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08화

Author: 별구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5-28 19:00:00
“잠시만 함께 연기해 줘요. 걱정하지 말아요. 함부로 안 할 테니까.”

엄진우는 그녀의 귓가에 살며시 말했고 그제야 백지연은 문밖을 지나가는 사람이 바로 엄진우의 타깃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엄진우는 상대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이런 방법을 썼던 것이다.

하여 그녀는 반항을 포기한 채 엄진우가 마음대로 움직이게 내버려두었다.

목소리가 멀어지고 나서야 엄진우는 그녀의 몸에서 떨어졌지만 백지연은 옷도 다 벗겨지고 머리카락마저 흐트러졌다.

엄진우는 머쓱한 표정으로 사과했다.

“미안해요, 백 부장님.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상황이 그래서. 무례하게 해서 미안해요. 회사에 돌아가면 다시 사과할게요.”

말을 끝낸 그는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빠르게 도망가 버렸다.

어렵게 타깃인 송광을 발견했으니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백지연은 젖은 머리를 쓸어 넘긴 후에야 온몸이 축축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하얀 이를 드러내고 미소를 지었다.

“이 남자, 꽤 재밌네... 너무 급하게 가서 아쉽단 말야. 아니면 다른 일도 일어났을 것 같은데...”

그녀는 저도 몰래 마른 입술을 할짝댔다.

같은 시간.

엄진우는 몰래 송광의 뒤를 밟았다.

송광은 여전히 그날 입었던 정장을 입은 채 정의롭고 늠름한 정기를 발산하고 있었는데 이곳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그가 이곳을 단속하러 온 줄 알겠다.

“기억해, 늘 그랬듯이 절대 새 나가면 안 되고 아무도 들여보내서는 안 돼. 그게 아니면 여긴 문 닫게 될 거야.”

송광은 엄숙한 얼굴로 상대에게 경고했다.

“그리고 너무 과한 낭비는 하지 마. 내 스타일 잘 알지?”

그러자 종업원이 허리를 굽신거리며 말했다.

“그럼요. 송 부과장님이 얼마나 낭비를 싫어하시는 분인데요. 전부 돈 안 되는 특산품으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송광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방으로 걸어갔다.

종업원이 멀어진 뒤에야 엄진우는 살그머니 송광이 있는 방으로 다가갔는데 투시 감각을 발동해 방 안의 모든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409화

    "개새끼가! 오늘. 제대로 대가를 치르게 해주지!"솟구치는 화를 참을 수 없었던 엄진우는 휴대폰 카메라를 켠 채 단번에 방문을 걷어차고 들어가 마구 찍어대기 시작했다. 밝은 플래시가 방안을 밝게 비추자 외국 여자와 엉켜있는 송광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눈에 들어왔다. 두 남녀는 홀딱 벗은 채 깜짝 놀라 소리를 질러댔다. "꺄악!" "뭐 하는 짓이야!"엄진우는 한쪽으로 촬영하며 한쪽으로 두 사람을 감상했다. "별건 아니고요, 송 부과장님 침대에서의 그 승냥이 같은 거친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제가 홍보 좀 해드리려고요.""너였어?!" 송광은 단번에 엄진우를 알아보더니 안색이 일그러졌다. "휴대폰 내놔! 아니면 오늘은 네 기일이 될 거야!" 엄진우는 고개를 쳐든 채 크게 웃었다. "빼앗아 보시던가! 그럼 난 이만, 안녕!"말을 끝낸 엄진우는 그대로 뒤돌아 떠났고 송광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저 새끼 잡아!" 사진이 공개되면 송광의 앞날은 이대로 끝장난다. 최악의 경우에는 여생을 교도소에서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벌거벗고 있는 덕에 그는 도무지 나갈 수 없어 홧김에 외국 여자를 발로 걷어차고 복도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엄진우가 프라다 스파를 떠나려는 그때, 갑자기 시커먼 무리가 나타나 허겁지겁 엄진우에게 달려들려고 했다. "풉! 행동 하나는 꽤 빠르네?" 엄진우는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그에게도 남겨둔 수가 하나 더 있다. 반대편에 직원 통로가 하나 있는데 그 통로는 외부의 한 골목과 연결되었으며 길이 아주 복잡해 사람들을 따돌리기 최적이다. 이내 엄진우는 골목을 따라 빠르게 사람들을 따돌렸다. 엄진우가 승리의 미소를 짓는 순간, 정면에 곰처럼 덩치가 큰 그림자가 나타나 두 눈을 부릅뜨고 사납게 말했다. "젊은 친구, 휴대폰은 두고 가는 게 좋을 거야." 엄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물었다. "넌 또 뭐야?""난 송 부과장님의 경호원의 일원인 이철호다. 생김새를 보아하니 전통 무예가 같았지만 코어 힘이

    Last Updated : 2024-05-28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410화

