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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박민정은 학부모들과 학부모 위원회의 얘기를 꺼낸 다음부터 그들의 움직임을 쭉 관찰했다.

분명 그날 밤에는 문자를 주고받았지만 이튿날에는 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인스타그램을 언팔로우하기도 했다.

심상치 않은 행동에 박민정은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내일이면 월요일이다. 곧 새로운 학부모 위원회 회장을 선거할 텐데, 학부모들이 갑자기 말을 바꾸지는 않을까?

박민정은 시험 삼아 한 학부모에게 문자를 보내 가방이 어떠냐고 물었다.

한참 있다가 그 학부모가 대답했다.

[어머나, 죄송해요. 이 가방은 나랑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한 번만 들고 나갔는데 이제는 안 들고 나갈 것 같네요.]

박민정은 다른 학부모한테도 문자를 했다. 그들은 물건이 별로라고 하거나 혹은 아직 안 써봤다고 둘러댔다.

박민정은 내일 이 사람들이 분명 말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누군가가 최현아한테 이 사실을 알린 것이 틀림없다.

박민정은 미간을 짓눌렀다. 이번은 확실히 그녀가 실수했다.

이 사람들이 처음 보는 박민정 때문에 최현아를 배신할 거라고 생각한 게 문제였다.

유남준은 간밤 자지 못해 아주 늦게 깨어났다.

박민정은 유남준을 보면서 물었다.

“이제야 깼어요?”

유남준은 보통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늦어도 일곱 시에는 일어나던 그가 오늘은 아홉 시 반에 일어났다.

“아침에 할 일이 없어서.”

어젯밤 찬물로 샤워했기 때문인지 지금 감기에 걸린 것처럼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다.

그는 박민정의 옆에 가서 앉았다.

“밥은 먹었어?”

“네. 먹었어요. 당신도 얼른 먹어요.”

“입맛이 없어. 나가서 좀 걷자.”

유남준이 얘기했다.

아침을 먹은 지 얼마 안 되는 박민정은 산책을 하자는 유남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름 어제저녁 옆에 있어 준 것에 대한 보답이랄까.

“그래요.”

잠시 학부모의 일은 접어두고 유남준과 함께 나가 걷기로 했다.

밖에서는 시원한 바람에 꽃향기가 섞여서 불어왔다. 곧 봄이 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박민정은 옷을 여몄다.

“올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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