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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641 - Chapter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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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1화

바로 도한이 엄마였다. 그녀는 아주 진지한 눈빛으로 얘기했다.“예찬이 엄마, 난 지지합니다! 꼭 예찬 엄마를 투표할게요!”도한 엄마가 앞장서서 얘기하자 다른 학부모들도 다들 동의했다.그들은 최현아처럼 강압적이고 오만한 사람을 회장으로 선거하고 싶지 않았다.모든 것은 순조로웠다. 집에 돌아갈 때, 박민정은 이상함을 느꼈다.하지만 집에 가서 어떻게 장연정을 마주할지가 문제였다. 그래서 학부모의 일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어떻게 쫓아내지?”박민정은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아침 여덟 시 반에 일어났더니 점심에 되니 피곤해졌다.정민기는 운전하다가 그 말을 듣고 물었다.“누구를 쫓아내시게요?”“장연정이라고 시어머니가 보내준 영양사가 있어요.”장연정을 떠올린 박민정은 정민기더러 차를 세우라고 하고 밖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들어갔다.밥을 먹을 때, 박민정은 참지 못하고 정민기에게 장연정의 얘기를 했다.정민기는 고민하다가 얘기했다.“해결 방법은 간단해요.”“뭔데요?”“유 대표님이 나서게 하는 겁니다.”박민정은 고개를 저었다. 유남준에게 부탁하기가 약간 꺼려졌다. 두 사람은 아직 어색한 사이다. 그러니 부탁을 하기는 약간 어려웠다.하지만 정민기가 얘기해주는 덕분에 박민정은 묘책이 떠올랐다.“유남준 씨한테 부탁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올랐어요.”정민기는 박민정을 보면서 더 묻지 않았다.그는 항상 듣는 입장이었다. 상대방이 얘기하지 않으면 먼저 묻는 법이 없었다.집에 돌아간 박민정은 장연정이 셰프에게 이것저것 시키는 것을 발견했다.박민정은 주방으로 가서 얘기했다.“장연정 씨.”장연정은 박민정이 돌아온 것을 보고 바로 기선제압을 하려고 했다.“사모님, 이게 지금 몇 시인데 아직도 안 돌아와요? 지금 온 걸 보니까, 설마 밖에서 점심을 먹은 거예요?”장연정을 보면서, 박민정은 이한석 집사가 떠올랐다.“저녁은 장연정 씨 말대로 먹을게요.”박민정이 얘기했다.장연정은 자기가 고영란한테 고자질한 게 통한 줄 알고 의기양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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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장연정이 바로 달려 나왔다.“도련님, 사모님은 주방에서 식사 중입니다. 명령하실 게 있으면 알려주세요.”“주방?”유남준은 약간 의아해했다.“왜 주방에서 먹는 거죠? 오라고 해요.”당근을 먹기 싫어서 혼자 주방에서 먹는 건가?“도련님, 이건 우리의 규칙입니다. 여자는 집안의 남자와 겸상할 수 없어요.”장연정이 대답했다.유남준은 멍해졌다.박윤우도 믿을 수가 없었다. 지금이 무슨 시대인데.장연정은 유남준을 위해 음식을 내오면서 말했다.“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사모님께 많은 음식을 준비해 드렸으니까 말이에요.”“그럼 이건...”유남준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장연정이 입을 열었다.“다 제가 준비한 겁니다.”그 순간, 유남준의 표정이 더 굳었다.하지만 그는 반백 살이 된 사람과 말다툼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얘기했다.“박민정을 불러와요. 여기서 먹으라고 해요.”솔직히, 유남준은 박민정이 장연정의 말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그건...”장연정은 박민정을 부르러 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박윤우는 장연정을 쉽게 무시하고 걸상에서 내려가 주방에 왔다.박민정은 주방의 조그마한 의자에서 쌀밥을 먹고 있었다.그리고 그녀의 앞에는 흰 고기가 가득했다.볶은 게 아니라 다 삶아낸 것이었다. 