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Chapter 121 - Chapter 130

1009 Chapters

제121화

“20여 년 전, 네 아버지 엄비주는 내력종사이자 우리 엄씨 가문의 소주로 앞날이 창창했어.그런데 하필 이 천한 무녀에게 반해서 몰래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아 가문의 혼사를 어기고 명성을 더럽혔지.어르신은 결국 네 아버지의 소주 신분을 박탈하고 가문에서 쫓아내 버렸고 그 후로 엄씨 가문의 유망주였던 네 아버지는 모든 걸 잃고 엄씨 가문에서 버려진 떠돌이 개가 되어버렸어.”그 말은 엄진우의 마음속에 사나운 파도를 일으켰다.그는 여태 아버지가 평범한 노동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한때 명성이 자자했던 무도 천재일 줄이야!“하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대외적으로 철저히 봉쇄했기에 남들은 몰라.”큰아버지인 엄비룡이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그런데 곧 팔순 잔치를 앞둔 어르신이 갑자기 네 아버지가 생각났나 봐. 측은지심이 들었는지 집으로 오라네.”둘째아버지 엄비호는 싸늘하게 웃었다.“안타깝네. 우리 셋째가 탄광 노동자로 살다가 결국 십여 년 전에 죽었다면서? 그러게 왜 하필 그런 선택을 해서는.이게 바로 가문을 저버리고 천박한 사람을 선택한 벌이지.”엄진우는 주먹을 불끈 쥐고 말했다.“어른이니 공경하겠다만, 한 번만 우리 엄마 더 모욕한다면 당신 그 입 찢어버리는 수도 있어.”하수희는 다급히 엄진우를 끌어당기며 말했다.“진우야, 진정해. 네 큰아버지와 둘째아버지 모두 내력종사야. 그러다 너 큰일나.게다가 엄씨 가문은 4대 고대 무가라고. 우리 같은 사람들은 건드릴 수 없는 존재야.”“무녀라서 그런가? 눈치는 좀 있네. 걱정하지 마, 아무리 그래도 엄씨 가문 핏줄을 죽이기야 하겠어?”엄비룡과 엄비호는 코웃음을 쳤다.“비주가 죽었으니 아들인 네가 대신 열흘 뒤에 열릴 어르신의 생신 잔치에 참석해. 늦으면 못 들어오니까 일찍 도착하는 게 좋을 거야.”말을 끝낸 두 사람은 초대장 하나를 테이블에 던져놓고 버젓이 떠났다.엄진우는 화가 나서 이가 갈렸다.엄씨 가문 사람이면 뭐? 엄마를 모욕하는 자는 전부 죽인다.“진우야. 네 신분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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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스윽-엄진우는 번개처럼 손을 뽑으며 멋쩍게 웃었다.“미, 미안해요. 소 비서님. 일부러 그런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세요.”“쳇, 뭘 그렇게 급하게 빼요? 내가 만지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닌데.”소지안은 작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 중얼거렸다.“그러면 나 마사지 좀 해줄래요? 나 요즘 생리가 안 와요. 좀 봐주세요.”하얗고 긴 다리가 갑자기 엄진우의 무릎에 올라왔다.아이스 블루에서 장필문이 엄진우에게 무릎을 꿇었던 그 순간, 그녀는 큰 충격을 받았다.보면 볼수록 이 남자를 자기 남자로 만들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하는 수 없이 본연의 우세를 동원해야만 했다.삐걱!이때 예우림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오늘 그녀는 타이트한 투피스에 머리는 뒤로 넘긴 채 정교한 얼굴을 더 돋보이게 해주었으며 크리스탈 귀걸이로 포인트를 주었다.‘단정하지 못한 옷 상태’에 바싹 붙어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그녀는 버럭 화를 냈다.“엄진우! 근무 시간에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지금 여기서 내 비서와 놀아난 거야? 너 회사 그만두고 싶어?”“컥컥! 부대표님, 그게 아니라요.”엄진우는 다급히 설명했다.