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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작가: 윤지
박민정도 아침에 일어나 최현아가 보낸 문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최현아는 남을 탓하는 데 능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었다. 모두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한 성인이라 돈을 버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단톡방은 잠시 조용해졌고 최현아에게 따지는 사람도 더는 없었다.

그들의 아이들은 최현아의 아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고, 또 그들은 같은 진주시에 살고 있기 때문에 최현아에게 밉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돈을 이렇게 날리는 건 그들도 용납할 수 없었다.

이때 그들은 박민정을 떠올렸다. 하나같이 그녀에게 사과 문자를 보내면서 내년 학부모 위원회 회장 선거에서 반드시 박민정을 회장으로 뽑겠다고 약속했다.

박민정은 그들의 문자를 보고도 답장하지 않았다.

도한 엄마도 문자를 보내왔다.

“예찬 엄마, 단톡방 문자 봤어요? 지금 배신한 사람들이 모두 후회하고 있겠죠?”

박민정은 도한 엄마가 진심으로 자신을 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문자를 보냈는지 캡처를 보내주었다.

도한 엄마는 엄지척을 내민 이모티콘을 보냈다.

박민정은 휴대폰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지금 바로 문자를 보내온 학부모들에게 답장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선 후 아래층으로 내려갔는데 유남준이 소파에 앉아 평소 잘 보지도 않던 TV를 켜놓은 것을 발견했다.

TV에서는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박민정이 자세히 보니 광고에 나오고 있는 연예인이 바로 에리였다.

에리는 햇살처럼 밝은 얼굴로 아프리카 땅 위에 서 있었고 주변에는 흑인 미녀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하지만 에리는 매우 허약해 보였다. 그리고 멘트도 꽤나 충격적이었다.

“몸이 허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지?”

박민정은 그제야 이게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광고라는 것을 알아챘다.

박민정은 비록 연예인이 아니었지만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에리는 젊은 아이돌 스타로서 이런 광고를 찍었으니 여성 팬이 많이 떠날 것이고, 또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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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예찬은 최근에 계속 박씨 가문 옛 저택에서 지냈다.그는 경계심도 높고 눈치도 빨랐는데 요즘 따라 누군가가 계속 자신을 미행하는 것 같았지만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하여 이날 박예찬은 돌아오는 길에 정민기에게 메시지를 보낸 뒤 일부러 구석으로 들어갔다가 뒤따라오는 범인을 잡을 속셈이었다.박예찬은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뒤 어느 구석에 숨었다.이때, 그의 뒤를 따르던 정호철은 앞에 길도 없고 박예찬도 보이지 않자 마음이 조급해져서 이리저리 둘러보았다.“어디로 갔지?”이때 눈앞에 한 무리의 사람이 나타나더니 순식간에 그를 에워쌌다.박예찬도 쓰레기통 뒤에 숨었다가 그제야 그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당신이었군요.”그때 자신을 납치했던 사람이다.정호철은 그제야 자신이 속았다는 걸 알아챘다.정민기는 재빨리 그를 제압했고 다시 박예찬에게 다가가 걱정스레 물었다.“예찬아, 괜찮아?”박예찬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괜찮아요. 아저씨, 감사합니다.”말을 마친 뒤 손가락으로 정호철을 가리켰다.“저 사람이 그때 저를 납치했던 범인이에요.”그의 말에 정민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래. 알겠어. 바로 민정 씨랑 대표님한테 보고할게.”“네.”박예찬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정호철에게 다가가 물었다.“왜 저를 계속 미행했나요? 또 납치하려고요?”정호철은 자기 다리 길이보다도 작은 아이가 뿜어내는 카리스마에 그만 기가 눌려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아니. 난 그 일에 대해 사과하고 싶었을 뿐이야.” 그는 정수미의 건강 상태가 날로 악화하고 있고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아 그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동시에 박예찬이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몰래 뒤에서 보호해 주고 있었다.그의 말에 박예찬이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사과요?”“그래.”정호철은 솔직하게 말했지만 박예찬은 쉽게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그렇게 정민기와 몇 명의 보디가드는 그를 차에 태우고 저택으로 향했다.박민정과 유남준은 집에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648화

