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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위태로운 제안: Chapter 1191 - Chapter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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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1화

“탯줄이 목에 두 바퀴나 감겨있다고 하더라고요.”이에 안문희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이런 상황에서는 정말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간호사분이 밖으로 나오면서 말했다.“아이 용품은 준비되셨어요? 준비되셨으면 저한테 주세요.”“여기 있어요.”안문희가 급히 가방에서 아이 용품을 꺼냈다.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집에서 옷과 담요를 하나씩만 가져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깔끔하게 씻어서 밀봉하여 보관해 두었기 때문에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가방 안에는 모자, 기저귀, 젖병, 분유 등도 있었다.간호사는 급한 나머지 아예 가방째로 들고 수술실 안으로 들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 선생님이 수술실 밖으로 나오면서 말했다.“부 대표님, 축하드립니다. 따님입니다.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고요. 아이는 인큐베이터 실로 옮겨졌습니다. 아마도 두 달은 있어야 할 것입니다.”부승민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랑이는요?”“아직 마무리 중입니다. 곧 병실로 옮겨질 것입니다.”“네. 감사합니다.”“그러면 저는 휴식하러 가보겠습니다.”의사 선생님은 부승민과 간단히 인사하고는 사무실로 향했다.2분 뒤, 왼손에 링겔을 맞고 있는 온하랑이 간호사에 의해 수술실밖으로 나왔다.병실로 옮겨지는 내내 부승민은 옆을 떠나지 않았다.“하랑아, 수고했어. 몸 괜찮아?”하반신마비라 정신은 말짱하여 부승민을 향해 웃었다.“괜찮아요. 그런데 딸이라네요...”“알고 있어.”부승민은 눈물이 글썽한 채 온하랑의 손을 잡고 있었다.“고마워. 하랑아.”과거를 잊고 모진 풍파를 겪으면서 자신을 포기하지 않아서 고마웠다.이제 이 둘 사이에는 사랑스러운 딸이 존재하는 것이다.부승민은 딸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모진 풍파를 대신 막아주리라 다짐했다.병실에 도착하고, 간호사가 주의 사항을 당부했다.“6시간 내 음식을 섭취하시면 안 되고, 6시간 이후에는 미음 같은 걸 드셔도 됩니다. 담백한 음식으로 드시고, 최대한 자극적인 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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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2화

“당연하지.”부승민이 웃더니 말했다.“얼른 자.”부승민의 딸은 태어나서부터 금수저였다.눈을 감고 있던 온하랑은 피곤했는지 곧 꿈속에 빠져들었다.집으로 돌아간 부승민은 옷을 갈아입고 온하랑의 옷과 물건을 챙기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갔다.안문희도 온하랑 옆에서 눈을 붙이고 있었다.부승민은 내일이면 베이비시터가 도착할 거라면서 오늘은 자기가 돌보겠다고 했다.한문희는 집에서 부시아만 돌보면 되었다.온하랑은 새벽 5시가 되어서야 깼다.마취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슬슬 아파져 오기 시작했다.온하랑은 좌우를 두리번거리다 엎드려 자고있는 부승민을 발견했다.“오빠.”“응?”부승민은 잠결에 온하랑의 목소리를 듣고 바로 잠에서 깨어났다.“하량아, 어디 불편해?’“수술 자국이 조금 아프네요.”온하랑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아파서 깨어났어요.”“의사 선생님 불러올게. 진통제 좀 받을 수 있나 물어보게.”“네.”몇 분 뒤, 의사 선생님이 병실로 찾아와 온하랑의 상태를 체크하고는 진통제 주사를 놔주었다.“하량아, 또 어디 불편한 데 없어? 옷 갈아입을래?”