메시지를 보냈다.[형. 앞으로 형도 아빠라고 불러야 해.][꺼져.]박예찬은 그에게 두 글자만 보냈다.그는 절대로 유남준을 아빠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김인우는 거실에서 물을 마시다가 박예찬이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빼들었다. 그러다가 하마터면 입안에 있던 물을 뿜을 뻔했다.유남준이 박민정을 업었다니.김인우는 적지 않게 놀랐다.유남준은 여자는커녕, 여자 가방도 메본 적이 없다고!김인우는 뒤에서 몰래 사진을 찍어 저장하려고 했는데, 실수로 사진을 단톡방에 보내버렸다.그가 발견하기도 전에 톡방은 난리가 터졌다.메시지들이 단체로 쏟아졌고 돈을 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남준아, 진정한 사랑 찾은 거 축하해.”사람들은 왜 유남준이 당시에는 쳐다도 보지 않았던 여자를 다시 좋아하게 됐는지 알 수 없었지만 유남준의 체면을 생각해 입에 바른 말을 하기 시작했다. 방성원도 메시지를 한참 보다가 의문을 가졌다.유남준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사적인 일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건데. 김인우가 이런 짓을 했다는 걸 유남준이 알려나?두원 별장.박민정은 얼른 유남준에게 자신을 내려달라고 했다.박윤우도 차에서 내려 두 사람과 같이 산책하려 했다.길에서 산책하는 세 사람은 화기애애했다.유남준은 돌아오고 나서야 단톡방에 있는 메시지들을 확인했다. 보내진 음성메시지를 누르자 이내 축복이 쏟아졌다.이유를 모르는 그는 김인우에게 곧장 전화를 걸었다.김인우는 그제서야 자신이 모르고 사진을 톡방에 보낸 것을 발견했다. 이미 취소할 수가 없는 메신저였다.“남준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모두들 너랑 제수씨 축복해주려고 그런거 같은데...”“갑자기?”“......”“말해. 무슨 일인데?!”김인우는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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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박윤우가 물었다.“무슨 일?”“너 휴대폰이랑 컴퓨터 있어?”박예찬이 물었다.“난 없어. 근데 아빠한테 있어.”박예찬은 이 호칭을 싫어했다. 말끝마다 아빠, 아빠.“그럼 그 사람 컴퓨터로 계정 하나 로그인해서 앞으로 시간 날 때마다 생방송 해줘.”박예찬이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보내고 어떻게 하는지 설명하며 사장 노릇을 시작했다.박윤우는 라이브 생방송이 궁금하기도 했기에 이내 유남준의 컴퓨터를 빌려 플랫폼에 로그인했다.생방송 카메라가 그의 얼굴을 비췄다. 모든 사람들은 눈앞의 아이가 이미 바뀐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예찬아. 쪽쪽. 이모 보고 싶었어. 당장 로켓 하나 쏠게.”“예찬 오빠. 노래 알려줄 수 있어요? 저 올해 4살인데 엄마가 타자하는 법 가르쳐 줬어요.”“...”사방에서 선물을 쏘아댔다.박윤우는 금방 사태의 흐름을 깨닫고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눈치를 챘다. 그는 이내 목소리를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다들 선물 보내지 마세요. 이성적인 소비. 알겠죠?”“와아아... 예찬이 귀여워. 똘똘하네.”각종 칭찬의 말이 댓글 창에 뒤덮였다.박윤우는 예찬이보다 더욱 관중들의 이쁨을 샀다.조하랑도 모니터 앞으로 와서 예찬이에게 말했다.“예찬아. 너보다 윤우가 더 인기가 많은 것 같은데?”예찬이는 매번 카메라 앞에 나올 때마다 잘 웃지도 못하고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윤우는 완전히 달랐다.“흥. 쟤는 다른 사람 비위를 제일 잘 맞추니까.”예찬이가 고개를 휙 하고 돌렸다.“질투나?”조하랑도 이런 예찬이의 모습은 처음 보았다.박예찬은 그저 어이가 없었다.“이모. 내가 내 동생 질투하는 사람으로 보여?”조하랑이 삽시에 목이 메었다.“나야 동생이 없으니까.”“그럼 우리 엄마 질투 나?”“당연히 안 나지. 너희 엄마가 잘 지낼수록 난 기분이 좋으니까.”“그럼 됐어. 난 그냥 저 남자의 마음이 이렇게 빨리 변하는 게 싫어.”조하랑이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윤우는 아빠가 가지고 싶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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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저녁을 먹은 뒤 장명철 변호사는 박민정에게 전화를 걸어 며칠 뒤면 재판이 열릴 것이기에 준비가 되었는지 물었다.