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Chapter 71 - Chapter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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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호텔로 돌아온 강하리는 핸드폰으로 계좌이체 메시지를 받게 되었다.바로 그 1억 원이었다.강하리는 이 메시지를 보더니 곧바로 인기 검색어를 확인했다.역시나 기사 제목은 의문의 남자로부터 송유라의 첫사랑이라고 바뀌어 있었다.밑에 있는 댓글도 난리가 났다.축하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었다.심지어 둘이 화해했냐고 질문하는 사람도 있었다.강하리는 잠시 후 에야 웃음을 터뜨렸다.‘대표님은 유라가 원하는 대로 관계를 밝힌 거야. 그리고 나는 어차피 돈을 목적으로 만났으니까 돈으로 입막음한 거지. 역시 대표님은 아주 냉정해.’강하리가 핸드폰을 거두려고 했을 때 신도윤한테서 연락이 왔다.“대표님께서 옷을 갈아입으시라고 하십니다. 잠시 후 고객님 만나러 데리러 오실 겁니다.”강하리는 침묵을 지킬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비록 서운했지만 구승훈한테 서운하다고 말할 자격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강 부장님?”강하리가 대답했다.“네.”강하리는 전화를 끊은 후 구승훈이 전날 저녁에 사줬던 치마로 갈아입었다.길이가 무릎까지 오는 블루 계열의 치마였다.그녀는 환복을 마치고 메이크업까지 마쳤다.임신한 뒤로 메이크업한 적 없었지만, 오늘은 특별히 메이크업하기로 했다.반 시간 뒤, 구승훈한테서 연락이 왔다.강하리가 1층에 내려오고, 구승훈은 차창을 내려 그녀를 보더니 눈썹을 움찔했다.블루 계열의 치마를 입으니 피부가 더욱 백옥같았다.“치마 괜찮네.”구승훈은 차창에 기대어 무심결에 한마디 내뱉었고 강하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차에 올라탔다.고객님과는 골프장에서 만나기로 했고 강하리는 구승훈의 곁을 따르면서 조용히 그가 하는 말들을 번역만 할 뿐 끝날 때까지 쓸데없는 말 한마디조차 하지 않았다.그래도 일이 원만히 끝나 상대방이 계속 합작하려는 의향을 보여주었다.차에 올라타고, 구승훈은 고개 돌려 강하리를 쳐다보았다.“화났어?”강하리는 잠깐 침묵을 지키더니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대표님, 혹시 저희 관계 일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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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아니요.”강하리는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내가 언제 막 나갔다고 그래?’“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요. 저는 그저...”결국, 서운하다는 말을 입 밖에 내지 못했다.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한테 서운하다고 말할 수도 없었고, 그렇게 말할 자격도 없었다.그녀는 한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복잡한 심경을 가다듬고 고개 돌려 구승훈을 쳐다보았다.“저는 그저... 유라 씨 돌아온 지도 오래됐는데 왜 아직 화해하지 않으시는지 이해가 안 되어서요.”구승훈은 표정이 어두워졌다.“강 부장은 알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저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있어 정말 괴로워요.”“강 부장.”구승훈은 분노한 표정을 하고서 말했다.“자신의 위치, 신분을 잘 파악해. 내가 유라랑 무슨 상황인지 너랑은 아무런 상관도 없어.”강하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렇다. 강하리는 처음부터 그저 애인일 뿐이었고 그들한테는 신경 쓰이지도 않는 존재였다.‘내가 오지랖이 넓었네. 내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있다고 생각했다니. 두 사람 사이에 내가 비집고 들어갈 공간도 없는 거였어!’구승훈은 차에 시동을 걸었다.