부승민이 물었다.지금 온하랑은 제왕절개수술을 할 때 입었던 수술복 차림에 안에는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온하랑은 바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부승민은 트렁크에서 온하랑의 속옷과 편안한 잠옷을 꺼냈다.이런 상황에서는 부끄러워할 새도 없었다. 그렇게 온하랑은 부승민의 도움으로 옷을 갈아입고 옆으로 누웠다.스스로 몸을 돌릴 수 있었지만 복부에 힘쓰다 보면 상처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진통제가 슬슬 효과를 보이면서 상처도 덜 아팠다.온하랑은 여전히 어두운 밖을 내다보더니 물었다.“지금 몇 시예요?”“다섯 시 사십이 분. 더 잘래?”“네. 오빠도 더 자요.”온하랑은 다시 자려고 눈을 감았다.그런데 몇 분 안 지나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는지 눈을 번쩍 떴다.“오빠.”“응?”“우리 아직 아이 이름도 짓지 않았잖아요.”옆으로 누워있던 부승민이 고개 들어 온하랑을 쳐다보았다.“그러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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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온하랑은 이불을 뒤집어쓰면서 말했다.“모르겠어요. 내일 봐요.”그러다 다시 꿈속에 빠져들었다.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아침 8시였다.병실을 지키고 있던 베이비시터는 온하랑이 깨어난 걸 보고 인사했다.“사모님, 어디 불편한 데 없으세요?”온하랑은 하품을 하고서 눈을 비비더니 베이비시터 황은숙을 바라보았다.“저 다리가 저려서 그러는데 똑바로 눕고 싶어요.”황은숙은 온하랑의 허리를 잡고 부드럽게 몸을 돌렸다.온하랑이 주변을 살피더니 물었다.“오빠는 갔어요?”“나가셨어요. 어디 간다고는 말씀하시지 않으셨어요. 더 주무실래요?”“아니요. 일어날래요.”황은숙은 천천히 침대 등받이를 올리고는 칫솔과 물컵을 가져왔다.온하랑이 이발을 다 닦았을 때, 세수할 수 있게 따뜻한 수건도 가져왔다.이때, 부승민이 돌아왔다.“하랑아, 깼어? 몸은 어때?”“괜찮아요. 출근 안 했어요?”“하랑이가 심심할까 봐. 며칠은 병원에서 함께 지낼 거야.”부승민은 온하랑과 함께하려고 취소할 수 있는 스케줄은 취소하고, 미룰 수 있는 스케줄도 모조리 미룬 상태였다.힘들게 아이를 낳아줬는데 혼자 병원에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온하랑이 흐뭇한 얼굴로 쳐다보았다.“아까는 뭐 하러 갔어요?”부승민이 피식 웃었다.“세수 다 하면 알려줄게.”온하랑은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뭐길래 이렇게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거예요?”온하랑은 세수를 마치고 황은숙이 건넨 스킨로션을 바르면서 부승민을 쳐다보았다.“이제 됐죠? 말해봐요.”부승민은 핸드폰을 꺼내 온하랑한테 보여주었다.“이거 봐.”핸드폰 화면 속에는 얼굴이 발그레한 아이가 눈을 감고 자고 있었다.온하랑은 멈칫도 잠시 그윽하게 핸드폰 화면을 쳐다보았다.“이건...”“맞아. 우리 딸. 간호사분한테 찍어달라고 했어.”온하랑은 유심히 보더니 억지 미소를 지었다.“음... 어제보다는 훨씬 예뻐졌네요.”황은숙도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다가와 핸드폰을 쳐다보았다.“어머, 너무 예쁘네요.”온하랑이 힐끔 쳐다보자 황은숙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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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부승민은 부끄러워하는 온하랑의 모습에 피식 웃고 말았다.“일단 물 마셔. 가스가 나오면 아주머니한테 말씀드리고.”온하랑이 황은숙이 준비해 두었던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있을 때, 부승민은 병원 사이트에 들어가서 인큐베이터 동영상을 찾아보았다.“하량아, 이거 봐봐.”화면 속 모습은 사진 속 모습처럼 손을 들고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화면에서는 시간도 볼 수 있었고, 아이가 숨을 쉬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할 수 있었다.