“나 부대표님 찾으러 왔는데 회의중이라고 해서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근데 소 비서님이 마사지를 부탁하셔서......”소지안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부대표님, 엄진우 사원 탓하지 마세요. 이건 제 불찰입니다. 지금 나갈게요.”말을 끝낸 그녀는 긴 다리를 움직여 곧장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예우림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됐어, 근데 무슨 일로 찾아왔어?”엄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지하게 말했다.“그게, 저번에 우리 엄마 만나주겠다고 했잖아요.”“난 약속은 지켜.”예우림은 싸늘하게 말했다.“그러면 엄마뿐만 아니라 우리 할아버지 생신에도 같이 가는 건 어때요?”엄진우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예우림은 놀란 기색이 역력해서 말했다.“엄진우, 당신 욕심이 끝도 없구나? 대체 날 뭐로 생각하는 거야? 네가 당신 가문의 며느리라도 돼? 애라도 낳아줘야겠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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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그래요. 세 개가 아니라 서른 개라도 할게요!”엄진우는 기쁜 마음에 곧 그녀를 풀어주었다.“나쁜 자식, 너 다음에는 바로 쫓아내서 경비원이나 시킬 거야!”예우림은 고개를 돌려 엄진우에게 날카롭고 싸늘한 눈빛을 보내더니 손을 들어 그의 뺨을 향해 손바닥을 휘둘렀지만 엄진우는 뒤로 살짝 피해버렸다.그녀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너 진짜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구나? 좋아. 첫 번째 테스트, 우리 회사 마케팅 제7팀이 연속 반년 동안 실적이 꽝이야. 네가 팀장으로 들어가서 한 달 안에 판을 뒤집어 봐.”엄진우는 시큰둥하게 말했다.“그게 뭐가 어려워요. 한 달이 아니라 이틀이면 끝낼 수 있어요.”“난 결과만 봐.”예우림은 턱을 치켜들고 도도하게 말했다.“오늘 당장 팀 옮겨!”“네.”엄진우는 이 빙산 같은 여자의 심기를 건드리기 싫어 단호하게 사무실을 떠났다.이때 소지안이 다시 돌아왔다. 그녀는 사실 문밖에서 이 모든 것을 몰래 훔쳐보고 있었다.소지안이 말했다.“예림아, 너 그 테스트 너무 어려운 거 아니야? 경험이 많은 오래된 직원들이라면 7팀이 어떤 존재라는 거 다 알고 있어.그 팀 낙하산이나 재벌 2세들만 가득하잖아. 역대 팀장 중 가장 짧게 근무한 팀장이 3시간, 가장 오래 버틴 팀장도 고작 1주일이야. 새 팀장이 오기만 하면 그 팀 팀원들이 다 쫓아냈잖아. 그런데 엄진우 씨가 어떻게 그 팀장직을 맡아서 실적까지 올리겠어? 불가능한 일이야.”소지안은 예우림이 기업 사정에 깜깜한 엄진우를 일방적으로 괴롭힌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예우림의 입가에는 가벼운 미소가 번졌다.“그러게 누가 나 협박하래? 이게 바로 그 대가야.”그녀는 엄진우가 반날도 못 버티고 의기소침하게 달려와 포기하는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그리고 그런 그를 비웃을 것을 생각하니 화가 다 풀리는 것 같았다.나쁜 자식, 드디어 나한테 당할 기회가 생겼지?......오후 근무 시간.엄진우는 겨우 구석진 곳에 있는 마케팅 제7팀 찾아왔다.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이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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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할 수 있으면 여기 남고, 못하겠으면 걍 꺼져!”남자는 깔깔거리며 엄진우를 농락했다.순간 엄진우는 안색이 살짝 바뀌더니 남자 앞에 다가가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이름이 뭐야?”