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Chapter 111 - Chapter 120

1009 Chapters

제111화

엄진우가 깜짝 놀라는 순간, 여자는 이미 가정용 하이힐 슬리퍼를 휘두르기 시작했다.“으악! 부대표님! 말로 하세요!”하필이면 웃통을 벗고 있어 움직임을 심각하게 제한당했다.게다가 예우림의 키는 엄진우의 이마까지 올라올 만큼 별로 작지 않았는데 대략 1미터 78센티 좌우로 추측된다.전투력이 아주 대단했다.역시 호랑이의 엉덩이는 함부로 만지는 게 아니다. 게다가 상대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예우림이다.“근데 장필문 일은 어떻게 된 거야?”예우림이 진지하게 묻자 엄진우는 대충 얼버무렸다.“그러니까, 제가 도리를 따졌는데 그 자식이 깨우쳤다면 믿으실래요?”예우림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예전 같으면 안 믿었을 거야. 근데 네가 이렇게 멀쩡하게 장필문의 마수에서 벗어났다는 거로 보아 분명 충돌은 없었을 테고.”예우림의 생각에 따르면 4대 고대 무가의 장씨 가문 소주 장필문이 엄진우의 목숨을 원한다면, 엄진우는 오늘 분명 죽었을 것이다.그렇다면 유일한 가능성은 엄진우가 정말 장필문을 설득했다는 것이다.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세상에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이번엔 너도 운이 좋았어. 장필문 그 자식 네가 장씨 가문 사람들 죽인 것도 추궁하지 않고 돈도 갚고 직접 사과하러 찾아왔다니.”예우림은 턱을 치켜들고 싸늘하게 말했다.“하지만 늘 오늘처럼 운이 좋을 순 없을 거야. 알겠어?그런 거물들이 생각을 고쳐먹는다는 건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 더 낮아.”엄진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부대표님 말씀이 맞아요. 욕실에서 이런 말이 뜬금없긴 하지만.”“멍청아, 분수 좀 지키라고 경고하는 거야. 더는 말썽 피우지 마! 그렇지 않으면 넌 그냥 해고야!”예우림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몰래 중지를 쳐들더니 어이없다는 듯 다시 가정용 하이힐 슬리퍼를 신고 욕실에서 나갔다.“아, 그리고. 너 다 씻으면 당장 내 방에서 꺼져! 내 욕실의 수건과 바디워시 그리고 샴푸까지 다 던져버려! 나 결벽증 있어!”여자의 새침한 뒷모습에 엄진우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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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씩씩거리며 전화를 끄려는 그때, 소대호가 황급히 말했다.“신의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늦은 밤에 실례를 무릅쓰고 전화를 드린 겁니다. 그 아이가 지금 갑자기 병이 도졌는데 아주 심각합니다. 저러다 죽을지도 모른다고요.제 장인어른이 전 과학원 원사였던 허성호인데 한때는 우리나라 칩 사업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전 원사의 손녀딸?엄진우는 잠시 멈칫했다.엄진우가 존경하는 사람은 딱 두 부류인데 하나는 군인, 또 다른 하나는 과학자이다.그 외에 자본가,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은 그에게 아무런 가치도 없는 부류에 속한다.“만약 원사님의 손녀딸이라면 구해 줄 가치가 있겠군요.”엄진우가 말했다.“차 대기 시켜요. 10분이 후에 나갈게요.”“네, 고맙습니다, 신의님!”소대호는 감격에 겨워 말했다.몇 분 뒤, 엄진우는 옷을 갈아입고 살금살금 밖으로 나갔다.하지만 이 순간, 예우림은 일찍이 위층에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한눈에 보고 있었다.그녀는 멀어져 가는 엄진우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며 입가에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흥, 한밤중에 나 몰래 나가다니. 이 자식 대체 뭘 숨기는 거야?”그녀는 갑자기 소지안이 생각났다. 대단한 재벌 2세에겐 눈길도 주지 않던 소지안이 하필 엄진우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다니.