소금을 제외하면 그 어떤 조미료도 들어가지 않았다.장연정은 삶은 고기가 임산부의 몸에 더 좋고 영양이 더 많다고 했다.간단하게 쌀밥을 몇 입 먹은 박민정은 더 먹지 않았다.박윤우는 눈앞의 광경을 보면서 갑자기 마음이 아팠다.“엄마.”박민정은 고개를 들어 박윤우를 쳐다보았다.“윤우야, 여긴 왜 왔어. 얼른 가서 밥 먹어.”박윤우는 고개를 젓고 박민정의 앞에 왔다.“엄마, 우리 나가서 먹자.”“안 돼. 영양사 할머니가 여기서 먹으라고 했어. 둘이서 먹어.’박민정은 박윤우를 향해 눈을 찡긋거렸다.박윤우는 바로 알아듣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엄마, 이건 개도 안 먹을 거야! 엄마가 왜 이런 걸 먹어!”박민정은 박윤우가 이렇게 연기를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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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박민정이 빠르게 얘기했다.“장연정 씨, 내가 말했잖아요. 움직이면 안 된다고. 남준 씨는 앞이 안 보인다고요! 가구를 다 움직였으니 결국 넘어지잖아요!”장연정은 순간 멍해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얼른 반박했다.“사모님이...”하지만 박민정이 장연정의 말을 끊었다. “나는 매번 조심히 한단 말이에요. 의자를 사용하고 원래 자리에 되돌려 놓는데. 왜 내 말을 안 듣고 위치를 옮기냔 말이에요. 아무리 시어머니 말씀만 듣는 사람이라고 해도 남준 씨도 생각해 주셔야죠.”박윤우가 바로 옆에서 거들었다.“아빠가 넘어지면 책임질 거예요?”장연정은 얼굴이 파리하게 질렸다. 두 사람의 말에 장연정은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 유남준은 두 사람이 연기 중이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까밝히지 않고 박민정이 원하는 대로 얘기했다.“장연정 씨. 돌아가세요. 다시는 오지 마세요.”장연정은 뭐라고 해명하고 싶었으나 1분도 되지 않아 경호원이 와서 장연정을 끌고 나갔다.박민정과 박윤우는 몰래 손뼉을 쳤다.유남준은 기뻐하는 두 사람의 인기척을 눈치채고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그는 입구에 기대에 서서 물었다.“내가 먹을 거, 따로 만들어 줄 수 있어?”모두 당근이 들어간 음식이라서 유남준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내 거 먹을래요?”박민정이 장난을 치며 얘기했다.유남준은 약간 실망했다. 이용할 대로 다 이용하고 이제는 상관하지 않겠다는 건가.유남준은 바로 몸을 돌렸다.그러자 박민정이 그를 불러세웠다.“됐어요, 장난이에요. 셰프한테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해놓으라고 했어요.”유남준은 그제야 발걸음을 멈추고 테이블에 다시 앉았다.박민정이 음식을 내와서 그에게 짚어주었다.“됐어요. 많이 먹어요.”거실로 가려고 할 때, 유남준이 입을 열었다.“앞으로 부탁할 게 있으면 바로 얘기해. 이렇게 공을 들일 필요 없어.”박민정은 멍하니 있다가 약간 쑥스러워져서 대답했다.“고마워요.”감사 인사를 한 후 그녀는 거실로 가서 테이블과 의자를 원래 위치로 돌려놓았다.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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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장연정은 약간 의외라고 생각했다.윤소현은 장연정을 따로 불러서 얘기했다. 무슨 말을 했는지, 장연정은 빠르게 승낙했다.이튿날.장연정이 없으니 박민정은 기분 좋게 잠을 자고 일어났다. 그리고 곡을 쓰고 휴식을 취하며 책도 봤다.지금은 크게 할 일이 없었다. 그저 한수민과의 소송 결과와 다음 주 월요일에 있을 학부모 위원회를 기다릴 뿐이었다. 오후가 되었을 때, 전화 한 통이 박민정의 여유로운 시간을 방해했다.구치소에서 온 전화였는데 한수민이 박민정을 만나고 싶다고 했단다.“알겠어요.”박민정은 전화를 끊고 한 시간 만에 구치소에 도착했다.한수민이 잘 못 살고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만나보니 옷이 바뀐 것 빼고는 변화가 크게 없었다. 심지어 헤어스타일마저 바뀌었다.“왜 날 찾은 거예요?”박민정이 차갑게 물었다.