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그 입 다물지 못해?”정표는 서정민이 자기에게 불리한 사실들을 불어버릴까 봐 손으로 그의 입을 틀어막아 버리더니 부하에게 강제로 끌어가라고 했다.서정민이 끌려간 뒤에야 정표는 굽신거리며 엄진우에게 다가갔다.“선생님, 다 오햅니다. 제가 보상으로 천만 원 드리겠습니다.”“일억, 지금 당장 내놔.”엄진우는 손을 내밀며 말했다.그 말에 정표는 안색이 굳어지며 입꼬리가 떨리더니 하는 수 없이 먼저 현금을 꺼냈다.어쨌든 몸에 있는 현금, 시계, 반지 그리고 목걸이까지 탈탈 털어 그 가치는 고작 6천만 원 좌우밖에 되지 않았지만 엄진우는 전부 다 낚아챘다.정표는 비록 배가 아팠지만 아무래도 이 자리가 가져다주는 이익이 더 많았기에 괜히 엄진우의 심기를 건드려 밥그릇을 잃게 될까 봐 순순히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됐으니까 그냥 꺼져!”엄진우는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그제야 상대는 형을 마치고 풀려난 죄수처럼 허둥지둥 도망갔다.조연설은 엄진우에게 경멸의 시선을 보냈다.“당신도 저 자식과 별반 다른 점 없네. 돈이 그렇게 좋아?”방금까지 느꼈던 약간의 호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하지만 엄진우는 아예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곧장 아이 아빠에게 다가가 정표에게서 받은 모든 금품을 그의 손에 쥐어주었다.“이 돈으로 애들 영양제나 사줘요. 아저씨, 다음부터는 조심하세요. 이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그리고 법원에 서정민 저 새끼 재산 가압류 신청하고 배상 제대로 받으세요.”순간, 조연설은 갑자기 표정이 변해버렸다.아이 아빠는 즉시 얼굴을 가리고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고마워, 젊은 친구. 하지만 우리 연이는 죽었어.”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누가 죽었대요?”남궁민희가 말했다.“맥박 체크했는데 거의 움직임이 없었어요. 살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걸 의미하죠.”“거의 없다는 건 아직도 호흡이 있다는 거 아니야?”여자아이에게 다가 몸을 숙이고 손가락을 맥박에 올려놓자 갑자기 손끝에서 진기가 뿜어져 나왔다.후!
남궁민희는 조연설과 달리 요염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싫어요? 저 충분히 예쁘지 않아요?”상대의 매혹적인 눈빛을 보니 엄진우는 또 다른 버전의 예우림을 보는 것 같아 잠시 마음이 복잡해졌다.“됐어.”엄진우는 칼같이 거절하고 주머니에서 단약을 꺼냈다.“이거 손녀딸에게 먹이면 아마 3일은 안정이 될 거예요.”허성호는 고개를 번쩍 들더니 긴장한 기색으로 단약을 받아 들고 물었다.“그렇다면 3일 후에는 어쩐단 말인가?”“때가 되면 다시 저 찾으러 오세요.”엄진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워낙 몸이 약한 손녀딸이 남궁민희 씨의 퇴마 진료를 받아 몸에 무리가 생겨서 대출혈이 일어났어요. 그러니까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어야만 저도 치료할 수 있어요.”엄진우는 워낙 소대호가 목숨을 내놓는다고 해도 사람을 살릴 생각이 없었지만 조연설이 직접 그를 찾아왔기에 생각이 바뀐 것이었다.말을 끝낸 그는 단호하게 몸을 돌려 가 버렸다.허성호는 다급히 허씨 저택으로 돌아와 허예인에게 단약을 먹였는데 이내 출혈이 멈추고 기색도 많이 회복되었다.