여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더욱 의구심이 들었다.“지안이 엄진우에 대해서 알고 있으면서 나한테 숨기는 눈치야. 그렇다면 내가 직접 조사하는 수밖에.”같은 시각.엄진우를 태운 소대호의 BMW 밴은 빠르게 외곽에 위치한 허씨 저택에 도착했다.엄진우가 차에서 내리자 깔끔한 정장 차림의 소대호가 급히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신의님, 늦은 밤에 이런 부탁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엄진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알면 됐어요. 빨리 환자한테 안내하세요. 저 내일 출근해야 해요.”소대호는 잔뜩 흥분해서 말했다.“네!”소대호는 엄진우를 허씨 저택의 고풍스러운 거실로 안내했다. 그런데 이거, 가는 길이 아주 복잡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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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소대호는 깜짝 놀랐다. 지금 허성호는 손녀딸의 병 때문에 원망이 가득 찬 상태라 무슨 짓이든 벌일 수 있기에 그는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다급히 입을 열었다.“어르신! 신의님이 농담하신 겁니다. 견식이 넓으신 어르신께서 어떻게 모조품을 낙찰받으셨겠습니까?”그랬더니 엄진우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말했다.“견식이 넓어요? 80억을 주고 가품을 사 온 모질이가 아니고요?”순간 소대호의 미소는 그대로 굳어졌다.망했다. 이젠 끝장이다.허성호는 삽시간에 격노하며 말했다.“발칙한 것! 곱게 보내주려고 했더니 네 놈이 감히 나에게 도발해? 가품이라는 걸 증명해! 그게 아니라면 다리 하나뿐만 아니라 이 허씨 저택에서 일 년은 종노릇을 해야 할 거야!”소대호는 어쩔 바를 몰랐다.“어르신, 신의님은 제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그러니 제발 말을 거두어주세요!”“대호 자네, 이 일에 끼어들지 말게. 자네도 나와 등질 텐가?”허성호는 소대호의 체면을 하나도 봐주지 않고 음침한 얼굴에 큰소리로 호통쳤다.이 ‘궁중 시녀도’는 그가 가장 아끼는 소장품으로 평소 집에 귀한 손님이 왔을 때나 꺼내서 전시하곤 했다.그런데 새파란 애송이가 이 그림의 정체를 의심하다니.이건 공공연한 도발이다.그 말에 엄진우는 담담하게 허성호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진짜 ‘궁중 시녀도’는 눈빛이 한스럽고 애처롭죠. 깊은 궁궐에 갇혀 빛도 보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야 했으니까요.하지만 이 그림 속의 시녀는 눈빛이 요염하고 섹시해요. 당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채 제멋대로 모방했기 때문이에요.”엄진우는 계속 말했다.“당인 당백호는 명나라의 수재였지만 그의 첫사랑은 황제의 후궁이 되었고 그렇게 두 사람은 평생 다시 만날 수 없었어요. 그리움이 짙어지다 보니 결국 저런 눈빛이 나오게 된 거죠.”이는 엄진우가 그림에 대해 잘 알고 하는 말이 아니라 진품 ‘궁중 시녀도’가 바로 명왕 보고에 있기 때문이다.그 말에 허성호는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맞다, 이 애송이의 말이 다 맞았다.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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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엄진우를 발견한 여자는 마치 토끼를 발견한 독수리처럼 하얀 몸을 엄진우에게 그대로 날렸다.순간 엄진우는 여자를 반쩍 안아 180도 회전시키더니 빠른 속도로 혈을 눌렀다. 그랬더니 여자는 바로 진정을 찾고 바닥에 쓰러져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그 모습에 사람들은 모두 감탄했다.“신의님, 사태가 급박하니 어서 손을 써주세요!”소대호가 다급히 말했다.허성호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두 손을 맞잡고 말했다.“아까는 이 늙은이가 무례했네. ‘궁중 시녀도’는 정말 가품이었어. 인정하지. 이젠 우리 혜인이 좀 살려주시게.