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는 황급히 말했다. “대표님, 아니면 제가 다시...” “됐어. 그놈 하나 다루는 건 쉬워.” 예우림은 입꼬리를 올리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남자에게는 여자가 가장 잘 잡을 수 있는 약점이 하나 있다. 같은 시각, 불야성 프로젝트로 철거된 불법 건축물을 밀어버린 사건은 이미 전국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창해시 땅값이 폭등하자 많은 외지인이 이 기회를 알아보고 창해시에 건물을 지어 여행객이나 학생들에게 임대해 큰돈을 벌어들였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분노한 사람은 바로 이웃 도시 창강시의 지하황제 정대용이다. 철거한 백여 개의 건물 중 3분의 1 이상이 전부 그의 건물이었다. 그 건물들을 짓기 위해 정대용은 하마터면 병원에 실려 갈 뻔했고 인맥 관계에 거액을 들여 겨우 성사했었다. 게다가 건물비용도 만만치 않은 지출이다. 이제야 겨우 본전을 되찾기 시작했는데 듣보잡인 비담 컴퍼니가 그의 건물을 밀어버렸다. “엄진우? 비담 컴퍼니? 다 뭐 하는 것들이야!” 고급 저택 안에서 정대용은 버럭 화를 내더니 품에 안고 있는 여자의 허리를 세게 꼬집었다. 여자는 눈물이 날 정도로 아팠지만 감히 소리도 내지 못했다. 지금 정대용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사지를 뜯긴 채 쓰레기통에 버려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창강시 지하황제 정대용은 일찍이 밀수로 이름을 날렸는데 바다에서 인터폴을 만나도 거침없이 죽여버렸다. 하여 인터폴에 의해 적색 수배령이 내려졌는데 현상금이 무려 백만 달러가 걸렸다. 그러다 어느 정도 재산을 모인 후 그는 부동산으로 옮겨져 신분마저 세탁해 버렸다. “창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회사입니다. 그렇게 많은 건물을 밀어버렸는데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 거로 보아 아마 대단한 백을 둔 것 같습니다.” 부하들은 두뇌를 풀가동해 분석했다. 정대용은 품에 안긴 여자를 발로 걷어차더니 테이블 위에 있는 시가를 집어 들었다. “상관없어! 내가 본 손해가 얼만데! 아무도 안 나선다면 내가 나서야겠군! 사람 보내서 엄진우 그 새끼
“회장님, 사람들이 가장 꺼리는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불길한 징조입니다.” 부하는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풍수지리 대가를 불러 불야성 그 땅을 극도로 불길한 터로 소문내면 사람들은 전부 도망가고 말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불야성은 건설되더라도 죽음의 도시로 소문나 텅 빈 구역이 되겠죠.” 정대용의 눈이 번쩍 빛났다. “이런 일은 소문만 나면 연쇄효과가 일어나 불야성에 입주 계획이었던 상가와 스폰서, 은행도 결국 돌아서기 마련입니다. 결국 비담 컴퍼니는 본전도 못 찾고 사람들의 비난을 받게 될 겁니다. 즉 우리가 직접 손을 쓰지 않아도 결국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때, 정대용은 갑자기 숨을 몰아쉬더니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지만 부하들은 눈치껏 못 본 척했다. “좋아. 그렇다면 이 일은 너한테 맡긴다. 그 자식 무너뜨리기만 하면 내가 한몫 톡톡히 챙겨줄 거다. 그리고 지금의 네 위치에서 적어도 세 자리는 올려주지.” 몇 초 후 정대용은 정신을 차리더니 담배를 물고 음흉하게 웃었다. “하지만 이 일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다면 널 포함해서 네 아래의 모든 부하는 당장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정대용이 창강시의 지하 세계를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건 바로 사람을 죽이는 데는 더없이 단호하고, 상을 주는 데는 확실했기 때문이다. 상대는 흠칫 놀라더니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며 머리를 조아렸다. “회장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그놈을 반드시 죽이겠습니다.” ... 예우림의 집. 회사에서 다급히 달려온 엄진우는 바로 문을 열고 소리를 질렀다. “예우림, 어딨어?” 10분 전 예우림은 집에서 넘어졌는데 두 다리가 골절된 것 같다며 엄진우에게 전화를 걸었었다. 회의 중이던 엄진우는 회의고 뭐고 다급히 때려치운 채 바로 예우림의 별장으로 달려왔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예우림은 보이지 않았다. “예우림?” 엄진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뒤에서 가녀린 그림자가 다가왔다. “오빠, 안