“나 제7팀 윤세호. 아, 난 윤흥관 아들이야. 지성그룹 회장 윤흥찬의 동생 윤흥관 부회장. 촌수로 따지면 부대표님도 우리 아버지 만나면 허리 굽혀야 해.”이 2세 중에서 윤세호의 배경이 가장 대단했기에 제일 오만한 사람 또한 윤세호다.“그래, 좋아. 윤세호, 일단 나 좀 따라와.”엄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그 말에 윤세호는 입을 삐죽거리며 대답했다.“왜? 전임 팀장들처럼 나와 진지한 대화라도 나누고 싶어? 고작 팀장 주제에 제발 나서지 좀 마.내 전화 한 통이면 부장도 튀어와야 한다니까?”“글쎄 일단 나오라니까.”엄진우의 고집에 윤세호는 책상을 세게 내리치며 말했다.“아 놔, 네 대가리 뭐로 만들었어? 왜 말을 못 알아들어?”다른 팀원들도 분분히 엄진우를 비웃기 시작했다.“감히 윤세호를 건드리다니. 쩝, 이번 팀장도 망했군.”“저거 아무래도 신입사원 같은데? 열정이면 다 되는 줄 알아?”“아마 오늘 하루도 못 버티고 도망갈 것 같은데?”엄진우는 덤덤하게 입구로 걸어가 윤세호를 빤히 쳐다보았다.그제야 상대는 귀찮은 듯 자리에서 일어나 다리를 툭툭 털더니 두 손을 주머니에 꽂은 채 엄진우에게 다가가 말했다.“지껄여 봐.”엄진우는 윤세호 목덜미에 있는 문신을 가리키며 말했다.“회사 규정상 문신은 안 돼. 그거 손으로 빡빡 지워봐.”“뭔 개소리야? 문신을 어떻게 손으로 지워?”어이없는 말에 윤세호는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네 머리에는 똥이 들어찼구나?”퍽!엄진우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바로 손바닥을 날렸다.그 장면은 순식간에 모두를 얼어붙게 했다.윤세호는 어안이 벙벙했다.“너 미쳤어? 감히 날 쳐?”퍽!엄진우는 여전히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반대쪽 손바닥을 날렸다. 엄진우의 강력한 따귀에 윤세호는 얼굴을 움켜쥐고 소리를 질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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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명령이다. 다들 당장 일 시작한다. 의견 있는 사람은 지금 당장 나와!”엄진우가 또박또박 말했다.윤세호의 참상에 팀원들은 서로를 마주 보며 가슴을 졸였다.독한 자식이 왔다.네 아비가 우마왕이라고 해도 밭을 갈아야 한다!팀원들은 즉시 머리를 숙인 채 일을 시작했다.심지어 윤세호도 허둥지둥 자기 자리로 돌아와 질서를 회복했다.“아주 좋아. 세 시간 줄 테니까 현재 작업량 정리해서 엑셀로 나한테 전송해.”엄진우는 손목시계를 쳐다보더니 계속 말했다.“완성하지 못하는 사람은 퇴근할 생각 하지도 마! 대충하는 것도 용서 못 해! 내가 하나하나 다 확인할 테니까 똑바로 해! 제대로 안 하면 다시 시킨다!”엄진우의 뒷말에 대충 해서 바치기만 하려고 했던 직원들도 다급히 키보드를 두드렸다.그리고 엄진우는 묵묵히 자기 자리에 앉아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았다.역시 독한 사람들은 독한 사람이 상대해야 한다.엄진우가 북강에 있을 때, 세계적인 죄수가 하나 들어왔는데 늘 말썽을 피우고 폭동을 일으켰었다.하여 엄진우는 직접 한 달 동안 교도소장 대리를 맡았고, 그 죄수는 한 달이라는 시간 내에 얌전하게 변해버렸다.왜냐하면 엄진우는 그 죄수를 땡볕에 3일을 던져버렸기 때문이다.“감히 나한테 대적해?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것들이.”엄진우는 코웃음을 쳤다.제7팀의 2세들은 온 오후 부지런히 보고서를 제작했다.비록 세상 물절도 모르는 병신들이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명문대 출신이라 열심히 하니 꽤 쓸만했다.곰곰이 살펴보던 엄진우는 문제점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예를 들어 지난달 제7팀에서는 총 두 건의 주문을 받았는데 그 중 하나는 실패하고 다른 하나는 애프터서비스에 문제가 있었다.“회사에 빚진 매출액이 총 얼마야?”엄진우가 목소리를 내리깔고 묻자 윤세호는 땀을 뻘뻘 흘리며 대답했다.“5억입니다!”“6개월에 5억, 괜찮네. 이틀 동안 빡세게 하면 완성할 수 있겠어.”