    이철호는 창해시 상류층에서 굉장히 유명한 무관인 철운관의 관장으로 많은 권력자들의 경호를 맡아왔다. 그런데 만약 이 일이 소문이라도 나게 되면 그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말 것이며 잘못하면 파산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이철호는 후회막급했지만 한 편으로는 정면으로 붙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아니라면 그는 이미 시체가 되었을 테니 말이다. “안돼! 이 자식 반드시 막아야 해! 어쩔 수 없어. 이렇게 된 이상 어르신에게 도움을 청해야겠어.” 이철호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철운관의 1대 관장이자 창시자인 이철한은 평소 폐문 수련과 귀한 단약으로 깊은 산속에서 연명하고 있었다. 상대는 뢰수라는 무공 외에도 수백 개의 무공에 능통하며 셀 수 없이 많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젊은 시절 창해시에서는 최강의 일인자로도 불렸다고 한다. 게다가 세월이 덧없이 흘러 이철한의 실력도 마치 오래된 우물처럼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고 한다. 여기까지 생각한 이철호는 다급히 이철한 지존종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르신, 저는 제35대 관장 이철호인데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짧은 대화 후, 상대는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자식 주소 보내. 1분 안에 바로 죽여줄 것이다. 하지만 철호야, 넌 반드시 철운관 위패 사당 앞에 무릎을 꿇고 3일 밤낮으로 온몸을 채찍질하여 벌을 받아야 한다!” 이철호는 깜짝 놀라 물었다. “어르신, 도대체 왜?” “내가 어리숙해 보이는 것이 지혜이고 공은 이루어도 내세우지 않는다고 몇 번을 말했더냐! 그 어떤 일도 세 번은 생각하고 겸손하게 움직여야 해! 그런데 넌 권력자들의 경호나 맡으면서 항시 밖에서 원한만 사들이는구나! 내가 없었더라면 철운관의 기나긴 역사는 네 손에서 끝장났을 거야! 알겠느냐?” 이철한의 훈계에 이철호는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어르신,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철운관의 풍기를 다시 잡고 다시는 권력가들의 일에 참견하지 않겠습

    Last Updated : 2024-05-28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411화

    그리고 이내 천둥번개는 소지안에게 내리꽂혔다. “조심해요!” 위기일발의 순간, 엄진우는 소지안을 밀어내고 대신 상대의 공격을 받아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엄진우는 온몸이 검게 타버려 김이 모락모락 나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소지안은 사색이 되어 소리를 질렀다. “진우 씨! 괜찮아요?” 하지만 엄진우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죽은 거야?” 소지안의 안색은 하얗게 질려있었고 동공은 격렬하게 수축하였다. 이럴 수는 없어! 하늘도 땅도 두려워하지 않던 엄진우가 천둥번개 한 방에 이렇게 인사불성이 된다고? 소지안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에 숨이 가빠지고 머리가 윙윙거렸다. 엄진우는 그녀를 위해 이렇게 되었다. 그러자 무승은 합장하고 담담하게 말했다. “제 무극천뢰에 죽은 것도 이 사람의 운명입니다. 만약 보통 사람이라면 이미 재로 변했을 텐데 육체를 보존했다니, 이건 기적입니다.” “당신은 누구죠?” 소지안은 애써 마음을 가라앉힌 채 두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 “전 철운관의 창시자, 이철한 지존종사입니다.” 때마침 현장에 도착한 이철호는 엄진우의 모습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철운관의 창시자다! 그의 한 수는 타인의 한계였다. 한순간에 이철호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었던 엄진우도 이철한의 앞에서는 고작 한주먹거리밖에 되지 않았다. 이철한은 담담한 표정으로 계속 말했다. “하늘은 만물을 살리는 덕이 있지요. 여인이여, 그대는 죽이지 않을 테니 지금 당장 내 시선에서 사라지세요.” 나이를 먹다 보니 이철한도 일찍이 속세를 꿰뚫어 보았는데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도심에 대한 침범으로 수련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시신은 남겨두어야 할 것입니다.” 창백한 안색의 소지안은 제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지만 끓어 넘치는 화는 도무지 참을 수 없었다. “진우 씨가 죽었든 살았든 난 반드시 이 남자 데리고 갈 거예요!” 그녀는 반드시 엄진우를 데리고 떠나야 한다. 성안으로, 소씨 가문으로 돌아가 대단한 의

    Last Updated : 2024-05-28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412화