“좋네요.’온하랑은 화면 속 작은 몸집에 작은 손발, 포동포동한 팔다리를 하고 있는 녀석의 모습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느낌이었다.“계속 보고있어도 돼. 몸을 뒤집거나 우유 마시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거야.”“아이패드 가져왔어요? 아이패드로 보게요.”부승민은 가방에서 아이패드를 꺼내 병원 사이트로 들어가서 다시 동영상을 켜놓았다.녀석이 아직 움직이지도 않는데 보고만 있어도 힐링 되는 느낌이었다.몇 분 뒤, 녀석이 입을 오므리더니 고양이처럼 기지개를 켜는 것이다.“이거 봐봐요. 얼마나 귀여워요.”온하랑은 마음이 사르륵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귀엽네.”온하랑은 고개돌려 부승민을 쳐다보았다.“어제 잘 못 잔 거 아니에요? 좀 자다 올래요?”“아니. 여기서 함께 있을 거야.”“그래도 좀 쉬어요. 저녁이면 아주머니랑 바통 터치해야죠.”부승민은 잠깐 고민하더니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장 비서. 베이비시터 좀 알아봐. 경험이 풍부하고 인성이 좋은 분으로. 월급은 상관없어. 최대한 빨리. 오후면 바로 오실 수 있게.”부승민은 전화를 끊자마자 온하랑을 쳐다보았다.“이러면 됐지?”온하랑은 할 말을 잃었다.“이거 무슨 냄새에요?”온하랑은 코를 킁킁거리면서 어디서 나는 냄새인지 물었다.“아주머니, 지금 뭘 끓이고 계세요?”“어죽이요...”아주머니는 뚜껑을 열어 휘젓고 있었다.“식사하실 수 있을 때 바로 드시게 미리 끓여놓는 거예요. 어죽이 몸에 좋아요.”“참 생각이 깊으시네요.”“그럼요.”황은숙이 뿌듯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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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잘 모르겠어요.”온하랑은 망설이고 있었다.“열 달을 채워서 출산할 줄 알고 모유 수유하지 않으려고 했는데...”“아이가 일찍 태어날 줄 몰랐죠?”“네.”온하랑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아이 면역력이 좋아질 수 있도록 첫 달은 모유 수유하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어차피 산후 조리하셔야 하잖아요. 일에도 지장이 없으니 한 달 후에 단유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온하랑은 잠깐 고민해 보더니 황은숙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어죽을 다 마시고 온하랑은 또 CCTV를 쳐다보았다.8시 반쯤, 의사 선생님이 간호사와 함께 회진을 돌면서 온하랑의 상처를 소독해 주고 거즈를 붙여주었다.의사 선생님과 간호사가 떠나고, 온하랑은 부승민과 황은숙을 쳐다보더니 말했다.“저... 화장실 가고 싶어요.”온하랑은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했다.‘아직 수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침대에서 내려갈 수 없는데 어떡하지? 성인 기저귀를 하고 그냥 침대에서 해결할까? 아니면 카테터를?’어떤 방법으로든 창피하기만 했다.똑같이 이런 상황은 처음인 부승민은 침묵 끝에 이렇게 말했다.“아니면... 내가 화장실까지 안아줄까?”“그럴 필요 없어요.”황은숙이 말했다.“자, 사모님. 제가 부축해 드릴 테니 천천히 걸어보세요.”“그래도 돼요?”“괜찮아요. 자.”황은숙은 한 손으로 온하랑의 어깨를 부축하고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저를 따라 천천히 돌아누우세요...”부승민도 옆에서 온하랑이 일서날 수 있게 등을 받쳐주었다.온하랑은 천천히 발을 바닥에 내려놓고 황은숙과 부승민의 부축하에 천천히 일어섰다.일어서니 훨씬 상쾌한 느낌이었다.온하랑은 천천히 걸어서 화장실로 향했다.부승민은 화장실 문 앞까지 함께했고, 온하랑은 황은숙과 함께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닫고는 천천히 변기에 앉았다.창피할 것도 없이 후다닥 해결하고는 아줌마와 함께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그래도 큰 신호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쓸 힘도 없었을 것이다.황은숙과 부승민은 다시 온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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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화