    “전 괜찮아요.”“정말 다행이다.”정수미는 수화기에 대고 말하다가 문득 창문을 바라보며 말했다.“나도 큰 문제가 없대. 그저 저혈당으로 쓰러진 거래.”박민정은 이 말을 왜 지금 자신에게 하는지 몰랐지만 그래도 차분하게 답해줬다.“네, 그러면 다행이네요.”“내일부터 다시 내가 아침밥 가져다줄게.”“그럴 필요 없어요.”박민정은 단번에 거절했다.또다시 자신 때문에 정수미가 쓰러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고 괜히 윤소현의 오해를 불러일으켜서 뺨 맞는 일도 만들고 싶지 않았다.정수미는 그녀의 단호함에 가슴이 답답했지만 뭐라고 말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다른 일 없으면 이만 전화 끊을게요.”“잠깐만. 그러면 내가 언제든지 너 보러 가도 돼?”정수미가 다시 조심스레 물었다.“아니요.”박민정은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었다.정수미는 한참이나 이미 끊긴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나에 대해 생각이 달라질 줄 알았는데...”비서가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다가 오늘 윤소현이 박민정의 뺨을 때린 일을 그녀에게 말해줬다.“뭐?”정수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녀에게 되물었다.“그런데 왜 안 말렸어?”“말릴 새도 없이 큰 아가씨가 먼저 손을 댔습니다.”비서는 한껏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정수미는 이대로 병원에 누워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재빨리 몸을 일으키고는 그대로 별장에 돌아갔다.윤소현은 한창 친구들을 불러 수다를 떨고 있었고 정수미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차가운 얼굴로 그녀만 밖으로 불러냈다.“엄마, 왜 벌써 퇴원하셨어요?”윤소현이 걱정하는 척 묻자 정수미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누가 너한테 민정이를 때려도 된다고 했어?”순간 윤소현은 심장이 바닥으로 내려앉는 것 같았는데 분명 박민정이 그새 고자질했다고 생각했다.“엄마, 저는 단지 엄마가 너무 걱정돼서 저도 모르게 손이 나간 거예요. 혹시 민정이가 말해줬어요? 엄마가 걱정되는 것보다 자기가 맞은 게 더 억울했나 보네요.”윤소현의 말에 정수미는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647화

    박민정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떴다.정수미는 윤소현더러 그녀를 잡으라고 했지만 윤소현은 그러기 싫었다.“엄마, 너무 편애가 심한 거 아니에요? 그리고 몸도 안 좋은 사람이 매일 일찍 일어나 민정이네 회사 사람한테도 아침밥 해서 가져다주니까 쓰러지죠. 전 싫어요.”“소현아, 넌 모르겠지만 방금 민정이가 아니었으면 난 그대로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을 꺼야.”정수미는 정신을 잃기 전까지 자기 몸 아래에 박민정이 깔려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또한 그녀가 기꺼이 몸을 던져 자신을 구해줬다는 것도 알고 있다.하여 이 일을 윤소현에게 말해줬지만 그녀는 이 말이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친딸인데 당연히 그랬어야죠. 만약 똑같은 상황이었으면 저도 엄마한테 달려갔을 거예요.”정수미는 윤소현의 단호한 말에도 이상하게 믿고 싶지 않았다.“너도 그만 가봐. 혼자 좀 쉬어야겠다.”윤소현도 마침 병원에 있기 싫었던 참에 그녀는 냉큼 답했다.“네, 그럼 이만 가볼게요.”비서는 윤소현이 나가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정수미는 그녀가 들어오자마자 신신당부했다.“사람 보내서 민정이는 괜찮은지 알아봐. 몸도 성치 않은데 괜히 나 때문에 더 나빠지면 안 되니까.”“네.”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참아왔던 말을 토해냈다.“정 대표님, 전 그래도 둘째 아가씨가 좋아요. 큰 아가씨는 그저 빈말만 하시는 것 같거든요.”박민정은 위험을 무릅쓰고 몸을 던져 정수미를 구해줬지만 윤소현은 그저 말만 하다가 서둘러 병원을 빠져나갔다.정수미도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기에 그녀는 한껏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나도 알아. 민정이는 모든 면에서 소현이보다 뛰어나지만 소현이는 어렸을 때부터 내 손에서 자랐잖아. 그 애가 지금 이렇게 변한 건 내 책임도 커.”...박민정은 병실에서 나온 뒤 의사를 찾아가 간단하게 상처를 치료하고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진서연은 그녀를 보자 마자 냉큼 달려와 물었다.“보스, 괜찮아요?”그녀는 박민정의 몸을 이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646화

