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짓이면 뭐? 만약 거절한다면 우리 정 회장님은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물론 상대도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소지안 너도 잘 알지? 우리 정 회장님은 너희 창해시 지하황제 장강수도 순식간에 죽일 수 있는 분이야.” 그 말에 소지안은 겁에 질려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그러자 장춘목은 경멸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 아직도 환상을 품고 있어? 그렇다면 완전히 단념시켜 주지!” 그는 몰래 손가락을 꼬아 인을 맺고 악한 기운을 내뿜었다. 그러자 정중앙의 흙더미 속에서 아홉 개의 무덤이 갑자기 흙을 뚫고 나타났는데 하나같이 피로 얼룩진 시체들이 썩은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 “꺄악!” 순간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망했다! 영혼들을 건드렸어! 악귀들이 나오려는 거야!” “지금 당장 관련 부서로 가서 민원을 제기하자고! 비담 컴퍼니가 하루라도 공사를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반드시 끝까지 항의할 거야!” 이제는 심지어 공사팀 노동자들도 두려움에 모골이 송연해졌다. “부대표님, 도무지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딸린 가족이 많아서 이대로 죽을 수는 없어요.” 소지안은 순간 온갖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도무지 상황을 역전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진우 씨! 뭐라고 말 좀 해봐. 회사 대표가 왜 그러고 있어!” 답답한 마음에 소지안은 엄진우에게 화풀이를 했다. 하지만 이때, 엄진우는 이미 그 아홉 개의 무덤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대표님? 엄 대표님?” 소지안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위험하니까 빨리 돌아와!” 하지만 엄진우는 듣는 척도 안 하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몇 초 후, 엄진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고작 구흉살궁이 내 상대가 된다고 생각해?” 그 말에 장춘목은 싸늘하게 웃으며 빈정거렸다. “하하하! 무지한 자여. 풍수지리 대가라면 구흉살궁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없지. 그런데 고작이라니? 역시 무식한 자는 용감하다는 말이 사실이었군. 배짱 있으면 더 가까이 가 보던가. 가까이
“안 움직여?” 마치 정지 버튼을 누른 것처럼 현장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보기 흉했던 이곳은 빠르게 탈바꿈하기 시작했는데 시커멓고 냄새나던 지표면이 정상으로 회복되고 있었다. 이렇게 신기한 일이! 소지안은 기쁨에 겨워 말했다. “됐다! 다 됐다! 이래도 흉지라고 말할 건가요?” 땅만 지킬 수 있다면 정대용의 계획도 허사가 될 것이다. 장춘목은 놀란 마음에 식은땀을 흘리며 엄진우를 가리켰다. “너... 네가 어떻게 해냈지? 천사 급별의 풍수지리 대가가 아니면 구흉살궁에서 무사히 돌아온 자는 거의 없었어!” 엄진우는 팔짱을 낀 채 씩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왜 내가 천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지?” “네가 천사라고? 개소리 치지 마! 자고로 20대 초반의 천사는 없어! 종도 선조님도 할 수 없다고!” 장춘목은 얼굴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자 엄진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보아하니 그 초짜 대가가 당신의 상상력을 제어했나 보네.” “믿을 수 없어! 이거 우연이야! 너에겐 두 번째 기회는 없어.” 장춘목은 두 손을 맞잡고 인을 맺더니 주문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소지안은 깜짝 놀라 다급히 소리를 질러댔다. “또 수작을 부리려고 하는 것이니 빨리 막아!” “네!” 이때 한 무리의 경비원과 노동자들이 빠르게 장춘목에게 달려들었다. 비담 컴퍼니는 평소 직원들을 아주 아꼈기에 직원들도 밥그릇을 위해 당연히 소지안과 같은 전선에 서야 했다. “올 필요 없어.” 엄진우는 그들을 멈춰 세웠다. 그러더니 똑같이 손가락을 꼬고 인을 맺었다. 풉! 그러자 장천묵은 당장에서 피를 토하더니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헐!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알겠다! 이건 풍수리지 대가들만의 싸움이야. 예전에 어르신들한테서 들었는데 풍수지리 대가들은 정신적인 염력으로 싸운다고 하더라고. 누구의 염력이 더 강하면 상대의 신경을 반격해 뇌 중추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어. 뇌신경은 사지백해의 근