[뭘 이렇게 많이 줘.][요 며칠 바빠서 그러는데 시간 나면 우리 양딸 보러 갈게.][나는 안 보고?][못생긴 사람은 안 봐.]점심 식사 시간, 온하랑은 그릇에 담겨있는 죽을 보더니 입을 삐쭉 내밀었다.이때 부승민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두 날만 참아. 나중에 아주머니가 맛있는 걸 해주실 거야.”“오빠 밥은 맛있어 보이네요?”“켁...”사레에 들린 부승민은 황은숙을 힐끔 보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생각해 봐. 이걸 먹으면 소화하고 나서...”온하랑은 바로 그의 입을 막았다.“그만 해요! 죽 먹으면 될 거 아니에요!”오후. 장 비서가 베이비시터 한 명을 보내왔다. 자기 와이프가 출산할 때 모셨던 베이비시터라면서 책임감도 넘치고 경험도 있으신 분이라고 했다. 마침 시간이 돼서 소개받고 온 것이다.부승민은 베이비시터 유정화와 어느정도 이야기를 해보고는 계약하기로 했다. 이제부터 황은숙과 유정화가 번걸아 가면서 온하랑을 돌보기로 했다.온하랑은 심심했는지 또 아이패드를 쳐다보았다.잠에서 깨어난 녀석은 기지개를 켜더니 배고픈지 울기 시작했다.온하랑은 마음이 찢기는 듯했다.“왜 우는 거예요? 배고파서 우는 거예요?”부승민은 그녀의 옆에서 함께 아이패드를 쳐다보고 있었다.“걱정하지 마. 간호사분이 잘 돌봐주실 거야.”말이 끝나자마자 화면 속에 간호사분이 나타났다.녀석이 배고파서 우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예 분유를 타왔다. 한 손으로는 녀석의 목을 받쳐주고 한 손으로는 젖병을 입에 물렸다.눈을 감고 있던 녀석은 분유 냄새를 맡고 본능적으로 울음을 멈추고 젖병을 빨기 시작했다. 두 손은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온하랑은 또 한 번 마음이 사르륵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유정화도 CCTV 속 아이 울음소리를 듣고 웃으면서 말했다.“아이 울음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는 것이 그래도 발육이 잘됐나 봐요.”온하랑은 그제야 안심할 수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는지 진지하게 말했다.“오빠.”“응?”“우리 애가 나중에 크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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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7화

뒤따라 들어온 안문희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다. “사모님이 출산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찌나 오고 싶어 하던지. 하원하자마자 이쪽으로 왔어요.” 부시아는 주위를 둘러보며 부승민에게 인사를 하고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빠, 숙모, 동생은요?” 부승민은 손을 뻗어 아이패드를 건네주며 말했다. “동생 여기 있어. 이쪽으로 와봐.” “엄청 작아요.” 부시아는 침대에 기대며 아이패드 화면을 쳐다봤다. “그런데 왜 상자 안에 있어요?” “동생이 너무 빨리 태어나서 지금 잠깐 상자 속에 있는 거야. 여기에 있어야 더 잘 자랄 수 있거든.” 부시아는 알듯 말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언제 나와요?” “두 달 정도 있어야 돼.” “네? 그렇게 오래요?” 부시아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시간 금방 지나갈 거야. 시아 아직 밥 안 먹었지? 이따가 아빠랑 같이 밥 먹자.” “네.” 부시아는 가방을 소파에 내려놓고 짧은 다리로 침대 옆으로 달려가 작은 얼굴을 삐쭉 내밀었다. “숙모, 약 드시는 거예요?” “아니. 이건 어탕이야. 시아도 먹어볼래?” “네.” 부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엄청 맛있을 것 같아요.” “아주머니한테 한 그릇 떠달라고 해.” “알겠습니다.” 