    그러자 비서가 달려와 그녀를 말렸다.“큰 아가씨, 정 대표님께서 먼저 둘째 아가씨한테 직접 요리해 주고 싶다고 했어요. 둘째 아가씨만 탓할 게 아닌 것 같습니다.”“그럼 누구를 탓해야 하는데? 거절할 줄도 몰라? 엄마는 원래부터 몸 상태가 안 좋았잖아!”윤소현은 일부러 더 크게 화를 냈다.“난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우리 엄마한테 저런 일을 시켜본 적이 없어.”비서도 그녀가 정수미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해 더는 말릴 수 없었다.박민정은 그제야 자신이 맞은 이유를 알고 윤소현의 손을 놨다.“저도 말렸는데 정 대표님께서 계속 오셨어요. 그리고 방금 제가 맞은 건 그냥 넘어가겠지만 다음번에는 참지 않을 겁니다.”윤소현은 날카로운 그녀의 눈빛에 살짝 겁을 먹었다.하여 더 때리는 건 무리인 것 같아 수술실 문을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엄마, 제발 일어나요. 이대로 가면 저는 어떡해요?”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누구보다도 정수미가 빨리 죽기를 바라고 있다.그리고 며칠 전에 윤소현은 이미 유언장에도 손을 댔기에 정수미가 죽고 장 변호사까지 처리하기만 하면 장씨 가문의 모든 재산은 다 그녀의 것으로 된다.그러나 일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다.한 시간 뒤, 수술실의 문이 열리면서 의사가 걸어 나오자 윤소현이 빠르게 달려가 물었다.“의사 선생님, 저희 엄마는 괜찮나요?”의사가 대답 대신 깊은 한숨을 내쉬는 모습을 보고 윤소현은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간신히 참았다.그러다가 의사가 겨우 입을 뗐다.“지금은 맥박이 돌아왔지만 환자분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혹시 예전에 큰 병을 앓았었나요?”의사의 말에 윤소현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다행히 모두가 지금 정수미한테에 집중되어 있어 그녀의 표정 변화는 보지 못했다.박민정은 정수미가 살았다는 소식에 그제야 마음이 살짝 놓이는 것 같았다.비서는 의사에게 정수미가 지금까지 앓던 병을 모두 알려줬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수미는 수술실에서 밀려 나왔는데 문 어구에서 두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645화