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예우림에게 이틀 안에 모두 해결하겠다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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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황당하기 짝이 없군!”“이제야 정규직으로 전환된 엄진우를 팀장에 앉힌 것도 모자라 제7팀을 맡게 했다니!”예정명은 거리낌 없이 그녀를 나무랐다.“장필문 사건도 그래. 하도 장필문이 착해서 그 자식 한 번 봐준 거지, 그게 아니라면 엄진우가 이 회사에서 무사하게 발붙이고 있었을 것 같아?그런데 제7팀에 보내? 그러다가 그 2세들의 심기라도 건드려서 이사회까지 영향을 받으면 어쩌려고?”이때 예정국도 불쾌한 듯 입을 열었다.“우림아, 제7팀 다들 난다긴다하는 집안의 2세들이야. 너 절로 네 무덤 파지 마!”또 다른 이사인 예정덕도 한마디 했다.“우림아. 나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 엄진우 사원 당장 제7팀에서 나오라고 해. 7팀은 구제 불능이야. 그러니 시간 낭비할 것 없어.”예우림은 다리를 꼬고 정색해서 말했다.“그래요. 엄진우가 그 팀에 있는 예씨 가문 사람들을 건드릴까 봐 그게 두려운 거죠? 좋아요. 지금 당장 인사팀에 연락해서 엄진우 원상 복귀시킬게요.”제7팀의 병신들은 회사에서 키우면 충분하다. 아무래도 이 큰 회사에서 고작 그 십여 개의 병신을 키우는 건 어려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부대표님!”이때 소지안이 경악한 기색이 역력해서 달려왔다.“마케팅 제7팀에서 6개월 사이 부족했던 판매실적 전부를 보충했다고 연락 왔습니다.”예우림은 깜짝 놀랐다.“이번 달만 해도 5억이 부족했는데 이렇게 빨리 다 보충했다고?”“아니요. 이번 달 뿐만 아니라 6개월 실적이라고요. 총 30억입니다.”소지안은 잔뜩 흥분해서 말했다.그 말에 회의실은 갑자기 떠들썩해졌다.예씨 가문 사람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뭐라고? 뭐가 잘못된 거 아닌가? 제7팀이? 엄진우 사원이 제7팀에 들어간 지 고작 이틀 만에?”소지안은 마치 병아리처럼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합니다. 재무팀에서 이미 입금 확인한 상탭니다.”예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할 말을 잃었다.“그럴 리가 없어! 제7팀이 어떤 팀인데, 다들 하나같이 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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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그러니까. 연락처 다 있을 거 아니야. 하나씩 연락해 보는 거지, 뭐.”예정명은 잔뜩 신이나서 건들 거렸다.“그렇다면 지금 당장 연락하는 거로 하지. 여기서 나가면 누군가는 소식을 전할 테니까.”엄진우가 고인하를 회사에서 밀어내고 심복을 잃은 예정명은 줄곧 엄진우를 아니꼽게 여겼다.그런데 매번 예우림이 감싸주는 바람에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드디어 이 눈엣가시를 뽑을 기회가 생겼다.다른 이사들도 고개를 끄덕였다.“좋은 생각이네요.”“그러...... 죠.”예우림은 하는 수 없이 승낙했다.볼품없는 제7팀이 이토록 큰 파장을 일으키다니.홧김에 엄진우를 제7팀으로 보낸 것이 후회되는 순간이다. 혼 좀 내주려고 보냈는데 이런 상황을 만들 줄 생각도 못 했다.“엄진우, 너 진짜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았길 바랄게. 아니면 이번엔 나도 너 못 지켜.”그녀는 긴장감에 두 손을 꽉 잡았다.하지만 바꾸어 생각해 보니 만약 부정행위가 없었더라면 어떻게 이틀에 30억 매출을 완성할 수 있단 말인가?아마 부정행위가 맞는 것 같았다.이때 예정국은 이미 제7팀의 고객 리스트를 손에 넣고 미친 듯이 기뻐했다.“전부 낯선 번호들이야. 보나 마나 이 새끼들이 눈을 피하고자 일부러 이렇게 한 거겠지? 