나한테 남은 거라곤 우리 혜인이 뿐이라네. 우리 허씨 가문에서 제일 귀한 혜인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이 늙은이도 더는 살 희망이 없어.”하지만 엄진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무심코 말했다.“싫은데요. 아까는 제 다리 하나 부러뜨리고 심지어 허씨 저택에서 종노릇을 하라더니. 그런 태도로 손녀딸을 구하실 수 있겠어요? 제가 그렇게 착해 보여요?”“허나 의사의 마음은 부모 마음과 같은 게 아니던가?”“부모 마음은 개뿔! 전 살릴 가치가 있는 사람만 살립니다.”엄진우는 단호하게 거절했다.“제가 착한 놈이 아니라서요. 도덕적인 걸로 자극하시려나 본데 저한테 안 먹혀요. 그럼 이만.”뒤 돌아 발걸음을 움직이는데 소대호가 다급히 말렸다.“신의님, 소대호가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혜인이만 살려주신다면 돈은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원하신다면 차도 여자도 요트도 상관없습니다. 다 드릴 수 있습니다.”“난 그딴 거 부족하지 않아요.”엄진우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사람을 구하고 싶다면 내 앞에 무릎꿇고 사과하세요.”“네, 그러겠습니다......”창해시 갑부 소대호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천천히 무릎을 굽혔다.남자는 함부로 무릎을 꿇는 게 아니지만, 엄진우의 체면은 확실히 귀했다.엄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한 사람 더 있을 텐데요?”허성호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나 말인가?”알아주는 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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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바로 제 사부님이십니다. 전 사부님에게서 10년을 수련했고 최근에야 수련을 마치고 사부님 곁을 떠났죠.”귀곡의존을 언급하자 남궁민희는 자신감에 가득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용국 10대 명의의 제자가 아무나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용국 10대 신의의 제자라는 타이틀에서 그들은 이미 99%의 동종업자를 이긴 거나 마찬가지다.조연설이 정색해서 말했다.“아저씨, 혜인이 상황을 듣고 제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세요? 그래서 오늘 특별히 민희를 데려왔어요.”조연설과 허혜인은 어린 시절부터 친했던 소꿉친구로 지금도 끈끈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다.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귀곡의존?아, 생각났다.3년 전에 엄진우 앞에 무릎을 꿇고 제자로 받아달라고 애원했던 그 노인이다.나중에는 너무 귀찮은 마음에 엄진우는 방에 있던 의학 노트를 하나 던져주고 보내 버렸었다.그 노인의 칭호가 바로 귀곡의존이었다.그 영감탱이가 그렇게 유명했어?허성호는 기뻐하며 앞으로 다가갔다.“연설아, 우리 혜인이 정말 좋은 친구를 뒀구나. 민희 양, 어서 우리 손녀딸을 치료해 주게.”남궁민희는 폭포수 같은 머리를 뒤로 쓸어올리더니 두 손가락을 허혜인의 이마에 가져다 댔다.“신경중추가 손상된 걸 보니 귀신이 들린 것 같네요. 혹시 등산하는 습관이 있었나요?”허성호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우리 손녀딸이 등산을 그렇게 좋아해. 게다가 오래된 공동묘지에 가는 것도 좋아했지. 옛사람들의 영령을 보러 간다면서.”남궁민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그랬군요. 오래된 공동묘지에는 원령이 많아요. 그 사악한 원령들이 산 사람에게 붙은 게 틀림없어요. 이게 바로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빙의 현상이죠.다행히 어려운 병은 아니에요. 십여 분이면 원령을 쫓아낼 수 있을 것 같아요.”허성호는 그녀의 분석에 탄복했다.“역시 민희 양 아주 대단해. 이리 쉽게 원인을 알아냈다니.”“원인은 개뿔. 귀신 들린 거 아니거든?”이때 엄진우가 담담하게 끼어들었다.