하지만 이때. “꺄악!” 엄진우가 매정하게 피하는 바람에 양설희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엎어져 버렸다. “오빠!” 양설희는 코를 움켜쥔 채 화를 내며 말했다. “설마 진짜 게이야? 아니면 그쪽에 문제 있어?” 엄진우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난 필요 없으니까 빨리 꺼져. 지금 안 나가면 후회할 거야.” 양설희는 안색이 일그러졌다. “몰라! 예우림 씨가 오빠 바지 안 벗기면 돈 한 푼도 안 준다고 했단 말야!” 말을 끝낸 그녀는 아예 옷을 전부 벗어 던졌는데 온몸에 달랑 팬티만 남아 사람 마음을 더 일렁이게 했다. 그녀는 어떤 남자든 그녀의 매력을 거부할 수 없다고 자신했다. 상대가 고자만 아니라면! 쾅!하지만 엄진우는 전혀 흔들림이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아예 별장 문밖으로 내던져버린 후 문까지 걸어 잠갔다. 밖에서 욕지거리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엄진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예우림, 적당히 해! 저딴 여자를 보내 내 인내심을 시험해?” 엄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나 아직 그 정도로 굶지 않았어.” 이때 위층에서 오피스룩 차림의 예우림이 나타났는데 아무리 봐도 골절은 아니었다. “어머, 우리 엄 대표님 화났어?” 그 모습에 예우림은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네가 그사이에 나쁘게 변했는지 나도 확인은 해야지. 이젠 내 초대도 감히 거절하잖아.” 엄진우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해야. 불야성 공사 기간이 너무 빠듯해서 나 요즘 밤낮으로 일하고 있어. 밥 먹을 시간도 없다고. 근데 당신 만나러 지성그룹까지 갈 시간이 어딨겠어?” 예우림은 엄진우의 설명이 꽤 이치에 맞다고 생각했다. 내가 속이 너무 좁아서 오해했던 걸까? 여기까지 생각한 예우림은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턱을 치켜올리고 전보다 거친 엄진우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손가락으로 그의 수염을 쓸며 말했다. “면도할 시간도 없었어? 지저분하게. 가자. 내 방으로 가서 면도해 줄게.” 예우림은 엄진우의 손을
착착착! 욕실에서 절주 있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소리는 한 시간 넘게 계속되었다. “나쁜 새끼.” 예우림은 몸에 수건을 두른 채 젖은 머리카락을 위로 넘기며 욕실에서 걸어왔다. 그녀의 얼굴은 빨갛게 익었고 엉덩이에는 빨간 손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었다. 다리에는 힘이 빠져 제대로 걸을 수도 없었다. 이때 엄진우가 뒤에서 멀쩡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퉁 친 거로 해.” “퉁은 개뿔, 너 지금 나한테 빚진 거야!” 예우림은 눈썹을 치켜올린 채 고개도 돌리지 않고 바로 침대에 누워버렸다. “내 방에서 나가!”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까는 나한테 들어오자고 했잖아. 내가 강요한 것처럼 말하네? 쩝, 아무리 상사라도 사실을 왜곡하면 안 되지.” 예우림도 질세라 말했다. “면도만 해준다고 했지, 그거 하겠다고 했어? 나쁜 자식, 나 따먹은 것도 모자라서 뻔뻔스럽긴!” 두 사람이 말다툼을 하고 있는 그때. 소지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진우 씨, 불야성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겼어.” 엄진우는 잠시 멈칫했다가 입을 열었다. “철거 문제로 시끄러운 일이라도 생겼어? 그런 상황엔 바로 시청이나 집행청에 연락하라고 했잖아.” “근데 이번에는 시청이나 집행청을 불러도 소용없는 상대야.” 소지안은 애가 바질바질 탔다. “느닷없이 풍수지리 대가가 나타나서 공사장에서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어. 여기가 극도로 불길한 곳이라느니, 공동묘지 터라서 죽은 영혼이 많다느니 아주 난리도 아니라고.”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공동묘지라니, 그럴 리가?” 물론 엄진우도 그곳의 풍수를 미리 보았는데 그곳의 북향 50킬로미터 이내는 심지어 동남용맥의 갈래이다. 최고의 풍수라고 할 수는 없어도 절대 길하고 귀한 땅이라 돈도 사람도 많이 벌 수 있는 풍수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확신에 차서 말하길래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이미 믿고 있는 눈치야. 소문이라도 퍼진다면 공사 완공 전에 명성이 다 훼손될지도 몰라.” 그 말에 엄진우는
