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Chapter 401 - Chapter 410

1009 Chapters

제401화

비담 컴퍼니. “엄 대표님, 전에 소동을 피웠던 노동자들이 회사 입구에서 무릎을 꿇고 기다리고 있어요. 그런데 기자들까지 함께 왔더라고요. 우리 회사와 엄 대표님의 정의를 제대로 홍보하겠다고 아주 난리도 아니에요! 아, 그리고 수십 개의 패넌트와 꽃바구니, 과일바구니까지 가득해요.” 보안팀장이 흥미진진하게 보고를 올렸다. 그리고 회사 전체 분위기도 아주 즐거웠다. 그들은 그날 그 일이 이런 결과를 맞이할 줄 생각도 못 했다. 전에 엄진우의 결정에 반기를 들었던 몇몇 임원들도 그의 배짱과 실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엄 대표님 이번에 정말 큰일 하셨네요.” “위기를 극복한 것도 모자라 회사 이미지까지 제대로 빛냈어요. 이건 수억 원을 들여 회사를 홍보하는 것보다 더 효과 있는 일이죠.” 소지안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모두의 상사가 될 수 있었던 거겠죠. 엄 대표님 실력을 이젠 인정할 수 있겠어요? 앞으로 제대로 믿고 따를 건가요?” “네! 끝까지 따르겠습니다!” 직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엄진우는 늘 그랬듯 덤덤하고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 “다들 그냥 가라고 하세요. 전 그 어떤 인터뷰도 받을 생각이 없어요. 그들을 도운 건 홍보의 목적이 아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겁니다.” 그 말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네? 이렇게 좋은 홍보의 기회를 놓치시겠다고요?” 소지안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이렇게 하면 오히려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지금 전 국민이 예씨 가문의 사과에 대해 주목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사건의 주도자로 노동자들의 밀린 임금을 받아준 장본인은 정작 뒤로 물러섰죠. 이거야말로 언론사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사 소재예요!” 그제야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은 분분히 엄진우를 향해 엄지를 내밀었다. 회의가 끝난 후. 소지안은 엄진우에게 다가가 그의 무릎에 털썩 앉더니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그의 턱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이번 일 너무 잘 해냈는데요? 나도 이런 효과가 있을 줄은 생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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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전화를 받자마자. “엄진우, 나 지금 회사 다 왔으니까 당장 내려와!”헐! 엄진우는 소름이 돋았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예우림이 직접 찾아왔다. 오래 살다 보니 이런 일도 다 있구나! 엄진우와 소지안은 예우림을 맞이하기 위해 다급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그녀는 여느때 처럼 엉덩이를 감싼 오피스룩에 위에는 하얀 오프숄터 민소매를 입고 있었는데 많은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비담 컴퍼니 직원들은 하나같이 침을 꼴깍 삼켰다. “저 여자가 우리 본사 지성그룹의 대표 예우림이야? 명실상부한 미인이네!” “와, 저 몸매, 나 진짜 10년을 봐도 질리지 않겠다.” “10년이 다 뭐야. 한 번만 가질 수 있다면 난 50년을 적게 살아도 좋아.” 직원들이 서로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강렬한 아우라에 아무도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그저 상상만 할 뿐이다. “대표님!” “우림아!” 엄진우와 소지안이 그녀를 부르자 예우림은 입꼬리를 올린 채 미소를 지었다. “엄진우, 우리 엄 대표 아주 제대로 컸네? 내 호출도 무시해? 이러다 혼자 회사라도 차리겠다?” 엄진우는 식은땀을 흘리며 다급히 말했다. “그럴 리가. 소 비서님한테서 나도 방금 들었어. 지금 막 전화하려던...” “됐어, 내가 널 몰라? 쳇!” 예우림은 눈을 희번덕이더니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나 지금 변명 들을 시간 없으니 그냥 입 닫아!” 엄진우는 할 말을 잃었다. 그래, 네가 이겼다. 입 다물게. 그러자 소지안은 배를 끌어안고 웃어댔다. “역시 우림이가 와야 엄진우 씨 한 방에 다스릴 수 있어.” 예우림이 정색해서 말했다. “할 얘기 있어서 왔으니까 일단 사무실로 가. 나 한 시간 뒤에 출장 가야 하니까 빨리 끝내자고.” “그래. 다른 회사 임원도 소집해?” 엄진우가 엄숙하게 물었다. “필요 없어. 두 사람만 있으면 돼.” 사무실. 