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엄마한테서 지옥으로 가라는 저주를 받는 건 무슨 기분일까. 아마도 칼로 심장을 찔리고 짓밟히는 기분이 아닐까.박민정은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했지만 사실 가슴이 약간 아팠다. 아니, 심하게 아팠다. 이런 고통은 그녀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박민정은 애써 웃으면서 말했다.“한수민 씨. 지금은 어떻게 감옥에서 남은 생을 보낼지나 생각해요. 그리고 내가 아빠의 유산을 돌려받은 후, 당신과 당신의 딸인 윤소현이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나는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을 알아요. 대부분 바움 그룹의 돈으로 기초를 닦았더군요.”말을 마친 박민정은 화를 내는 한수민을 신경 쓰지 않고 몸을 일으켜 떠났다. 박민정이 몇걸음 떼자 뒤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리니 한수민이 의자에서 쓰러져 눈을 뒤집으며 아랫배를 꽉 누르고 다리를 덜덜 떨고 있었다.박민정은 멍하니 한수민을 보면서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려고 했다.또 아픈 척하는 건가?얼마 있다가 의사가 달려와 한수민을 병원으로 이송했다.박민정은 걸어 나오면서 기분이 복잡해졌다.장명철은 바로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민정아, 한수민 씨가 너랑 뭐라고 한 거야?”“얼마를 주면 소송을 취하할 건지 물어보던데요.”“은정숙 씨를 죽이고 박 대표님의 모든 유산을 몰래 빼돌렸으면서 소송을 취하하라고? 웃기는 소리네.”장명철은 쭉 한수민을 좋아하지 않았다.하지만 박형식은 한수민을 사랑했다. 그러다가 죽기 직전에야 정신을 차리고 유산을 박민정에게 물려준 것이다.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장명철에게 한수민이 아까 발작하면서 쓰러졌다고 했다.“또 아픈 척하는 거야?”장명철은 저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했다.박민정도 몰라서 고개를 저었다.“걱정하지 마. 어떻게 해도 감옥살이는 피할 수 없을 테니까.”장명철은 박민정이 한수민에 대해 희망을 품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요즘 조사한 것에 대해 알려주었다.“예전부터 한수민에 대해 조사했었는데 항상 박 대표님의 죽음이
박민정은 장명철에게 앞으로 한수민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잘 보라고 했다. 만약 정말 암 말기라면 박민정을 절대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돌아간 후.박민정은 정민기에게 아버지의 교통사고에 대해 알아봐달라고 했다. 장명철은 오른 시간이 지나 많은 증거들이 사라졌다고 했지만 박민정은 진실을 알고 싶었고 정확한 대답을 듣고 싶었다.모든 일을 마친 후, 박민정은 소파에 쓰러졌다. 아주 힘들지만 잠이 오지는 않았고 머릿속은 매우 복잡했다.어린 시절이 기억났다. 아버지는 자상한 얼굴로 박민정에게 어머니에 관해서 얘기했다. 어머니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고 얼마나 자기를 사랑하는지 말이다.박민정은 입안이 씁쓸해졌다. 그녀는 베개를 꼭 그러안았다.그리고 소파에 누운 채 한참이 지난 후에야 잠에 들었다.가정부는 그녀가 자는 것을 보고 담요를 덮어주었다.오늘 박윤우는 돌아오지 않는다. 학교에서 1박2일을 보내는 체험 때문이다.유남준은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고 돌아왔다. 가정부가 낮은 소리로 그에게 속삭였다.“대표님, 오늘 사모님께서 오후에 돌아오신 후부터 소파에 쭉 누워있다가 이제야 잠에 들었어요. 깨우지 못하겠어요. 하지만 여기서 자면 감기에 걸릴 수 있어요.”유남준은 그 말을 듣고 입을 열었다.“알겠으니 들어가서 쉬어요.”“네.”가정부는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유남준은 바로 소파 옆으로 걸어가 한번에 박민정을 담요에 감싸 품에 안았다. 그리고 박민정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가 침대에 눕힌 후 샤워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박민정이 갑자기 그의 손을 확 잡았다.“가지 마...”유남준은 약간 놀라서 멍해졌다.‘깬 건가?’그가 뭐라고 묻기도 전에, 박민정이 중얼거렸다.“아빠... 나 버리지 마...”유남준은 그제야 박민정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박민정의 목소리는 우는 사람 같았다. 유남준은 다른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만졌다. 그리고 그제야 그녀의 뺨 위에 눈물 자국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목이 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대 옆에
