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421 - 챕터 430

1009 챕터

제421화

하지만 이때. “꺄악!” 엄진우가 매정하게 피하는 바람에 양설희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엎어져 버렸다. “오빠!” 양설희는 코를 움켜쥔 채 화를 내며 말했다. “설마 진짜 게이야? 아니면 그쪽에 문제 있어?” 엄진우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난 필요 없으니까 빨리 꺼져. 지금 안 나가면 후회할 거야.” 양설희는 안색이 일그러졌다. “몰라! 예우림 씨가 오빠 바지 안 벗기면 돈 한 푼도 안 준다고 했단 말야!” 말을 끝낸 그녀는 아예 옷을 전부 벗어 던졌는데 온몸에 달랑 팬티만 남아 사람 마음을 더 일렁이게 했다. 그녀는 어떤 남자든 그녀의 매력을 거부할 수 없다고 자신했다. 상대가 고자만 아니라면! 쾅!하지만 엄진우는 전혀 흔들림이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아예 별장 문밖으로 내던져버린 후 문까지 걸어 잠갔다. 밖에서 욕지거리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엄진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예우림, 적당히 해! 저딴 여자를 보내 내 인내심을 시험해?” 엄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나 아직 그 정도로 굶지 않았어.” 이때 위층에서 오피스룩 차림의 예우림이 나타났는데 아무리 봐도 골절은 아니었다. “어머, 우리 엄 대표님 화났어?” 그 모습에 예우림은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네가 그사이에 나쁘게 변했는지 나도 확인은 해야지. 이젠 내 초대도 감히 거절하잖아.” 엄진우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해야. 불야성 공사 기간이 너무 빠듯해서 나 요즘 밤낮으로 일하고 있어. 밥 먹을 시간도 없다고. 근데 당신 만나러 지성그룹까지 갈 시간이 어딨겠어?” 예우림은 엄진우의 설명이 꽤 이치에 맞다고 생각했다. 내가 속이 너무 좁아서 오해했던 걸까? 여기까지 생각한 예우림은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턱을 치켜올리고 전보다 거친 엄진우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손가락으로 그의 수염을 쓸며 말했다. “면도할 시간도 없었어? 지저분하게. 가자. 내 방으로 가서 면도해 줄게.” 예우림은 엄진우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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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착착착! 욕실에서 절주 있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소리는 한 시간 넘게 계속되었다. “나쁜 새끼.” 예우림은 몸에 수건을 두른 채 젖은 머리카락을 위로 넘기며 욕실에서 걸어왔다. 그녀의 얼굴은 빨갛게 익었고 엉덩이에는 빨간 손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었다. 다리에는 힘이 빠져 제대로 걸을 수도 없었다. 이때 엄진우가 뒤에서 멀쩡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퉁 친 거로 해.” “퉁은 개뿔, 너 지금 나한테 빚진 거야!” 예우림은 눈썹을 치켜올린 채 고개도 돌리지 않고 바로 침대에 누워버렸다. “내 방에서 나가!”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까는 나한테 들어오자고 했잖아. 내가 강요한 것처럼 말하네? 쩝, 아무리 상사라도 사실을 왜곡하면 안 되지.” 예우림도 질세라 말했다. “면도만 해준다고 했지, 그거 하겠다고 했어? 나쁜 자식, 나 따먹은 것도 모자라서 뻔뻔스럽긴!” 두 사람이 말다툼을 하고 있는 그때. 소지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진우 씨, 불야성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겼어.” 엄진우는 잠시 멈칫했다가 입을 열었다. “철거 문제로 시끄러운 일이라도 생겼어? 그런 상황엔 바로 시청이나 집행청에 연락하라고 했잖아.” “근데 이번에는 시청이나 집행청을 불러도 소용없는 상대야.” 소지안은 애가 바질바질 탔다. “느닷없이 풍수지리 대가가 나타나서 공사장에서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어. 여기가 극도로 불길한 곳이라느니, 공동묘지 터라서 죽은 영혼이 많다느니 아주 난리도 아니라고.”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공동묘지라니, 그럴 리가?” 물론 엄진우도 그곳의 풍수를 미리 보았는데 그곳의 북향 50킬로미터 이내는 심지어 동남용맥의 갈래이다. 최고의 풍수라고 할 수는 없어도 절대 길하고 귀한 땅이라 돈도 사람도 많이 벌 수 있는 풍수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확신에 차서 말하길래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이미 믿고 있는 눈치야. 소문이라도 퍼진다면 공사 완공 전에 명성이 다 훼손될지도 몰라.” 