    “뭐? 2천억?” 이철호는 너무 놀라 턱이 다 빠질 것 같았다. 쉰 살이 넘도록 살았지만 한평생 그런 돈은 본 적도 없었다. 게다가 2천억은 철운관을 사고도 남는 돈이다. “어르신, 정말 수지맞는 장사니 잘 생각해 보십시오.” 이철호는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고 화가 난 이철한은 바로 그의 뺨을 날려버렸다. “못난 놈!” 이철호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피범벅이 된 얼굴을 감싸고 온몸을 벌벌 떨었다. “내가 반평생 공들여 세운 철운관을 이까짓 냄새나는 돈 때문에 넘길 것 같단 말이냐?” 이철한은 노발대발했다. “돈이면 다 살 수 있는 줄 아는 게야? 그렇다면 넌 고작 부자들이 키우는 개와 다름없어!” 이철한은 무엇보다 명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티끌만 한 오점도 용납하지 않았다. 이철호는 벌벌 떨며 다급히 이철한 앞에 기어가서 참회했다. “어르신,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깟 돈에 눈이 멀어서 잠시 제정신이 아녔습니다. 속죄하겠습니다.” 말을 끝낸 이철호는 벌떡 일어서더니 살기등등한 표정으로 말했다. “꽃길이 있는데 굳이 가시밭길을 선택하다니. 넌 어르신이 가라고 했을 때 곱게 꺼졌야 했었어. 이젠 네년이 가고 싶다고 해도 못 보내 줘. 그러니 너도 목숨을 내놔!” 비록 소지안의 거래는 유혹적이었지만 이철한이 반대하는 한 이철호는 반드시 그의 말에 따라야 했다. 이철한은 철운관의 기둥으로 그가 존재하는 한 철운관은 영원히 무너지지 않는다. 소지안은 깜짝 놀라더니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2천억도 거절한다고? 역시, 그냥 미친개들이었어.” 그 말에 이철호의 안색은 순간 어두워졌다. “좋아, 그렇다면 미친개한테 물려 죽는 기분을 똑똑히 알려주도록 하지.” 말이 끝나기 바쁘고 이철호는 소지안을 향해 돌진했고 소지안은 두 눈을 꼭 감은 채 죽음을 맞이했다. 그런데 이때, 번개 같은 그림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 앞을 막아섰다. 쿵! 순간 이철호는 처량한 비명을 짓더니 마치 포탄처럼 순식간에 수십 미

    Last Updated : 2024-05-29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413화

    “아주 용기 있는 젊은이군.” 엄진우의 말에 이철한은 흉악한 표정을 짓더니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우르릉! 우레 우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이철한은 완전히 뚜껑이 열려버렸다. 그는 이곳을 평정하고 눈앞의 두 남녀를 한 줌의 재로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뇌용! 뇌해! 10억 볼트! 토르의 분노! 신들의 황혼!” 순간 이철한 평생의 절학이 한데 어우러져 사방에는 차가운 바람이 일고 먹구름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이내 먹구름은 엄진우의 머리 위에서 맴돌기 시작했다. 뇌용과 뇌해, 그리고 뇌상... 밀려오는 공포의 기운에 뒤에 있던 소지안은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져 버렸다. 망했다. 도망갈 곳도 그렇다고 피할 곳도 없다. “어르신, 이러다 저도 함께 죽으면 어떡합니까?” 이때 상처투성이가 된 이철호가 절뚝거리며 걸어와 버럭 화를 내며 말했지만 분노에 눈이 뒤집힌 이철한은 더는 어떤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이철호는 절망에 빠진 표정으로 털썩 주저앉았다. “망했어. 어르신이 저렇게 분노하는 모습은 처음이야. 이젠 적어도 반경 10킬로미터 이내의 곳은 전부 평지가 되겠지... 창해시 절반이 아마 대형 핵폭발 경험 못지않은 위력을 느끼게 될 거야... 우린 다 죽었어...” 이철호는 혼자 중얼거렸고 옆에 있던 소지안은 겁에 질린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죽는다고? “죽어라!” 이천한은 하늘을 향해 길게 소리를 외쳤다. 순간 하늘에 눈부신 빛줄기가 나타나 사면팔방을 환히 비추었는데 이건 마치 영화에서만 보던 세계 종말처럼 무중력감과 공백감, 공포감을 만들어 내면서 소지안과 이철호를 절망에 빠지게 했다. 슥-- 하지만 순간 이런 느낌은 사라져 버렸다. 소지안은 두 눈을 살짝 뜨고 주변을 바라봤지만 주변은 멀쩡했다. 어떻게 된 거지?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은 건가? 이때 옆에 있던 이철호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이게 뭐야? 이럴 리가 없어! 이건 불가능해!” 이철호는 정면을 가리키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엄진

    Last Updated : 2024-05-29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414화

    “꿈이야! 이건 꿈이야...” 이철호는 혼자 중얼거리며 자기를 최면시켰지만 얼굴에서 전해지는 통증은 이 모든 것이 현실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어르신이 무너졌다니.” 그는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 엄진우는 피범벅이 된 이철한을 향해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 “어떻게 계속해 볼래? 이 정도면 나도 꽤 봐준 건데. 제대로 했더라면 당신은 이미 죽었어.” 이철한은 평온한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누워있었는데 이내 지면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어?” 엄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 영감탱이가... “자폭이다! 어르신이 자폭하시려고 한다!” 이철호는 너무 놀라 온몸에 소름이 쫙 돋으며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지존종사의 자폭 위력은 반경 수십 킬로미터 이내의 땅을 파괴하기에 충분한데 굳이 비유하자면 소형 핵폭탄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위력이다. 소지안은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미친 거 아니야? 어디서 물귀신 작전이야! 저거 아주 미친 영감탱이네!” “어르신은 워낙 저런 분이야! 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분이시지. 젊은이에게 패배당한 것도 모자라 이런 모욕까지 당했으니... 어르신은 기꺼이 본인을 포함한 이 모든 것을 파괴하려고 하실 거야.” 이철호는 사색이 되어 말했다. 이번에는 정말 끝이다. 아무도 피할 수 없다. 물귀신 작전을 펼치려는 이철한 앞에서 엄진우는 여전히 태연자약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정말 목숨을 걸고 싶은 거야?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송광 그놈이 준 그깟 푼돈 때문에 목숨을 걸다니.” 그러자 이철한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난 내 명성을 위해 싸우는 거야! 선비는 죽일 수 있어도 모욕할 수 없어! 내 한계가 여기까지라면 차라리 다 함께 죽자고!” 엄진우는 시큰둥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난 빡빡이 영감의 명성을 이길 수 있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무도지! 내 추측이 맞는다면 영감은 선천적으로 영기 통로가 막힌 체질이