“난 장천사의 후예 장춘목이다. 감히 나한테 영감이라고 불러? 목숨이 줄어들까 두렵지도 않은 게야?” 상대는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요즘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야. 너희들이 아무리 날 죽인다고 해도 이 일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 되어버렸지.” 그러자 구경꾼들도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뭐야? 설마 지금 무력으로 진실을 덮으려는 거야?” “절대 덮을 수 없어! 당장 촬영해서 인터넷에 올릴 거야!” “악덕 자본가! 이런 불길한 땅에 불야성을 짓는다고? 우리 목숨으로 장난치는 거야, 뭐야?” 그리고 군중들 속에는 정대용의 부하들도 잠복하고 있었다. 군중들의 난동에 현장은 곧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당황한 소지안은 다급히 보안팀에게 철수령을 내렸다. 그러자 장춘목은 더욱 기세가 살아나 허튼소리를 줄줄 내뱉었다. 장춘목이 담담하게 말했다. “모두에게 충고 하나만 드리겠습니다. 이 터는 이미 땅속에 묻힌 선인들을 화나게 했습니다. 그러니 평소 외출하실 때 여길 피해 다니세요. 적어도 500미터는 떨어져 걸어야 합니다. 아니면 불결한 것이 몸에 붙을 수도 있어요.” 그 말에 사람들은 전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너무 위험한 곳이야. 다들 절대 피해 다녀. 불야성이고 뭐고 완공됐다고 해도 절대 가까이 오지 말자고.” “다들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절대 여긴 지나치지 마.” “하하!” 이때 엄진우가 뒷짐을 쥐고 당당하게 걸어왔다. “엄 대표님!” 순간 공사장에 있던 직원들은 흠칫하더니 바로 똑바로 서서 이구동성으로 엄진우를 향해 인사했다. “저기 봐! 이놈들의 우두머리가 왔어! 이번 공사의 배후 주인인가 봐.” “퉤! 저런 놈들 때문에 우리가 발 편한 잠도 못 자고 이사나 가게 되는 거야.” “썩은 계란이라도 있으면 저 자식한테 던졌을 텐데.” 엄진우가 나타나자 사람들은 침을 튀기며 욕설을 내뱉었다. 장춘목은 더욱 승자의 태도로 거만하게 말했다. “당신이 엄진우 대표님인가요? 충고하는데 죽은 영혼은 그만
“산 사람의 일에는 관여할 수 있어도 이런 풍수적인 일은 관여할 수 없어.” 엄진우는 고개를 젓더니 사람들의 욕설을 무시하고 공사장을 한 번 둘러보았다. “이상하네? 왜 풍수가 갑자기 사납게 변한 거지?” 살기가 가득 모인 것이 영안실 못지않았다. 그렇다는 건 적어도 수백 구의 시체가 매장되었다는 걸 의미한다. 몇 초 후, 엄진우는 그제야 알겠다는 듯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미친 도사 같으니라고. 여기에 수작을 부린 거 맞지?” 물론 상대는 부정했다. “왜? 말로 안 되니 이젠 억지 부리는 거야?” 엄진우는 두 눈을 부릅뜨고 상대를 노려보았다. “풍수지리 대가라면 풍수를 보는 것 외에도 또 다른 재주가 있지. 풍수를 만드는 것, 그리고 풍수를 바꾸는 것. 당신 이 땅속에 더러운 걸 숨겨놨네. 그러니 이렇게 살기가 돌겠지.” 과학적인 의미에서 말하자면 풍수는 바로 자기장이다. 만물에는 생기가 있다. 천지의 자연력을 이용해 음양오행을 변화시킨 후 에너지를 방출하면 누군가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침은 오히려 해를 불러온다. 한번 부정적인 에너지, 즉 살기에 감염되면 천지의 기운에 의한 역효과로 가정이 파괴되고 인적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장춘목은 기세등등하게 소리를 질렀다. “허튼소리! 증거 있어? 회사 이미지를 지키려고 거짓말이나 씨불이다니!” “아닐 수도 있죠.” 소지안이 별안간 웃으며 말했다. “마침 강남에서 꽤 유명한 풍수지리 대가를 알고 있는데 우리 소씨 가문과 아주 각별한 사이죠. 전화 한 통이면 바로 와서 당신의 음모를 알아볼 수도 있어요.” “오래 걸려?” 엄진우가 물었다. “기껏해야 30분? 마침 창해시 부근에 거주하고 있어.” 소지안은 바로 휴대폰을 꺼냈다. “전 대가님. 네! 저 지안이에요. 시끄러운 일이 좀 생겨서 대가님 도움이 필요해요.” 전화를 끊은 소지안은 큰 소리로 군중들을 향해 말했다. “다들 진정하세요! 우리 비담 컴퍼니는 절대 여러분이 생각하는 막무가내 회사