그 말에 엄진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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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난 장천사의 후예 장춘목이다. 감히 나한테 영감이라고 불러? 목숨이 줄어들까 두렵지도 않은 게야?” 상대는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요즘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야. 너희들이 아무리 날 죽인다고 해도 이 일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 되어버렸지.” 그러자 구경꾼들도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뭐야? 설마 지금 무력으로 진실을 덮으려는 거야?” “절대 덮을 수 없어! 당장 촬영해서 인터넷에 올릴 거야!” “악덕 자본가! 이런 불길한 땅에 불야성을 짓는다고? 우리 목숨으로 장난치는 거야, 뭐야?” 그리고 군중들 속에는 정대용의 부하들도 잠복하고 있었다. 군중들의 난동에 현장은 곧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당황한 소지안은 다급히 보안팀에게 철수령을 내렸다. 그러자 장춘목은 더욱 기세가 살아나 허튼소리를 줄줄 내뱉었다. 장춘목이 담담하게 말했다. “모두에게 충고 하나만 드리겠습니다. 이 터는 이미 땅속에 묻힌 선인들을 화나게 했습니다. 그러니 평소 외출하실 때 여길 피해 다니세요. 적어도 500미터는 떨어져 걸어야 합니다. 아니면 불결한 것이 몸에 붙을 수도 있어요.” 그 말에 사람들은 전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너무 위험한 곳이야. 다들 절대 피해 다녀. 불야성이고 뭐고 완공됐다고 해도 절대 가까이 오지 말자고.” “다들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절대 여긴 지나치지 마.” “하하!” 이때 엄진우가 뒷짐을 쥐고 당당하게 걸어왔다. “엄 대표님!” 순간 공사장에 있던 직원들은 흠칫하더니 바로 똑바로 서서 이구동성으로 엄진우를 향해 인사했다. “저기 봐! 이놈들의 우두머리가 왔어! 이번 공사의 배후 주인인가 봐.” “퉤! 저런 놈들 때문에 우리가 발 편한 잠도 못 자고 이사나 가게 되는 거야.” “썩은 계란이라도 있으면 저 자식한테 던졌을 텐데.” 엄진우가 나타나자 사람들은 침을 튀기며 욕설을 내뱉었다. 장춘목은 더욱 승자의 태도로 거만하게 말했다. “당신이 엄진우 대표님인가요? 충고하는데 죽은 영혼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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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산 사람의 일에는 관여할 수 있어도 이런 풍수적인 일은 관여할 수 없어.” 엄진우는 고개를 젓더니 사람들의 욕설을 무시하고 공사장을 한 번 둘러보았다. “이상하네? 왜 풍수가 갑자기 사납게 변한 거지?” 살기가 가득 모인 것이 영안실 못지않았다. 그렇다는 건 적어도 수백 구의 시체가 매장되었다는 걸 의미한다. 몇 초 후, 엄진우는 그제야 알겠다는 듯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미친 도사 같으니라고. 여기에 수작을 부린 거 맞지?” 물론 상대는 부정했다. “왜? 말로 안 되니 이젠 억지 부리는 거야?” 엄진우는 두 눈을 부릅뜨고 상대를 노려보았다. “풍수지리 대가라면 풍수를 보는 것 외에도 또 다른 재주가 있지. 풍수를 만드는 것, 그리고 풍수를 바꾸는 것. 당신 이 땅속에 더러운 걸 숨겨놨네. 그러니 이렇게 살기가 돌겠지.” 과학적인 의미에서 말하자면 풍수는 바로 자기장이다. 만물에는 생기가 있다. 천지의 자연력을 이용해 음양오행을 변화시킨 후 에너지를 방출하면 누군가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침은 오히려 해를 불러온다. 한번 부정적인 에너지, 즉 살기에 감염되면 천지의 기운에 의한 역효과로 가정이 파괴되고 인적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장춘목은 기세등등하게 소리를 질렀다. “허튼소리! 증거 있어? 회사 이미지를 지키려고 거짓말이나 씨불이다니!” “아닐 수도 있죠.” 소지안이 별안간 웃으며 말했다. “마침 강남에서 꽤 유명한 풍수지리 대가를 알고 있는데 우리 소씨 가문과 아주 각별한 사이죠. 전화 한 통이면 바로 와서 당신의 음모를 알아볼 수도 있어요.” “오래 걸려?” 엄진우가 물었다. “기껏해야 30분? 마침 창해시 부근에 거주하고 있어.” 소지안은 바로 휴대폰을 꺼냈다. “전 대가님. 네! 저 지안이에요. 시끄러운 일이 좀 생겨서 대가님 도움이 필요해요.” 전화를 끊은 소지안은 큰 소리로 군중들을 향해 말했다. “다들 진정하세요! 우리 비담 컴퍼니는 절대 여러분이 생각하는 막무가내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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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구흉살궁이요?” 전 대가의 사색이 된 얼굴에 소지안은 다급히 물었다. 그러자 전 대사는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우리는 이걸 최악의 흉지라고 부르죠. 