순간 모든 사람의 시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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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그게......”소대호도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설마 이 모든 게 우연이라고? 하지만 엄진우의 가벼운 행동을 돌이켜보니 확실히 의구심이 생겼다.엄진우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상관없어요. 그렇다면 저기 남궁민희 씨에게 맡기세요. 난 이만 자러 갈 테니까.”어떤 일은 운명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엄진우가 멀어져가자 소대호는 불안한 마음에 몇 번이고 쫓아가서 상대를 붙잡고 싶었지만 허성호는 소대호를 꼼짝도 못 하게 했다.“저놈은 사기꾼일세. 그러니까 도망가게 내버려둬. 남궁민희 양이 왔으니 저놈은 더는 필요 없어.”엄진우가 가버리자 조연설은 왠지 모르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이상하네, 내가 왜 이러지? 저까짓 돌팔이가 다 뭐라고.”조연설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정신을 가다듬었다.남궁민희는 허혜인을 자신있게 품에 안고 말했다.“어르신, 회장님, 염려 마세요. 20분만 주시면 깔끔하게 치료해 드릴게요.”그러더니 위층으로 올라가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허성호는 너무 좋아 눈가가 촉촉해졌다.“잘됐어. 우리 손녀가 드디어 낫게 되었어. 연설아, 정말 고맙구나. 내가 나중에 꼭 네 아버지한테 한 번 들를게.”조연설은 가볍게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어떤 보답도 바라지 않아요, 아저씨.”허성호는 감개무량해서 말했다.“요즘은 너같이 좋은 아이를 참 보기 힘들어.”그런데 이때, 위층에서 남궁민희의 비명이 들려왔다.조연설은 흠칫하더니 다급히 2층으로 뛰어올라갔다가 헝클어진 머리에 두 손은 피투성이가 되어버린 남궁민희를 발견했다.“허혜인 씨 병은 치료됐는데, 대출혈이야!”남궁민희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깜짝 놀란 사람들이 2층으로 뛰어올라갔을 때, 허예인은 침대에 쓰러져 숨을 헐떡이며 피를 흘리고 있었다.“민희 양,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건가? 빨리, 빨리 사람을 구하게!”허성호는 너무 놀라 사색이 되어버렸다.남궁민희는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며 말했다.“아, 안 돼요. 전 이런 상황을 본 적 없어요.”그녀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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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허씨 저택.다들 다급한 마음에 분주히 움직였지만 허혜인의 출혈을 막을 수 없었고 심지어 남궁민희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조연설은 조급한 마음에 남궁민희에게 물었다.“민아, 혜인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이대로 두다간 기껏해야 30분도 못 버티고 죽을 거야.”남궁민희는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이때 소대호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생각났어요! 이런 방법을 쓰다간 혜인이의 병세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아까 신의님이 말씀하셨습니다!”허성호는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신의님은? 어서 신의님을 모시거라!”“10분 전에 이미 가셨잖습니까.”남궁민희와 조연설은 얼굴이 사색이 되어버렸다.이건 두 여자의 ‘덕분’이다. 엄진우를 쫓아냈다가 오히려 역풍을 당하고 말았다.소대호는 흔들렸던 자신을 탓했다.“하아, 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좀 더 확고했었어야 했는데.”조연설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제가 가서 모셔 올게요! 