이 모든 것을 지켜본 남궁민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저 자식 대체 뭐야? 의술이 왜 이렇게 강하지?”조연설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뒤 좀 캐봤는데 단지 지성그룹 마케팅 부서의 일개 직원일 뿐이야. 월급도 쥐꼬리만 해.”남궁민희는 갑자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근데 그 남자 네 엉덩이에 관심이 많던데? 치료할 때마다 설마......”조연설은 남궁민희를 째려보며 말했다.“무슨 개소리야! 그래서 내가 저 자식 변태라고 그러는 거야.”두 번 맞았는데 매번 어찌나 아프던지.“안 되겠다. 나 그 남자한테서 의술 좀 얻어야겠어.”남궁민희는 갑자기 위험한 매력을 풍기며 온갖 교태를 다 부렸다.“설아, 내가 저 남자 제대로 꼬시면 그 의술 모두 배울 수 있지 않을까?”조연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너...... 너 무슨 짓 하려고?”“풉, 당연히...... 잡아먹어야지. 아니면 어떻게 알아내겠어.”남궁민희는
“20여 년 전, 네 아버지 엄비주는 내력종사이자 우리 엄씨 가문의 소주로 앞날이 창창했어.그런데 하필 이 천한 무녀에게 반해서 몰래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아 가문의 혼사를 어기고 명성을 더럽혔지.어르신은 결국 네 아버지의 소주 신분을 박탈하고 가문에서 쫓아내 버렸고 그 후로 엄씨 가문의 유망주였던 네 아버지는 모든 걸 잃고 엄씨 가문에서 버려진 떠돌이 개가 되어버렸어.”그 말은 엄진우의 마음속에 사나운 파도를 일으켰다.그는 여태 아버지가 평범한 노동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한때 명성이 자자했던 무도 천재일 줄이야!“하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대외적으로 철저히 봉쇄했기에 남들은 몰라.”큰아버지인 엄비룡이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그런데 곧 팔순 잔치를 앞둔 어르신이 갑자기 네 아버지가 생각났나 봐. 측은지심이 들었는지 집으로 오라네.”둘째아버지 엄비호는 싸늘하게 웃었다.“안타깝네. 우리 셋째가 탄광 노동자로 살다가 결국 십여 년 전에 죽었다면서? 그러게 왜 하필 그런 선택을 해서는.이게 바로 가문을 저버리고 천박한 사람을 선택한 벌이지.”엄진우는 주먹을 불끈 쥐고 말했다.“어른이니 공경하겠다만, 한 번만 우리 엄마 더 모욕한다면 당신 그 입 찢어버리는 수도 있어.”하수희는 다급히 엄진우를 끌어당기며 말했다.“진우야, 진정해. 네 큰아버지와 둘째아버지 모두 내력종사야. 그러다 너 큰일나.게다가 엄씨 가문은 4대 고대 무가라고. 우리 같은 사람들은 건드릴 수 없는 존재야.”“무녀라서 그런가? 눈치는 좀 있네. 걱정하지 마, 아무리 그래도 엄씨 가문 핏줄을 죽이기야 하겠어?”엄비룡과 엄비호는 코웃음을 쳤다.“비주가 죽었으니 아들인 네가 대신 열흘 뒤에 열릴 어르신의 생신 잔치에 참석해. 늦으면 못 들어오니까 일찍 도착하는 게 좋을 거야.”말을 끝낸 두 사람은 초대장 하나를 테이블에 던져놓고 버젓이 떠났다.엄진우는 화가 나서 이가 갈렸다.엄씨 가문 사람이면 뭐? 엄마를 모욕하는 자는 전부 죽인다.“진우야. 네 신분에