박민정은 멍하니 있다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얼굴이 새빨개졌다.유남준은 그녀가 손을 놓았을 때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앞으로 소파에서 자지 마. 침대까지 걷는 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유남준은 애써 목소리에서 감정을 덜어내려고 했다. 두 사람은 아직 싸우고 있는 단계다. 박민정은 아직 그에게 사과를 하지 않았다.박민정은 유남준이 자기를 걱정해 준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고마워요. 얼른 돌아가 쉬어요.”말을 마친 박민정은 다시 침대에 누웠다.유남준은 쉬지 않고 밖에 나와 서다희한데 박민정이 오늘 뭘 했는지, 왜 상태가 좋지 않은지 물었다. 그리고 다시 씻으러 갔다.서다희는 머리가 세게 아팠다. 마침 여자 친구와 데이트하는데 유남준이 또 일을 시키다니. 나중에 월급을 올려달라고 할 생각이었다.서다희는 직접 조사하지 않고 부하에게 CCTV를 돌려보라고 했다. 그제야 박민정이 한수민을 찾아갔다는 것을 알고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았다.유남준은 씻고 나와 침대에 누운 채로 서다희의 대답을 들었다.“대표님, 사모님께서는 오늘 한수민 씨를 만나러 갔다가 싸우고 오셨습니다. 한수민 씨는 화가 나서 발작하여 병원에 입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모님은 변호사와 얘기를 나눴는데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한수민 씨에 관한 내용일 가능성이 큽니다.”서다희는 하품을 하면서 말했다. 유남준이 입을 열려는데 서다희 옆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자기야, 그 대표님 너무... 변태 같아. 12시가 됐는데 계속 일을 시켜? 관심이 부족한 거 아니야? 이런 시간에는 사랑하는 사람이랑 사랑하는 일을 해야지...’이윽고 유남준은 “쉿”하는 소리를 들었다.유남준은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비서의 연애 현장에 이런 식으로 참여하게 될 줄은 몰랐다.유남준은 그날 밤 잠에 들지 못했다. 그는 박민정을 품에 꽉 안고 놓아주지 않고 싶었다.하지만 오늘 박민정이 잠에 들고 악몽을 꾸고 눈물까지 흘린 모습을 떠올리면 마음이 약해졌다.
박민정은 학부모들과 학부모 위원회의 얘기를 꺼낸 다음부터 그들의 움직임을 쭉 관찰했다.분명 그날 밤에는 문자를 주고받았지만 이튿날에는 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인스타그램을 언팔로우하기도 했다.심상치 않은 행동에 박민정은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내일이면 월요일이다. 곧 새로운 학부모 위원회 회장을 선거할 텐데, 학부모들이 갑자기 말을 바꾸지는 않을까?박민정은 시험 삼아 한 학부모에게 문자를 보내 가방이 어떠냐고 물었다.한참 있다가 그 학부모가 대답했다.[어머나, 죄송해요. 이 가방은 나랑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한 번만 들고 나갔는데 이제는 안 들고 나갈 것 같네요.]박민정은 다른 학부모한테도 문자를 했다. 그들은 물건이 별로라고 하거나 혹은 아직 안 써봤다고 둘러댔다.박민정은 내일 이 사람들이 분명 말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마도 누군가가 최현아한테 이 사실을 알린 것이 틀림없다.박민정은 미간을 짓눌렀다. 이번은 확실히 그녀가 실수했다.이 사람들이 처음 보는 박민정 때문에 최현아를 배신할 거라고 생각한 게 문제였다.유남준은 간밤 자지 못해 아주 늦게 깨어났다.박민정은 유남준을 보면서 물었다.“이제야 깼어요?”유남준은 보통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늦어도 일곱 시에는 일어나던 그가 오늘은 아홉 시 반에 일어났다.“아침에 할 일이 없어서.”어젯밤 찬물로 샤워했기 때문인지 지금 감기에 걸린 것처럼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다. 그는 박민정의 옆에 가서 앉았다.“밥은 먹었어?”“네. 먹었어요. 당신도 얼른 먹어요.”“입맛이 없어. 나가서 좀 걷자.”유남준이 얘기했다.아침을 먹은 지 얼마 안 되는 박민정은 산책을 하자는 유남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나름 어제저녁 옆에 있어 준 것에 대한 보답이랄까.“그래요.”잠시 학부모의 일은 접어두고 유남준과 함께 나가 걷기로 했다.밖에서는 시원한 바람에 꽃향기가 섞여서 불어왔다. 곧 봄이 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박민정은 옷을 여몄다.“올해는