구흉살궁이란 아홉 명의 흉악한 자들을 삼천 번 베고 찢어내어 그 살점들을 다시 한데 모여 뼈로 고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멘트로 관을 봉인하고 수은을 주입한 뒤 보름달이 뜨는 날 산 북쪽과 물 남쪽의 음행이 충돌하는 지점에 묻어두어 이생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게 합니다. 이러한 고독한 영혼들은 밤이나 낮이나 고통을 겪으며 극도로 끔찍한 원한을 내 뿜어내는 데 이걸 구흉살궁이라고 하죠. 명줄이 아무리 든든한 사람이라도 절대 이런 곳에 손을 대면 안 됩니다. 한번 살기에 걸리면 비운에 죽는 것은 기본이고 조상과 자손 그리고 세대를 거슬러 영원히 불행에 처할 것입니다. 적어도 십 대 안에는 결코 일어설 수 없게 되죠.” 말만 들어도 소지안은 보이지 않는 공포감을 느끼게 되었고 군중들은 더욱 사색이 되어 뒤로 수십 미터를 물러섰다. “저렇게 흉한 거였어? 안 돼! 나 당장 이사 갈 거야.” “비담 컴퍼니는 당장 공사를 멈추고 땅속의 영혼을 위해 제사를 지내라!” “무고한 우리에게 누를 끼치지 말아라!” “공사를 계속 진행하다가 구흉살궁이라도 건드린다면 우린 다 죽는 거야!” “진정하세요!” 소지안은 하마터면 털썩 주저앉을 뻔했다.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전 대가님... 그렇다면 이 저주를 푸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러자 전 대가는 침을 삼키더니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말했다. “내 생에 처음으로 이런 흉한 터를 만났습니다. 아가씨, 전... 도무지 방법이 없습니다.” 풉! 장춘목은 그 자리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저런 것도 대가라고 불러? 어이가 없네. 정말 어이가 없어! 아까는 그렇게 건방지게 굴더니 이제야 알겠어? 당신은 너무 늙었어. 늙은것들은 죽음을 가장 두려워하지.” 전 대가는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해졌지만 뭐라 반박할 말이 없었다. 소지안은 그대로 얼어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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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전 대가님! 왜 그러세요!” 그 모습에 소지안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초라한 옷차림의 전 대가는 완전히 이성을 잃은 채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다. “구흉살궁은 애초부터 사람이 건드릴 수 없는 지옥이었어. 지금 도망가지 않으면 다들 죽을 것이야!” 그러더니 곧장 미친 듯이 멀리 도망가 버렸다. 전 대가에게 그나마 믿음을 주었던 군중들도 바로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망했다! 여긴 정말 흉한 곳이야!” “풍수지리 대가도 이성을 놓았어. 우리 같은 보통 인간은 더 말할 것도 없겠지.” 그 모습에 장춘목이 재빨리 앞으로 다가갔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공사를 중단하고 공사 시작 전에 철거했던 곳에 다시 건물을 짓는 것입니다. 비담 컴퍼니가 철거한 건물들은 사실 지하 영혼들을 누르는 부적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저들 때문에 전부 사라졌으니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게 되면서 악귀들이 전부 빠져나오게 된 거죠.” 군중들은 장춘목의 말에 완전히 세뇌당했다. “장 대가님의 말이 맞아! 장 대가님의 도행은 전 대가보다 더 높아!” “맞아! 지금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건 오직 장 대가 뿐이야!” “비담 컴퍼니가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으니 이 모든 손실은 비담 컴퍼니에서 부담하는 게 맞아!” 사람들은 너도나도 한마디씩 하며 비담 컴퍼니를 겨냥했다. 공사팀은 서로 눈치를 보며 어찌할 바를 몰랐고 소지안도 사색이 되어버렸다. 전 대가가 나서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사태의 발전은 그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설마 건물을 다시 지을 돈이 없는 거야?” 소지안의 표정에 장춘목은 일부러 그녀를 약 올렸다. “듣자 하니 이 프로젝트 때문에 은행에 대출도 어마어마하게 받았다면서? 뭐 정 안되면 불야성 프로젝트와 비담 컴퍼니 지분을 팔아서 급한 불이라도 끄던가. 자네도 알겠지만 요즘은 채무 추징에 폭력도 쓰잖아. 이 일은 아마 오늘 내로 전 창해시에 퍼지게 될 거야. 투자자들이 당신들을 가만둘 것 같아?” 소지안은 창백한 안색으로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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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강도 짓이면 뭐? 