“구흉살궁이요?” 전 대가의 사색이 된 얼굴에 소지안은 다급히 물었다. 그러자 전 대사는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우리는 이걸 최악의 흉지라고 부르죠. 구흉살궁이란 아홉 명의 흉악한 자들을 삼천 번 베고 찢어내어 그 살점들을 다시 한데 모여 뼈로 고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멘트로 관을 봉인하고 수은을 주입한 뒤 보름달이 뜨는 날 산 북쪽과 물 남쪽의 음행이 충돌하는 지점에 묻어두어 이생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게 합니다. 이러한 고독한 영혼들은 밤이나 낮이나 고통을 겪으며 극도로 끔찍한 원한을 내 뿜어내는 데 이걸 구흉살궁이라고 하죠. 명줄이 아무리 든든한 사람이라도 절대 이런 곳에 손을 대면 안 됩니다. 한번 살기에 걸리면 비운에 죽는 것은 기본이고 조상과 자손 그리고 세대를 거슬러 영원히 불행에 처할 것입니다. 적어도 십 대 안에는 결코 일어설 수 없게 되죠.” 말만 들어도 소지안은 보이지 않는 공포감을 느끼게 되었고 군중들은 더욱 사색이 되어 뒤로 수십 미터를 물러섰다. “저렇게 흉한 거였어? 안 돼! 나 당장 이사 갈 거야.” “비담 컴퍼니는 당장 공사를 멈추고 땅속의 영혼을 위해 제사를 지내라!” “무고한 우리에게 누를 끼치지 말아라!” “공사를 계속 진행하다가 구흉살궁이라도 건드린다면 우린 다 죽는 거야!” “진정하세요!” 소지안은 하마터면 털썩 주저앉을 뻔했다.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전 대가님... 그렇다면 이 저주를 푸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러자 전 대가는 침을 삼키더니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말했다. “내 생에 처음으로 이런 흉한 터를 만났습니다. 아가씨, 전... 도무지 방법이 없습니다.” 풉! 장춘목은 그 자리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저런 것도 대가라고 불러? 어이가 없네. 정말 어이가 없어! 아까는 그렇게 건방지게 굴더니 이제야 알겠어? 당신은 너무 늙었어. 늙은것들은 죽음을 가장 두려워하지.” 전 대가는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해졌지만 뭐라 반박할 말이 없었다. 소지안은 그대로 얼어붙
“전 대가님! 왜 그러세요!” 그 모습에 소지안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초라한 옷차림의 전 대가는 완전히 이성을 잃은 채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다. “구흉살궁은 애초부터 사람이 건드릴 수 없는 지옥이었어. 지금 도망가지 않으면 다들 죽을 것이야!” 그러더니 곧장 미친 듯이 멀리 도망가 버렸다. 전 대가에게 그나마 믿음을 주었던 군중들도 바로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망했다! 여긴 정말 흉한 곳이야!” “풍수지리 대가도 이성을 놓았어. 우리 같은 보통 인간은 더 말할 것도 없겠지.” 그 모습에 장춘목이 재빨리 앞으로 다가갔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공사를 중단하고 공사 시작 전에 철거했던 곳에 다시 건물을 짓는 것입니다. 비담 컴퍼니가 철거한 건물들은 사실 지하 영혼들을 누르는 부적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저들 때문에 전부 사라졌으니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게 되면서 악귀들이 전부 빠져나오게 된 거죠.” 군중들은 장춘목의 말에 완전히 세뇌당했다. “장 대가님의 말이 맞아! 장 대가님의 도행은 전 대가보다 더 높아!” “맞아! 지금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건 오직 장 대가 뿐이야!” “비담 컴퍼니가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으니 이 모든 손실은 비담 컴퍼니에서 부담하는 게 맞아!” 사람들은 너도나도 한마디씩 하며 비담 컴퍼니를 겨냥했다. 공사팀은 서로 눈치를 보며 어찌할 바를 몰랐고 소지안도 사색이 되어버렸다. 전 대가가 나서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사태의 발전은 그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설마 건물을 다시 지을 돈이 없는 거야?” 소지안의 표정에 장춘목은 일부러 그녀를 약 올렸다. “듣자 하니 이 프로젝트 때문에 은행에 대출도 어마어마하게 받았다면서? 뭐 정 안되면 불야성 프로젝트와 비담 컴퍼니 지분을 팔아서 급한 불이라도 끄던가. 자네도 알겠지만 요즘은 채무 추징에 폭력도 쓰잖아. 이 일은 아마 오늘 내로 전 창해시에 퍼지게 될 거야. 투자자들이 당신들을 가만둘 것 같아?” 소지안은 창백한 안색으로 버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