    다만 정수미는 최근에 몸이 급격히 안 좋아지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오전 10시가 넘으니 그녀는 더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소파에 누워 잠깐 눈을 붙였다.“혹시 저희한테 매일 음식을 가져다주랴, 회사도 관리하랴, 그러면서 몸이 힘들어진 게 아닐까요?”진서연이 걱정스레 물었다.박민정도 마침 걱정되었던 일이라 정수미가 깨나자마자 그녀에게 말했다.“정 대표님, 이제 매일 오지 않으셔도 돼요. 저희끼리 밥 먹을 수 있잖아요.”그녀의 말에 정수미의 얼굴은 순간 어두워졌다.“민정아, 혹시 내가 뭘 잘못했어?”그러자 박민정은 빠르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요. 저는 단지...”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망설이던 찰나에 진서연이 먼저 말했다.“어떤 마음으로 저희한테 매일 음식을 가져다주는지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이제는 마음만 받을게요. 정 대표님께서 하루가 다르게 안색이 안 좋아지는 걸 보면 분명 많이 피곤할 텐데 돌아가서 쉬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아무거나 먹어도 괜찮거든요.”진서연의 말에 정수미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전 괜찮아요. 몸은 안 힘든데 아마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봐요.”“안 돼요. 이제 그만 돌아가세요.”박민정은 어쩔 수 없이 일부러 단호하게 말했다.그러자 정수미는 한껏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민정아...”“그만 돌아가서 쉬어요.”아무리 정수미가 자기 친어머니가 아니더라도 노인이 쉬지도 않고 자신을 위해 요리를 해서 매일 배달해 주는 모습을 더는 원치 않았다.정수미는 그녀의 단호한 말투에도 자신에 대한 걱정이 담겨있는 것 같아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래. 그러면 오늘에는 일단 돌아가서 쉬겠는데 괜찮아지면 꼭 다시 올 거야.”말을 마친 뒤 가려고 일어섰는데 몇 걸음 못 가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리면서 앞으로 몸이 쏠리게 되었다.깜짝 놀란 박민정은 본능적으로 그녀에게 달려갔고 정수미는 다행히 박민정의 몸 위로 떨어지면서 두 사람이 같이 바닥에 쓰러지게 되었다.진서연이 빠르게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644화

    정수미는 자신에게 직접 가져다준 우유 한 잔을 보더니 싱긋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우리 딸, 고마워.”말을 마친 뒤 그녀는 단번에 우유를 다 마셔버렸다.윤소현은 그 모습을 차가운 얼굴로 지켜보다가 컵을 건네받고는 깨끗이 씻어놓았다.“엄마, 제가 재료 손질하는 거라도 도와줄까요?”마침 혼자 하기에는 양이 많다고 생각했던 정수미는 선뜻 그러라고 했다.“그래 주면 고맙지.”말을 마친 뒤 그녀는 갑자기 피곤이 몰려오는 것 같아 소파에 앉아 쉬게 되었다.이상하게 최근부터 몸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 같았고 시도 때도 없이 졸렸다.윤소현은 그녀가 주방에서 나가자마자 대충 정리해 주는 척하다가 결국에는 도우미에게 맡겼다.한밤중이 되어서야 정수미는 갑자기 잠에서 깼는데 무심결에 자기 코가 축축해져 있는 걸 발견했다.이때 도우미가 급히 다가오더니 그녀의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소리쳤다.“사모님, 코피 나요!”정수미는 티슈 한 장을 뽑아 닦더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괜찮아.”그러다가 살짝 피곤한 얼굴로 주방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재료들은 다 정리되었어?”도우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 큰 아가씨가 아주 깔끔하게 정리하셨어요.”이 말은 윤소현이 시켰다.그러나 정수미는 도우미의 말에 깊이 감동했다.“내가 민정이한테 진 빚을 소현이한테 떠넘기면 안 되는데.”그리고 갑자기 기침하기 시작했다.이대로는 절대로 잘 수 없을 것 같아 아예 일어나서 아침밥을 만들기 시작했다.그리고 오늘에는 특별히 윤소현에게 전복죽을 끓여줬으나 그녀는 깨나자마자 죽을 보고 차갑게 한마디 했다.“식어서 안 먹을래.”그리고 도우미더러 몽땅 버리라고 했다....정수미는 오늘 아침밥을 많이 해뒀기에 두 어린이에게도 도시락을 하나씩 가져다줬다.“고맙습니다. 그런데 전 필요 없어요.”박예찬은 공손하게 인사라도 했지만 박윤우는 한껏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런 쓰레기 같은 음식은 안 먹을래요.”정수미는 너무 속상했지만 그래도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643화