이렇게 보면 학부모들이 박민정을 도와줄 것 같지 않았다.박민정은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 이때 서다희가 또 얘기했다.“하지만 투자해도 소용없을 겁니다. 다 날리게 되어있어요. 며칠 못 버틸 겁니다. 사모님, 혹시 유치원에 친한 학부모가 있으면 절대 투자하지 말라고 말려야 합니다.”박민정은 그 말을 듣고 정신을 번쩍 차렸다.“그래요? 확실해요?”서다희가 대답하기 전에 유남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유성혁이 하려는 공동구매는 주요하게 채소나 육류야. 하지만 이런 건 신선하게 저장하기도 힘들고 운비도 많이 들지. 지금 많은 회사들이 유성혁과 경쟁하고 있어. 말이 경쟁이지, 사실은 돈을 써서 소비자들에게 낮은 가격을 제공해 시장을 빨리 점해야 하는 거야. 그렇게 하면 다른 회사들의 시장까지 먹어치울 수 있거든.”그는 흠칫하다가 결국 그의 회사도 같은 일을 한다는 것을 얘기하지 않았다.채소와 육류는 사람들의 생활과 연관이 된다. 이렇게 큰 시장에서 누가 먼저 우세를 점한다면, 다른 회사들은 거의 희망이 없었다.박민정도 요새 배달을 시킬 때 채소와 육류의 공동구매가 아주 가격이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요새 공동구매가 핫한 모양인데, 신선도를 유지해야하는 이런 것들은 오래 가지 못할 것 같아요.”박민정은 자기의 생각을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유남준은 약간 놀랐다. 그는 박민정이 그것까지 알 줄은 몰랐다.“그래. 오래 못가지.”서다희는 깜짝 놀랐다.유남준이 박민정의 말에 동의하다니. 그렇다면 왜 굳이 밑지면서까지 유성혁과 경쟁하는 거지?이 프로젝트에 적지 않은 돈을 썼다. 만약 돈을 벌지 못한다면 그냥 돈을 바닥에 던지는 것과 같다.“예찬이 유치원에서 내일 학부모 위원회의 회장을 선거해요. 나도 참가할 거예요. 서다희 씨, 이 업계에 관한 자료를 분석해서 나한테 줄 수 있어요?”박민정은 아까 서다희가 하는 말을 듣고 그들이 이미 자료 분석을 끝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그 자료를 들고 다른 학부모들에게 최현아의 사업
지원 엄마는 약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다가 박민정이 걸어오자 약간 허를 찔린 것처럼 안절부절 못했다.“예찬 엄마, 이렇게 일찍 왔어요?”“네. 오늘 학부모 위원회 회장 선거잖아요. 당연히 일찍 와야죠. 날 투표해준다고 했잖아요.”“당연하죠.”지원 엄마의 얼굴에 미소가 퍼졌폈다.어차피 투표는 무기명이니 걱정할 것이 없었다.학교 회의실에 도착한 그들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그러다 박민정이 들어오자 다들 갑자기 박민정의 시선을 피하면서 박민정을 못 본 것처럼 했다.박민정은 신경 쓰지 않았다.조금만 기다리면 재밌는 일이 일어날 거니까.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도한 엄마가 다가와 먼저 말을 걸었다.“예찬 엄마, 왔어요?”“네.”박민정이 웃어보였다.도한 엄마도 지원 엄마와 같은 사람인지, 박민정을 알 수 없었다.도한 엄마는 그녀를 끌고 가서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예찬 엄마, 오늘 그냥 선거에 참가하지 마요.”박민정은 도한 엄마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 알 수 없었다.“왜요?”도한 엄마는 용기를 내서 말했다.“제가 일찍 와서 들었는데 다들 최현아 씨한테 투표할 거라고 했어요... 아마도 약속한 것 같아요. 만약 경선에 참가한다면...”도한 엄마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박민정이 물었다.“나를 선거하는 사람이 적어서 내가 창피당할까 봐 그래요?”도한 엄마는 고개를 끄덕였다.박민정은 그제야 도한 엄마가 진심으로 그녀를 위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걱정하지 마요. 창피한 건 괜찮아요. 하지만 경선을 포기하면 그거야 말로 가장 창피한 일이겠죠. 내 아들을 위해서 한번 노력해 볼 거예요.”박민정은 어젯밤 예찬이한테 친구들과 선생님이 여전히 그를 무시하냐고 물었다.예찬이는 선생님이 바뀐 이후로 많이 나아졌지만 친구들은 여전히 그와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고 했다.그리고 자기는 그런 걸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박민정은 박예찬이 그렇게 말하는게 박민정이 걱정할까 봐서라는 것을 알았다.그렇게 어린 아이가 어떻게 친구들의 무시를 견
