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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스윽-

엄진우는 번개처럼 손을 뽑으며 멋쩍게 웃었다.

“미, 미안해요. 소 비서님. 일부러 그런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세요.”

“쳇, 뭘 그렇게 급하게 빼요? 내가 만지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닌데.”

소지안은 작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 중얼거렸다.

“그러면 나 마사지 좀 해줄래요? 나 요즘 생리가 안 와요. 좀 봐주세요.”

하얗고 긴 다리가 갑자기 엄진우의 무릎에 올라왔다.

아이스 블루에서 장필문이 엄진우에게 무릎을 꿇었던 그 순간, 그녀는 큰 충격을 받았다.

보면 볼수록 이 남자를 자기 남자로 만들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하는 수 없이 본연의 우세를 동원해야만 했다.

삐걱!

이때 예우림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

오늘 그녀는 타이트한 투피스에 머리는 뒤로 넘긴 채 정교한 얼굴을 더 돋보이게 해주었으며 크리스탈 귀걸이로 포인트를 주었다.

‘단정하지 못한 옷 상태’에 바싹 붙어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그녀는 버럭 화를 냈다.

“엄진우! 근무 시간에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지금 여기서 내 비서와 놀아난 거야? 너 회사 그만두고 싶어?”

“컥컥! 부대표님, 그게 아니라요.”

엄진우는 다급히 설명했다.

“나 부대표님 찾으러 왔는데 회의중이라고 해서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근데 소 비서님이 마사지를 부탁하셔서......”

소지안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부대표님, 엄진우 사원 탓하지 마세요. 이건 제 불찰입니다. 지금 나갈게요.”

말을 끝낸 그녀는 긴 다리를 움직여 곧장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예우림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됐어, 근데 무슨 일로 찾아왔어?”

엄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지하게 말했다.

“그게, 저번에 우리 엄마 만나주겠다고 했잖아요.”

“난 약속은 지켜.”

예우림은 싸늘하게 말했다.

“그러면 엄마뿐만 아니라 우리 할아버지 생신에도 같이 가는 건 어때요?”

엄진우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예우림은 놀란 기색이 역력해서 말했다.

“엄진우, 당신 욕심이 끝도 없구나? 대체 날 뭐로 생각하는 거야? 네가 당신 가문의 며느리라도 돼? 애라도 낳아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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