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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651 - Chapter 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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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1화

이 유치원에서 학부모 위원회의 회장은 전체 학년을 포함한 회장이라 다른 반의 학부모 위원회 멤버도 참석한다.지난번 박민정은 몇몇 사람을 알게 되었지만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였다.그들 중에서 집에 어느 정도 재산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최현아에게 비밀리에 협력 제안을 받았었다.이는 도한 엄마가 다른 학부모들이 배신한 것을 전혀 몰랐던 이유이기도 했다. 이제야 우연히 듣게 되었다.그녀 집안은 파산 직전이었기 때문에 최현아가 그녀를 찾지 않은 것이었다. 그리고 최현아는 돈 없는 집안의 투표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신임 회장 선출이 시작되기 전 최현아는 박민정 앞으로 다가가고는 공개적으로 도발했다.“동서, 장애인이 학부모 위원회 회장이 될 수 있을 것 같아?”그녀는 박민정이 착용한 보청기를 가리키며 말했다.“만약 다른 사람이 발언할 때 보청기가 고장 나면 어쩔 건데? 설마 우리더러 새 보청기를 바꿀 때까지 기다리게 할 건 아니지?”박민정은 그녀의 도발에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반면 그녀의 얼굴은 너무나도 평온했다.“장애인보다 심보가 고약한 사람이 학부모 위원회 회장이 되는 게 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 학부모 위원회는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는데 심보가 고약한 사람은 아이를 해치려고만 할 테니까요. 그렇지 않나요?”“무슨 소리야? 분명 네 아들이 먼저 우리 지훈이를 해쳤잖아!”최현아는 벌컥 역정을 냈다.박민정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도대체 누가 누굴 해치려고 했는지 형님도 잘 알고 있을 텐데요.”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유지훈이 친구를 데리고 윤우 집에 찾아가서 복수를 시도했는데 최현아는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상황을 더 부추겼다.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최현아는 박민정과 더 논쟁하려 했지만 선생님과 원장이 다가와 그녀를 말려 일단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원장이 도착한 후 현장에 있는 학부모 위원회 멤버들에게 작년 아이들의 성장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했다. 그리고 학부모 위원회 회장을 선출하는 투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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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박민정은 스테이지 위에서 다른 학부모들의 무례한 태도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안녕하세요. 저는 예찬이 엄마, 박민정입니다. 원장님께서 이미 소개해 주셨으니 다시 자기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학부모들은 여전히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며 박민정을 무시했다.도한 엄마는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어떻게 해서든 박민정을 막을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지금 박민정은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었으니 말이다.박민정은 이런 상황에도 침착함을 유지하고 USB를 꺼냈다.“원장님, 혹시 이걸 스크린에 띄워주실 수 있을까요?”원장은 그 말을 들은 후 바로 그녀를 도와 내용을 스크린에 띄우려 했다.거기에 바로 관심이 쏠린 일부 학부모들은 박민정을 비웃기 시작했다.“준비는 철저하게 했네. PPT라도 보여줄 건가 봐?”“준비를 그렇게 철저하게 하면 뭐해? 회장이 되려면 PPT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걸로는 부족할 텐데.”“나도 저렇게 돈이 많았으면 이 고생을 하지 않았지. 아들을 아예 다른 학교로 보냈을 거야.”최현아는 주변 학부모들이 박민정을 비웃는 걸 보고 입꼬리를 씩 올렸다.‘박민정도 참 멍청하네. 일반 학교라면 학부모 위원회 회장은 도움이 되기 위해 다양한 능력을 갖추어야 하겠지만 여기는 일반 학교가 아니라고. 내가 회장이 되면 이런 일을 하나 똑똑히 봐. 난 회장의 권력만 누릴 거라고.’다들 박민정이 어떻게 망신을 당할지 기대하고 있을 때 스크린에 USB 내용이 떴다. PPT가 아닌 재무제표였다.“이게 뭐야?”누군가 재무제표에 적힌 법인이 유성혁인 걸 발견했다.“유성혁 씨 회사 재무제표인 것 같은데요?”누군가가 말했다.최현아는 순간 당황했다.박민정은 천천히 재무제표를 확대했는데 특별히 손실 부분을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해 유성혁의 회사가 얼마나 부실한지를 모든 사람이 똑똑히 볼 수 있도록 했다.