스윽-엄진우는 번개처럼 손을 뽑으며 멋쩍게 웃었다.“미, 미안해요. 소 비서님. 일부러 그런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세요.”“쳇, 뭘 그렇게 급하게 빼요? 내가 만지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닌데.”소지안은 작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 중얼거렸다.“그러면 나 마사지 좀 해줄래요? 나 요즘 생리가 안 와요. 좀 봐주세요.”하얗고 긴 다리가 갑자기 엄진우의 무릎에 올라왔다.아이스 블루에서 장필문이 엄진우에게 무릎을 꿇었던 그 순간, 그녀는 큰 충격을 받았다.보면 볼수록 이 남자를 자기 남자로 만들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하는 수 없이 본연의 우세를 동원해야만 했다.삐걱!이때 예우림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오늘 그녀는 타이트한 투피스에 머리는 뒤로 넘긴 채 정교한 얼굴을 더 돋보이게 해주었으며 크리스탈 귀걸이로 포인트를 주었다.‘단정하지 못한 옷 상태’에 바싹 붙어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그녀는 버럭 화를 냈다.“엄진우! 근무 시간에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지금 여기서 내 비서와 놀아난 거야? 너 회사 그만두고 싶어?”“컥컥! 부대표님, 그게 아니라요.”엄진우는 다급히 설명했다.“나 부대표님 찾으러 왔는데 회의중이라고 해서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근데 소 비서님이 마사지를 부탁하셔서......”소지안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부대표님, 엄진우 사원 탓하지 마세요. 이건 제 불찰입니다. 지금 나갈게요.”말을 끝낸 그녀는 긴 다리를 움직여 곧장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예우림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됐어, 근데 무슨 일로 찾아왔어?”엄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지하게 말했다.“그게, 저번에 우리 엄마 만나주겠다고 했잖아요.”“난 약속은 지켜.”예우림은 싸늘하게 말했다.“그러면 엄마뿐만 아니라 우리 할아버지 생신에도 같이 가는 건 어때요?”엄진우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예우림은 놀란 기색이 역력해서 말했다.“엄진우, 당신 욕심이 끝도 없구나? 대체 날 뭐로 생각하는 거야? 네가 당신 가문의 며느리라도 돼? 애라도 낳아줘야겠어?
“그래요. 세 개가 아니라 서른 개라도 할게요!”엄진우는 기쁜 마음에 곧 그녀를 풀어주었다.“나쁜 자식, 너 다음에는 바로 쫓아내서 경비원이나 시킬 거야!”예우림은 고개를 돌려 엄진우에게 날카롭고 싸늘한 눈빛을 보내더니 손을 들어 그의 뺨을 향해 손바닥을 휘둘렀지만 엄진우는 뒤로 살짝 피해버렸다.그녀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너 진짜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구나? 좋아. 첫 번째 테스트, 우리 회사 마케팅 제7팀이 연속 반년 동안 실적이 꽝이야. 네가 팀장으로 들어가서 한 달 안에 판을 뒤집어 봐.”엄진우는 시큰둥하게 말했다.“그게 뭐가 어려워요. 한 달이 아니라 이틀이면 끝낼 수 있어요.”“난 결과만 봐.”예우림은 턱을 치켜들고 도도하게 말했다.“오늘 당장 팀 옮겨!”“네.”엄진우는 이 빙산 같은 여자의 심기를 건드리기 싫어 단호하게 사무실을 떠났다.이때 소지안이 다시 돌아왔다. 그녀는 사실 문밖에서 이 모든 것을 몰래 훔쳐보고 있었다.소지안이 말했다.“예림아, 너 그 테스트 너무 어려운 거 아니야? 경험이 많은 오래된 직원들이라면 7팀이 어떤 존재라는 거 다 알고 있어.그 팀 낙하산이나 재벌 2세들만 가득하잖아. 역대 팀장 중 가장 짧게 근무한 팀장이 3시간, 가장 오래 버틴 팀장도 고작 1주일이야. 새 팀장이 오기만 하면 그 팀 팀원들이 다 쫓아냈잖아. 