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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화

“20여 년 전, 네 아버지 엄비주는 내력종사이자 우리 엄씨 가문의 소주로 앞날이 창창했어.

그런데 하필 이 천한 무녀에게 반해서 몰래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아 가문의 혼사를 어기고 명성을 더럽혔지.

어르신은 결국 네 아버지의 소주 신분을 박탈하고 가문에서 쫓아내 버렸고 그 후로 엄씨 가문의 유망주였던 네 아버지는 모든 걸 잃고 엄씨 가문에서 버려진 떠돌이 개가 되어버렸어.”

그 말은 엄진우의 마음속에 사나운 파도를 일으켰다.

그는 여태 아버지가 평범한 노동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한때 명성이 자자했던 무도 천재일 줄이야!

“하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대외적으로 철저히 봉쇄했기에 남들은 몰라.”

큰아버지인 엄비룡이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그런데 곧 팔순 잔치를 앞둔 어르신이 갑자기 네 아버지가 생각났나 봐. 측은지심이 들었는지 집으로 오라네.”

둘째아버지 엄비호는 싸늘하게 웃었다.

“안타깝네. 우리 셋째가 탄광 노동자로 살다가 결국 십여 년 전에 죽었다면서? 그러게 왜 하필 그런 선택을 해서는.

이게 바로 가문을 저버리고 천박한 사람을 선택한 벌이지.”

엄진우는 주먹을 불끈 쥐고 말했다.

“어른이니 공경하겠다만, 한 번만 우리 엄마 더 모욕한다면 당신 그 입 찢어버리는 수도 있어.”

하수희는 다급히 엄진우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진우야, 진정해. 네 큰아버지와 둘째아버지 모두 내력종사야. 그러다 너 큰일나.

게다가 엄씨 가문은 4대 고대 무가라고. 우리 같은 사람들은 건드릴 수 없는 존재야.”

“무녀라서 그런가? 눈치는 좀 있네. 걱정하지 마, 아무리 그래도 엄씨 가문 핏줄을 죽이기야 하겠어?”

엄비룡과 엄비호는 코웃음을 쳤다.

“비주가 죽었으니 아들인 네가 대신 열흘 뒤에 열릴 어르신의 생신 잔치에 참석해. 늦으면 못 들어오니까 일찍 도착하는 게 좋을 거야.”

말을 끝낸 두 사람은 초대장 하나를 테이블에 던져놓고 버젓이 떠났다.

엄진우는 화가 나서 이가 갈렸다.

엄씨 가문 사람이면 뭐? 엄마를 모욕하는 자는 전부 죽인다.

“진우야. 네 신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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