“박민정, 지금 뭐 하는 거야?”최현아가 정신을 차리고는 그녀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물었다.박민정은 그녀의 말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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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최현아의 말을 들은 학부모들은 안심한 듯 보여 박민정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투표가 끝난 후 예상대로 최현아가 회장으로 당선되었다.하지만 뜻밖에도 박민정에게 상당한 표가 들어왔는데 전체 인원의 4분의 1이나 되었다.박민정도 약간 놀랐다.이때 학부모 중에서 단정하고 세련된 한 여인이 그녀를 향해 부드럽게 웃는 모습을 발견했다.회의가 끝난 후, 그 여인은 박민정에게 다가갔다.“예찬 엄마, 고마워요.”“고맙다고요?”박민정은 어리둥절했다.그 여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성훈 엄마 기억해요?”성훈 엄마라는 말에 박민정은 며칠 전의 일을 떠올렸다. 예찬이가 사람을 때렸다며 선생님이 학교에 오라고 했었다.성훈은 맞은 아이들 중 한 명이었다. 성훈 엄마는 특히 눈에 띄는 몸매를 가졌는데 불륜녀인 듯했다.박민정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지원 엄마가 준 자료 덕분이었다.화끈한 성격의 모델인 그녀는 남편의 전처를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또 그 전처가 화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당연히 기억하죠.”박민정이 대답했다.“그런데 누구시죠?”“성훈이 아빠 전처예요.”그 여인이 나지막이 대답했다.박민정은 깜짝 놀랐다.눈앞의 여인은 몸매가 성훈 엄마보다 좋지 못하겠지만 얼굴이나 분위기는 성훈 엄마보다 훨씬 우월했다.여인이 계속 말했다.“저는 손연서라고 합니다.”박민정은 그녀를 전혀 몰랐다. 왜냐하면 그녀는 최현아가 주최하는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지원 엄마도 손연서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었다.“고마워요. 민정 씨가 아니었다면 저는 하루도 평온한 날을 보낼 수 없었을 거예요. 이곳에 나타날 일은 더더욱 없었겠죠.”손연서가 말하면서 또 설명했다.“지금은 성훈 엄마로서 투표에 참여한 거예요.”“그러시구나.”박민정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저도 고마워요. 덕분에 제가 그렇게 창피하게 지지 않았네요.”박민정은 오늘 몇 표나 받을 수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뜻밖에도 4분의 1이나 되는 표를 얻게 되어 전혀 창피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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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유지훈은 그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걸 깨닫고는 화가 나서 손을 들어 박예찬을 때리려 했다.박예찬이 차가운 시선을 보이자 유지훈은 바로 손을 내리고는 씁쓸하게 자리를 떴다.싸워서 이길 수도 없고, 말로도 이길 수 없다는 느낌에 유지훈은 자괴감이 들었다.두 사람의 관계는 꽤 좋았었는데 이제 이렇게 어색해져 유지훈은 조금 후회가 되었다.하원해서 집에 돌아온 유지훈은 우울한 얼굴을 한 채 소파에 엎드렸다.최현아는 걱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보며 물었다.“아들, 왜 그래?”“엄마, 예찬이한테 사과하고 싶어요.”유지훈은 윤우를 미워할 뿐이지, 그의 형인 예찬이는 싫어하지 않았다.그 말을 들은 최현아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네가 왜 사과해? 넌 내 아들이야. 그런데 왜 그런 쓰레기 같은 자식에게 사과해야 해?”유지훈은 벌컥 화를 내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더는 사과하겠다는 이야기를 꺼낼 수 없었다.최현아가 또 그를 설득했다.“지훈아, 그 두 쓰레기 같은 자식과는 친구가 될 수 없어.”“다 같은 유씨 가문 사람이잖아. 네 아빠는 이미 유남준과 유남우에게 눌려 기를 못 펴고 있어. 너도 커서 그렇게 되고 싶어?”유지훈이 바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니요. 저는 유앤케이 그룹의 대표가 될 거예요.”최현아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그렇지. 그래야 내 아들이지. 절대 아빠처럼 남의 뒤치다꺼리나 하면 안 돼.”“네.”유지훈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노력할게요.”“좋아. 저녁 먹고 공부하러 가렴.”최현아는 유지훈의 성적이 박예찬보다 더 좋게 하기 위해 그에게 개인 과외를 붙여 매일 밤 10시까지 공부를 시켰다.자기 아들이 그 어떤 면에서도 다른 사람보다 뒤처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유지훈이 밥을 먹고 있을 때 유성혁이 기운 없이 집에 돌아왔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다.“여보, 오늘 왜 이렇게 일찍 들어왔어요?”최현아가 물었다.