반드시 데려와서 혜인이 살릴 거예요.”남궁민희도 거들떴다.“나도 같이 가자.”......서정민은 선글라스를 벗으며 깔깔 웃어댔다.“난 또 어떤 대단한 인물이라고 이리 빽빽거리는 줄 알았지. 너였어?엄진우, 너 예우림 믿고 나 쫓아내니 성공했다고 생각해?내가 똑똑히 말해주는데 내 눈엔 넌 말이야. 이 사회에서 가장 밑바닥에 있는 벌레일 뿐이야.”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서정민에게 다가가 또박또박 말했다.“마음대로 생각해. 하지만 사람을 쳤으니 책임은 져야 할 거야.”엄진우는 서정민이 약자를 괴롭히는 모습을 그대로 보고 있을 수 없었다.더군다나 어린 소녀도 가만두지 않는 이런 짐승 같은 놈은 반드시 혼내줘야 한다.서정민이 웃으며 말했다.“풉! 네가 뭔데 감히 나한테 훈계질이야? 야, 나 집행청도 빠삭하니까 너 한마디만 더 해. 당장 전화해서 너부터 체포야.”엄진우는 고개를 들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그래, 졸라 무섭다, 야.”퍽!엄진우는 손을 뻗어 서정민의 따귀를 후려쳤다.거대한 힘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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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형! 이거 봤지? 이 자식이 지금 형 무시하고 있어!”서정민은 눈에 핏대를 세우며 말했다.상대의 이름은 정표, 서정민과는 의형제이다.서정민은 정표의 직위를 믿고 몇 년 동안 아주 제대로 허세를 부리며 살아왔다.정표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욕설을 내뱉었다.“개새끼가, 여기 내 구역인 거 몰라?내 구역에서 내 동생을 때려? 넌 이 나라가 무법천지인 줄 알아? 법을 어기면 형벌을 받아야지!”그 말에 아이 아빠는 깜짝 놀라 혼비백산하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닙니다! 이 친구는 절 도와주다가 충돌이 생겼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단지 말썽을 일으켰다면 기껏해야 며칠 동안 유치장에서 지내면 되겠지만, 만약 법을 어긴 게 되었다면 유기징역을 받을 수도 있다.아이 아빠에게는 아직도 두 아이가 있었기에 절대 잡혀가면 안 된다.정표는 상대방에게 가차 없이 발길질하며 짜증스럽게 말했다.“이건 또 뭐야? 너 내 동생 삥 뜯으려고 했던 일 문제 삼지 않을 테니, 네 딸년 시체나 치우고 당장 꺼져.”그 말에 아이 아빠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그들 같이 권세도 없는 하층민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바로 굽실거리며 눈치껏 행동하는 것이다.어쩌면 비루한 개미처럼 비천하게 사는 것이 그들에겐 최선의 방법일 테니까.이런 광경에 엄진우는 단단히 화가 치솟았다.“아저씨, 가지 마세요. 아이가 죽었잖아요. 당신들이 누구든 상관없어. 하지만 당장 사과하고 배상해! 아니면 당신들은......”“아니면 뭐?”정표는 우스갯소리를 들은 듯 실실 쪼갰다.엄진우는 무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죽어.”“푸하하하! 날 죽인다고?”정표는 배꼽을 잡고 깔깔 웃더니 엄진우를 향해 총을 겨눴다.“여기 적어도 20자루의 총이 널 향하고 있어. 어떻게 자신 있겠어?”엄진우의 날렵한 얼굴에 서리가 끼기 시작했다.“그렇다면, 한번 해볼래?”서정민은 대경실색하며 말했다.“형, 조심해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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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너 그 입 다물지 못해?”정표는 서정민이 자기에게 불리한 사실들을 불어버릴까 봐 손으로 그의 입을 틀어막아 버리더니 부하에게 강제로 끌어가라고 했다.서정민이 끌려간 뒤에야 정표는 굽신거리며 엄진우에게 다가갔다.“선생님, 다 오햅니다. 제가 보상으로 천만 원 드리겠습니다.”“일억, 지금 당장 내놔.”엄진우는 손을 내밀며 말했다.그 말에 정표는 안색이 굳어지며 입꼬리가 떨리더니 하는 수 없이 먼저 현금을 꺼냈다.어쨌든 몸에 있는 현금, 시계, 반지 그리고 목걸이까지 탈탈 털어 그 가치는 고작 6천만 원 좌우밖에 되지 않았지만 엄진우는 전부 다 낚아챘다.