한수민은 박민정 얼굴의 상처를 보면서 감정 변화 하나 없이 입을 열었다.“얼마면 소송을 취하할 거야?”“당연히 아빠의 유산 전부를 받아야죠.”“장난해? 네 아빠의 유산 절반은 무조건 나한테 줘야 해. 우리는 부부야. 넌 많아봤자 남은 절반을 민호와 나눠 가지는 수밖에 없어.”한수민이 못을 박으며 얘기했다.박민정은 부부라는 단어를 들으면서 낯설다는 생각을 했다.“부부? 잊으셨나 본데 바움 그룹은 결혼 전의 재산이에요. 절반을 가져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요. 결혼 후 바움 그룹의 수익 정도만 가져갈 수 있을 거예요.”한수민은 목이 막히는 것만 같았다.“꼭 나랑 네 동생을 궁지로 밀어붙여야만 속이 편하니? 난 네 친엄마야! 민호는 네 친동생이고!”박민정을 말로 이기지 못하자 한수민은 감성팔이를 시작했다.“만약 내가 죽으면, 네 가족이 몇 명이나 있을 것 같니. 게다가 네 아빠가 나랑 민호를 그렇게 예뻐했는데, 하늘에서 네 모습을 보면 좋아할 것 같아?”박민정은 무표정으로 한수민의 말을 듣다가 한수민이 다 말했을 때 입을 열었다.“알아요. 윤소현은 당신의 친딸이죠. 저보다 한 살 크죠. 아버지가 얘기했을 때, 두 사람은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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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친엄마한테서 지옥으로 가라는 저주를 받는 건 무슨 기분일까. 아마도 칼로 심장을 찔리고 짓밟히는 기분이 아닐까.박민정은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했지만 사실 가슴이 약간 아팠다. 아니, 심하게 아팠다. 이런 고통은 그녀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박민정은 애써 웃으면서 말했다.“한수민 씨. 지금은 어떻게 감옥에서 남은 생을 보낼지나 생각해요. 그리고 내가 아빠의 유산을 돌려받은 후, 당신과 당신의 딸인 윤소현이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나는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을 알아요. 대부분 바움 그룹의 돈으로 기초를 닦았더군요.”말을 마친 박민정은 화를 내는 한수민을 신경 쓰지 않고 몸을 일으켜 떠났다. 박민정이 몇걸음 떼자 뒤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리니 한수민이 의자에서 쓰러져 눈을 뒤집으며 아랫배를 꽉 누르고 다리를 덜덜 떨고 있었다.박민정은 멍하니 한수민을 보면서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려고 했다.또 아픈 척하는 건가?얼마 있다가 의사가 달려와 한수민을 병원으로 이송했다.박민정은 걸어 나오면서 기분이 복잡해졌다.장명철은 바로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민정아, 한수민 씨가 너랑 뭐라고 한 거야?”“얼마를 주면 소송을 취하할 건지 물어보던데요.”“은정숙 씨를 죽이고 박 대표님의 모든 유산을 몰래 빼돌렸으면서 소송을 취하하라고? 웃기는 소리네.”장명철은 쭉 한수민을 좋아하지 않았다.하지만 박형식은 한수민을 사랑했다. 그러다가 죽기 직전에야 정신을 차리고 유산을 박민정에게 물려준 것이다.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장명철에게 한수민이 아까 발작하면서 쓰러졌다고 했다.“또 아픈 척하는 거야?”장명철은 저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했다.박민정도 몰라서 고개를 저었다.“걱정하지 마. 어떻게 해도 감옥살이는 피할 수 없을 테니까.”장명철은 박민정이 한수민에 대해 희망을 품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요즘 조사한 것에 대해 알려주었다.“예전부터 한수민에 대해 조사했었는데 항상 박 대표님의 죽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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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박민정은 장명철에게 앞으로 한수민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잘 보라고 했다. 