그런데 엄진우 씨가 어떻게 그 팀장직을 맡아서 실적까지 올리겠어? 불가능한 일이야.”소지안은 예우림이 기업 사정에 깜깜한 엄진우를 일방적으로 괴롭힌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예우림의 입가에는 가벼운 미소가 번졌다.“그러게 누가 나 협박하래? 이게 바로 그 대가야.”그녀는 엄진우가 반날도 못 버티고 의기소침하게 달려와 포기하는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그리고 그런 그를 비웃을 것을 생각하니 화가 다 풀리는 것 같았다.나쁜 자식, 드디어 나한테 당할 기회가 생겼지?......오후 근무 시간.엄진우는 겨우 구석진 곳에 있는 마케팅 제7팀 찾아왔다.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이게
“할 수 있으면 여기 남고, 못하겠으면 걍 꺼져!”남자는 깔깔거리며 엄진우를 농락했다.순간 엄진우는 안색이 살짝 바뀌더니 남자 앞에 다가가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이름이 뭐야?”“나 제7팀 윤세호. 아, 난 윤흥관 아들이야. 지성그룹 회장 윤흥찬의 동생 윤흥관 부회장. 촌수로 따지면 부대표님도 우리 아버지 만나면 허리 굽혀야 해.”이 2세 중에서 윤세호의 배경이 가장 대단했기에 제일 오만한 사람 또한 윤세호다.“그래, 좋아. 윤세호, 일단 나 좀 따라와.”엄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그 말에 윤세호는 입을 삐죽거리며 대답했다.“왜? 전임 팀장들처럼 나와 진지한 대화라도 나누고 싶어? 고작 팀장 주제에 제발 나서지 좀 마.내 전화 한 통이면 부장도 튀어와야 한다니까?”“글쎄 일단 나오라니까.”엄진우의 고집에 윤세호는 책상을 세게 내리치며 말했다.“아 놔, 네 대가리 뭐로 만들었어? 왜 말을 못 알아들어?”다른 팀원들도 분분히 엄진우를 비웃기 시작했다.“감히 윤세호를 건드리다니. 쩝, 이번 팀장도 망했군.”“저거 아무래도 신입사원 같은데? 열정이면 다 되는 줄 알아?”“아마 오늘 하루도 못 버티고 도망갈 것 같은데?”엄진우는 덤덤하게 입구로 걸어가 윤세호를 빤히 쳐다보았다.그제야 상대는 귀찮은 듯 자리에서 일어나 다리를 툭툭 털더니 두 손을 주머니에 꽂은 채 엄진우에게 다가가 말했다.“지껄여 봐.”엄진우는 윤세호 목덜미에 있는 문신을 가리키며 말했다.“회사 규정상 문신은 안 돼. 그거 손으로 빡빡 지워봐.”“뭔 개소리야? 문신을 어떻게 손으로 지워?”어이없는 말에 윤세호는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네 머리에는 똥이 들어찼구나?”퍽!엄진우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바로 손바닥을 날렸다.그 장면은 순식간에 모두를 얼어붙게 했다.윤세호는 어안이 벙벙했다.“너 미쳤어? 감히 날 쳐?”퍽!엄진우는 여전히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반대쪽 손바닥을 날렸다. 엄진우의 강력한 따귀에 윤세호는 얼굴을 움켜쥐고 소리를 질렀다
“명령이다. 다들 당장 일 시작한다. 의견 있는 사람은 지금 당장 나와!”엄진우가 또박또박 말했다.윤세호의 참상에 팀원들은 서로를 마주 보며 가슴을 졸였다.독한 자식이 왔다.네 아비가 우마왕이라고 해도 밭을 갈아야 한다!팀원들은 즉시 머리를 숙인 채 일을 시작했다.심지어 윤세호도 허둥지둥 자기 자리로 돌아와 질서를 회복했다.“아주 좋아. 세 시간 줄 테니까 현재 작업량 정리해서 엑셀로 나한테 전송해.”엄진우는 손목시계를 쳐다보더니 계속 말했다.“완성하지 못하는 사람은 퇴근할 생각 하지도 마! 대충하는 것도 용서 못 해! 내가 하나하나 다 확인할 테니까 똑바로 해! 제대로 안 하면 다시 시킨다!”엄진우의 뒷말에 대충 해서 바치기만 하려고 했던 직원들도 다급히 키보드를 두드렸다.