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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1화

유남준은 본능적으로 박민정이 도망갈 거라고 생각하고 카드를 받지 않았다.

“카드는 이미 유치원 주식 사는 데 썼어요. 지금은 그렇게 돈 쓸데도 없고, 그리고, 아무래도 제 돈은 제가 벌어서 쓰려고요.”

박민정이 해명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나서야 유남준은 안심했다.

“네가 번 돈은 네 돈이고, 내가 준 돈도 네 돈이야. 다르지 않은 것 같아도 달라.”

유남준이 잠시 머뭇거렸다.

“남편은 당연히 아내한테 돈을 맡겨야 하는 거야. 내가 얼마나 있는지 진짜 알고 싶지 않아?”

박민정은 당연히 궁금했다.

“얼마 있는데요?”

유남준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답했다.

“셀 수 없을 만큼.”

이것도 대답이라고 하는 건가?

박민정은 살짝 어이가 없었다.

유남준은 자연스레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민정아. 며칠 후에 선물 하나 줄게.”

“괜찮아요...”

박민정은 무심코 거절했다.

유남준이 그녀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거절은 거절할게.”

박민정은 어이가 없었다.

결국 유남준의 횡포를 이기지 못하고 그에게 끌려 데이트하러 갔다.

박민정은 무슨 특별한 게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이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놀이공원이었다. 임산부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온다고?

이 남자. 머리에 뭐가 문제가 있는 건가.

결국 두 사람은 회전목마와 롤러코스터만 탔다.

저녁에는 또 영화관에 갔는데 영화관에 통째를 대관했다. 여긴 시내 중심에 있는 영화관이다. 하지만 유남준이 전체를 대관해서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 입구에 선 채 들어오지 못하고 있었다.

“예전에 매번 영화 보러 오고 싶다고 난리 치더니. 앞으로는 매주 영화 보러 오자, 어때?”

유남준이 물었다.

박민정은 매주 이렇게 이목을 끄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집에서 봐요. 이렇게 밖에서 보면 잘 보이지도 않고 소리만 들을 수 있잖아요. 집에서는 소리도 크게 들을 수 있고 사람도 없어요.”

“알았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자.”

유남준이 고분고분 말을 듣자 박민정은 어두운 빛을 통해 유남준의 훈훈한 옆모습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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