하지만 전화만 해 보면 답은 바로 나올 수 있어.”“형님, 전화는 제가 할게요.”예정명은 다급히 전화를 꺼내 들고 리스트에 적힌 첫 번째 고객의 전화번호를 주시했다.풉! H 어르신? 총주문 금액 10억.협상부터 주문 결제까지 1분도 안 걸렸어.2세들의 집안이 아니라면 누가 이렇게 호탕하게 돈을 입금한단 말인가?전화를 거니 무겁고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녕하세요. 전 과학원 원사 허성호입니다.”그 말에 장내의 분위기는 순간 얼어붙었고 예정명의 얼굴 근육은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이 목소리는 정말 원사님의 목소리가 맞는 것 같은데요.”허성호의 명성은 현지에서 정말 익히 들었다.과학원 일 성급 원사 허성호, 국가 최고 등급의 퇴직금을 받는 대단한 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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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북방 곰국의 한 군수 산업 거물의 딸이자 국분부의 정상급 인물.심지어 4대 고대 무가 사람들이 아이스 블루에 가도 꼬리를 감추고 사람이 되어야 한다.“뭐야? 왜 말이 없어? 할 말 없으면 끊어! 이상해!”이레나는 몇 마디 중얼거리더니 곧 전화를 끊었다.예정명은 완전히 멍해졌다.“이레나? 어떻게 이런 일이......”그들이 찾고 있는 건 제7팀 병신들의 인맥이다.아무리 그들이 재벌 2세라지만 그래도 허성호와 이레나 같은 인물과 절대 친할 리가 없다.바꾸어 말하면 제7팀 팀원들의 가문도 그들에겐 손을 뻗지 못한다는 말이다.“믿을 수 없어. 그 병신들의 인맥이 반드시 여기 숨어 있을 거야!”그는 바로 다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그런데 상대의 목소리에 예정명은 하마터면 바지에 오줌을 지릴 뻔했다.“소대호 입니다. 누구시죠?”헐, 창해시 갑부 소대호? 그럴 리가! 어떻게 이런 일이!이어지는 여러 통의 전화는 더 모두를 놀라게 했다.“국가 기밀 전화에 연결할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들려오는 신호음에 사람들은 넋이 나가버렸다.기밀 전화? 이건 적어도 체제에서 높은 수준의 개인 전화이다.제7팀의 병신들은 절대 그런 사람을 알 리가 없다.예우림은 천천히 시선을 거두고 담담하게 말했다.“다들 이제 만족하셨어요?”지성그룹의 이사들은 서로를 쳐다보더니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한 채 발을 구르며 나가버렸다.사람들이 모두 나간 뒤, 예우림은 통쾌하게 웃음을 터뜨렸다.“난 저 사람들의 괴로운 표정을 보는 게 미치도록 좋아. 단체로 똥 씹은 표정이잖아. 근데 지안아, 너 소씨 가문 힘을 빌린 거야?”그 말에 소지안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를 가리켰다.“나?”나랑 뭔 상관인데?장필문의 무릎을 꿇리고 눈물을 쏙 빼놓은 남자가 고작 소씨 가문이 필요할까?하지만 예우림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연기 그만 좀 해! 네가 아니면 누가 그런 거물들에게 연락했겠어? 제7팀 병신들? 아니면 엄진우?”“정말 엄진우 씨가 한 거라면?”소지안이 입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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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어떻게 이런 일이.“보스, 말씀 많이 하셨으니 목 불편하시죠? 여기 따뜻한 차 가져왔습니다.”“보스, 저 마사지 좀 하죠?”“아니, 우리 보스 의자가 왜 이러지? 보스, 제 의자로 교체하세요. 인체공학적으로 제작돼서 아주 편해요.”십여 명의 2세들이 하나같이 엄진우의 곁을 둘러싸서 마치 노비들처럼 다리를 주무르고 발을 씻겨 주며 과일을 깎아서 대령했다.“다들, 지금 뭐 하는 거야?”예우림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안으로 들어갔다.“부대표님, 내가 강요한 게 아니에요! 다들 열정적으로 하겠다는데 어떻게 거절합니까.”