가는 길 내내 두 사람은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차가 멈춰서야 강하리가 먼저 운을 뗐다.“대표님, 1억 원은 너무 적어요.”이렇게 된 김에 돈을 더 달라고 하려고 했다.‘1억 원으로 되겠어?’구승훈은 차를 길옆에 세우더니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그럼 강 부장은 얼마를 원하는데?”“2억 원이요.”구승훈은 눈썹을 움찔하더니 고개 숙여 담배에 불을 붙였다.완벽한 옆모습, 날렵한 턱선이라 담배에 불을 붙이는 모습조차 멋있어 보였다.“강 부장, 내 돈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줄 알아? 돈을 갖고 싶으면 잘해보든가.”구승훈은 말을 끝내더니 의미심장하게 강하리를 쳐다보았다.강하리는 그의 숨은 말뜻을 알아차렸지만, 행동에 옮기지 않았다.“대표님, 이것은 대표님께서 응당 저한테 줘야 할 보상이에요.”구승훈이 피식 웃었다.“강 부장 기분 나빴던 거 1억 원으로 충분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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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강하리는 이 치욕스러운 단어 때문에 심장이 아파 났다.마음 같아선 이 돈에 몇만 원을 더해 면상에 뿌려주면서 수고비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용기가 없었다.결국, 메시지를 한참보다 그제야 답장했다.「감사합니다, 대표님.」그래봤자 소용이 없었다.특히나 구승훈처럼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한테는 더욱 소용이 없었다.메시지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에 의해 문이 열리고 말았다.구승훈은 비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입구에 서서 피식 웃더니 말했다.“뭐가 고마워?”강하리는 그와 시선을 마주치면서 말했다.“대표님 돈도 주시고 힘도 써주셔서요.”문에 기대고 있던 구승훈은 비웃음이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강 부장 상황 파악이 빠르네.”그는 밖으로 나가면서 한마디 했다.“일어나 뭐 좀 먹어.”강하리는 움직이기 싫었다.그럴 기분도, 체력도 없었다.“먹기 싫어요.”“같은 말 두 번 반복하게 하지 마.”단호한 그의 말투에 강하리는 어쩔 수가 없었다.옷을 입고 안방에서 나왔을 때 테이블 위에는 죽 한 그릇이 놓여있었다.그녀가 위가 아프다고 한 뒤로 구승훈이 유난히 죽을 많이 사다 줬던 것 같았지만 괜한 오해를 할까 봐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구승훈의 일은 꽤 순조롭게 끝났고, 두 사람은 계약을 체결하자마자 B 시를 떠났다.비행장 귀빈실.두 사람이 귀빈실로 들어갔을 때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승훈 오빠.”강하리는 발걸음을 멈칫하더니 송유라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오빠, 왜 두 날 동안이나 연락 없었어요?”구승훈은 눈썹을 움찔했다.“나한테 연락했었어?”“내가 연락 안 하면 오빠가 먼저 연락하면 안 돼요?”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말다툼하고 있는 커플과도 같았다.강하리는 그대로 뻘쭘하게 서 있더니 한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강 부장님도 계셨네요?”송유라는 그제야 강하리를 발견한 것처럼 말했다.강하리는 그런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유라 씨.”송유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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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그 뒤로 송유라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아 이 일을 마음에 두지 않은 줄 알았지만, 오늘 또 언급할 줄은 몰랐다.강하리는 일부러 태연한 척하면서 말했다.“대표님이랑 출장 온 거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송유라가 웃으면서 말했다.“계속 건강이 안 좋았다면서요? 아픈 몸으로 출장을 다 오시고. 