    Last Updated : 2024-05-29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415화

    충격적인 말에 이철한은 잠시 굳어지더니 이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이철한은 엄진우의 말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 “100년 동안 난 유명하다는 명의는 다 찾아다녔어.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다 똑같았지. 영기 통로가 막힌 건 하늘의 저주로 평생 보잘것없는 인생을 살 수밖에 없는 불운한 존재라고! 난 수련에 있어 지름길을 찾아보았지만 불행하게도 모두 헛수고가 되었어. 이번 생은 여기까지야, 다른 기회는 없어.” 말이 끝나기 바쁘게 엄진우는 갑자기 이철한의 어깨를 내리쳤다. 바드득바드득! 순간 상대의 어깨에서 콩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엄진우가 말했다. “그건 영감이 날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야. 하늘의 저주? 수련은 원래 하늘을 거스르는 일이야. 그런데 하늘의 눈치를 봐서 뭐 해?” 이철한은 잠시 침묵하더니 갑자기 두 눈을 번쩍 뜨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영기가 뚫렸다. 게다가 아홉 개의 영기 통로가 전부 뚫렸다. 엄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비록 지금 우린 적수의 입장에 있지만 난 영감의 그 기개가 너무 존경스러워. 하여 영감 인생 최대의 유감을 해결해 준 거야. 자, 이젠 다 같이 죽는 것을 택하든, 아니면 나와 통쾌하게 붙든 영감의 자유야.” 엄진우는 두 팔을 벌린 채 최선을 다하자는 자세를 보였다. 이때 이철한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쭉 펴고 엄진우 앞으로 걸어왔다. 털썩! 이철한이 무릎을 꿇었다. “?!” 소지안과 이철호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무슨 일이 생긴 거지? 그들은 단지 두 사람이 몇 마디 대화를 나누는 것만 보았을 뿐인데 이철한에게는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은인이시여! 은인이시여!” 피도 눈물도 없던 이철한이 무릎을 꿇은 채 엄진우의 다리를 껴안고 펑펑 눈물을 흘렸다. “내 평생의 유감이었네. 이것 때문에 난 무시당하고 수많은 고생을 했지. 난 이번 생은 글렀다고 생각했다네. 그런데 오늘 자네를 만나 내가 드디어 운명을 바꾸게 되었어. 하하하하!” 조

    Last Updated : 2024-05-29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416화

    이철호는 그제야 고분고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하면 우리 철운당에서 증인으로 나서서 반드시 송광 그놈을 감옥에 처넣겠네! 평생 교도소에서 썩지는 못하겠으나 적어도 20년은 처넣어서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만들어야지!”철운당은 송광을 위해 일하는 동안 그의 더러운 사생활에 대해 많은 것을 확보하게 되었다. 엄진우가 말했다. “좋아. 철운당이 정말 약속을 지킨다면 난 오늘 일은 없던 일로 하고 더는 이 일에 대해 따지지 않을 거야.” 그러자 이철한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은인 앞에서 내가 어찌 감히 다른 속셈을 가지겠는가?” 엄진우가 그의 영기를 뚫어준 이 한 가지 일만으로도 그는 앞으로 100년을 더 수련해도 절대 엄진우를 따라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철운당은 청해시의 자그마한 세력으로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권 세자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가늘고 길게 살아가는 것이었다. 엄진우는 몇 분의 시간을 이용해 이철한에게 천뢰의 악영향을 피하기 위한 몇 가지 수련 사항을 얘기해줬고 이철한은 기쁨에 겨워 이철호와 함께 엄진우를 향해 허리를 굽히고 인사를 올렸는데 하마터면 한참 어린 후배에게 존댓말을 쓸 뻔했다. 하지만 엄진우는 당장에 거절했다. “다 늙은 영감이 나한테 존댓말을 쓰면 내가 기쁘겠어? 수명 단축하니까 하던 대로 해!” 소지안은 두 눈을 크게 뜬 채 아직도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눈에 쌍불을 켜고 엄진우와 함께 죽겠다던 이철한이 엄진우의 앞에서 허리를 굽신거리다니. 게다가 존댓말을 하려고 한다니. 그녀는 평생 충격이란 걸 몇 번 겪은 적 없었는데 그 몇 번의 충격은 모두 엄진우에게서 받은 것이다. 정말 터무니없는 일이다. 철운관 사람들이 떠난 후, 그제야 소지안은 다급히 물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죠?”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궁금하면 나랑 함께 집에 가서 샤워부터 해요. 내가 천천히 알려줄게요.” 그 말에 소지안은 얼굴이 빨개졌다. “대표