이 유치원에서 학부모 위원회의 회장은 전체 학년을 포함한 회장이라 다른 반의 학부모 위원회 멤버도 참석한다.지난번 박민정은 몇몇 사람을 알게 되었지만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였다.그들 중에서 집에 어느 정도 재산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최현아에게 비밀리에 협력 제안을 받았었다.이는 도한 엄마가 다른 학부모들이 배신한 것을 전혀 몰랐던 이유이기도 했다. 이제야 우연히 듣게 되었다.그녀 집안은 파산 직전이었기 때문에 최현아가 그녀를 찾지 않은 것이었다. 그리고 최현아는 돈 없는 집안의 투표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신임 회장 선출이 시작되기 전 최현아는 박민정 앞으로 다가가고는 공개적으로 도발했다.“동서, 장애인이 학부모 위원회 회장이 될 수 있을 것 같아?”그녀는 박민정이 착용한 보청기를 가리키며 말했다.“만약 다른 사람이 발언할 때 보청기가 고장 나면 어쩔 건데? 설마 우리더러 새 보청기를 바꿀 때까지 기다리게 할 건 아니지?”박민정은 그녀의 도발에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반면 그녀의 얼굴은 너무나도 평온했다.“장애인보다 심보가 고약한 사람이 학부모 위원회 회장이 되는 게 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 학부모 위원회는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는데 심보가 고약한 사람은 아이를 해치려고만 할 테니까요. 그렇지 않나요?”“무슨 소리야? 분명 네 아들이 먼저 우리 지훈이를 해쳤잖아!”최현아는 벌컥 역정을 냈다.박민정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도대체 누가 누굴 해치려고 했는지 형님도 잘 알고 있을 텐데요.”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유지훈이 친구를 데리고 윤우 집에 찾아가서 복수를 시도했는데 최현아는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상황을 더 부추겼다.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최현아는 박민정과 더 논쟁하려 했지만 선생님과 원장이 다가와 그녀를 말려 일단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원장이 도착한 후 현장에 있는 학부모 위원회 멤버들에게 작년 아이들의 성장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했다. 그리고 학부모 위원회 회장을 선출하는 투표를
박민정은 스테이지 위에서 다른 학부모들의 무례한 태도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안녕하세요. 저는 예찬이 엄마, 박민정입니다. 원장님께서 이미 소개해 주셨으니 다시 자기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학부모들은 여전히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며 박민정을 무시했다.도한 엄마는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어떻게 해서든 박민정을 막을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지금 박민정은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었으니 말이다.박민정은 이런 상황에도 침착함을 유지하고 USB를 꺼냈다.“원장님, 혹시 이걸 스크린에 띄워주실 수 있을까요?”원장은 그 말을 들은 후 바로 그녀를 도와 내용을 스크린에 띄우려 했다.거기에 바로 관심이 쏠린 일부 학부모들은 박민정을 비웃기 시작했다.“준비는 철저하게 했네. PPT라도 보여줄 건가 봐?”“준비를 그렇게 철저하게 하면 뭐해? 회장이 되려면 PPT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걸로는 부족할 텐데.”“나도 저렇게 돈이 많았으면 이 고생을 하지 않았지. 아들을 아예 다른 학교로 보냈을 거야.”최현아는 주변 학부모들이 박민정을 비웃는 걸 보고 입꼬리를 씩 올렸다.‘박민정도 참 멍청하네. 일반 학교라면 학부모 위원회 회장은 도움이 되기 위해 다양한 능력을 갖추어야 하겠지만 여기는 일반 학교가 아니라고. 내가 회장이 되면 이런 일을 하나 똑똑히 봐. 난 회장의 권력만 누릴 거라고.’다들 박민정이 어떻게 망신을 당할지 기대하고 있을 때 스크린에 USB 내용이 떴다. PPT가 아닌 재무제표였다.“이게 뭐야?”누군가 재무제표에 적힌 법인이 유성혁인 걸 발견했다.“유성혁 씨 회사 재무제표인 것 같은데요?”누군가가 말했다.최현아는 순간 당황했다.박민정은 천천히 재무제표를 확대했는데 특별히 손실 부분을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해 유성혁의 회사가 얼마나 부실한지를 모든 사람이 똑똑히 볼 수 있도록 했다.“박민정, 지금 뭐 하는 거야?”최현아가 정신을 차리고는 그녀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물었다.박민정은 그녀의 말을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