유성혁이 소파에 털썩 앉고는 머리를 문지르더니 낙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여보, 망했어.”“뭐가 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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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박민정도 아침에 일어나 최현아가 보낸 문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최현아는 남을 탓하는 데 능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었다. 모두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한 성인이라 돈을 버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단톡방은 잠시 조용해졌고 최현아에게 따지는 사람도 더는 없었다.그들의 아이들은 최현아의 아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고, 또 그들은 같은 진주시에 살고 있기 때문에 최현아에게 밉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돈을 이렇게 날리는 건 그들도 용납할 수 없었다.이때 그들은 박민정을 떠올렸다. 하나같이 그녀에게 사과 문자를 보내면서 내년 학부모 위원회 회장 선거에서 반드시 박민정을 회장으로 뽑겠다고 약속했다.박민정은 그들의 문자를 보고도 답장하지 않았다.도한 엄마도 문자를 보내왔다.“예찬 엄마, 단톡방 문자 봤어요? 지금 배신한 사람들이 모두 후회하고 있겠죠?”박민정은 도한 엄마가 진심으로 자신을 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문자를 보냈는지 캡처를 보내주었다.도한 엄마는 엄지척을 내민 이모티콘을 보냈다.박민정은 휴대폰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지금 바로 문자를 보내온 학부모들에게 답장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선 후 아래층으로 내려갔는데 유남준이 소파에 앉아 평소 잘 보지도 않던 TV를 켜놓은 것을 발견했다.TV에서는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박민정이 자세히 보니 광고에 나오고 있는 연예인이 바로 에리였다.에리는 햇살처럼 밝은 얼굴로 아프리카 땅 위에 서 있었고 주변에는 흑인 미녀들로 둘러싸여 있었다.하지만 에리는 매우 허약해 보였다. 그리고 멘트도 꽤나 충격적이었다.“몸이 허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지?”박민정은 그제야 이게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광고라는 것을 알아챘다.박민정은 비록 연예인이 아니었지만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에리는 젊은 아이돌 스타로서 이런 광고를 찍었으니 여성 팬이 많이 떠날 것이고, 또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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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박민정은 밖에 나와 에리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그가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민정 씨, 내 신곡 들어봤어?”에리가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박민정은 그의 기쁜 마음을 망치고 싶지 않아 광고를 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아니. 신곡 나왔어?”“응. 빨리 들어봐. 그리고 어떤지 말해줘.”에리는 친구에게 맛있는 것을 나눠주는 어린아이처럼 기대에 가득 찬 눈빛을 보였다.“알겠어.”박민정은 전화를 끊고 먼저 노래를 들어보기로 했다.음악 플랫폼을 연 그녀는 에리의 이름을 검색하지 않아도 바로 신곡을 발견할 수 있었다. 벌써 인기 차트 2위에 올라와 있었고, 곧 1위에 오를 기세였다.박민정은 노래를 재생했다. 에리의 목소리는 맑고 풍부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공익 광고의 배경음악이었지만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감동을 전달했다.뮤직비디오도 있었는데 에리가 아프리카에서 촬영한 몇몇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박민정은 노래를 끝까지 듣고 뮤직비디오도 끝까지 다 봤다. 에리가 아프리카에 가서 그런 광고를 찍은 것에 대해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같은 시각, 인터넷에서는 에리가 가난한 지역을 돕기 위해 이미지를 신경 쓰지도 않고 그 광고를 찍은 기사가 점점 실검 1위로 올라가고 있었다.많은 팬들이 댓글을 남겼다.[역시, 우리 오빠야. 진짜 멋져. 가난한 지역을 돕기 위해 이미지도 신경 쓰지 않다니.][에리의 노래도 잘하고 사람도 정말 멋지네.][신곡도 엄청 좋던데.][그것뿐이야? 얼굴도 엄청 잘생겼잖아. ㅋㅋㅋㅋ]에리의 팬은 줄어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었다.