    Last Updated : 2024-05-30

Latest chapter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1009화

    남자는 여전히 코웃음을 쳤다. 그런데 이때, 서관림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남자는 순간 멍해지더니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엄진우를 힐끗 쳐다보았다. 설마... 진짜일 리가 없겠지? 전화를 받자마자 쏟아지는 것은 거친 욕설이었다. 한편 제경에는 피를 동반한 권력 변화가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보수파는 이용진을 잡은 후 야망이 커져 이 기회에 급진파의 장로들을 모두 제거하려 했다. 급진파의 장로들은 이용진 사건에서 이미 한발 물러섰지만 보수파의 끝없는 욕심을 보고 더는 참기 어려웠다. 양측은 격렬한 충돌을 벌이다 큰 전쟁으로 번졌다. 결국 제경 전역을 봉쇄하고 계엄령을 내렸지만 양측의 교전으로 제경 내부는 화약 냄새가 자욱했다. 하지만 이 충돌은 전 국토로 확산되어 전국적인 전란의 위기를 몰고 왔다. 이 절체절명의 순간, 대장로가 깨어났다. 몇 년 전, 대장로는 북강 명왕을 해임한 후 깊은 잠에 빠졌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깨어난 것이다. 혼란스러운 제경과 서로 죽일 듯이 싸우는 두 파벌을 본 그는 상황이 되돌릴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반쪽짜리 명왕령을 당장 엄진우에게 가져가고 제경으로 불러들여라! 그때의 일은 내가 친히 설명할 것이다.” 대장로는 수십 년을 함께한 심복을 불러 명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엄진우는 반쪽짜리 명왕령을 손에 쥐게 되었다. 수년 전 그날, 엄진우는 명왕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이 반쪽 명왕령을 회수당했다. 이 순간, 명왕령은 드디어 온전한 하나가 되었고 이는 명왕이 다시 자리에 올랐음을 알리는 것이다. 제경에서 벌어진 모든 일을 알게 된 엄진우는 아무 말 없이 갑옷을 입고 무장했다. 전투의 기운은 살벌하게 하늘을 찔러댔다. 그는 급히 북강으로 향했다. 북강 잠룡곡. 그곳에는 50만 북강 군대가 수년간 매복해 있었다. “북강군이여, 명령을 받들라!” 긴 외침과 함께 전쟁의 신, 북강 명왕의 모습이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50만 북강군은 흥분에 휩싸여 피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1008화

    시암은 용국의 동남쪽에 위치한 작은 나라인데 용국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시암의 많은 재벌은 지난 100~200년 동안 용국에서 이민으로 건너간 사람들이다. 현재 시암의 갑부 역시 그중 하나였다. “아버지 성이 서씨야?” 엄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뭐 좀 아는구나? 얼마면 되겠어? 가격부터 말해.” 남자는 손을 휘저으며 수표를 꺼냈고 엄진우의 얼굴은 순간 싸늘해졌다. “네 아버지 그까짓 재산으론 내 엉덩이를 닦기도 부족해. 그런데 어디서 감히 큰소리야? 당장 꺼져!” 엄진우는 이 재벌 2세가 그저 방탕한 자식일 뿐, 실지 가문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인간이란 걸 바로 알아챘다. 단지 남을 괴롭히고 돈으로 해결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저렴한 사람이니 더는 상대할 필요도 없었다.남자는 멍하니 엄진우를 쳐다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신 미쳤어? 우리 아버지 시암 갑부라고! 그런데 그까짓 재산이라고?”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맞아! 네 아버지 말이야! 서씨 가문 자산을 합쳐도 200조를 넘지 못해!” 엄진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아, 이 새끼 허세 장난 아니네? 너 200조가 어떤 개념인 줄 알기나 해? 현금으로 바꾸면 너 같은 건 몇천 번도 깔아 죽일 수 있어.”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됐고... 애송이, 당장 여기서 꺼지지 않는다면 시암에 있는 네 아버지가 당장 날아와 널 혼내줄 거야.” 엄진우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남자를 쫓아냈다. “이 새끼 봐라? 감히 누구 앞에서 잘난 척이야? 너 돈에 깔려 죽고 싶어?” “말귀 못 알아듣는 놈이군, 당장 네 아버지를 불러줄게.” 엄진우는 휴대폰을 꺼내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서관림 알죠?” 엄진우가 물었다. “선생님, 서관림은 무슨 일로 찾으시는지요? 당장 연락드리라 알리겠습니다.” 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다급하게 대답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서관림의 아들이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1007화