병실에 주방용품이 많지 않아 부승민과 베이비시터는 배달 음식을 시켰다. 저녁을 먹은 후, 부시아는 가기 싫은지 아쉬운 표정을 짓더니 마지못해 안문희를 따라 떠났다. 황은숙도 퇴근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정화가 출근했다. 수술 둘째 날, 주현이 선물을 한가득 가지고 온하랑 보러 찾아왔다. 셋째 날, 온하랑의 몸과 정신이 눈에 띄게 회복되었다. 부승민이 이미 조산 소식을 할머니와 둘째 이모에게 알린 터라 그들도 온하랑을 만나러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왔다. 수다를 한참 떨다가 모니터를 통해 아이를 한참 동안 바라봤다. 점차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었던 온하랑은 최대한 많이 걸어 다녔고 저녁 식사 후에는 부승민의 부축을 받으며 복도를 산책했다. 병실로 돌아온 후, 부승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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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8화

2분 뒤 부승민이 수건을 들고 화장실에서 나왔다. 온하랑과 눈이 마주친 그는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마사지하기 전에 온찜질을 하는 게 좋대.” “생각보다 능숙한데?” 부승민은 가볍게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수건을 온하랑에게 건네주고선 큰 손을 뻗어 천천히 그녀의 잠옷 단추를 풀었다. 그 후 따뜻한 수건으로 찜질했고 잠깐 사이에 온하랑은 가슴이 부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부승민이 지켜보고 있으니 기분도 묘했다. “얼마동안 해야 돼?” “십분.” 그 말을 끝으로 부승민은 다시 화장실로 가서 따뜻한 수건 하나를 더 가지고 나왔다. 그렇게 두 수건을 맞바꾸며 찜질을 했다. 10분 후, 수건을 거두었다. 뭉친 열기가 순식간에 사라지자 으슬으슬한 서늘함이 찾아왔다. “조금 춥네? 이불 덮을래.” 온하랑은 이불을 끌어당기며 태연하게 말했다. “이러면 마사지가 잘 안돼.” 부승민은 푹신한 담요를 두 번 접어 온하랑에게 덮어주었다. “그럼... 시작할게.” “응...” 그는 담요 밑으로 손을 뻗어 엄지손가락을 위로 세운뒤 네 손가락으로 가볍게 주물 었다. “아주머니가 가장자리부터 시작해서 적당한 힘으로 천천히 눌러야 된다고 했어.” 부승민의 움직임에 따라 담요도 오르락내리락했다. 시선이 마주치자 모호한 분위기가 병실 안을 가득 채웠다. “말하지 마.” “아주머니가 이렇게 열 번 반복하면 된대. 하루에는 적어도 두세 번은 해야 한다고...” “말하지 말고 그냥 해.” “느낌이 어때?” “조금 이상해.” “어떻게 이상한데?” “부어오르는 느낌이랄까?” 온하랑은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맞아. 그런 느낌이래. 금방 나오겠는데? 이번이 열 번째야. 됐어.” “끝난 거야?” “그리고...” 부승민은 손가락을 살살 비틀며 말했다. “이렇게 유방을 자극하면 모유가 훨씬 더 많이 나온댔어.” “그게... 사실이야? 네가 지어낸 건 아니지?” 온하랑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못 믿겠으면 직접 아주머니한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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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화

부승민은 젖병을 손에 들고 생각에 잠겼다. “손바닥만 한 애가 이걸 다 마실 수 있을까?” 온하랑은 그 질문에 헛웃음이 나왔다. “남기면 간호사가 따로 보관하니까 이상한 걱정 좀 하지 마.” 부승민은 웃으며 답했다. “보통은 아이가 분유에 적응할 수 있게 간호사들이 모유랑 번갈아 가면서 먹이잖아. 그럼 너무 낭비 아닌가?” 온하랑은 눈살을 찌푸렸다. “모유를 냉장 보관하면 3,4개월까지 가능해.”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온하랑은 단번에 알아챘다. “아... 그렇구나.” 부승민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쉽네.” “부승민!” “알았어. 지금 바로 주고 올게.” 얼마 지나지 않아 부승민은 병실로 돌아왔고 온하랑은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놀고 있었다. 