회사에 그렇게도 사람이 없었나?”강하리는 시선을 피했다.“요즘 많이 나아졌어요. 유라 씨한테까지 걱정을 끼쳤네요.”말을 끝낸 강하리는 바로 화장실 밖으로 나갔고 그제야 숨을 쉴 것만 같았다.화장실에서 나온 송유라는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똑같이 애교를 부리면서 구승훈의 옆으로 다가갔다.“승훈 오빠, 나 이따 오빠랑 같이 앉을래요.”구승훈은 눈썹을 움찔했다.“네 자리는 못 앉아?”송유라는 잠깐 심기가 언짢았다.“그냥 오빠랑 같이 앉고 싶어서 그래요. 왜요, 싫어요?”구승훈이 웃으면서 말했다.“강 부장한테 물어봐. 네가 앉고 싶은 자리가 강 부장 거라서.”구승훈은 또 강하리를 언급했다.강하리는 송유라와 눈이 마주치더니 입술을 깨물었다.“그래요, 유라 씨가 원한다면 바꿔드릴게요.”구승훈은 그녀를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송유라가 웃으면서 말했다.“고마워요, 강 부장님.”*비행기 안, 송유라는 구승훈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고 강하리는 혼자 앉게 되었다.강하리는 돌아가는 길 내내 마음이 불안했다.송유라가 화장실에서 했던 말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정말 의심하고 있는 거 아니겠지? 이제부터 더 조심해야 하겠네.’구승훈은 전화 받으러 밖으로 걸어가더니 차 옆으로 다가가서야 강하리한테 물었다.“왜 자리 양보했어?”강하리는 입을 움찔할 뿐 침묵을 지키더니 말했다.“대표님께서 그랬잖아요. 유라 씨랑 싸우지 말라고.”구승훈이 피식 웃더니 말했다.“언제부터 그렇게 말을 잘 들었어?”강하리기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구승훈은 그녀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그렇게 말 잘 들으면 저녁에 파티에도 같이 참석하든가.”“안 가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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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강하리는 건성으로 대꾸했다.다행히 구승훈은 그런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그녀가 정리를 다 마치자 구승훈은 그녀를 데리고 바로 문을 나섰다.뜻밖에 이번 연회는 평소에 봤던 그런 연회가 아니라 규모가 성대한 자선 만찬 행사였다.연회장 앞에 있는 거리는 전부 통제되었고, 고급 차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거리 끝이 안 보일 지경이었다.강하리는 구승훈 곁을 따라다니며 약간 놀란 얼굴을 했다.구승훈은 그녀의 놀라워하는 눈빛을 보고 작게 실소를 터뜨렸다.“왜? 강 부장은 이런 장면 처음인가?”강하리는 침묵했다.그녀는 확실히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그녀의 가정 형편으로 이런 장면을 어디 가서 보겠는가?비록 지금은 구승훈과 자주 연회장에 드나들며 유명 인사들도 만나보고 견식을 넓혔지만, 오늘 밤 만찬 행사와는 그 스케일을 겨룰 수 없었다.만약 구승훈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아마 평생 이런 자리에 올 기회가 없었을 거다.구승훈의 신분은 늘 그렇게 고귀했지만, 그녀는 3년 동안 두 사람이 사실은 이토록 크게 차별된다는 걸 처음 깨우쳤다.이 순간에 그녀는 똑똑히 알게 됐다. 그녀와 구승훈은 한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그녀가 그의 세상에 들어와 3년이나 그의 곁에 머물렀다는 건 아마 뜻밖의 사고였다고나 할법했다.“대표님께 누추한 모습 모여드렸네요.”강하리는 눈초리를 깔고 한마디 말했다.구승훈은 강하리의 가녀린 쇄골뼈에 시선을 떨궈 잠시 말이 없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앞으로 이런 데 가능한 널 많이 데리고 올 거야.”강하리는 그가 이런 말 하리라고는 생각 못 하고 멍하니 있었다.그런데 구승훈은 그녀의 시선을 마주 보며 말했다.“강 부장, 그렇게 놀랄 필요 없어. 상사를 모시고 이런 자리에 나오는 건, 원래 강 부장이 해야 할 일 아닌가? 매달 그러라고 돈을 그리 많이 주는데.”강하리의 눈빛에서 뭔가 한순간 휙 꺼져버렸다.그녀는 자조적으로 웃었다.대체 방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지?