만약 정말 암 말기라면 박민정을 절대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돌아간 후.박민정은 정민기에게 아버지의 교통사고에 대해 알아봐달라고 했다. 장명철은 오른 시간이 지나 많은 증거들이 사라졌다고 했지만 박민정은 진실을 알고 싶었고 정확한 대답을 듣고 싶었다.모든 일을 마친 후, 박민정은 소파에 쓰러졌다. 아주 힘들지만 잠이 오지는 않았고 머릿속은 매우 복잡했다.어린 시절이 기억났다. 아버지는 자상한 얼굴로 박민정에게 어머니에 관해서 얘기했다. 어머니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고 얼마나 자기를 사랑하는지 말이다.박민정은 입안이 씁쓸해졌다. 그녀는 베개를 꼭 그러안았다.그리고 소파에 누운 채 한참이 지난 후에야 잠에 들었다.가정부는 그녀가 자는 것을 보고 담요를 덮어주었다.오늘 박윤우는 돌아오지 않는다. 학교에서 1박2일을 보내는 체험 때문이다.유남준은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고 돌아왔다. 가정부가 낮은 소리로 그에게 속삭였다.“대표님, 오늘 사모님께서 오후에 돌아오신 후부터 소파에 쭉 누워있다가 이제야 잠에 들었어요. 깨우지 못하겠어요. 하지만 여기서 자면 감기에 걸릴 수 있어요.”유남준은 그 말을 듣고 입을 열었다.“알겠으니 들어가서 쉬어요.”“네.”가정부는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유남준은 바로 소파 옆으로 걸어가 한번에 박민정을 담요에 감싸 품에 안았다. 그리고 박민정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가 침대에 눕힌 후 샤워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박민정이 갑자기 그의 손을 확 잡았다.“가지 마...”유남준은 약간 놀라서 멍해졌다.‘깬 건가?’그가 뭐라고 묻기도 전에, 박민정이 중얼거렸다.“아빠... 나 버리지 마...”유남준은 그제야 박민정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박민정의 목소리는 우는 사람 같았다. 유남준은 다른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만졌다. 그리고 그제야 그녀의 뺨 위에 눈물 자국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목이 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대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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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박민정은 멍하니 있다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얼굴이 새빨개졌다.유남준은 그녀가 손을 놓았을 때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앞으로 소파에서 자지 마. 침대까지 걷는 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유남준은 애써 목소리에서 감정을 덜어내려고 했다. 두 사람은 아직 싸우고 있는 단계다. 박민정은 아직 그에게 사과를 하지 않았다.박민정은 유남준이 자기를 걱정해 준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고마워요. 얼른 돌아가 쉬어요.”말을 마친 박민정은 다시 침대에 누웠다.유남준은 쉬지 않고 밖에 나와 서다희한데 박민정이 오늘 뭘 했는지, 왜 상태가 좋지 않은지 물었다. 그리고 다시 씻으러 갔다.서다희는 머리가 세게 아팠다. 마침 여자 친구와 데이트하는데 유남준이 또 일을 시키다니. 나중에 월급을 올려달라고 할 생각이었다.서다희는 직접 조사하지 않고 부하에게 CCTV를 돌려보라고 했다. 그제야 박민정이 한수민을 찾아갔다는 것을 알고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았다.유남준은 씻고 나와 침대에 누운 채로 서다희의 대답을 들었다.“대표님, 사모님께서는 오늘 한수민 씨를 만나러 갔다가 싸우고 오셨습니다. 한수민 씨는 화가 나서 발작하여 병원에 입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모님은 변호사와 얘기를 나눴는데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한수민 씨에 관한 내용일 가능성이 큽니다.”