갑자기 엄진우는 손을 뻗으며 한 팀원에게 말했다.“이따가 내 발 씻은 물 바로 화장실에 버려! 또 훔쳐 마시다가 큰일난다!”“보스의 선기가 묻은 물인데 큰일은요. 오히려 영광이죠.”이 사람들 전부 미쳐버린 것 같다.알랑방귀에 태워 우주 끝까지 보낼 셈인가?믿을 수 없는 광경에 예우림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물었다.“보스? 엄진우가 왜 보스야?”“보스니까 보스라고 부르죠.”윤세호는 순간 엄진우의 광팬이 되어 단호하게 말했다.“보스가 우리를 이끌고 이틀 만에 제7팀을 기사회생시켰으니 앞으로는 아무도 우리에게 병신이라고 하지 못할 거요?”“보스에 비하면 우리는 비록 보잘것없지만, 그래도 그 후광을 받을 수 있잖아요!”예우림의 머릿속에는 온통 물음표들이 떠다녔다.“엄진우, 너 팀원들한테 약이라도 탄 거야?”“그게 뭔 소리예요? 단지 실적 보충해 준 것뿐이에요.’엄진우의 말에 예우림은 미간을 찌푸렸다.“넌 그런 말 하기 창피하지도 않아? 이 실적 정말 네가 채운 거 맞아?”엄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대답했다.“그럼요. 사실이잖아요.”예우림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이 남자 역시 파렴치하고 뻔뻔하다.하지만 이 상황에 소지안은 분명 엄진우의 편을 들어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그래. 통과한 셈 치자. 하지만 잊지 마. 아직도 두 가지 테스트가 남았어! 기대해도 좋아.”말을 끝낸 그녀는 인상을 찌푸리며 떠나갔다.소지안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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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예우림도 바보가 아니기에 그의 일방적인 말을 믿지 않았다.그녀는 소파에 앉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부청장님. 아니, 박도명 씨. 지성그룹에는 웬일로 오셨죠?”“물론 우림 씨를 얼굴 보는 게 우선이죠. 이것 보세요. 제가 특별히 남반구에서 공수해 온 파란 장미예요. 창해시에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희귀 품종이죠.”박도명은 득의양양해서 말했다.“그리고 이 남아프리카 다이아몬드, 때깔이 아주 장난 아니죠? 여자라면 모두 끔뻑 죽을 희귀한 보물이에요. 우림 씨에게 아주 어울려요.”하지만 예우림은 가늘고 긴 다리를 꼬고 담담하게 말했다.“고마워요. 선물은 받을 게요. 그러니 이젠 진짜 목적을 얘기하시죠.”그녀는 상대가 목적을 가지고 찾아왔다는 사실을 한 눈에 알아봤다.다이아몬드고 장미꽃이고 다 미끼일 뿐이다.그러자 박도명도 더는 숨기지 않고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역시 우림 씨는 총명해요. 내가 이런 멋에 반했잖아요?나 지금 진스 제약의 개발팀 부장으로 취직했어요.”박도명은 잔뜩 흥분해서 말했다.“진스 제약은 4대 고대 무가의 진씨 가문 소주인 진천무가 세운 회사죠. 요즘 진 대표님이 지성그룹의 의약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손잡을 수 있는 합당한 기회를 찾고 싶다고 하셨어요.”“그래서 원하는 게 뭐래요?”예우림은 눈썹을 치켜올렸다.박도명 이 자식 진스 제약에 들어가다니 운도 좋아. “진 대표님의 조건은 아주 간단해요. 지성그룹 명의로 아주 유명한 뷰티 제품이 몇 개 있다고 들었는데.만약 그 비법을 진스 제약에 공유한다면 두 기업은 손을 잡고 이 강남성 전체를 씹어먹게 되는 거죠.”상대는 참신하게 개소리를 짖어댔다.예우림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물었다.“비법을 공유하라고요?”박도명이 말하는 그 몇 가지 뷰티 제품은 지성그룹의 중요한 수입원이자 현지 시장을 독점해 매출의 20%을 차지하는 효자 제품이다.그런데 그 비법을 공유하라고? 이것은 분명 강도와 다름없다.“안심해요. 우림 씨만 찬성한다면 앞으로 진 대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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