증거자료 같은 것은 이미 준비가 끝났다. 다만 장명철이 걱정한 것은 박민정이 마음의 준비를 마쳤는가 이다. 하긴 법정에 출두해야 할 사람은 자신의 친엄마와 친동생이었기 때문이다. “네. 준비되었어요.”의외로 박민정의 대답은 확고했다.한수민이 병에 걸렸든 아니든 그녀는 박씨 가문의 유산을 되찾아야 했다.마침 재판이 청명절 이후라서 박민정은 유남준과 함께 유씨 집안 본가에 가서 제사를 지내야 했다.이튿날.박예찬이 돌아왔고 박민정은 형제 둘은 데리고 유남준과 함께 묘지로 가서 아버지와 은정숙의 제사를 지내고 차를 타고 본가로 향했다.가는 길에 윤우는 예찬이와 함께 라이브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예찬이는 귀찮은 듯 가끔 그의 말에 가볍게 대답을 한 두 마디 했다.그 시각. 유씨 저택 본가에서, 고영란은 손주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선물을 잔뜩 준비했다.예찬이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애당초 예찬이를 만나기 위해 그녀는 갖은 애를 썼으니까 말이다.지금 와서 예찬이가 자신의 손주라는 사실을 알고 그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아했다.윤소현은 그녀의 옆에 서서 그녀의 잔뜩 흥분한 얼굴을 보고는 살짝 질투 나서 말했다.“어머니, 우리 거실에서 기다려요. 여기 서 있으면 찬 바람 불잖아요?”그녀는 임신한 데다가 요즘 시도 때도 없이 한수민한테 불려 가서 충분히 힘들었다. 그러니 지금 이렇게 밖에 서서 박민정과 그녀의 아이를 마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달갑지 않았다.“난 안 추워. 넌 임신했으니까 들어가서 앉아 있으렴.”고영란이 담담하게 말했다.윤소현은 혼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녀는 고영란 앞에서 좋은 며느리처럼 행동해서 유남우와의 결혼을 서둘러야 했다. “괜찮아요. 여기서 같이 기다릴게요.”윤소현이 그렇게 대답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영란은 그저 두 아이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마침내 유남준의 차가 들어섰고 차가 멈추자 박민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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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박예찬과 박윤우는 자신들을 향한 고영란의 진심에 감동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심란했다. 할머니와 엄마 가운데서 선택하라면 그들은 무조건 엄마를 선택할 것이다.그들이 지금 보기에는 고영란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과거에 고영란이 박민정을 괴롭힌 것을 용서한 것은 아니었다.“민정아, 남준아. 난 두 아이를 데리고 먼저 놀이공원에 갔다가 저녁에 올 테니까 둘이 같이 시간 보내.”청명절은 내일이었다.고영란도 오늘은 마음껏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네.”박민정도 거절하지 않았다.윤소현은 고영란이 자신한테 당부 한마디도 없이 이렇게 가버릴 줄 몰랐다.그녀는 아랫배에 손을 얹었다. 아쉽게도 뱃속에 품은 이 아이는 유씨 집안의 진정한 손자가 아니었다.그녀는 반드시 두 아이를 제거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러고 나서 배 속의 아이가 태어난 후, 다시 유남우의 아이를 가질 것이다.한편, 고영란은 두 손자를 데리고 놀이동산으로 왔다.“예찬아, 윤우아. 학교에서는 요즘 어떻게 지내니. 괴롭히는 애들은 없지?”고영란이 물었다.박윤우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친구들 모두 저 좋아해요. 괴롭히는 사람 없어요.”“저도 없어요.”박예찬도 간단히 답했다.“그럼 다행이다. 만약 누가 너희들 괴롭히면 할머니한테 말해. 할머니가 혼내줄게.”고영란은 또 전에 박윤우가 유지훈한테 하마터면 맞을뻔한 일이 생각나서 물었다.“윤우야. 너는 몸도 안 좋은데, 혹시 학교 가기 싫으면 할머니가 개인 교사 불러줄게.”박윤우는 곧장 거절했다.“저는 유치원 가는 게 좋아요.”고영란은 그 말을 듣고 자연스레 손주의 말을 따랐다.