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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잠시만 함께 연기해 줘요. 걱정하지 말아요. 함부로 안 할 테니까.”

엄진우는 그녀의 귓가에 살며시 말했고 그제야 백지연은 문밖을 지나가는 사람이 바로 엄진우의 타깃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엄진우는 상대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이런 방법을 썼던 것이다.

하여 그녀는 반항을 포기한 채 엄진우가 마음대로 움직이게 내버려두었다.

목소리가 멀어지고 나서야 엄진우는 그녀의 몸에서 떨어졌지만 백지연은 옷도 다 벗겨지고 머리카락마저 흐트러졌다.

엄진우는 머쓱한 표정으로 사과했다.

“미안해요, 백 부장님.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상황이 그래서. 무례하게 해서 미안해요. 회사에 돌아가면 다시 사과할게요.”

말을 끝낸 그는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빠르게 도망가 버렸다.

어렵게 타깃인 송광을 발견했으니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백지연은 젖은 머리를 쓸어 넘긴 후에야 온몸이 축축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하얀 이를 드러내고 미소를 지었다.

“이 남자, 꽤 재밌네... 너무 급하게 가서 아쉽단 말야. 아니면 다른 일도 일어났을 것 같은데...”

그녀는 저도 몰래 마른 입술을 할짝댔다.

같은 시간.

엄진우는 몰래 송광의 뒤를 밟았다.

송광은 여전히 그날 입었던 정장을 입은 채 정의롭고 늠름한 정기를 발산하고 있었는데 이곳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그가 이곳을 단속하러 온 줄 알겠다.

“기억해, 늘 그랬듯이 절대 새 나가면 안 되고 아무도 들여보내서는 안 돼. 그게 아니면 여긴 문 닫게 될 거야.”

송광은 엄숙한 얼굴로 상대에게 경고했다.

“그리고 너무 과한 낭비는 하지 마. 내 스타일 잘 알지?”

그러자 종업원이 허리를 굽신거리며 말했다.

“그럼요. 송 부과장님이 얼마나 낭비를 싫어하시는 분인데요. 전부 돈 안 되는 특산품으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송광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방으로 걸어갔다.

종업원이 멀어진 뒤에야 엄진우는 살그머니 송광이 있는 방으로 다가갔는데 투시 감각을 발동해 방 안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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