예우림은 엄진우의 자리에 앉아 간단명료하게 말했다. “이번 노동자들 임금 사건 조용히 알아봤는데 창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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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별장 한 채를 사려면 적어도 50년 치 월급이야. 만약 뒷돈을 받지 않았다면 그 돈을 벌 수 있었을까?” 예우림의 말에 소지안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그제야 그녀의 말을 믿게 되었다. “내가 속았네.” 하긴, 요즘 일어난 일들을 생각해 보니 그들을 공격할 수 있었던 건 오직 송광밖에 없었다. 본인이 직접 나서서 할 수 없으니 다른 사람을 이용해 지저분한 수단을 썻던 것이다. “이건 송광의 인적 사항인데 여기 놓고 갈게. 어떻게 상대할지는 두 사람이 결정해.” 예우림은 서류를 놓고 한마디 덧붙였다. “특히 너, 엄진우. 막무가내로 굴지 마! 송광은 단순한 건설청 부과장이 아니야. 그 뒤에는 놀라운 배후가 있다고. 그러니 절대 지나친 행동은 하지 마.” “걱정하지 말고 빨리 출장이나 가세요.” 엄진우는 가슴을 치며 활짝 웃었다. 떠나기 전 예우림은 단독으로 소지안에게 분부했다. “지안아, 내가 출장 나가 있는 동안 엄진우 잘 지켜보고 있어.” “걱정하지 마. 다른 여자는 근처에도 못 오게 할게.” 소지안이 눈을 깜빡이며 말하자 예우림은 단번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여자는 무슨, 나 그거 말한 거 아니거든? 내 말은 엄진우는 당한 대로 꼭 갚아주는 성격이라 너무 일을 크게 벌리지 않게 네가 옆에서 좀 컨트롤하란 얘기야.” 소지안은 혀를 쏙 내밀며 말했다. “됐거든! 나 다 알아! 너 지금 진우 씨가 권력도 생겼으니 다른 여자한테 한눈팔까 봐 걱정하는 거잖아.” 예우림은 입을 한 번 오므리더니 어금니를 꽉 깨물고 소지안을 노려봤다. “지안이 너! 나한테 이럴 거야? 너 솔직하게 말해. 너도 엄진우 좋아하지?” 그 말에 소지안은 순간 뇌신경을 맞은 듯 우물쭈물해졌다. “내... 내가 언제! 얘는 진짜.” “흥! 내가 널 몰라?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난 다 알 수 있어.” 예우림은 콧방귀를 뀌더니 살짝 미소를 지었다. “난 그냥 모른 척했을 뿐이야. 하긴 엄진우 괜찮은 남자지.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을 스타일이야. 그래서 난 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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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지안 씨가 미인계로 사우나 마사지사로 취직해 증거를 찾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엄진우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지안 씨 생각은 어때요? 지안 씨 정도면 사우나 하나쯤은 쉽게 접수할 수 있잖아요. 때가 되면 송광은 반드시 지안 씨를 지명할 거예요.” 예우림이 지나치게 하지 말라고 했으니 엄진우는 조용히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소지안이 눈을 희번덕이며 말했다. “진우 씨 바보예요? 프라다 스파의 사장이 설마 일반인이겠어요? 듣기론 성안 거물의 직계 가족이라고 하던데, 아마도 바로 날 알아볼걸요? 설사 내가 몰래 마사지사로 들어갔다고 해도 송광은 속일 수 없어요!” 그제야 엄진우는 얼마 전 창해시 비즈니스 파티에서 송광과 소지안이 얼굴을 본 적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소지안이 잠입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잠입은 안 되지만 대신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올랐어요.” 소지안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프라다 스파 말인데요. 여자 마사지사만 모집하는 게 아니던데...” 그녀는 엄진우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180센티미터에 상큼한 비주얼, 게다가 몸매까지 받쳐주니 사모님들이 아주 좋아 죽을걸요?” 엄진우는 흠칫하며 말했다. “헐! 설마 지금 나한테 마사지사로 들어가란 말이에요?” “어머! 빙고! 똑똑해요.” 소지안은 눈을 깜박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 위대한 미션은 다른 사람이 아닌 엄 대표님이 직접 하셔야겠어요.” 엄진우는 입가에 경련을 일으키더니 결국 어쩔 수 없이 말했다. “그래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죠. 내가 갈 게요.” 잠입만 할 수 있다면 송광에게 접근할 기회가 생긴다. 소지안은 웃음을 가득 머금고 말했다. “직접 총대를 메시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아, 미리 말하는데 프라다 스파 여자 고객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의 화끈한 아주머니들이에요. 마음 단단히 먹어요.” “...” 엄진우는 마치 심장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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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주변을 한 번 둘러본 엄진우는 기세등등한 남자들의 표정에 애써 성질을 억눌렀다. 