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0화

“이천억 해결하면 어떤 요구든 하나 들어주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엄진우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왜요? 이천억 못 받으셨어요?”

순간 예우림은 얼굴이 화끈해져서 두 눈을 질끈 감고 쌀쌀하게 대답했다.

“받았어!”

“그럼 된 거 아니에요? 같이 씻을래요?”

엄진우는 용기를 내어 무리한 요구를 했다.

오늘 그는 단지 그녀의 집에서 푹 쉬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더웠던 탓에 그는 별장 전체에서 가장 편하고 좋은 예우림의 욕실에서 샤워했고 그때 마침 예우림이 들어왔던 것이다.

애매하지만 화끈한 상황이다.

마른 장작과 뜨거운 불인 외로운 남녀, 그리고 욕실의 분위기.

“지금 같이 씻자고 그랬어?”

예우림은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

이 자식, 아주 간땡이가 제대로 부었구나.

예전 같았으면 슬리퍼로 먼지 나게 내리친 뒤 밖으로 쫓아냈을 텐데 오늘은 엄진우가 그녀의 약점을 잡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잠시 멈칫하다가 두 눈을 천천히 뜨자 남자의 탄탄한 근육과 복근이 시야에 들어왔다.

“여기서?”

예우림의 싸늘한 얼굴은 점점 빨개졌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시간 좀 줘. 나도 마음의 준비는 좀 해야겠어.”

이 나이 먹도록 남자와 손도 몇 번 잡아보지 못했는데 대낮에 욕실에서 그런 걸 하자니......

젠장, 멍청하긴! 왜 저 자식 요구를 들어줘서는.

엄진우는 장난스럽게 웃어 보였다.

“그렇다면 적응하는 거 좀 도와드릴까요?”

“너 그게 무슨 뜻이야?”

“같이 씻으려면 옷부터 벗어야죠. 그렇다면 이 부하직원이 직접 도와드릴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 그런 거 잘해요.”

순간 예우림은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엄진우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따져 물었다.

“여자들 많이 벗겨줬다는 거야?”

“켁켁! 아니, 굳이 벗겨봐야 아나요?”

엄진우가 다급히 입을 열었다.

그제야 예우림은 날카로운 시선을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우선 검정색 스타킹부터 벗기 시작했다.

다음으로 외투와 원피스까지 벗어버리자 검정색 레이스 브래지어와 풍만한 가슴이 장관을 이루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