군중들은 워낙 갈대와도 같아 바람이 부는 대로 휘어진다. 엄진우의 일리 있고 근거 있는 해석에 비담 컴퍼니를 비난하던 군중들은 순간 장춘목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그리고 경비원들과 노동자들도 솟구치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는 듯 장춘목을 향해 침을 튀겨가며 욕설을 내뱉었다. “냄새나는 사기꾼 같으니라고! 감히 어디서 사기를 쳐!” 이때 소지안이 엄진우에게 다가와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장춘목을 처리할 방법이 있었던 거네. 그러면 그렇다고 말을 해야지. 나 아까 진짜 미치는 줄 알았어.” 소지안은 애교 섞인 말투로 계속 말했다. “아까는 내가 마음이 급해서 나도 모르게 화냈어. 미안해.” 엄진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내가 여자 마음을 모를까 봐? 기분 나빴다면 나 때려. 우리 부대표님 화 풀릴 때까지.” 소지안은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건 아까워서 안 되겠어.” 그러더니 엄진우의 품에 쏙 안겼다. 뒤에 있던 비서들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이 많은 솔로 앞에서 애정 행각이라니, 게다가 상사라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엄진우는 부드럽게 소지안을 밀어내더니 그녀의 코를 꼬집으며 말했다. “됐어. 일단 사람들 진정시키고 우리 회사 정책에 관해 설명해 줘. 괜히 또 흔들리지 않게.” “그래, 오늘 밤 깨끗이 씻고 나 기다려.” 소지안은 너무 좋아 입도 다물지 못한 채 엄진우의 허벅지를 꼬집었고 엄진우는 차가운 숨을 들이마셨다. 뒤에 있던 사람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이 두 사람 정말 너무 화끈하다. 이때 엄진우는 사람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는 장춘목에게 다가와 말했다. “그만해. 공지에서 사람이 죽으면 재수 없어.” “네, 엄 대표님.” 사람들은 그제야 손을 멈추고 말했다. “맞아요. 이렇게 죽어버리면 우리 손도 더럽혀 질 겁니다.” 장춘목은 얼굴이 시퍼렇게 붓고 코가 삐뚤었으며 갈비뼈가 대여섯 개 부러졌지만 여전히 이를 악물고 말했다. “무식한 서민 같은 것들. 정 회장은 너희들
“정 회장님? 보셨습니까? 엄진우 그놈 굴복했죠?” 아무것도 모르는 장춘목은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제가 그럴 줄 알았습니다. 코딱지만 한 회사가 정 회장님에게 맞서는 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늬미 굴복은!” 쿵! 순간 장춘목의 머리는 마치 수박처럼 산산이 터져버렸고 피 못에 쓰러져 경련을 일으켰다. 그 모습에 옆에 있던 부하들은 너무 놀라 넋을 잃은 채 감히 숨소리도 내지 못했다. 멀리서 보면 똥개, 가까이서 보면 정대용! 이건 적나라한 도발이자 모욕이다. 50년을 살아오며 정대용은 처음 누군가에게 이런 모욕을 당했다. “죽여라! 반드시 죽여라!” 화가 난 정대용은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댔다. “모든 인원을 동원해 비담 컴퍼니를 포위하라! 난 그자들을 전부 죽일 것이다.” “회장님, 창해시는 우리 구역이 아닙니다.” 한 부하가 좋은 말로 설득하려고 했다. “섣불리 무력을 쓰다간 지하 세계 대란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정대용은 머리도 들지 않은 채 상대 부하에게 주먹을 날렸고 부하는 그대로 목숨을 잃었다. “날 설득하는 자는 죽음이다.” 그 모습에 부하들은 감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죽은 부하는 정대용의 심복으로 한순간 정대용에게 처참하게 죽임을 당했다. 부하들은 하는 수 없이 일제히 대답했다. “넵!” “다른 도시의 내 형제들까지 전부 호출해서 창해시를 공격한다!” 정대용은 이 바닥에서 못 하는 것이 없다. 그와 친분이 있는 지하 황제만 해도 강남성 절반을 차지한다. 그의 명령이 떨어지고 반나절도 안 되어 십여 명의 지하 황제들이 연이어 도착했다. 그들은 병력을 이끌고 새까맣게 모여 정대용의 구역에서 이 일에 대해 논의했다. “강해시 지하 황제 고순철 회장님 도착하셨습니다!” “평안시 지하 황제 진태평 회장님 도착하셨습니다!” “남산시 지하 황제 독고준 회장님 도착하셨습니다!” “...” 총 열세 명의 지하 황제가 도착했는데 전부 정대용과 호형호제
