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호는 그제야 고분고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하면 우리 철운당에서 증인으로 나서서 반드시 송광 그놈을 감옥에 처넣겠네! 평생 교도소에서 썩지는 못하겠으나 적어도 20년은 처넣어서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만들어야지!”철운당은 송광을 위해 일하는 동안 그의 더러운 사생활에 대해 많은 것을 확보하게 되었다. 엄진우가 말했다. “좋아. 철운당이 정말 약속을 지킨다면 난 오늘 일은 없던 일로 하고 더는 이 일에 대해 따지지 않을 거야.” 그러자 이철한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은인 앞에서 내가 어찌 감히 다른 속셈을 가지겠는가?” 엄진우가 그의 영기를 뚫어준 이 한 가지 일만으로도 그는 앞으로 100년을 더 수련해도 절대 엄진우를 따라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철운당은 청해시의 자그마한 세력으로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권 세자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가늘고 길게 살아가는 것이었다. 엄진우는 몇 분의 시간을 이용해 이철한에게 천뢰의 악영향을 피하기 위한 몇 가지 수련 사항을 얘기해줬고 이철한은 기쁨에 겨워 이철호와 함께 엄진우를 향해 허리를 굽히고 인사를 올렸는데 하마터면 한참 어린 후배에게 존댓말을 쓸 뻔했다. 하지만 엄진우는 당장에 거절했다. “다 늙은 영감이 나한테 존댓말을 쓰면 내가 기쁘겠어? 수명 단축하니까 하던 대로 해!” 소지안은 두 눈을 크게 뜬 채 아직도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눈에 쌍불을 켜고 엄진우와 함께 죽겠다던 이철한이 엄진우의 앞에서 허리를 굽신거리다니. 게다가 존댓말을 하려고 한다니. 그녀는 평생 충격이란 걸 몇 번 겪은 적 없었는데 그 몇 번의 충격은 모두 엄진우에게서 받은 것이다. 정말 터무니없는 일이다. 철운관 사람들이 떠난 후, 그제야 소지안은 다급히 물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죠?”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궁금하면 나랑 함께 집에 가서 샤워부터 해요. 내가 천천히 알려줄게요.” 그 말에 소지안은 얼굴이 빨개졌다. “대표
“예우림이 지안 씨한테 날 잘 지키라고 했다면서? 이게 지키는 거야?” 엄진우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놀렸다. 소지안도 천천히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며 뾰로통하게 말했다. “진우 씨 나빠. 며칠 동안 나 기껏 따먹고 놀리기까지 해? 역시 남자란 다 똑같네.” 엄진우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아니 매번 내가 하자고 했나? 소 비서가 먼저 나 꼬신 적도 많았잖아.” 순간 소지안은 할 말을 잃고 아예 소파에 누운 채 억지를 부렸다. “몰라! 아무튼 진우 씨 이젠 내 남자니까 나한테 양보해야 해.”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여자의 머리카락을 만졌다. “그래. 지안 씨 이젠 내 여자야. 하지만 나한테 여자가 하나뿐이 아니잖아. 내 첫 번째 여자는 예우림이야.” 그러자 소지안은 질투심에 불타 뾰로통하게 물었다. “그러니까 우림이가 나보다 더 좋다는 거야?” 엄진우는 윙크를 날리더니 소지안의 몸에 올라타 방금 입은 브래지어를 벗겨 바닥에 던졌다. “당연히 아니지. 두 사람은 완전히 달라. 하나는 차가운 빙산이고, 하나는 뜨거운 불이야. 각각 좋은 점이 있어. 예를 들자면... 요즘 우리의 깊은 교류로 난 지안 씨가 예우림보다 전혀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해. 오히려 이런 면에서 더 쿨하지.” 소지안은 삽시에 귀가 빨개졌다. “나 이젠 힘드니까 그만하자.” 그녀는 엄진우가 또 섹스를 원하는 줄 알았다. 엄진우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핑계 대지 마. 오늘 업무는 우리 소 부대표가 처리해야 해. 조퇴는 절대 안 되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소지안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자기 여자 아까운 줄도 모르고 일만 시켜!” 비록 말은 이렇게 했지만 그녀는 엄진우가 자기 남자가 됐다는 거에 기분이 아주 좋았다. 설령... 예우림과 이 남자를 공유해도 그녀는 개의치 않을 자신이 있었다. 옷을 입고 사무실에서 나온 그녀는 바로 세련되고 차가운 커리우먼으로 돌아왔다. “부대표님!” 비서실 비서들은 전전긍긍하며 물었다. “업무보고 하셨어요?
