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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씩씩거리며 전화를 끄려는 그때, 소대호가 황급히 말했다.

“신의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늦은 밤에 실례를 무릅쓰고 전화를 드린 겁니다. 그 아이가 지금 갑자기 병이 도졌는데 아주 심각합니다. 저러다 죽을지도 모른다고요.

제 장인어른이 전 과학원 원사였던 허성호인데 한때는 우리나라 칩 사업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전 원사의 손녀딸?

엄진우는 잠시 멈칫했다.

엄진우가 존경하는 사람은 딱 두 부류인데 하나는 군인, 또 다른 하나는 과학자이다.

그 외에 자본가,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은 그에게 아무런 가치도 없는 부류에 속한다.

“만약 원사님의 손녀딸이라면 구해 줄 가치가 있겠군요.”

엄진우가 말했다.

“차 대기 시켜요. 10분이 후에 나갈게요.”

“네, 고맙습니다, 신의님!”

소대호는 감격에 겨워 말했다.

몇 분 뒤, 엄진우는 옷을 갈아입고 살금살금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이 순간, 예우림은 일찍이 위층에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한눈에 보고 있었다.

그녀는 멀어져 가는 엄진우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며 입가에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흥, 한밤중에 나 몰래 나가다니. 이 자식 대체 뭘 숨기는 거야?”

그녀는 갑자기 소지안이 생각났다. 대단한 재벌 2세에겐 눈길도 주지 않던 소지안이 하필 엄진우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다니.

여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더욱 의구심이 들었다.

“지안이 엄진우에 대해서 알고 있으면서 나한테 숨기는 눈치야. 그렇다면 내가 직접 조사하는 수밖에.”

같은 시각.

엄진우를 태운 소대호의 BMW 밴은 빠르게 외곽에 위치한 허씨 저택에 도착했다.

엄진우가 차에서 내리자 깔끔한 정장 차림의 소대호가 급히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신의님, 늦은 밤에 이런 부탁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엄진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알면 됐어요. 빨리 환자한테 안내하세요. 저 내일 출근해야 해요.”

소대호는 잔뜩 흥분해서 말했다.

“네!”

소대호는 엄진우를 허씨 저택의 고풍스러운 거실로 안내했다. 그런데 이거, 가는 길이 아주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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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박재상
앱으로 보는 책값 너무 비싸다고 사료됨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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