구승훈이 무슨 특별한 뜻으로 자신을 여기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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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강하리가 그녀의 시선을 따라 그쪽으로 바라보니, 송유라가 어느새 와서 구승훈의 팔짱을 끼고 그와 같이 서 있었다.둘은, 하나는 상큼하고 세련되었고 하나는 차분하고 잘 생겨서, 사람들 사이에서도 한눈에 띌 만큼 출중하여 천생연분이 따로 없었다.송유라가 무슨 말을 하자 구승훈은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이는 두 사람이 관계를 공개하고,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란히 나타나는 거라, 연회장의 포커스가 그 둘한테 맞춰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짧은 찰나에 귓가에는 온통 송유라와 구승훈의 얘기만 들렸다.“구승훈 대표님과 송유라 씨의 소문이 진짜였네요.”“구 대표님 눈빛을 좀 보세요.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는 눈빛 아니에요?”“둘이 너무 잘 어울리는데 결혼은 언제 할까요?”“아마 곧 하겠죠. 이제 관계도 다 공표했는데 결혼이 멀겠어요?”......사람들의 그 한마디 한마디 얘기를 듣다 나니 강하리는 가슴이 너무 답답해졌다. 그 순간 널찍한 연회장에 서 있는 것마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어때요? 네가 저 둘 사이에 낀 세컨드라는 게 이제 실감 나요?”강하리는 안색이 어두워졌다.“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미안한데, 전 이만 실례하겠습니다.”말을 마치자마자 당장 일어나 떠나려고 하는데, 또 한 번 고이선이 그녀의 팔을 당겼다.“강하리 씨. 잘 생각하고 판단해요. 그런다고 당신한테 나쁠 거 없으니까. 내가 오늘 분명 경고했어요.”강하리는 그녀를 뿌리치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연회장 바깥에 있는 정원에 도착해서야 강하리는 조금 숨통이 트일 것 같았다.하지만 마음속이 저리는 건 여전히 그대로였다.저렇게 정정당당하게 구승훈 곁에 설 수 있는 여자는, 영원히 송유라인 거겠지.그녀는 그저...영원히 구석에서 빛을 못 보는 그러한 사람으로 남을 거야.“강 부장님, 왜 나와 있어요?”강하리는 고개를 돌려 누군지 봤다. 구승재가 술 한 잔을 들고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승재 씨였어요.”구승재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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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강하리는 그 순간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어떤 건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그녀는 어린 시절의 그 나날들이 구승훈한테는 좀 특별하지 않았을까 여겨왔다.근데 그게 아니었다.그의 인생 중에 유일한 빛은 오직 송유라였고 그게 그의 솔직한 마음이었다.이 순간, 그녀는 자신이 한없이 우습게 생각되었다.지난날 추억들을 소중한 보물처럼 품에 간직해 왔는데, 알고 보니 그건 오직 그녀만의 보물이었다.“경매가 곧 시작되니까 이젠 돌아갈까요?”구승재가 옆에서 말했다.강하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네.”그녀는 구승재를 따라 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한 웨이터가 그녀를 불렀다.“강하리 씨, 구 대표님이 오시라고 하셨어요.”강하리는 구승재를 보며 말했다.“전 그럼 먼저 가볼게요.”“네, 그러세요.”웨이터는 강하리를 구승훈이 있는 데로 데려갔다.구승훈은 첫 번째 줄에 앉아 있었고, 그 바로 옆에 송유라가 앉아 있었다.송유라는 강하리가 입꼬리를 약간 끌어당기는 걸 봤다.“강 부장님도 계셨네요?”강하리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와 별다른 인사말을 나누지 않았다.구승훈은 강하리를 한 번 힐끗 쳐다보더니 물었다.“몸은 괜찮아?”강하리는 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괜찮아요.”“방금 어디 갔어?”강하리는 그의 물음에 대답했다.