"진우 씨..." 소지안은 엄진우의 박력에 잠시 놀랐지만 그를 믿기로 했다. "그래, 걱정하지 마! 밤하늘엔 달이 있고 여긴 내가 있어! 하루 내로 반드시 불법 건축물들 전부 밀어버릴게."엄진우도 바삐 돌아쳤다. 그는 두 통의 전화를 걸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은 창해시 시장 조문지였다. "조 시장, 듣자니 시청 소속의 사람 명의로 불법 건물이 좀 있다던데? 물론 조 시장은 몰랐겠지. 아무튼 내가 그 건물들을 싹 밀어버릴 건데 조 시장이 따라줬으면 좋겠어.” 조문지는 멈칫하더니 정중하게 대답했다. “명왕님, 확실히 저도 처음 듣는 얘깁니다. 만약 시청에 정말 그런 직원이 있다면 전 반드시 끝까지 탈탈 털어버릴 겁니다.” 조문지의 확실한 대답에 엄진우는 바로 조연설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 청장 잘 지냈어? 나 요즘 승진하고 보행로 프로젝트 진행 중인 거 조 청장도 알고 있지? 아무튼 양아치들이 좀 꼬일 수도 있는데 창해시 치안 때문에라도 조 청장한테 미리 알려야 할 것 같아서...” “수작 부리지 말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조연설은 싸늘하게 말했다. “어쩌다 전화한다 했더니 이런 목적이었어? 다른 할 말은 없어?” 엄진우는 멈칫했다. 헐! 이 여자도 이런 말 할 줄 알아? 솔로로 오래 살다 보니 나 같은 남자한테 면역력을 잃은 건가? 엄진우는 큰 소리로 웃었다. “물론 있지. 요즘 시간 있어? 같이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호텔 갈래?” 엄진우의 말에 마음이 심란해진 조연설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엄진우! 너 진짜 날 뭐로 보는 거야? 흥! 변태 같은 자식! 입만 열면 더러운 말이야! 아무튼 정말 양아치들이 출몰한다면 당연히 난 팀원들과 함께 출동할 거니까 걱정 마! 너 때문이 아니라 창해시 평화와 안전을 위해서야!” 말을 끝낸 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나 다음 주 토요일 쉬어. 그러니까 알아서 해...” 엄진우는 할 말을 잃었다. 여자들이란 정말 알 수 없는 동물이다. “그리고, 너 조심
비서는 황급히 말했다. “대표님, 아니면 제가 다시...” “됐어. 그놈 하나 다루는 건 쉬워.” 예우림은 입꼬리를 올리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남자에게는 여자가 가장 잘 잡을 수 있는 약점이 하나 있다. 같은 시각, 불야성 프로젝트로 철거된 불법 건축물을 밀어버린 사건은 이미 전국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창해시 땅값이 폭등하자 많은 외지인이 이 기회를 알아보고 창해시에 건물을 지어 여행객이나 학생들에게 임대해 큰돈을 벌어들였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분노한 사람은 바로 이웃 도시 창강시의 지하황제 정대용이다. 철거한 백여 개의 건물 중 3분의 1 이상이 전부 그의 건물이었다. 그 건물들을 짓기 위해 정대용은 하마터면 병원에 실려 갈 뻔했고 인맥 관계에 거액을 들여 겨우 성사했었다. 게다가 건물비용도 만만치 않은 지출이다. 이제야 겨우 본전을 되찾기 시작했는데 듣보잡인 비담 컴퍼니가 그의 건물을 밀어버렸다. “엄진우? 비담 컴퍼니? 다 뭐 하는 것들이야!” 고급 저택 안에서 정대용은 버럭 화를 내더니 품에 안고 있는 여자의 허리를 세게 꼬집었다. 여자는 눈물이 날 정도로 아팠지만 감히 소리도 내지 못했다. 지금 정대용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사지를 뜯긴 채 쓰레기통에 버려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창강시 지하황제 정대용은 일찍이 밀수로 이름을 날렸는데 바다에서 인터폴을 만나도 거침없이 죽여버렸다. 하여 인터폴에 의해 적색 수배령이 내려졌는데 현상금이 무려 백만 달러가 걸렸다. 그러다 어느 정도 재산을 모인 후 그는 부동산으로 옮겨져 신분마저 세탁해 버렸다. “창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회사입니다. 그렇게 많은 건물을 밀어버렸는데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 거로 보아 아마 대단한 백을 둔 것 같습니다.” 부하들은 두뇌를 풀가동해 분석했다. 정대용은 품에 안긴 여자를 발로 걷어차더니 테이블 위에 있는 시가를 집어 들었다. “상관없어! 내가 본 손해가 얼만데! 아무도 안 나선다면 내가 나서야겠군! 사람 보내서 엄진우 그 새끼