    그녀는 아들이 대체 밖에서 무슨 짓을 했길래 이런 원수를 사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고 아들이 정말 수많은 사람을 죽였는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아들이 그 수단들을 어디서 배웠는지, 긴 세월 동안 이렇게 숨 막히는 날들을 보냈는지 너무 걱정되었다. “집에 가서 얘기하자.” 엄진우는 하수희를 번쩍 안아 들고 회사를 떠났다. 가는 길에 엄진우는 가볍게 하수희의 머리를 쳤고, 곧 하수희는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엄진우는 그녀의 일부 기억을 지워버렸다. 집에 돌아와 한참이 지나자 하수희도 천천히 정신을 차렸다. “진우야, 어쩐 일로 갑자기 돌아왔어?” 엄진우를 본 하수희는 반가움에 어쩔 줄 몰랐다. “나 일 때문에 먼 길 떠나기 전에 집에 좀 들러보려고. 근데 엄마는 왜 소파에서 자? 방에서 편히 자지.” 하수희는 몸을 일으켰다. 이상하다? 몸이 왜 이렇게 뻐근하지? “네 동생이랑 전화하다가 잠들었나 봐. 참 이상하네. 어떻게 말하다 말고 잠들었지?” 하수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손강호에게 납치된 기억은 전부 엄진우에 의해 지워졌다. 하수희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젠 예전 같지가 않아. 좀 쉬고 있어. 엄마가 곧 밥 해줄게.” 말을 마친 하수희는 바로 부엌으로 들어갔다. 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엄진우는 바로 회사로 돌아갔다. 소지안은 아주 신속하고 깔끔하게 회사를 정리했다. 엄진우가 부순 벽은 이미 수리되었고 회사 로비도 완벽하게 청소가 끝나 있었다. “손강호는 창고에 가뒀어. 어떻게 처리할지는 진우 씨가 결정해.” 엄진우가 오자 소지안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손강호가 창고에서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회사에 영향이 갈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요양원으로 보내. 쉽게 죽으면 안 되지.” 엄진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손강호가 제대로 남은 삶을 ‘즐길’ 수 있게, 엄진우는 돈을 들여서라도 그를 요양원에 보내 죽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래, 바로 연락해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1006화

    “그래, 빠져나간 쥐새끼가 없다면 지금쯤 손씨 가문은 16세 이하의 어린애와 70세 이상의 노인을 빼고 다 시체가 되었을걸.” 엄진우는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무자비한 수단을 쓰지 않으면 어느 날인가 상대도 같은 방식으로 그를 해치려고 할 것이다. 손강호의 안색은 그대로 굳어져 버렸고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때 엄진우의 휴대폰이 울렸다. 남궁민희였다. 엄진우는 전화를 연결하고 스피커폰을 켰다. “상황은 어때? 여기 손씨 가문의 장손이 들을 수 있게 상세하게 말해줘.” “손씨 가문 혈통 총 173명, 노인과 아이 52명을 제외한 나머지 100여 명은 이미 처단한 상탭니다.” 남궁민희가 단호하게 말했다. 풉! 손강호는 분노와 공포가 치솟아 피를 토해냈다. “말도 안 돼! 그럴 수 없어! 제경 손씨 가문이 어떻게!” 손강호는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허겁지겁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지옥에서 확인해.” 엄진우가 싸늘하게 웃었다. “미친놈! 미친 새끼야!” 손강호는 넋을 잃고 절규했다. “난 단지 네 엄마를 납치했을 뿐 해치지 않았어. 하지만 넌 우리 가문 전부를 죽여버렸어. 넌 악마야! 이 개새끼야!!” “너 같은 쓰레기를 낳은 손씨 가문도 도긴개긴이야. 손씨 가문 사람이 천 명이든 만 명이든 우리 엄마의 땀 한 방울보다 하찮다는 걸 기억해. 그리고 이건 너한테 대한 내 보복일 뿐이야. 감히 내 가족을 건드렸으면 이만한 각오는 했었어야지.” 엄진우는 손강호의 욕설도 무시하고 차갑게 말했다. 미리 후과를 생각하지 못한 손강호의 어리석음 때문에 손씨 가문은 이대로 전멸했다. “그렇다면 다 같이 죽어!” 손강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기폭 장치를 눌렀다. 사람들은 너무 놀라 하나같이 두려움에 빠져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때, 불타는 기운이 휘몰아치기 시작했지만 엄진우는 태연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이용진 말이야... 끌려가기 직전까지 왜 나랑 정면으로 맞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1005화