두 귀여운 아이들과 있으니 그녀는 기분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젊어지는 것 같았다.“어휴. 박민정만 아니었으면 할머니가 너희를 데리고 키우는 건데.”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며 속으로 박민정을 질투하고 있었다.자신의 손주를 오랫동안 데리고 가더니 지금은 이렇게 컸으니 말이다.박예찬은 그녀 말의 다른 뜻을 깨닫고 물었다.“할머니. 그럼 저희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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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고영란은 머리가 아파졌다. 어떻게 자신이 박민정을 좋아한다는 것을 증명하지?그녀가 답하지 않자 박윤우는 연기력을 불태워 글썽였다.“흥. 엄마 좋아한다면서 증명도 못 하고.”“엄마가 딸 같으시다면서 엄마한테 밥 한 끼 해준 적 있어요? 엄마가 아플 때 보살펴 주거나 엄마가 힘들 때 위로해 준 적 있어요? 엄마가 심술부릴 때 들어준 적 있어요?”박예찬도 따라 물었다.고영란은 두 손자가 이렇게까지 말을 잘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할 말을 잃었다.그녀는 종래로 박민정을 좋게 대해준 적이 없었다. 밥을 해주고 보살펴 주는 건커녕, 그녀를 곤란하게 하지 않으면 이미 충분히 자비로웠다.고영란이 한마디도 못 하자 박예찬이 말했다.“윤우아, 울지마. 우리 내리자. 할머니 분명 우리를 반기지 않으실 거야. 그렇지 않으면 오늘 엄마가 오셨는데 엄마한테 그렇게 차갑게 대하셨을 리가 없잖아?”고영란은 급히 두 아이를 잡았다.“윤우야, 예찬아. 증명하라며? 조금 있다가 할머니가 증명해 줄게. 할머니는 정말 너희 엄마 좋아해.”두 아이는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인정하고 그녀를 따라 놀이동산으로 향했다.그날 밤. 놀이동산에서 돌아온 두 아이는 고영란이 박민정을 이뻐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저녁 식사를 할 때. 고영란은 화려한 에메랄드 장신구를 꺼내 박민정에게 건넸다.“자. 내가 너한테 주는 거다.”박민정은 약간 의외였다. 지금껏 유남준과 몇 년간 결혼생활을 했지만 한 번도 고영란에게서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괜찮아요. 저 이런 거 안 써요.”박민정은 습관적으로 거절했다.고영란은 두 손자 앞에서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안 해도 가져가. 이 장신구는 시어머니인 내가 결혼할 때 받은 거야. 내 마음이니까 받아.”고영란이 시어머니라고 자칭하는 것에, 박민정은 적응이 되지 않았다.박민정이 거절하려고 했는데 유남준이 대신 받았다.“어머니가 주시는데 그냥 받아.”한편 박윤우도 같이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엄마.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제 아내한테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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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고영란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사람을 시켜 음식을 내오게 했다.음식이 나온 후 고영란은 자기가 박민정을 좋아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직접 음식을 박민정의 그릇에 짚어주기도 했다.“민정아, 쌍둥이를 임신했으니 많이 먹어야지.”박민정은 고영란이 180도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고영란의 행동은 오히려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었다.결국 저녁을 다 먹고, 그들은 돌아와서 휴식을 취했다.두 아이를 재운 후, 유남준은 박민정을 끌고 방으로 돌아갔다.박민정은 또 그와 함께 누운 채로 참지 못하고 물었다.“오늘 당신 어머니가 이상한 것 같지 않아요?”유남준은 그녀를 안은 채로 진작 눈치챘다는 듯 대답했다. “놀랄 것 없어. 그저 예찬이와 윤우한테 잘 보이려고 그러는 거야.”박민정은 그제야 깨달았다.“그렇군요. 어쩐지... 읍...”유남준의 키스에 박민정의 말은 삼켜졌다....청명.비가 보슬보슬 내렸다.박민정은 아침에 두 아이한테 어두운색의 정장을 준비해 주었다.오늘은 청명이니 유씨 가문 사람들을 많이 만날 것이다.