그 말을 들은 지하 황제들은 깜짝 놀랐다. 악랄하고 욕심 많은 정대용이 이런 말을 하다니. 아마도 엄진우라는 그놈에게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지금 정대용의 눈동자에는 오직 복수의 불길만 활활 타올랐고 다른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형님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셨는데 저희가 어떻게 보고만 있겠어요? 당장 쳐들어갑시다!” “창해시로 쳐들어가서 땅과 여자를 나누자고요!” “형님을 위해 우리가 나서죠!” 다들 잇달아 일어나서 입장을 표명했다. 아무튼 정대용의 부하들이 앞장설 테니까 그들은 뒤에서 주워 먹기만 해도 충분하다. “하지만 형님, 엄진우 그놈을 정말 죽일 생각이라면 비담 컴퍼니보다 지성그룹에 쳐들어가 예우림을 잡는 게 더 빠를 것 같아요.” 평안시 지하 황제 진태평이 몸을 일으키고 말했다. “여기 오기 전에 제 부하한테서 비담 컴퍼니는 지성그룹 지사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리고 대표인 엄진우는 워낙 지성그룹의 평사원이었는데 지성그룹 대표 예우림의 눈에 들어 파격적으로 승진했다고 하네요.” 그 말을 들은 정대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 말이 맞아. 지성그룹은 상장 회사라 돈과 여자가 비담 컴퍼니보다 훨씬 많을 거야. 그러니 더 공격할 가치가 있다는 거지.” “지성그룹에 쳐들어가시죠!” 사람들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10만 명의 지하 타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창해시로 돌진했다. 같은 시각 창해시. 지하 황제 장강수는 놀라운 소식을 받았다. 정대용이 열세 명의 지하 황제와 10만 명의 부하들을 데리고 내 구역으로 쳐들어온다고? “정대용 대체 뭘 하려는 거지? 정말 미친 건가?” 장강수는 대경실색했다. 비록 창해시는 장강수의 구역이지만 그의 부하들을 전부 합쳐봤자 2만 명이 전부이고 그 중 정예 타수는 고작 수십 명일 뿐이다. 그런데 어떻게 열세 명의 지하 황제를 상대할 수 있단 말인가? “회장님, 아니면 그냥 도망가는 건 어떨까요...” 장강수의 4대 금강도 사색이 되어버렸다. “10만 명, 정대용까지 해서 열네
“대체 어떤 남자길래 정대용이 열세 명의 지하 황제와 10만 부하를 데리고 쳐들어온단 말이야!” 그 말을 들은 장강수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정대용은 대체 그 남자를 얼마나 원망하기에 이런 결정을 했던 걸까? “비담 컴퍼니, 엄진우.” 빡빡이가 입을 열었다. “놈은 우리 회장님의 산업을 망쳤을 뿐만 아니라 공개적으로 도발했다. 하여 우리 회장님은 창해쪽의 그 어떤 세력이든, 이 일에 관여한다면 바로 우리의 적으로 간주하고 함께 밀어버린다고 하셨다!” 빡빡이의 말에 장강수와 현장에 있는 모든 부하는 또 한 번 놀랐다. 엄진우 님을 상대로 쳐들어왔다고? 장강수는 잠시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가 물었다. “그래서 이젠 어떻게 할 계획인가?” “지성그룹을 포위해서 엄진우와 관계있는 예우림을 인질로 삼을 것이다. 그러면 엄진우 그놈은 날개가 있어도 감히 날지 못하게 되겠지.” 상대는 콧구멍을 하늘로 쳐들고 크게 웃느라 장강수의 눈동자에 휘몰아치기 시작하는 폭풍우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장강수, 총명한 사람이라고 들었다. 그러니 지금부터 당신은 가만히 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 회장님 뜻대로만 한다면 이 일이 끝나면 당신에게도 전리품을 나누어줄 생각이 있다.” 상대는 전혀 물러설 기색 없이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당신이 여태 쌓아놓은 것들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러자 장강수는 고개를 들고 괴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선 당신들에게 복종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거지?” “역시 똑똑하네.” 빡빡이는 불쑥 장강수의 자리에 털썩 앉더니 기지개를 켜며 입을 열었다. “내가 말이야, 멀리서 오느라고 물도 못 마셨어. 목마르니까 빨리 한 상 제대로 차려. 그리고 같이 술 마셔줄 예쁜 여자도 몇 명 준비해! 날 즐겁게 해준다면 돌아가서 우리 회장님한테 당신 좋은 말 몇 마디 해줄게. 그러면 회장님도 당신 더 챙겨주실 거야