서다희는 하품을 하면서 말했다. 유남준이 입을 열려는데 서다희 옆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자기야, 그 대표님 너무... 변태 같아. 12시가 됐는데 계속 일을 시켜? 관심이 부족한 거 아니야? 이런 시간에는 사랑하는 사람이랑 사랑하는 일을 해야지...’이윽고 유남준은 “쉿”하는 소리를 들었다.유남준은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비서의 연애 현장에 이런 식으로 참여하게 될 줄은 몰랐다.유남준은 그날 밤 잠에 들지 못했다. 그는 박민정을 품에 꽉 안고 놓아주지 않고 싶었다.하지만 오늘 박민정이 잠에 들고 악몽을 꾸고 눈물까지 흘린 모습을 떠올리면 마음이 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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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박민정은 학부모들과 학부모 위원회의 얘기를 꺼낸 다음부터 그들의 움직임을 쭉 관찰했다.분명 그날 밤에는 문자를 주고받았지만 이튿날에는 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인스타그램을 언팔로우하기도 했다.심상치 않은 행동에 박민정은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내일이면 월요일이다. 곧 새로운 학부모 위원회 회장을 선거할 텐데, 학부모들이 갑자기 말을 바꾸지는 않을까?박민정은 시험 삼아 한 학부모에게 문자를 보내 가방이 어떠냐고 물었다.한참 있다가 그 학부모가 대답했다.[어머나, 죄송해요. 이 가방은 나랑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한 번만 들고 나갔는데 이제는 안 들고 나갈 것 같네요.]박민정은 다른 학부모한테도 문자를 했다. 그들은 물건이 별로라고 하거나 혹은 아직 안 써봤다고 둘러댔다.박민정은 내일 이 사람들이 분명 말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마도 누군가가 최현아한테 이 사실을 알린 것이 틀림없다.박민정은 미간을 짓눌렀다. 이번은 확실히 그녀가 실수했다.이 사람들이 처음 보는 박민정 때문에 최현아를 배신할 거라고 생각한 게 문제였다.유남준은 간밤 자지 못해 아주 늦게 깨어났다.박민정은 유남준을 보면서 물었다.“이제야 깼어요?”유남준은 보통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늦어도 일곱 시에는 일어나던 그가 오늘은 아홉 시 반에 일어났다.“아침에 할 일이 없어서.”어젯밤 찬물로 샤워했기 때문인지 지금 감기에 걸린 것처럼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다. 그는 박민정의 옆에 가서 앉았다.“밥은 먹었어?”“네. 먹었어요. 당신도 얼른 먹어요.”“입맛이 없어. 나가서 좀 걷자.”유남준이 얘기했다.아침을 먹은 지 얼마 안 되는 박민정은 산책을 하자는 유남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나름 어제저녁 옆에 있어 준 것에 대한 보답이랄까.“그래요.”잠시 학부모의 일은 접어두고 유남준과 함께 나가 걷기로 했다.밖에서는 시원한 바람에 꽃향기가 섞여서 불어왔다. 곧 봄이 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박민정은 옷을 여몄다.“올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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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이렇게 보면 학부모들이 박민정을 도와줄 것 같지 않았다.박민정은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 이때 서다희가 또 얘기했다.“하지만 투자해도 소용없을 겁니다. 다 날리게 되어있어요. 며칠 못 버틸 겁니다. 사모님, 혹시 유치원에 친한 학부모가 있으면 절대 투자하지 말라고 말려야 합니다.”박민정은 그 말을 듣고 정신을 번쩍 차렸다.“그래요? 확실해요?”서다희가 대답하기 전에 유남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유성혁이 하려는 공동구매는 주요하게 채소나 육류야. 하지만 이런 건 신선하게 저장하기도 힘들고 운비도 많이 들지. 지금 많은 회사들이 유성혁과 경쟁하고 있어. 