“예찬아, 윤우 잘 챙겨줘. 이따가 사람이 많으면 길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박예찬이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요, 엄마.”박윤우는 입을 비죽거렸다.“엄마, 내가 바보도 아니고, 왜 길을 잃겠어요?”박민정은 저도 모르게 웃고는 아이들의 머리를 매만졌다.“알겠어. 우리 애들이 가장 총명한 걸 나도 잘 알지.”두 아이는 얼굴이 붉어져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박민정은 유남준이 왜 아직도 방에서 나오지 않는지 의아해했다.그녀가 방으로 들어가 확인해보려고 했을 때, 유남준은 웃옷을 입지 않은 채로 박민정은 등지고 서 있었다.“왜 옷을 안 입었어요?”박민정은 괜히 부끄러웠다.유남준은 그 말을 듣고 옷을 건네주며 말했다.“입혀줘. 난 앞이 안 보이니까.”박민정은 옷을 건네받았다. 평소에는 혼자서만 잘 입는 셔츠면서, 오늘은 왜 입혀달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알아서 입어요.”박민정이 옷을 돌려주었다.박민정은 받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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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사람들은 아이와 유남준을 자세히 쳐다보았다. 확실히 엄청 닮았다. 그 눈은 정말 검은 보석처럼 사람의 마음을 홀리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오직 한 여자만이 박민정 얼굴에 생긴 흉터를 발견하고 입을 열었다.“민정 씨 얼굴은 무슨 일이래? 저렇게 긴 흉터가 남다니. 수술로 없애버리지.”박민정이 흉터를 없애지 않은 건, 매일 아침 일어나 거울 속의 흉터를 보면서 누가 예찬이를 해치려고 한 건지 잊지 않기 위해서였다.뼛속까지 기억해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야 했다.그리고 더 강해져서 앞으로 아이가 다칠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유명훈은 상석에 앉았고 유지훈은 그의 옆에 깡패처럼 앉아있었다.다른 아이들은 유지훈을 보면 그를 건드리기 싫어서 도망가기 일쑤였다.유지훈은 유명훈이 가장 아끼는 아이니까 말이다. “네가 예찬이야? 둘이 정말 똑같게 생겼구나!”유명훈은 박예찬을 보면서 손을 흔들었다.“이리 와, 할아버지가 좀 보자꾸나.”박예찬은 허리를 꼿꼿이 펴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유명훈의 앞에 왔다.“할아버지.”그의 목소리는 윤우처럼 발랄하지 않았다. 오히려 진중한 어른 같았다. “기다려 봐. 할아버지가 너랑 윤우를 데리고 친척들을 소개해 줄게.”박예찬과 박윤우가 유씨 가문에 온 후, 다른 유씨 가문의 친척들은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두 아이를 만나게 되었다. 이건 좋은 기회다.“네.”박예찬은 진작 인터넷에서 이 친척들에 대해 찾아보았다. 박예찬은 이곳의 모든 사람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회사까지 말이다.하지만 그는 모르는 척 해야 한다.지금 유남준은 눈이 먼 상태인데, 이 친척들이 보기에는 자애로워 보여도, 뒤에서는 무슨 일을 할지 모르니까 말이다.만약 그들이 박예찬과 박윤우를 해치려고 한다면 박예찬은 자기를 보호하기 어려웠다.그러니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척을 해야 한다.유지훈은 달랐다. 유지훈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얘기했다.“할아버지, 제가 할게요!”유명훈은 유지훈의 말을 듣고 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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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9화

