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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엄진우가 깜짝 놀라는 순간, 여자는 이미 가정용 하이힐 슬리퍼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으악! 부대표님! 말로 하세요!”

하필이면 웃통을 벗고 있어 움직임을 심각하게 제한당했다.

게다가 예우림의 키는 엄진우의 이마까지 올라올 만큼 별로 작지 않았는데 대략 1미터 78센티 좌우로 추측된다.

전투력이 아주 대단했다.

역시 호랑이의 엉덩이는 함부로 만지는 게 아니다. 게다가 상대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예우림이다.

“근데 장필문 일은 어떻게 된 거야?”

예우림이 진지하게 묻자 엄진우는 대충 얼버무렸다.

“그러니까, 제가 도리를 따졌는데 그 자식이 깨우쳤다면 믿으실래요?”

예우림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예전 같으면 안 믿었을 거야. 근데 네가 이렇게 멀쩡하게 장필문의 마수에서 벗어났다는 거로 보아 분명 충돌은 없었을 테고.”

예우림의 생각에 따르면 4대 고대 무가의 장씨 가문 소주 장필문이 엄진우의 목숨을 원한다면, 엄진우는 오늘 분명 죽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일한 가능성은 엄진우가 정말 장필문을 설득했다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세상에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이번엔 너도 운이 좋았어. 장필문 그 자식 네가 장씨 가문 사람들 죽인 것도 추궁하지 않고 돈도 갚고 직접 사과하러 찾아왔다니.”

예우림은 턱을 치켜들고 싸늘하게 말했다.

“하지만 늘 오늘처럼 운이 좋을 순 없을 거야. 알겠어?

그런 거물들이 생각을 고쳐먹는다는 건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 더 낮아.”

엄진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부대표님 말씀이 맞아요. 욕실에서 이런 말이 뜬금없긴 하지만.”

“멍청아, 분수 좀 지키라고 경고하는 거야. 더는 말썽 피우지 마! 그렇지 않으면 넌 그냥 해고야!”

예우림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몰래 중지를 쳐들더니 어이없다는 듯 다시 가정용 하이힐 슬리퍼를 신고 욕실에서 나갔다.

“아, 그리고. 너 다 씻으면 당장 내 방에서 꺼져! 내 욕실의 수건과 바디워시 그리고 샴푸까지 다 던져버려! 나 결벽증 있어!”

여자의 새침한 뒷모습에 엄진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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