이를 본 부승민은 노트북을 꺼내 소파에 앉아 업무를 보았다. 그러던 중 노트북 바로 옆에 놓인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부승민은 화면을 한번 들여다보고는 침대에 있는 온하랑을 바라봤다. 그 시각 온하랑은 두 손으로 핸드폰을 쥔 채 초집중했는데 반응만 봤을 땐 카톡을 보낸 사람이 온하랑은 아닌듯했다. ‘바로 앞에 있는데 그냥 말하면 될걸 왜 카톡을 보내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 모습은 뭔가 재밌는 내용을 공유한 것 같지도 않았다. 부승민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핸드폰을 들어 카톡을 클릭했다. 아니나 다를까 온하랑이 보내온 메시지였는데 고작 세 글자가 담겨있었다. [맛있어?] 앞뒤 주어를 잘랐지만 부승민은 그녀가 무엇을 묻고 있는지 알았다. [응. 또 먹고 싶어.] 메시지를 전송한 후 부승민은 고개를 들어 온하랑을 바라봤다. 여전히 핸드폰 화면만 응시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귀는 점점 빨개졌다. 온하랑은 타이핑을 하는 듯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였다. 그 행동에 부승민은 다시 핸드폰을 바라봤고 곧이어 카톡 알림 창이 떠올랐다. [내가 인터넷을 찾아봤는데 비릿한 맛이래.] [살짝 비리긴 한데 맛있어.] 부승민은 그 맛을 다시 한번 되뇌었다. 카톡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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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화

병실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유정화는 온하랑과 부승민을 번갈아보며 눈치를 살폈다. 한 명은 핸드폰, 다른 한 명은 노트북.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듯 그 어떤 대화도 주고받지 않았다. 유정화가 병실에 들어온 이후로 부승민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두 분... 싸웠나?’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지만 나설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기에 침묵을 택했다. 따지고 보면 온하랑의 산후조리를 돌봐주기 위해 이곳에 왔고, 산후조리가 끝나는 동시에 계약도 종료이니 굳이 이런 일에 끼어들 필요가 없다. 유정화는 알지 못했다. 부승민의 노트북 화면은 온하랑과의 채팅창에 멈춰있다는 것을. [읽씹? 왜 갑자기 답장 안 해.] 답장할 생각이 없었던 온하랑은 실수로 메시지를 눌렀고 ‘1’이 사라지니 답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딱히 할 말이 없는데?] [맛볼 기회가 또 있을까?] [나중에 모유 짜내면 먹던가...] [그럼 그 맛이 안 날 텐데?] 콜록. 온하랑의 기침소리가 병실 안의 정적을 깨뜨렸다. 그녀는 목을 가다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부승민을 바라봤다.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들어가서 쉬어.” “응?” 부승민은 고개를 들고선 희미롭다는 듯이 온하랑을 바라봤다. “이제 몸도 많이 좋아졌고 아주머니가 항상 곁에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 회사도 며칠이나 비웠잖아. 푹 쉬고 출근해서 일 봐야지.” ‘지금 날 쫓아내는 건가?’ “하랑아, 내일 토요일이야. 난 며칠 더 같이 있고 싶은데? 일은 여기서 해도 돼.” “평소 토요일에도 출근했잖아? 얼른 일해서 우리 아이 분유값 벌어야지. 그리고 겸사겸사 인테리어 공사가 잘되는지도 확인해 줘.” 이때 유정화가 입을 열었다. “대표님, 여긴 저한테 맡기시고 들어가세요.” 사실 유정화는 부승민이 병실에 있는 게 많이 불편했다. “알겠어요.” 부승민은 마지못해 한발 물러섰다. “퇴근하고 보러 올게.” “응.” 부승민은 대충 물건을 챙긴 뒤 노트북 가방을 들고 일어나며 아쉬운 눈빛을 보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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