그래, 난 여기 잠입하러 온 거야. 조용히 있다 나갈 거니까 참아야 해. 결국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 첫 출근이라 아는 게 없으니 선배님들 잘 부탁드립니다. 실수를 하더라도 많이 감싸주십시오!” 말을 끝낸 엄진우는 허리 굽혀 인사했다. 그 모습에 남자들은 그제야 표정을 풀고 낄낄 웃으며 말했다. “제대로 하고 싶다면 잘 들어. 앞으로 네 수입의 60%는 회사에 바치고 나머지 40%만 가져간다! 하지만 첫 두 달 동안 네가 버는 40%의 돈은 우리한테 적어도 절반은 바쳐야 해. 이건 모든 신입에게 적용되는 룰이야. 우리한테 잘한다면 앞으로 우린 친구다. 알겠나!” 엄진우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이고, 그럼요.” 사람이 있는 곳엔 룰이 있고 울타리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작은 곳에도 여러 가지 암흑한 룰이 존재하고 심지어 상층부도 묵인하고 있었다. 물론 엄진우는 돈을 신경 쓰지 않기에 다 줘도 상관없다. 게다가 어쨌든 그는 여기서 하룻밤만 지낼 예정이기 때문에 일만 제대로 진행되길 바랐다. “좋아! 아주 쿨하네. 너처럼 쿨한 신입은 오랜만이야. 다들 처음에 우리한테 반항했다가 사흘은 출근하지 못할 정도로 얻어맞았어.” 남자들은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꽤 똑똑한 놈이라 얻어터질 걸 면했네.” “이젠 바지 내려.” 엄진우는 멈칫하다가 되물었다. “바지를요? 바지는 왜...” “벗으라면 벗어! 말 존나 많네. 처맞고 싶어?” 남자들은 사나운 표정으로 엄진우를 노려보았지만 엄진우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남자들은 눈에 핏발을 세우고 소리를 질러댔다. “금방 칭찬했더니 이 새끼 대가리에 총이라도 맞았나? 들어오기 전에 못 들었어? 여기서 바지 벗는 건 일상적인 일이야!” 엄진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되물었다. “일상적이라고요?” “신입, 그냥 벗어. 이것도 여기 룰이야. 누구나 한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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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2초도 안 되는 사이 남자들은 바닥에 나자빠진 채 숨만 겨우 붙어있었다. “저건 사람이 아니야!” “저 새끼 악마야!” 남자들은 모골이 송연해져 비명을 질렀다.그들은 기본적으로 손발이 부러졌고 조금 심한 사람들은 머리통이 반쯤 깨진 채 뇌즙과 피를 흘리고 있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 모습에 제대로 겁을 먹은 채 머리를 감싸고 구석에 숨어 온몸을 벌벌 떨었다. 엄진우는 시큰둥하게 두 손을 주머니에 꽂고 싸늘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신입한테 좀 잘하지 그랬어.” 엄진우는 워낙 성질을 죽이고 원만하게 지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남자들은 그를 밀어붙였고 엄진우도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래, 역시 주먹이 최고야. 바로 이때, 작업 벨이 울렸다. 종업원이 다가와 말했다. “7번 선수 호출, 7번 선수 호출.” 말을 끝낸 종업원은 순간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7번 마사지사는 말도 못 한 채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그러자 엄진우는 무덤덤하게 대신 대답했다. “7번 선수 오늘 출근 못 할 것 같은데요?” “그러면 10번, 27번, 103번...” 상대는 떠듬거리며 프라다 스파에서 가장 유명한 마사지사들을 불렀다. 해당 고객은 단골손님이라 취향이 아주 까다로웠는데 최상급의 선수가 아니면 절대 안 된다. 하지만 종업원의 부름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엄진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 거의 죽어가는 시체들 뒤져보면 아마 나올 거예요.” 종업원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다 거의 죽어간다고? 이걸 어쩌지. 손님이 재촉하시는데.” 엄진우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그냥 남은 사람들한테서 고르세요.” 그러자 상대는 엄진우를 빤히 보며 말했다. “너 신입이지? 보아하니 꽤 쓸만하군. 따라와.” 엄진우는 깜짝 놀라 말을 더듬었다. “전... 전 안 돼요!” “뭐가 안 돼? 그 일 하려고 여기 온 거 아니야? 쓸데없는 말 말고 빨리 따라와.” 상대는 바로 엄진우를 끌고 한 룸 앞에 도착해 진지하게 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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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백 부장님이 여기 왜 있어요?” 엄진우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게 무슨 우연이람? 