만약 거절한다면 우리 정 회장님은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물론 상대도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소지안 너도 잘 알지? 우리 정 회장님은 너희 창해시 지하황제 장강수도 순식간에 죽일 수 있는 분이야.” 그 말에 소지안은 겁에 질려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그러자 장춘목은 경멸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 아직도 환상을 품고 있어? 그렇다면 완전히 단념시켜 주지!” 그는 몰래 손가락을 꼬아 인을 맺고 악한 기운을 내뿜었다. 그러자 정중앙의 흙더미 속에서 아홉 개의 무덤이 갑자기 흙을 뚫고 나타났는데 하나같이 피로 얼룩진 시체들이 썩은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 “꺄악!” 순간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망했다! 영혼들을 건드렸어! 악귀들이 나오려는 거야!” “지금 당장 관련 부서로 가서 민원을 제기하자고! 비담 컴퍼니가 하루라도 공사를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반드시 끝까지 항의할 거야!” 이제는 심지어 공사팀 노동자들도 두려움에 모골이 송연해졌다. “부대표님, 도무지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딸린 가족이 많아서 이대로 죽을 수는 없어요.” 소지안은 순간 온갖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도무지 상황을 역전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진우 씨! 뭐라고 말 좀 해봐. 회사 대표가 왜 그러고 있어!” 답답한 마음에 소지안은 엄진우에게 화풀이를 했다. 하지만 이때, 엄진우는 이미 그 아홉 개의 무덤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대표님? 엄 대표님?” 소지안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위험하니까 빨리 돌아와!” 하지만 엄진우는 듣는 척도 안 하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몇 초 후, 엄진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고작 구흉살궁이 내 상대가 된다고 생각해?” 그 말에 장춘목은 싸늘하게 웃으며 빈정거렸다. “하하하! 무지한 자여. 풍수지리 대가라면 구흉살궁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없지. 그런데 고작이라니? 역시 무식한 자는 용감하다는 말이 사실이었군. 배짱 있으면 더 가까이 가 보던가.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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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안 움직여?” 마치 정지 버튼을 누른 것처럼 현장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보기 흉했던 이곳은 빠르게 탈바꿈하기 시작했는데 시커멓고 냄새나던 지표면이 정상으로 회복되고 있었다. 이렇게 신기한 일이! 소지안은 기쁨에 겨워 말했다. “됐다! 다 됐다! 이래도 흉지라고 말할 건가요?” 땅만 지킬 수 있다면 정대용의 계획도 허사가 될 것이다. 장춘목은 놀란 마음에 식은땀을 흘리며 엄진우를 가리켰다. “너... 네가 어떻게 해냈지? 천사 급별의 풍수지리 대가가 아니면 구흉살궁에서 무사히 돌아온 자는 거의 없었어!” 엄진우는 팔짱을 낀 채 씩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왜 내가 천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지?” “네가 천사라고? 개소리 치지 마! 자고로 20대 초반의 천사는 없어! 종도 선조님도 할 수 없다고!” 장춘목은 얼굴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자 엄진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보아하니 그 초짜 대가가 당신의 상상력을 제어했나 보네.” “믿을 수 없어! 이거 우연이야! 너에겐 두 번째 기회는 없어.” 장춘목은 두 손을 맞잡고 인을 맺더니 주문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소지안은 깜짝 놀라 다급히 소리를 질러댔다. “또 수작을 부리려고 하는 것이니 빨리 막아!” “네!” 이때 한 무리의 경비원과 노동자들이 빠르게 장춘목에게 달려들었다. 비담 컴퍼니는 평소 직원들을 아주 아꼈기에 직원들도 밥그릇을 위해 당연히 소지안과 같은 전선에 서야 했다. “올 필요 없어.” 엄진우는 그들을 멈춰 세웠다. 그러더니 똑같이 손가락을 꼬고 인을 맺었다. 풉! 그러자 장천묵은 당장에서 피를 토하더니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헐!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알겠다! 이건 풍수리지 대가들만의 싸움이야. 예전에 어르신들한테서 들었는데 풍수지리 대가들은 정신적인 염력으로 싸운다고 하더라고. 누구의 염력이 더 강하면 상대의 신경을 반격해 뇌 중추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어. 