    “그 손 놔!” 이때, 간드러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강호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두 눈을 의심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름답다! 너무 아름답다! 심지어 소지안보다 더 아름다운 자태를 가졌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존재하다니! “나경 씨, 여긴 왜 내려왔어!” 소지안은 너무 놀라 두 눈을 크게 뜨고 외쳤다. 내려오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했건만. “제가 어떻게 마음 놓고 숨어있어요.” 공나경의 몸은 가늘게 떨렸다.비록 마음속엔 두려움이 가득했지만 그녀는 용감하게 나서기로 했다. 절대 소지안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좋아, 아주 좋아. 엄진우 아주 복이 많은 놈이군. 하지만 이젠 다 내 여자들이야. 용국을 떠나기 전에 이런 행운이 생기다니.” 손강호는 저도 몰래 침을 흘렸다. 그는 소지안을 놓고 다급히 공나경에게로 다가갔다. 공나경은 뒷걸음질 쳤지만 곧 코너에 몰리게 되었다. “하하, 아주 곱군!” 손강호는 두 팔을 벌리고 공나경에게로 달려들었다. 곧 공나경을 품에 안으려는데...쿵!회사 건물 외벽이 갑자기 무너지더니 무너진 틈 사이로 엄진우가 빠르게 다가와 손강호를 향해 발길질을 날렸다. 손강호는 저만치 날아가며 빨간 피를 뿜어댔다. “네가 어떻게?” 엄진우를 본 손강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긴, 엄진우가 이용진을 무너뜨린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상대는 무려 용국 궁정의 장로인 이용진으로 엄진우의 가장 강력한 적수였다. 금방 승리를 거뒀으니 제경에서 승리의 기쁨에 취해 있어야 하는데... “널 빨리 죽이고 싶어서 말이야.” 엄진우가 싸늘하게 말했다. 여태 손강호를 살려둔 이유는 손강호가 창해시에 있는 한 이용진은 그를 어떻게 처리할지 계속 고민하느라 손을 대지 못할 것이고 그 사이에 엄진우는 이용진을 무너뜨릴 준비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용진이 무너졌으니 더는 손강호를 남겨둘 이유가 없기에 그는 빠르게 비행기를 타고 창해시로 돌아왔다. “아쉽지만 늦었어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1004장

    엄진우가 탄 비행기는 곧 착륙했고 휴대폰을 켜자마자 엄혜우에게서 온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를 발견했다. 순간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큰일이 아니면 엄혜우가 이렇게 많은 전화를 할 리 없었다. 엄혜우에게 전화를 걸려던 찰나, 엄혜우의 전화가 다시 걸려 왔다. 엄진우는 다급히 전화를 받았는데 입을 떼기도 전에 엄혜우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엄마가 납치당했어!” 순간 엄진우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졌고 주변의 공기마저 살기로 가득 찼다. “알았어. 걱정하지 마. 엄마는 무사할 거야.” 엄진우는 바로 전화를 끊고 남궁민희에게 연락했다. 남궁민희는 아직 제경에 있었는데 아직도 침대에 나른하게 누워있었다. “제경 손씨 가문 정보 가진 거 있어?” 엄진우는 이를 악물며 물었다. 그는 하수희를 납치한 사람이 손강호라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창해시에 그와 대적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에 용의자는 단 한 사람, 바로 손강호였다. 더군다나 이용진이 방금 체포된 상황에서 그의 어머니가 납치되었다면 손강호 이외에는 범인이 따로 없다. “있어요!” 화가 난 엄진우의 목소리에 남궁민희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손씨 가문은 이씨 가문 라인이죠. 우리가 날려 보낸 몇천 명의 사람 중에는 손씨 가문 사람도 있었어요.” “16세 이하의 애들과 70세 이상의 노인을 제외하고 전부 처형해.” 엄진우의 얼굴은 사나운 기색으로 가득 찼다. 이것이 무고한 사람을 해치는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서 엄진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북강의 지배자였고 천 리를 피로 물들인 적이 있었다. 그의 행동은 항상 그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었으며 손강호 같은 패륜아를 길러낸 가문에 무고한 사람이 있을 리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노인과 어린아이를 살려둔 것만 해도 큰 자비였다. 만약 그가 여전히 북강을 통치하던 때였다면 손씨 가문의 개조차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네, 주인님.” 남궁민희는 굳어진 얼굴로 대답했다. 손씨 가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1003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소지안이 걸어 나왔다. 손강호는 소지안의 미모에 놀라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전에 사진으로 본 적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더욱 아름다워 감탄한 것이다. “소 대표, 참 오래 걸리네.” 손강호는 소총을 들고 소지안에게 다가갔다. “날 찾은 이유가 뭐죠?” 소지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싸늘하게 물었다. 그녀는 이런 무법자들에게 겁에 질린 모습을 보여주면 그들이 더욱 날뛸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소 대표가 한 번 맞춰보지, 그래?” 손강호는 소지안의 턱에 총구를 대고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소지안은 전혀 두려운 기색 없이 그와 눈을 똑바로 마주쳤다. “돈이 필요해요? 회사에 현금 20억이 있으니 당장 가져가도 좋아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고 신고도 안 할 테니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약속해요. 회사 계좌의 돈은 내가 당신에게 이체하려고 해도 그 돈을 가져갈 수 없어요.” 소지안이 침착하게 말했다. “소 대표 아주 대단하네. 이런 상황에서도 이렇게 침착할 수 있다니. 아쉽지만 내가 원하는 건 돈이 아니야.” 손강호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뭘 원하죠?” 소지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내가 원하는 건 바로 당신이야.” 말을 끝낸 손강호는 바로 손을 뻗어 소지안의 얼굴을 어루만지려고 했다. 하지만 소지안은 그의 손을 거칠게 밀어내며 두 눈을 부릅떴다. “내 몸에 손댄다면 당신은 이 창해시를 살아 나갈 수 없어요.” “소 대표 아주 강단 있네. 근데 그 우월함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설마 엄진우?” 손강호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 진우 씨를 노리고 왔네요.” 소지안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물었다. “역시 소 대표 정말 똑똑해. 어쩔 수 없어. 그 자식이 날 궁지로 몰았으니 나도 이럴 수밖에.” 손강호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엄진우가 그를 궁지로 몬 건 사실이다. 창해시에서 그가 저지른 일들을 생각하면 엄진우는 그를 그냥 두고 보지는 않을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1002화