마사지 상대가 부하 직원이라니? 백지연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건 제가 물어보고 싶은 말이에요. 대... 대표님이 왜 여기서 마사지사를 하는 거죠?” 엄진우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오해예요, 오해!” 엄진우는 사건의 자초지종을 상대에게 이야기해 주었고 백지연은 알 듯 말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전 라방팀이라 기획팀에 관심이 없었어요. 회사에 그런 일이 발생했었군요.” “근데 백 부장님 여기 자주 와요?” 엄진우는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평소 싸늘한 표정만 짓던 회사 부장이 사적으론 이런 취미가 있었다니. 상대의 부드러운 말투에 엄진우는 아예 그녀가 백지연인지도 모를 뻔했다. 백지연은 수줍어서 얼굴이 빨개지더니 호흡이 빨라졌다. “서른셋의 돌싱으로 저도 욕구가 많은 나이거든요? 게다가 뭐 불법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단지 연하남과 같은 공간에 단둘이 있고 싶었던 것뿐이에요.” 그러자 엄진우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암요, 그럼요. 좀 더 눌러드릴까요?” 말을 끝낸 엄진우는 상대의 발가락을 잡고 있던 두 손을 유창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손은 점점 더 위로 올라오더니 그녀 허리의 혈 자리를 꾹 눌렀다. 워낙 거절하려고 했던 백지연은 갑자기 안색이 확 변했다. “엄 대표님, 힘이 너무 강해요.”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지더니 가운을 여미며 몸을 파르르 떨었다. 좋다. 너무 좋다. 엄진우는 그녀의 몸을 주무르며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 “백 부장님. 근데 피부 관리 아주 잘하셨네요? 30대라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난 20대인 줄 알았어요. 피부가 아주 죽여주네요.” “정말요?” 그 말에 백지연은 머리를 홱 돌렸고 하마터면 엄진우의 얼굴에 닿아 입을 맞출 뻔했다. 그녀는 다급히 고개를 숙이고 수줍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럴 리가요. 저 이미 늙었으니 엄 대표님 저 갖고 장난치지 마세요.” “늙긴요. 백 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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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잠시만 함께 연기해 줘요. 걱정하지 말아요. 함부로 안 할 테니까.” 엄진우는 그녀의 귓가에 살며시 말했고 그제야 백지연은 문밖을 지나가는 사람이 바로 엄진우의 타깃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엄진우는 상대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이런 방법을 썼던 것이다. 하여 그녀는 반항을 포기한 채 엄진우가 마음대로 움직이게 내버려두었다. 목소리가 멀어지고 나서야 엄진우는 그녀의 몸에서 떨어졌지만 백지연은 옷도 다 벗겨지고 머리카락마저 흐트러졌다. 엄진우는 머쓱한 표정으로 사과했다. “미안해요, 백 부장님.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상황이 그래서. 무례하게 해서 미안해요. 회사에 돌아가면 다시 사과할게요.” 말을 끝낸 그는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빠르게 도망가 버렸다. 어렵게 타깃인 송광을 발견했으니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백지연은 젖은 머리를 쓸어 넘긴 후에야 온몸이 축축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하얀 이를 드러내고 미소를 지었다. “이 남자, 꽤 재밌네... 너무 급하게 가서 아쉽단 말야. 아니면 다른 일도 일어났을 것 같은데...” 그녀는 저도 몰래 마른 입술을 할짝댔다. 같은 시간. 엄진우는 몰래 송광의 뒤를 밟았다. 송광은 여전히 그날 입었던 정장을 입은 채 정의롭고 늠름한 정기를 발산하고 있었는데 이곳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그가 이곳을 단속하러 온 줄 알겠다. “기억해, 늘 그랬듯이 절대 새 나가면 안 되고 아무도 들여보내서는 안 돼. 그게 아니면 여긴 문 닫게 될 거야.” 송광은 엄숙한 얼굴로 상대에게 경고했다. “그리고 너무 과한 낭비는 하지 마. 내 스타일 잘 알지?” 그러자 종업원이 허리를 굽신거리며 말했다. “그럼요. 송 부과장님이 얼마나 낭비를 싫어하시는 분인데요. 전부 돈 안 되는 특산품으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송광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방으로 걸어갔다. 종업원이 멀어진 뒤에야 엄진우는 살그머니 송광이 있는 방으로 다가갔는데 투시 감각을 발동해 방 안의 모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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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개새끼가! 