“회장님, 사람들이 가장 꺼리는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불길한 징조입니다.” 부하는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풍수지리 대가를 불러 불야성 그 땅을 극도로 불길한 터로 소문내면 사람들은 전부 도망가고 말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불야성은 건설되더라도 죽음의 도시로 소문나 텅 빈 구역이 되겠죠.” 정대용의 눈이 번쩍 빛났다. “이런 일은 소문만 나면 연쇄효과가 일어나 불야성에 입주 계획이었던 상가와 스폰서, 은행도 결국 돌아서기 마련입니다. 결국 비담 컴퍼니는 본전도 못 찾고 사람들의 비난을 받게 될 겁니다. 즉 우리가 직접 손을 쓰지 않아도 결국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때, 정대용은 갑자기 숨을 몰아쉬더니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지만 부하들은 눈치껏 못 본 척했다. “좋아. 그렇다면 이 일은 너한테 맡긴다. 그 자식 무너뜨리기만 하면 내가 한몫 톡톡히 챙겨줄 거다. 그리고 지금의 네 위치에서 적어도 세 자리는 올려주지.” 몇 초 후 정대용은 정신을 차리더니 담배를 물고 음흉하게 웃었다. “하지만 이 일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다면 널 포함해서 네 아래의 모든 부하는 당장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정대용이 창강시의 지하 세계를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건 바로 사람을 죽이는 데는 더없이 단호하고, 상을 주는 데는 확실했기 때문이다. 상대는 흠칫 놀라더니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며 머리를 조아렸다. “회장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그놈을 반드시 죽이겠습니다.” ... 예우림의 집. 회사에서 다급히 달려온 엄진우는 바로 문을 열고 소리를 질렀다. “예우림, 어딨어?” 10분 전 예우림은 집에서 넘어졌는데 두 다리가 골절된 것 같다며 엄진우에게 전화를 걸었었다. 회의 중이던 엄진우는 회의고 뭐고 다급히 때려치운 채 바로 예우림의 별장으로 달려왔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예우림은 보이지 않았다. “예우림?” 엄진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뒤에서 가녀린 그림자가 다가왔다. “오빠, 안
하지만 이때. “꺄악!” 엄진우가 매정하게 피하는 바람에 양설희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엎어져 버렸다. “오빠!” 양설희는 코를 움켜쥔 채 화를 내며 말했다. “설마 진짜 게이야? 아니면 그쪽에 문제 있어?” 엄진우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난 필요 없으니까 빨리 꺼져. 지금 안 나가면 후회할 거야.” 양설희는 안색이 일그러졌다. “몰라! 예우림 씨가 오빠 바지 안 벗기면 돈 한 푼도 안 준다고 했단 말야!” 말을 끝낸 그녀는 아예 옷을 전부 벗어 던졌는데 온몸에 달랑 팬티만 남아 사람 마음을 더 일렁이게 했다. 그녀는 어떤 남자든 그녀의 매력을 거부할 수 없다고 자신했다. 상대가 고자만 아니라면! 쾅!하지만 엄진우는 전혀 흔들림이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아예 별장 문밖으로 내던져버린 후 문까지 걸어 잠갔다. 밖에서 욕지거리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엄진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예우림, 적당히 해! 저딴 여자를 보내 내 인내심을 시험해?” 엄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나 아직 그 정도로 굶지 않았어.” 이때 위층에서 오피스룩 차림의 예우림이 나타났는데 아무리 봐도 골절은 아니었다. “어머, 우리 엄 대표님 화났어?” 그 모습에 예우림은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네가 그사이에 나쁘게 변했는지 나도 확인은 해야지. 이젠 내 초대도 감히 거절하잖아.” 엄진우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해야. 불야성 공사 기간이 너무 빠듯해서 나 요즘 밤낮으로 일하고 있어. 밥 먹을 시간도 없다고. 근데 당신 만나러 지성그룹까지 갈 시간이 어딨겠어?” 예우림은 엄진우의 설명이 꽤 이치에 맞다고 생각했다. 내가 속이 너무 좁아서 오해했던 걸까? 여기까지 생각한 예우림은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턱을 치켜올리고 전보다 거친 엄진우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손가락으로 그의 수염을 쓸며 말했다. “면도할 시간도 없었어? 지저분하게. 가자. 내 방으로 가서 면도해 줄게.” 예우림은 엄진우의 손을