말이 경쟁이지, 사실은 돈을 써서 소비자들에게 낮은 가격을 제공해 시장을 빨리 점해야 하는 거야. 그렇게 하면 다른 회사들의 시장까지 먹어치울 수 있거든.”그는 흠칫하다가 결국 그의 회사도 같은 일을 한다는 것을 얘기하지 않았다.채소와 육류는 사람들의 생활과 연관이 된다. 이렇게 큰 시장에서 누가 먼저 우세를 점한다면, 다른 회사들은 거의 희망이 없었다.박민정도 요새 배달을 시킬 때 채소와 육류의 공동구매가 아주 가격이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요새 공동구매가 핫한 모양인데, 신선도를 유지해야하는 이런 것들은 오래 가지 못할 것 같아요.”박민정은 자기의 생각을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유남준은 약간 놀랐다. 그는 박민정이 그것까지 알 줄은 몰랐다.“그래. 오래 못가지.”서다희는 깜짝 놀랐다.유남준이 박민정의 말에 동의하다니. 그렇다면 왜 굳이 밑지면서까지 유성혁과 경쟁하는 거지?이 프로젝트에 적지 않은 돈을 썼다. 만약 돈을 벌지 못한다면 그냥 돈을 바닥에 던지는 것과 같다.“예찬이 유치원에서 내일 학부모 위원회의 회장을 선거해요. 나도 참가할 거예요. 서다희 씨, 이 업계에 관한 자료를 분석해서 나한테 줄 수 있어요?”박민정은 아까 서다희가 하는 말을 듣고 그들이 이미 자료 분석을 끝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그 자료를 들고 다른 학부모들에게 최현아의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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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0화

지원 엄마는 약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다가 박민정이 걸어오자 약간 허를 찔린 것처럼 안절부절 못했다.“예찬 엄마, 이렇게 일찍 왔어요?”“네. 오늘 학부모 위원회 회장 선거잖아요. 당연히 일찍 와야죠. 날 투표해준다고 했잖아요.”“당연하죠.”지원 엄마의 얼굴에 미소가 퍼졌폈다.어차피 투표는 무기명이니 걱정할 것이 없었다.학교 회의실에 도착한 그들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그러다 박민정이 들어오자 다들 갑자기 박민정의 시선을 피하면서 박민정을 못 본 것처럼 했다.박민정은 신경 쓰지 않았다.조금만 기다리면 재밌는 일이 일어날 거니까.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도한 엄마가 다가와 먼저 말을 걸었다.“예찬 엄마, 왔어요?”“네.”박민정이 웃어보였다.도한 엄마도 지원 엄마와 같은 사람인지, 박민정을 알 수 없었다.도한 엄마는 그녀를 끌고 가서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예찬 엄마, 오늘 그냥 선거에 참가하지 마요.”박민정은 도한 엄마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 알 수 없었다.“왜요?”도한 엄마는 용기를 내서 말했다.“제가 일찍 와서 들었는데 다들 최현아 씨한테 투표할 거라고 했어요... 아마도 약속한 것 같아요. 만약 경선에 참가한다면...”도한 엄마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박민정이 물었다.“나를 선거하는 사람이 적어서 내가 창피당할까 봐 그래요?”도한 엄마는 고개를 끄덕였다.박민정은 그제야 도한 엄마가 진심으로 그녀를 위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걱정하지 마요. 창피한 건 괜찮아요. 하지만 경선을 포기하면 그거야 말로 가장 창피한 일이겠죠. 내 아들을 위해서 한번 노력해 볼 거예요.”박민정은 어젯밤 예찬이한테 친구들과 선생님이 여전히 그를 무시하냐고 물었다.예찬이는 선생님이 바뀐 이후로 많이 나아졌지만 친구들은 여전히 그와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고 했다.그리고 자기는 그런 걸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박민정은 박예찬이 그렇게 말하는게 박민정이 걱정할까 봐서라는 것을 알았다.그렇게 어린 아이가 어떻게 친구들의 무시를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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