    쾅!굉음과 함께 문이 강제로 열리더니 손강호가 부하들을 데리고 집으로 쳐들어왔다. “당신들... 당신들 누구야?” 하수희는 깜짝 놀라 크게 소리쳤다. “누구냐고? 아줌마 납치하려고.” 손강호는 앞으로 세 걸음 다가와 하수희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단숨에 부숴버렸다. “잘 묶어서 끌고 가!” 손강호는 바람처럼 나타나 바람처럼 사라졌다. 엄혜우는 깜짝 놀랐다. 방금 그 사람들 도대체 누구지? 다행히 엄혜우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떨리는 손으로 바로 엄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엄진우는 비행기에 탑승 중이라 휴대폰이 꺼져 있었다. “그쪽은 잘 진행되고 있어?” 손강호가 부하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비담 컴퍼니 외벽에 이미 폭약을 설치했습니다. 터트리는 동시 건물 전체는 완전히 잿더미가 될 겁니다.” 손강호의 부하가 보고했다. “좋아, 곧 갈게.” 손강호는 그제야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빠르게 비담 컴퍼니에 도착해 손에 배낭을 든 채 당당히 걸어 들어갔다. “소 대표 만나러 왔어.” 예우림은 지금 제경에 있지만 손강호는 비담 컴퍼니의 부대표인 소지안도 엄진우의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죄송하지만 예약은 하셨을까요?”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손강호는 재미있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예약하지 않으셨다면 먼저 예약부터 하셔야 합니다. 일단 부대표님에게 보고드린 후 전화로 시간 알려드리겠습니다.” 말을 끝낸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예약 표를 손강호에게 내밀었다. 손강호는 직원의 손을 내치며 들고 있던 배낭을 프런트 데스크에 던지며 지퍼를 확 열었다. “이걸로 예약할 수 있을까?” 배낭 안의 물건을 확인한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배낭 안에는 뇌관이 가득했다. 손강호는 배낭에서 소총을 꺼내 들더니 천장에 무차별로 사격을 퍼부었다. “다들 쪼그리고 앉아! 소리 지르는 것들은 바로 죽여버릴 거야!” 사람들이 비명을 지

  •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제1001화

    이용진은 공허하고 멍한 눈빛으로 뒤로 한 걸음 휘청거리며 물러섰다. “데려가!” 검찰청 고위 책임자가 명령을 내렸다. 곧 용국 궁정의 원로였던 이용진은 증인과 증거물과 함께 경찰정으로 연행되었다. “오늘이 지나면 이씨 가문은 더는 존재하지 않아. 당신도 이젠 자유야.” 엄진우는 쓴웃음을 지은 채 한숨을 내쉬며 오동방에게 말했다. 오동방은 멍한 눈빛으로 어딘가를 응시했다. 갑작스러운 자유에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왜? 인생의 목표를 못 찾겠어?” 엄진우가 장난스럽게 묻자 오동방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3년 넘는 시간 동안 모든 포부와 열정이 사라져서 앞길이 막막하네요.” “그럼 내가 일자리 구해줘?” 엄진우가 가볍게 말했다. “선생님과 함께할 수 있다면 당연히 좋죠!” 오동방은 눈빛을 반짝이며 재빨리 대답했다. “내 손에 제약회사가 하나 있는데, 원한다면 수석 연구원의 자리를 주지.” 엄진우는 단지 농담으로 던진 말인데 오동방은 진심으로 그와 함께하길 바랐다. 비록 오동방의 의술은 엄진우의 지도하에 발전한 것이지만 그가 이를 완벽히 소화하고 응용하는 것을 보면 그의 의학적 재능과 능력은 충분히 입증된 것이다. 이런 인재가 합류한다면 회사는 반드시 더욱 강해질 것임이 분명했다. “좋아요! 전 무조건 선생님을 따를게요!” 오동방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엄진우의 말을 수락했다. “예우림이 지금 안강제약 인수 절차 때문에 제경으로 갔으니 오늘 바로 가서 합류하면 돼. 절차가 끝나면 함께 창해시로 돌아와 바로 취임해도 좋아.” 엄진우가 웃으며 말했다. 오동방이 합류한 건 생각지 못한 수확이었다. “선생님은 같이 하지 않는 건가요?” 오동방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난 마무리해야 할 일이 좀 있으니 먼저 가 있어야겠어.” 엄진우는 살짝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창해시. 손강호의 부하들은 완전히 당황한 기색이다. “도련님, 이용진은 이미 몰락했습니다! 듣자니 엄진우라는 그놈이 한 짓이랍니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