착착착! 욕실에서 절주 있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소리는 한 시간 넘게 계속되었다. “나쁜 새끼.” 예우림은 몸에 수건을 두른 채 젖은 머리카락을 위로 넘기며 욕실에서 걸어왔다. 그녀의 얼굴은 빨갛게 익었고 엉덩이에는 빨간 손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었다. 다리에는 힘이 빠져 제대로 걸을 수도 없었다. 이때 엄진우가 뒤에서 멀쩡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퉁 친 거로 해.” “퉁은 개뿔, 너 지금 나한테 빚진 거야!” 예우림은 눈썹을 치켜올린 채 고개도 돌리지 않고 바로 침대에 누워버렸다. “내 방에서 나가!”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까는 나한테 들어오자고 했잖아. 내가 강요한 것처럼 말하네? 쩝, 아무리 상사라도 사실을 왜곡하면 안 되지.” 예우림도 질세라 말했다. “면도만 해준다고 했지, 그거 하겠다고 했어? 나쁜 자식, 나 따먹은 것도 모자라서 뻔뻔스럽긴!” 두 사람이 말다툼을 하고 있는 그때. 소지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진우 씨, 불야성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겼어.” 엄진우는 잠시 멈칫했다가 입을 열었다. “철거 문제로 시끄러운 일이라도 생겼어? 그런 상황엔 바로 시청이나 집행청에 연락하라고 했잖아.” “근데 이번에는 시청이나 집행청을 불러도 소용없는 상대야.” 소지안은 애가 바질바질 탔다. “느닷없이 풍수지리 대가가 나타나서 공사장에서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어. 여기가 극도로 불길한 곳이라느니, 공동묘지 터라서 죽은 영혼이 많다느니 아주 난리도 아니라고.”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공동묘지라니, 그럴 리가?” 물론 엄진우도 그곳의 풍수를 미리 보았는데 그곳의 북향 50킬로미터 이내는 심지어 동남용맥의 갈래이다. 최고의 풍수라고 할 수는 없어도 절대 길하고 귀한 땅이라 돈도 사람도 많이 벌 수 있는 풍수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확신에 차서 말하길래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이미 믿고 있는 눈치야. 소문이라도 퍼진다면 공사 완공 전에 명성이 다 훼손될지도 몰라.” 그 말에 엄진우는
“난 장천사의 후예 장춘목이다. 감히 나한테 영감이라고 불러? 목숨이 줄어들까 두렵지도 않은 게야?” 상대는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요즘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야. 너희들이 아무리 날 죽인다고 해도 이 일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 되어버렸지.” 그러자 구경꾼들도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뭐야? 설마 지금 무력으로 진실을 덮으려는 거야?” “절대 덮을 수 없어! 당장 촬영해서 인터넷에 올릴 거야!” “악덕 자본가! 이런 불길한 땅에 불야성을 짓는다고? 우리 목숨으로 장난치는 거야, 뭐야?” 그리고 군중들 속에는 정대용의 부하들도 잠복하고 있었다. 군중들의 난동에 현장은 곧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당황한 소지안은 다급히 보안팀에게 철수령을 내렸다. 그러자 장춘목은 더욱 기세가 살아나 허튼소리를 줄줄 내뱉었다. 장춘목이 담담하게 말했다. “모두에게 충고 하나만 드리겠습니다. 이 터는 이미 땅속에 묻힌 선인들을 화나게 했습니다. 그러니 평소 외출하실 때 여길 피해 다니세요. 적어도 500미터는 떨어져 걸어야 합니다. 아니면 불결한 것이 몸에 붙을 수도 있어요.” 그 말에 사람들은 전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너무 위험한 곳이야. 다들 절대 피해 다녀. 불야성이고 뭐고 완공됐다고 해도 절대 가까이 오지 말자고.” “다들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절대 여긴 지나치지 마.” “하하!” 이때 엄진우가 뒷짐을 쥐고 당당하게 걸어왔다. “엄 대표님!” 순간 공사장에 있던 직원들은 흠칫하더니 바로 똑바로 서서 이구동성으로 엄진우를 향해 인사했다. “저기 봐! 이놈들의 우두머리가 왔어! 이번 공사의 배후 주인인가 봐.” “퉤! 저런 놈들 때문에 우리가 발 편한 잠도 못 자고 이사나 가게 되는 거야.” “썩은 계란이라도 있으면 저 자식한테 던졌을 텐데.” 엄진우가 나타나자 사람들은 침을 튀기며 욕설을 내뱉었다. 장춘목은 더욱 승자의 태도로 거만하게 말했다. “당신이 엄진우 대표님인가요? 충고하는데 죽은 영혼은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