뇌신경은 사지백해의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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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군중들은 워낙 갈대와도 같아 바람이 부는 대로 휘어진다. 엄진우의 일리 있고 근거 있는 해석에 비담 컴퍼니를 비난하던 군중들은 순간 장춘목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그리고 경비원들과 노동자들도 솟구치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는 듯 장춘목을 향해 침을 튀겨가며 욕설을 내뱉었다. “냄새나는 사기꾼 같으니라고! 감히 어디서 사기를 쳐!” 이때 소지안이 엄진우에게 다가와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장춘목을 처리할 방법이 있었던 거네. 그러면 그렇다고 말을 해야지. 나 아까 진짜 미치는 줄 알았어.” 소지안은 애교 섞인 말투로 계속 말했다. “아까는 내가 마음이 급해서 나도 모르게 화냈어. 미안해.” 엄진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내가 여자 마음을 모를까 봐? 기분 나빴다면 나 때려. 우리 부대표님 화 풀릴 때까지.” 소지안은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건 아까워서 안 되겠어.” 그러더니 엄진우의 품에 쏙 안겼다. 뒤에 있던 비서들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이 많은 솔로 앞에서 애정 행각이라니, 게다가 상사라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엄진우는 부드럽게 소지안을 밀어내더니 그녀의 코를 꼬집으며 말했다. “됐어. 일단 사람들 진정시키고 우리 회사 정책에 관해 설명해 줘. 괜히 또 흔들리지 않게.” “그래, 오늘 밤 깨끗이 씻고 나 기다려.” 소지안은 너무 좋아 입도 다물지 못한 채 엄진우의 허벅지를 꼬집었고 엄진우는 차가운 숨을 들이마셨다. 뒤에 있던 사람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이 두 사람 정말 너무 화끈하다. 이때 엄진우는 사람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는 장춘목에게 다가와 말했다. “그만해. 공지에서 사람이 죽으면 재수 없어.” “네, 엄 대표님.” 사람들은 그제야 손을 멈추고 말했다. “맞아요. 이렇게 죽어버리면 우리 손도 더럽혀 질 겁니다.” 장춘목은 얼굴이 시퍼렇게 붓고 코가 삐뚤었으며 갈비뼈가 대여섯 개 부러졌지만 여전히 이를 악물고 말했다. “무식한 서민 같은 것들. 정 회장은 너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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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정 회장님? 보셨습니까? 엄진우 그놈 굴복했죠?” 아무것도 모르는 장춘목은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제가 그럴 줄 알았습니다. 코딱지만 한 회사가 정 회장님에게 맞서는 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늬미 굴복은!” 쿵! 순간 장춘목의 머리는 마치 수박처럼 산산이 터져버렸고 피 못에 쓰러져 경련을 일으켰다. 그 모습에 옆에 있던 부하들은 너무 놀라 넋을 잃은 채 감히 숨소리도 내지 못했다. 멀리서 보면 똥개, 가까이서 보면 정대용! 이건 적나라한 도발이자 모욕이다. 50년을 살아오며 정대용은 처음 누군가에게 이런 모욕을 당했다. “죽여라! 반드시 죽여라!” 화가 난 정대용은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댔다. “모든 인원을 동원해 비담 컴퍼니를 포위하라! 난 그자들을 전부 죽일 것이다.” “회장님, 창해시는 우리 구역이 아닙니다.” 한 부하가 좋은 말로 설득하려고 했다. “섣불리 무력을 쓰다간 지하 세계 대란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정대용은 머리도 들지 않은 채 상대 부하에게 주먹을 날렸고 부하는 그대로 목숨을 잃었다. “날 설득하는 자는 죽음이다.” 그 모습에 부하들은 감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죽은 부하는 정대용의 심복으로 한순간 정대용에게 처참하게 죽임을 당했다. 부하들은 하는 수 없이 일제히 대답했다. “넵!” “다른 도시의 내 형제들까지 전부 호출해서 창해시를 공격한다!” 정대용은 이 바닥에서 못 하는 것이 없다. 그와 친분이 있는 지하 황제만 해도 강남성 절반을 차지한다. 그의 명령이 떨어지고 반나절도 안 되어 십여 명의 지하 황제들이 연이어 도착했다. 그들은 병력을 이끌고 새까맣게 모여 정대용의 구역에서 이 일에 대해 논의했다. “강해시 지하 황제 고순철 회장님 도착하셨습니다!” “평안시 지하 황제 진태평 회장님 도착하셨습니다!” “남산시 지하 황제 독고준 회장님 도착하셨습니다!” “...” 총 열세 명의 지하 황제가 도착했는데 전부 정대용과 호형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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