정표는 비록 배가 아팠지만 아무래도 이 자리가 가져다주는 이익이 더 많았기에 괜히 엄진우의 심기를 건드려 밥그릇을 잃게 될까 봐 순순히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됐으니까 그냥 꺼져!”엄진우는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그제야 상대는 형을 마치고 풀려난 죄수처럼 허둥지둥 도망갔다.조연설은 엄진우에게 경멸의 시선을 보냈다.“당신도 저 자식과 별반 다른 점 없네. 돈이 그렇게 좋아?”방금까지 느꼈던 약간의 호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하지만 엄진우는 아예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곧장 아이 아빠에게 다가가 정표에게서 받은 모든 금품을 그의 손에 쥐어주었다.“이 돈으로 애들 영양제나 사줘요. 아저씨, 다음부터는 조심하세요. 이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그리고 법원에 서정민 저 새끼 재산 가압류 신청하고 배상 제대로 받으세요.”순간, 조연설은 갑자기 표정이 변해버렸다.아이 아빠는 즉시 얼굴을 가리고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고마워, 젊은 친구. 하지만 우리 연이는 죽었어.”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누가 죽었대요?”남궁민희가 말했다.“맥박 체크했는데 거의 움직임이 없었어요. 살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걸 의미하죠.”“거의 없다는 건 아직도 호흡이 있다는 거 아니야?”여자아이에게 다가 몸을 숙이고 손가락을 맥박에 올려놓자 갑자기 손끝에서 진기가 뿜어져 나왔다.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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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남궁민희는 조연설과 달리 요염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싫어요? 저 충분히 예쁘지 않아요?”상대의 매혹적인 눈빛을 보니 엄진우는 또 다른 버전의 예우림을 보는 것 같아 잠시 마음이 복잡해졌다.“됐어.”엄진우는 칼같이 거절하고 주머니에서 단약을 꺼냈다.“이거 손녀딸에게 먹이면 아마 3일은 안정이 될 거예요.”허성호는 고개를 번쩍 들더니 긴장한 기색으로 단약을 받아 들고 물었다.“그렇다면 3일 후에는 어쩐단 말인가?”“때가 되면 다시 저 찾으러 오세요.”엄진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워낙 몸이 약한 손녀딸이 남궁민희 씨의 퇴마 진료를 받아 몸에 무리가 생겨서 대출혈이 일어났어요. 그러니까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어야만 저도 치료할 수 있어요.”엄진우는 워낙 소대호가 목숨을 내놓는다고 해도 사람을 살릴 생각이 없었지만 조연설이 직접 그를 찾아왔기에 생각이 바뀐 것이었다.말을 끝낸 그는 단호하게 몸을 돌려 가 버렸다.허성호는 다급히 허씨 저택으로 돌아와 허예인에게 단약을 먹였는데 이내 출혈이 멈추고 기색도 많이 회복되었다.이 모든 것을 지켜본 남궁민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저 자식 대체 뭐야? 의술이 왜 이렇게 강하지?”조연설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뒤 좀 캐봤는데 단지 지성그룹 마케팅 부서의 일개 직원일 뿐이야. 월급도 쥐꼬리만 해.”남궁민희는 갑자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근데 그 남자 네 엉덩이에 관심이 많던데? 치료할 때마다 설마......”조연설은 남궁민희를 째려보며 말했다.“무슨 개소리야! 그래서 내가 저 자식 변태라고 그러는 거야.”두 번 맞았는데 매번 어찌나 아프던지.“안 되겠다. 나 그 남자한테서 의술 좀 얻어야겠어.”남궁민희는 갑자기 위험한 매력을 풍기며 온갖 교태를 다 부렸다.“설아, 내가 저 남자 제대로 꼬시면 그 의술 모두 배울 수 있지 않을까?”조연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너...... 너 무슨 짓 하려고?”“풉, 당연히...... 잡아먹어야지. 아니면 어떻게 알아내겠어.”남궁민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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