오늘. 제대로 대가를 치르게 해주지!"솟구치는 화를 참을 수 없었던 엄진우는 휴대폰 카메라를 켠 채 단번에 방문을 걷어차고 들어가 마구 찍어대기 시작했다. 밝은 플래시가 방안을 밝게 비추자 외국 여자와 엉켜있는 송광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눈에 들어왔다. 두 남녀는 홀딱 벗은 채 깜짝 놀라 소리를 질러댔다. "꺄악!" "뭐 하는 짓이야!"엄진우는 한쪽으로 촬영하며 한쪽으로 두 사람을 감상했다. "별건 아니고요, 송 부과장님 침대에서의 그 승냥이 같은 거친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제가 홍보 좀 해드리려고요.""너였어?!" 송광은 단번에 엄진우를 알아보더니 안색이 일그러졌다. "휴대폰 내놔! 아니면 오늘은 네 기일이 될 거야!" 엄진우는 고개를 쳐든 채 크게 웃었다. "빼앗아 보시던가! 그럼 난 이만, 안녕!"말을 끝낸 엄진우는 그대로 뒤돌아 떠났고 송광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저 새끼 잡아!" 사진이 공개되면 송광의 앞날은 이대로 끝장난다. 최악의 경우에는 여생을 교도소에서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벌거벗고 있는 덕에 그는 도무지 나갈 수 없어 홧김에 외국 여자를 발로 걷어차고 복도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엄진우가 프라다 스파를 떠나려는 그때, 갑자기 시커먼 무리가 나타나 허겁지겁 엄진우에게 달려들려고 했다. "풉! 행동 하나는 꽤 빠르네?" 엄진우는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그에게도 남겨둔 수가 하나 더 있다. 반대편에 직원 통로가 하나 있는데 그 통로는 외부의 한 골목과 연결되었으며 길이 아주 복잡해 사람들을 따돌리기 최적이다. 이내 엄진우는 골목을 따라 빠르게 사람들을 따돌렸다. 엄진우가 승리의 미소를 짓는 순간, 정면에 곰처럼 덩치가 큰 그림자가 나타나 두 눈을 부릅뜨고 사납게 말했다. "젊은 친구, 휴대폰은 두고 가는 게 좋을 거야." 엄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물었다. "넌 또 뭐야?""난 송 부과장님의 경호원의 일원인 이철호다. 생김새를 보아하니 전통 무예가 같았지만 코어 힘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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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이철호는 창해시 상류층에서 굉장히 유명한 무관인 철운관의 관장으로 많은 권력자들의 경호를 맡아왔다. 그런데 만약 이 일이 소문이라도 나게 되면 그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말 것이며 잘못하면 파산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이철호는 후회막급했지만 한 편으로는 정면으로 붙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아니라면 그는 이미 시체가 되었을 테니 말이다. “안돼! 이 자식 반드시 막아야 해! 어쩔 수 없어. 이렇게 된 이상 어르신에게 도움을 청해야겠어.” 이철호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철운관의 1대 관장이자 창시자인 이철한은 평소 폐문 수련과 귀한 단약으로 깊은 산속에서 연명하고 있었다. 상대는 뢰수라는 무공 외에도 수백 개의 무공에 능통하며 셀 수 없이 많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젊은 시절 창해시에서는 최강의 일인자로도 불렸다고 한다. 게다가 세월이 덧없이 흘러 이철한의 실력도 마치 오래된 우물처럼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고 한다. 여기까지 생각한 이철호는 다급히 이철한 지존종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르신, 저는 제35대 관장 이철호인데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짧은 대화 후, 상대는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자식 주소 보내. 1분 안에 바로 죽여줄 것이다. 하지만 철호야, 넌 반드시 철운관 위패 사당 앞에 무릎을 꿇고 3일 밤낮으로 온몸을 채찍질하여 벌을 받아야 한다!” 이철호는 깜짝 놀라 물었다. “어르신, 도대체 왜?” “내가 어리숙해 보이는 것이 지혜이고 공은 이루어도 내세우지 않는다고 몇 번을 말했더냐! 그 어떤 일도 세 번은 생각하고 겸손하게 움직여야 해! 그런데 넌 권력자들의 경호나 맡으면서 항시 밖에서 원한만 사들이는구나! 내가 없었더라면 철운관의 기나긴 역사는 네 손에서 끝장났을 거야! 알겠느냐?” 이철한의 훈계에 이철호는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어르신,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철운관의 풍기를 다시 잡고 다시는 권력가들의 일에 참견하지 않겠습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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