유지훈은 박예찬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깜짝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내가 뭐라고 했다고.”유지훈은 박예찬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기를 때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박윤우는 박예찬의 손을 잡고 얘기했다.“형, 아까 우리보고 굴러들어 온 자식이라고 그래서 멍청하다고 했어.”박예찬의 눈에는 한기가 서려 있었다. 연기는 이제 끝이다. 그는 아예 유명훈의 앞에서 친척들의 이름을 바 부르기 시작했다.가장 가까이 서 있던 유성혁과 최현아부터였다.“삼촌, 숙모.”그리고 하나씩 불렀다.“셋째 이모할머니, 사촌 삼촌, 사촌 숙모...”유씨 가문의 친척은 아주 많았다. 박예찬은 거의 반 시간 동안 그들을 불렀다. 단 한번도 틀리지 않고 말이다.모든 사람은 그 모습에 놀랐다. 처음 만나는 것일 텐데 이들의 얼굴과 이름을 이렇게 빨리 기억하다니. 기억력이 아주 좋았다.박예찬은 모든 친척들을 다 부른 다음에 유지훈을 쳐다보았다.유지훈은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서 믿을 수 없다는 듯 얘기했다.“어떻게 다 기억한 거야.”만약 한 번에 100여 명의 얼굴과 이름을 외우라고 한다면 분명 외우지 못할 것이다.유지훈의 부모는 그 모습을 보고 의아해하면서 질투 가득한 눈빛으로 쏘아보았다.박예찬은 그 말을 듣고 비꼬면서 말했다.“이게 어려운 일인가?”유지훈은 약간 말을 더듬었다.“하지만, 아, 아까는 기억 못 했다면서.”옆의 박윤우가 웃으면서 말했다.“겸손이란 거 몰라?”유지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유명훈은 옆에 앉아서 기뻐하며 말했다.“됐어, 됐어, 싸우지 마. 사촌지간이니 친하게 지내야지.”말을 마친 유명훈은 부드러운 시선으로 박예찬을 쳐다보았다. 어쩐지 김훈이 박예찬을 보내지 않는다고 했다. 이렇게 총명한 증손자가 있다면 그도 보내지 않을 것이다.박민정은 박예찬과 박윤우를 보면서 확실히 놀랐다.박예찬의 기억력이 좋은 것은 맞으나 이렇게 좋은 줄은 몰랐다. 거의 한 번 보면 다 기억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유명훈은 두 아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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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제사를 마친 후, 그들은 산을 올라 청소를 시작했다.유지훈은 박예찬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한 것 때문에 어떻게 체면을 다시 세울지 고민하고 있었다.최현아는 유지훈과 함께 차에 타서 당부했다.“지훈아, 할아버지한테 잘 보여야 해. 그래야 저 두 자식을 깔아뭉갤 수 있어. 알겠어?”유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걱정하지 말아요. 꼭 저 자식들이 내 위로 올라가지 못하게 만들 거니까.”“응.”최현아는 유지훈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부드럽게 얘기했다.“그리고, 박윤우한테 무슨 병이 있지 않았던가?”“알겠어요, 엄마.”유지훈은 어린 나이지만 이런 쪽으로 머리가 잘 돌아가는 편이었다.유지훈이 떠나자 윤소현이 곁에 왔다.“형님.”최현아가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임신 했으면서 이런 곳에는 왜 따라왔어?”“집안 분들을 더 많이 알고 싶어서요.”윤소현이 대답했다.최현아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그녀를 비웃었다. 결혼을 한 것도 아니면서 생각만 많다고 말이다.윤소현은 최현아의 비웃음을 보지 못한 듯, 최현아를 보고 계속 얘기했다.“박민정 씨의 아이들은 참 총명하긴 해요. 지훈이보다 더 똑똑한 것 같더라고요. 제 배 속의 아이가 비교당할까 봐 걱정돼요.”윤소현은 일부러 최현아의 심기를 건드리기 위해 얘기했다.최현아는 다른 사람이 자기 아들을 비꼬는 것을 들어줄 수가 없었다.“그렇게 총명하다고 생각해? 모든 사람을 다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내가 봤을 때는 할아버님 환심을 사기 위해서 먼저 외우게 한 것 같아요.”윤소현은 과장된 표정으로 놀라 하면서 물었다.“정말요? 그건 아닌 것 같던데요. 형님, 아무리 그래도 그 쌍둥이들이 더 훌륭하다는 건 사실이에요. 아까도 오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들었어요. 박예찬이 바로 유남준 어릴 때랑 똑같다고요. 들어보셨죠? 유남준 씨는 어릴 때 관리 부문의 팀장도 논리로 이기는 사람이었어요. 지금 박예찬이 이렇게 총명한데, 더 크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 될까요.”윤소현은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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