“뭐지?” 예우림은 심장이 철렁해서 다급히 통창으로 달려가 밖을 내다보았는데 회사 아래에는 사람들이 시커멓게 몰려있었다. 그들은 지성그룹을 완전히 포위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예우림은 도무지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다. 더 놀라운 건 창해시 지하황제 장강수도 직접 사람을 거느리고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강수의 기세로나 머릿수로나 절대 상대와 비할 수 없었다. “장강수, 자네가 어쩐 일이야? 날 돕고 부스러기라도 주워 먹으려는 생각이야?” 장강수가 수만 명의 부하를 데리고 나타나자 정대용은 장강수가 당연히 이 작전에 합류하러 온 줄 알고 입꼬리를 올렸다. “자네 같은 모난 사람도 꼬리를 내리는 날이 있다니. 내 동생도 같이 왔어? 왜 안 보이지?” “동생? 자네가 보낸 그자를 얘기하는 건가?” 장강수는 이를 훤히 드러내며 웃었다. “아, 내가 펄펄 끓는 기름 솥에 넣어서 한바탕 튀겼어. 맛이 괜찮더라고.” 순간 정대용은 사색이 되어 버럭 화를 냈다. “내 사람을 죽였어?” “그럼. 내가 직접 여기까지 온 건, 자네에게 할 말이 있어서야. 지성그룹을 건드린다면 자네들은 전부 죽음이야.” 장강수는 시가를 한 대 꺼내 불을 붙이더니 카리스마 넘치게 말했다. “창해시는 이 장강수의 구역이야! 감히 어디서 행패야!” “그러니까, 내가 하는 일에 반기를 든다는 거지?” 정대용의 안색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러자 장강수는 맨손으로 시가를 끄더니 상대의 얼굴에 던지며 말했다. “잔말 말고, 지성그룹에서 떨어져!” 쿵! ... 비담 컴퍼니는 지금 전체 직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엄진우는 단상에 서서 PPT로 불야성 프로젝트에 대해 인내심 있게 브리핑했다. 불야성 프로젝트는 완벽한 오락 및 레저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앞으로 대규모 시민 광장을 건설하여 창해시 전체의 상업 중심지가 될 예정이다. 그 덕에 주변 집값과 땅값도 함께 상승하게 될 것이며 앞날이 아주 창창하다. 그러니 비담 컴퍼니는 반드시 더 이른 시일에
회사 입구를 나서는데 소지안이 다급히 달려와 물었다. “진우 씨, 무슨 일이야?” 비서에게 화를 내는 엄진우의 모습에 그녀는 걱정이 되어서 따라 나왔다. 그녀는 엄진우가 그렇게 화를 내는 모습을 처음 보았고 본능적으로 큰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했다. “예우림에게 사고가 생겼어.” 엄진우는 짧게 상황을 설명했고 소지안은 너무 놀라 턱이 다 빠질 것 같았다. “열세 명의 지하 황제? 십만 명의 부하? 맙소사, 정대용 미친 거야?” 비록 그녀는 정대용이 원수는 꼭 갚는 성격이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복수심이 강할 줄 생각도 못 했다. “진우 씨, 절대 혼자 가면 안 돼! 열세 명의 지하 황제에 지독한 정대용까지 있어. 게다가 십만 명의 부하들까지 있다고! 지금 이건 어쩌면 진우 씨를 낚으려는 덫일 지도 몰라. 그들의 덫에 걸리면 우림이도 못 구하고 진우 씨도 다칠 수 있어!” 소지안은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나한테 시간을 줘. 30분이면 5천 명 정도는 소집할 수 있어.” 이론상 소씨 가문의 경호원들은 지하 세계의 대부분 양아치들 보다 전투력이 훨씬 강하다. 비록 이 5천 명의 경호원들로 상대를 진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엄진우를 지켜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엄진우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30분? 그때면 우림이 어떻게 될지도 몰라.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더는 기다릴 수 없어. 지금 바로 가야 해.” 엄진우는 다급히 떠나려고 했지만 소지안은 필사적으로 그를 막아섰다. “안 돼! 이렇게 가면 진우 씨도 위험하다고!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마!” 엄진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소지안, 더는 막지 마! 예우림 내 여자야!” “그러는 난 진우 씨 여자 아니야? 가려거든 나 죽이고 가!” 소지안은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엄진우는 평소 한없이 고분고분하던 여자가 이렇게 고집을 부릴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소 비서, 당신...” 하지만 엄진우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미안해.”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