    박민정은 자기 그릇에 가지런히 담긴 하트 모양의 계란 후라이를 보고 마치 바늘로 심장을 찌르듯 아파져 왔다.자신도 예전에 누군가에게 마음을 담아 정성스레 음식을 차려줬던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이 바로 한수민이었다.그러나 매번 돌아온 건 차가운 말들뿐이었다.“겨우 계란 하나로 참 별짓도 많이 하네. 그리고 넌 박씨 가문의 큰딸이지 도우미가 아니야. 창피해 죽겠네.”그 후로부터 박민정은 자신의 노력을 몰라주는 일은 일절 하지 않았다.하여 자신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정수미를 보고 있자니 또다시 그때의 일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심란해졌다.“민정아, 왜 안 먹어? 맛없어? 네가 먹고 싶은 음식을 나한테 알려주면 내가 배워볼게.”정수미는 한껏 다정하게 말했다.그 모습에 박민정은 자기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니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먹을게요.”거액의 자산과 정수미가 직접 한 음식 중에 선택하라고 하면 그녀는 당연히 덜 부담스러운 음식을 선택할 것이다. 또한 처음으로 엄마의 사랑이 뭔지 느낄 수 있었다.박민정이 말없이 자신이 한 요리를 먹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 정수미는 그제야 젓가락을 들고 같이 먹기 시작했다.그렇게 박민정은 자기 밥을 깨끗이 비웠다.“더 먹지 않을래? 여기 더 있어.”정수미는 그릇에 남은 음식을 그녀 쪽으로 밀어주며 말했다.박민정은 이미 배불렀지만 성의를 봐서 몇 젓가락 더 먹은 뒤 답했다.“배불러요.”오늘 정수미는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분도 좋은 것 같았다.하여 활짝 웃으며 그들에게 물었다.“내일에는 뭐 해줄까요? 메뉴를 말해주면 제가 배워볼게요.”진서연은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빠르게 답했다. “전 닭강정이랑 탕수육 먹고 싶어요!”민수아도 뒤질세라 그녀에게 말했다.“저는 게 요리 먹고 싶어요. 어떻게 해주셔도 다 좋아요.”매일 먹는 배달 음식은 진작에 질려버렸다.정수미의 요리 실력은 거의 호텔 셰프급이였는데 맛있는 건 물론이고 건강하게 느껴졌다.두 사람의 대답을 듣고 정수미는 신나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642화

    박민정이 사라졌을 무렵 유남준은 정수미와의 모든 협력을 거절했는데 이는 오로지 박민정에게 자신이 화났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하여 처음에 박민정이 찾아와서 자신이 친딸이란 사실을 확인해 줬을 때까지도 정수미는 별로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엄마의 사랑을 돌려주려고 하니 유남준이 분명 기회를 줄 것 같지 않았다.그런데도 정수미는 갖은 방법을 이용해서 PMJ 그룹에 존재하는 잠재적인 상업적 위험을 제거해 주려 했다.오늘 유남준이 없으니 진서연은 어쩔 수 없이 박민정더러 가보라고 했다.회의실 안.정수미는 떨리는 마음으로 박민정을 기다리고 있다가 그녀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민정아.”“정 대표님, 안녕하세요.”자신보다 한껏 덤덤한 얼굴의 박민정을 보고 정수미는 살짝 실망했지만 그래도 의자를 당겨주며 앉으라고 했다.“민정아, 나 PMJ 그룹에 투자하고 싶어.”박민정은 아직 회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다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런 말을 듣게 되자 이따 저녁에 유남준의 견해는 어떤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노트에 적기 시작했다.그러자 정수미가 재빨리 필기하고 있는 그녀를 말렸다.“적을 필요 없어.”“무슨 뜻이에요?”박민정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녀에게 되묻자 정수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내 손에 지금 적지 않은 자금이 있는데 다 너한테 줄게.”그녀의 말에 박민정은 재빨리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답했다.“괜찮습니다.”“그리 급하게 거절하지 말고 내 말 좀 들어.”정수미는 점점 마음이 조급해졌고 또 자기도 모르게 박민정을 화나게 할까 봐 매우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나도 지금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모르겠고 지난번에는 내가 말실수했어. 나도 네가 내 돈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는 걸 잘 알아.”이 사실을 진작에 알아야 했다. 만약 박민정이 진짜 돈 욕심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애초에 박씨 가문의 재산을 전부 남동생 박민호에게 넘겨주지도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박민정은 다시 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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