에리가 가난한 지역의 아이들을 돕기 위해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이상한 광고를 찍었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이 공익 광고를 위한 노래는 가족에 대한 감정을 표현했기 때문에 듣는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노래는 한 어머니가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했다는 내용이었다.박민정이 다시 에리에게 전화하고는 축하를 건넸다.“축하해.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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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서다희는 에리의 팔로우 수가 더 늘었다는 소식을 유남준에게 전했다.유남준의 기분은 더 나빠졌다.“요즘 여자들은 보는 눈이 다 이렇게 나쁘나?”그가 보기에 남자 연예인은 기생오라비와 다를 바 없었다.서다희는 사실 자기 약혼녀도 에리를 좋아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에리는 혼혈이고 잘생겼을 뿐만 아니라 노래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또 친절하고 귀여웠다. 이 표현들은 모두 서다희 약혼녀가 에리를 설명할 때 쓴 단어들이었다.서다희는 심지어 약혼녀에게 자신과 에리가 동시에 물에 빠지면 누구를 먼저 구할 거냐고 물었었다.“대표님. 이런 연예인들은 금방 인기가 식을 겁니다.”“영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캔들을 만들어 버리면 되지 않겠습니까?”서다희도 에리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 말을 들은 유남준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만약 박민정이 알게 되면 또 사과해야 하기에 절대 득이 될 상황은 아니었다.“서두르지 마. 천천히 해.”“네, 알겠습니다.”“그리고 또 한 가지, 유성혁이 이미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아마 지금쯤 회장님께 도움을 요청하고 있을 겁니다.”그 말을 들은 유남준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이번에는 할아버지라도 그를 구할 수 없을 것이다.유성혁은 끝내 무릎을 꿇고 사과하기를 거부하지 않았던가?“최씨 집안에서는 뭐라고 해?”유남준이 또 물었다.“최씨 집안도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정보를 수집한 사람의 말에 따르면 오늘 밤 최씨 집안 사람들이 본가를 찾아가 도움을 청할 예정이라고 합니다.”서다희가 대답했다.“이런 재미있는 구경을 어떻게 안 보고 지나칠 수 있겠어?”유남준은 오늘 밤 윤우가 돌아오면 윤우와 박민정을 데리고 본가로 가서 그들이 겪었던 모든 굴욕을 되갚아 줄 계획이었다....박윤우는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이후로 매일 활기가 넘쳤다.오늘도 유치원에서 돌아왔을 때 그는 잔뜩 신이 나 보였다.“엄마, 봐봐. 이거 누나들이 나한테 준 거야.”그는 자신의 작은 책가방을 열었다. 원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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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본가로 돌아가 저녁을 먹는다는 얘기를 들은 박민정은 약간 의아했다.“갑자기 본가는 왜요?”“그냥 저녁을 먹으려고 가는 거야. 겸사겸사 좋은 구경도 하고.”유남준은 더 설명하지 않았다.이 말을 들은 박민정은 더 묻지 않았다. 박윤우에게 옷을 갈아입힌 후 세 사람은 차를 타고 본가로 떠났다.본가.유명훈은 상석에 앉아 있었는데 그의 얼굴색은 유난히 어두웠다.어린 유지훈이 옆에 있지 않았으면 그는 진작 유성혁에게 손을 썼을 것이다.거실에서.유성혁의 장인과 장모는 양쪽에 앉아 있었고 유성혁 부부는 서서 유명훈의 꾸중을 듣고 있었다.“할아버지, IM 그룹이 이렇게까지 저를 괴롭힐 줄 몰랐어요. IM 그룹이 아니었으면 진주의 대부분 시장을 진작 점령했을 겁니다.”유성혁은 아직도 변명하고 있었다.유명훈은 머리가 똑똑한 사람이었다. 유성혁이 몇천억의 빚을 졌다는 것을 알고 바로 사람더러 잘 조사해 보라고 했다.공동구매라, 겉으로는 혁신적인 프로젝트처럼 보였지만 실질적인 보장은 전혀 없었고 오직 투자금으로 만들어진 프로젝트였다.“그때 남준이가 유앤케이 그룹을 다루고 있을 때 진주의 모든 기업들이 남준이와 맞섰어. 그런데도 남준이는 그때 파산 신청을 하지 않았어. 아무리 변명을 해도 네가 무능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유명훈은 전혀 유성혁을 봐줄 생각이 없었다.유성혁의 얼굴색이 어두워졌다.유남준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지금은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일 뿐인데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설마 시각장애인더러 회사를 운영하게 할 생각은 아니겠지? 그렇다고 한들 누가 장애인의 말을 믿고 따르겠어?’“할아버지, 돈을 잃은 사람이 저만이 아닙니다. 남우도 마찬가지잖아요. 남우가 유앤케이 그룹을 운영하기 시작한 후로 유앤케이 그룹은 겉으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IM 그룹의 압박을 받고 있잖아요.”유성혁은 죽더라도 한 놈을 끌고 같이 죽을 작정이었다.