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연정이 바로 달려 나왔다.“도련님, 사모님은 주방에서 식사 중입니다. 명령하실 게 있으면 알려주세요.”“주방?”유남준은 약간 의아해했다.“왜 주방에서 먹는 거죠? 오라고 해요.”당근을 먹기 싫어서 혼자 주방에서 먹는 건가?“도련님, 이건 우리의 규칙입니다. 여자는 집안의 남자와 겸상할 수 없어요.”장연정이 대답했다.유남준은 멍해졌다.박윤우도 믿을 수가 없었다. 지금이 무슨 시대인데.장연정은 유남준을 위해 음식을 내오면서 말했다.“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사모님께 많은 음식을 준비해 드렸으니까 말이에요.”“그럼 이건...”유남준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장연정이 입을 열었다.“다 제가 준비한 겁니다.”그 순간, 유남준의 표정이 더 굳었다.하지만 그는 반백 살이 된 사람과 말다툼을 하고 싶지 않았기에 얘기했다.“박민정을 불러와요. 여기서 먹으라고 해요.”솔직히, 유남준은 박민정이 장연정의 말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그건...”장연정은 박민정을 부르러 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박윤우는 장연정을 쉽게 무시하고 걸상에서 내려가 주방에 왔다.박민정은 주방의 조그마한 의자에서 쌀밥을 먹고 있었다.그리고 그녀의 앞에는 흰 고기가 가득했다.볶은 게 아니라 다 삶아낸 것이었다. 소금을 제외하면 그 어떤 조미료도 들어가지 않았다.장연정은 삶은 고기가 임산부의 몸에 더 좋고 영양이 더 많다고 했다.간단하게 쌀밥을 몇 입 먹은 박민정은 더 먹지 않았다.박윤우는 눈앞의 광경을 보면서 갑자기 마음이 아팠다.“엄마.”박민정은 고개를 들어 박윤우를 쳐다보았다.“윤우야, 여긴 왜 왔어. 얼른 가서 밥 먹어.”박윤우는 고개를 젓고 박민정의 앞에 왔다.“엄마, 우리 나가서 먹자.”“안 돼. 영양사 할머니가 여기서 먹으라고 했어. 둘이서 먹어.’박민정은 박윤우를 향해 눈을 찡긋거렸다.박윤우는 바로 알아듣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엄마, 이건 개도 안 먹을 거야! 엄마가 왜 이런 걸 먹어!”박민정은 박윤우가 이렇게 연기를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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