그리고 엄진우는 묵묵히 자기 자리에 앉아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았다.역시 독한 사람들은 독한 사람이 상대해야 한다.엄진우가 북강에 있을 때, 세계적인 죄수가 하나 들어왔는데 늘 말썽을 피우고 폭동을 일으켰었다.하여 엄진우는 직접 한 달 동안 교도소장 대리를 맡았고, 그 죄수는 한 달이라는 시간 내에 얌전하게 변해버렸다.왜냐하면 엄진우는 그 죄수를 땡볕에 3일을 던져버렸기 때문이다.“감히 나한테 대적해?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것들이.”엄진우는 코웃음을 쳤다.제7팀의 2세들은 온 오후 부지런히 보고서를 제작했다.비록 세상 물절도 모르는 병신들이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명문대 출신이라 열심히 하니 꽤 쓸만했다.곰곰이 살펴보던 엄진우는 문제점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예를 들어 지난달 제7팀에서는 총 두 건의 주문을 받았는데 그 중 하나는 실패하고 다른 하나는 애프터서비스에 문제가 있었다.“회사에 빚진 매출액이 총 얼마야?”엄진우가 목소리를 내리깔고 묻자 윤세호는 땀을 뻘뻘 흘리며 대답했다.“5억입니다!”“6개월에 5억, 괜찮네. 이틀 동안 빡세게 하면 완성할 수 있겠어.”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예우림에게 이틀 안에 모두 해결하겠다고
“황당하기 짝이 없군!”“이제야 정규직으로 전환된 엄진우를 팀장에 앉힌 것도 모자라 제7팀을 맡게 했다니!”예정명은 거리낌 없이 그녀를 나무랐다.“장필문 사건도 그래. 하도 장필문이 착해서 그 자식 한 번 봐준 거지, 그게 아니라면 엄진우가 이 회사에서 무사하게 발붙이고 있었을 것 같아?그런데 제7팀에 보내? 그러다가 그 2세들의 심기라도 건드려서 이사회까지 영향을 받으면 어쩌려고?”이때 예정국도 불쾌한 듯 입을 열었다.“우림아, 제7팀 다들 난다긴다하는 집안의 2세들이야. 너 절로 네 무덤 파지 마!”또 다른 이사인 예정덕도 한마디 했다.“우림아. 나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 엄진우 사원 당장 제7팀에서 나오라고 해. 7팀은 구제 불능이야. 그러니 시간 낭비할 것 없어.”예우림은 다리를 꼬고 정색해서 말했다.“그래요. 엄진우가 그 팀에 있는 예씨 가문 사람들을 건드릴까 봐 그게 두려운 거죠? 좋아요. 지금 당장 인사팀에 연락해서 엄진우 원상 복귀시킬게요.”제7팀의 병신들은 회사에서 키우면 충분하다. 아무래도 이 큰 회사에서 고작 그 십여 개의 병신을 키우는 건 어려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부대표님!”이때 소지안이 경악한 기색이 역력해서 달려왔다.“마케팅 제7팀에서 6개월 사이 부족했던 판매실적 전부를 보충했다고 연락 왔습니다.”예우림은 깜짝 놀랐다.“이번 달만 해도 5억이 부족했는데 이렇게 빨리 다 보충했다고?”“아니요. 이번 달 뿐만 아니라 6개월 실적이라고요. 총 30억입니다.”소지안은 잔뜩 흥분해서 말했다.그 말에 회의실은 갑자기 떠들썩해졌다.예씨 가문 사람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뭐라고? 뭐가 잘못된 거 아닌가? 제7팀이? 엄진우 사원이 제7팀에 들어간 지 고작 이틀 만에?”소지안은 마치 병아리처럼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합니다. 재무팀에서 이미 입금 확인한 상탭니다.”예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할 말을 잃었다.“그럴 리가 없어! 제7팀이 어떤 팀인데, 다들 하나같이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