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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화

병실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유정화는 온하랑과 부승민을 번갈아보며 눈치를 살폈다.

한 명은 핸드폰, 다른 한 명은 노트북.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듯 그 어떤 대화도 주고받지 않았다.

유정화가 병실에 들어온 이후로 부승민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두 분... 싸웠나?’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지만 나설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기에 침묵을 택했다.

따지고 보면 온하랑의 산후조리를 돌봐주기 위해 이곳에 왔고, 산후조리가 끝나는 동시에 계약도 종료이니 굳이 이런 일에 끼어들 필요가 없다.

유정화는 알지 못했다. 부승민의 노트북 화면은 온하랑과의 채팅창에 멈춰있다는 것을.

[읽씹? 왜 갑자기 답장 안 해.]

답장할 생각이 없었던 온하랑은 실수로 메시지를 눌렀고 ‘1’이 사라지니 답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딱히 할 말이 없는데?]

[맛볼 기회가 또 있을까?]

[나중에 모유 짜내면 먹던가...]

[그럼 그 맛이 안 날 텐데?]

콜록.

온하랑의 기침소리가 병실 안의 정적을 깨뜨렸다.

그녀는 목을 가다듬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부승민을 바라봤다.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들어가서 쉬어.”

“응?”

부승민은 고개를 들고선 희미롭다는 듯이 온하랑을 바라봤다.

“이제 몸도 많이 좋아졌고 아주머니가 항상 곁에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 회사도 며칠이나 비웠잖아. 푹 쉬고 출근해서 일 봐야지.”

‘지금 날 쫓아내는 건가?’

“하랑아, 내일 토요일이야. 난 며칠 더 같이 있고 싶은데? 일은 여기서 해도 돼.”

“평소 토요일에도 출근했잖아? 얼른 일해서 우리 아이 분유값 벌어야지. 그리고 겸사겸사 인테리어 공사가 잘되는지도 확인해 줘.”

이때 유정화가 입을 열었다.

“대표님, 여긴 저한테 맡기시고 들어가세요.”

사실 유정화는 부승민이 병실에 있는 게 많이 불편했다.

“알겠어요.”

부승민은 마지못해 한발 물러섰다.

“퇴근하고 보러 올게.”

“응.”

부승민은 대충 물건을 챙긴 뒤 노트북 가방을 들고 일어나며 아쉬운 눈빛을 보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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