유명훈은 이미 10년 이상 회사를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말을 듣고 약간 눈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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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유명훈은 그들이 이 시간에 올 줄 몰랐다.그리고 그는 또 유남준에게 물었다.“남준아, 왜 예찬이를 데려오지 않았어?”유명훈은 박예찬을 보고 싶어 했다.측근의 말에 의하면 예찬이는 매우 똑똑하다고 한다. 지난번에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고 했으니 유남준과 퍽 닮았다는 평가가 있었다.“예찬이는 요즘 김씨 가문에 있어요. 며칠 후에 돌아올 겁니다.”“아직도 김씨 가문에 있어? 김 회장도 참 염치가 없지. 친손주가 없으니 남의 손주를 계속 데리고 있네.”유명훈은 이 말을 할 때 눈에 자랑스러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자기 집에 있던 김훈은 괜히 귀가 간지러웠다.유명훈은 또 유남준에게 말했다.“먼저 앉아. 이따가 같이 저녁을 먹자고.”“네.”세 사람은 거실에 앉았다.최현아의 부모는 그들 앞에서 유명훈에게 돈을 빌리거나 도움을 청할 수가 없었다.최현아는 초조해하며 유성혁의 팔을 당겼다.유성혁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방금 장모님이 말씀하신 일은...”유명훈은 그 일을 다시 떠올렸다.“이따가 남우가 오면 남우한테 얘기해 봐. 난 늙어서 이런 일에 관여할 수 없어.”유명훈은 유지훈이 태어날 때부터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그를 더 편애하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유명훈은 결코 멍청한 사람이 아니었다.최상 그룹은 유씨 가문의 회사가 아니었다. 만약 그들을 쉽게 도와준다면 괜히 유앤케이 그룹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 말을 들은 최현아의 부모는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하필 이때 박윤우가 입을 열었다.“증조할아버지, 혹시 저분들이 돈을 빌리던가요?”유명훈이 대답하기도 전에 박윤우는 큰 눈을 뜨더니 전에 있었던 일은 모두 잊은 듯이 순진한 얼굴로 최현아의 부모를 바라봤다.“할아버지, 할머니. 제 저금통에 몇만 원이 있을 거예요. 필요하시면 제가 먼저 빌려 드릴게요.”그 말을 들은 두 사람의 얼굴이 순간 붉어졌다.그들은 그 몇만 원이 필요하지 않았다.최현아의 어머니는 비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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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고영란이 최현아의 어머니에게 다가가면서 압박했다.“며칠 전, 제가 외출해서 없었죠. 돌아와서 들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사돈이 윤우더러 지훈이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했다면서요?”최현아 어머니는 고영란의 기세에 압도되어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고영란이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사돈이라 봐준 거였는데 제가 만만하게 보였나요? 우리 윤우를 무릎 꿇리려고 했다니, 당신들이 그럴 자격이 있나요?”“우리 윤우가 지훈이를 해쳤다고 한들 뭐 어쩌라고요?”최씨 가문 사람들, 그리고 유성혁은 찍소리도 못했다.박윤우는 고영란을 싫어했지만 눈앞의 상황을 보고 조금 충격을 받은 듯했다.‘할머니가 내 편을 들고 계시다니.”고영란은 이대로 넘어가려 하지 않았다.“요즘 최상 그룹이 많이 어렵다고 들었어요. 남우에게 돈과 물자를 빌리려고 한 거 맞죠?”최현아의 부모는 눈을 피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분명하게 말해두는데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회사는 내 두 아들이 힘들게 일구어낸 거예요. 왜 우리가 당신들 손실을 메워줘야 하죠? 그렇게 잘난 당신들 아들이나 사위에게 도움을 청하세요.”결국 최현아 부모는 저녁도 먹지 못하고 고영란의 쓴소리에 쫓겨났다.유명훈은 고영란에게 너무 과격하게 굴지 말라고 주의를 줬을 뿐, 다른 말은 더 하지 않았다.유성혁과 최현아도 의기소침해져 아들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저녁 식사를 할 때 고영란은 계속해서 박윤우를 위한 음식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그리고 또 박윤우에게 말했다.“앞으로 윤우가 먹고 싶은 음식 있으면 할머니한테 말해. 할머니가 직접 만들어줄게.”박윤우는 그녀의 호의에 대해 조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여전히 약간의 거부감이 남아 있었다.“괜찮아요. 엄마가 해주실 거예요.”그 말을 들은 고영란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박민정도 그제야 윤우가 고영란에게 약간의 반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저녁 식사가 끝난 후 고영란은 박민정을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눴다.“혹시 윤우와 예찬이더러 나를 멀리하라고 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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