“바깥에 좀 서 있었어요. 구승재 씨와 거기서 마주쳤고요.”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일 뿐 더 묻지 않고 책자 한 권을 건넸다.“한번 봐봐, 뭐 관심 가는 거 없나.”강하리는 갑자기 좀 어리둥절하여 입을 열었다.“아까...”그러나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송유라가 먼저 말했다.“오빠, 저 귀걸이 되게 이쁜 거 같아요. 좀 이따 저걸 꼭 낙찰해줘요.”구승훈은 웃으며 말했다.“그 말 대체 몇 번째야?”“암튼, 저거 내 것이에요.”“그래, 알았어.”구승훈이 대답했다.강하리는 갑자기 입을 꾹 다물었다.구승훈의 대답을 듣고 송유라는 불시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강하리를 힐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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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강하리는 잠시 말을 않고 있다가 대답했다,“송유라 씨 배웅해 주러 갔어요.”구승재는 입을 딱 벌리더니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시동을 걸고 인파를 뚫고 나와 빠른 시속으로 연회장 근처의 제일 가까운 병원을 향해 달렸다.병원에 도착해 강하리는 의사를 따라 상처를 치료하러 갔다.“약을 안 쓰면 안 돼요?”그녀는 나지막이 물었다.의사가 그녀의 말에 약간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환자분 칼자국이 꽤 커서 약을 안 쓰면 안 됩니다.”강하리는 아랫입술을 축이며 말했다.“제가 임신했는데 아이한테 안 좋을까 봐 그래요.”의사는 동작을 멈칫하더니 말했다.“아, 그래요? 그럼 태아에 영향이 없는 약을 쓰도록 할게요. 약을 아예 안 쓰면 감염돼서 안 돼요.”강하리는 그렇게 하라는 수밖에 없었다.“감사합니다.”의사는 웃으며 말했다.“감사하긴요, 임신했으니까 초음파 검사도 한번 해보세요. 혹시 아이한테 무슨 문제가 없는지 확인을 해보는 게 좋아요.”“네, 알겠어요.”강하리는 초음파 검사를 받고 아이가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가 초음파실에서 나올 때 구승훈과 송유라가 이미 와있었다. 송유라의 매니저도 같이 있었다.구승훈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강하리의 팔을 칭칭 감싼 거즈를 바라보았다.“괜찮아?”강하리는 눈까풀을 내리깔고 대답했다.“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그러자 구승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가 그녀를 다시 바라봤다.송유라가 구승훈 곁에 서서 얼굴에 눈물이 주렁주렁 한 채로 말했다.“죄송해요, 강 부장님. 제 팬이 이런 일을 저지를 줄 몰랐어요.”강하리는 잠시 말을 안 하다가 입을 열었다.“괜찮아요, 송유라 씨 탓도 아닌데요.”“그러니까요, 이 일은 아무래도 우리 유라와는 상관이 없어요.”그때 송유라의 매니저가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그러자 강하리는 갑자기 인내심을 잃고 좀 차가운 말투로 내뱉었다.“전 그저 좀 이상하네요. 팬들이 저랑 구 대표님 관계를 어떻게 알았을까.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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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구승재는 부인할 수 없었다.송유라는 확실히 이런 일을 벌일 필요가 없었다.형님과 강하리의 관계는 한눈에 봐도 송유라한테 위협이 될 정도가 아니었으니까.“그럼 진짜 팬이 자발적으로 한 거라고? 근데 아까 강 부장이 말한 것처럼, 두 사람의 관계는 주변 사람이라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팬들이 어떻게 알았을까?”구승재는 이해가 안 되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구승훈은 그저 눈살을 찌푸린 채 창밖을 내다보며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경찰 쪽 상황을 잘 주시해. 결과가 나오면 즉시 나한테 알려주고. 그 밖에 인터넷 여론도 잘 통제해. 다시 이상한 소문 나오는 거, 나 원치 않아.”그러자 구승재가 대답했다.“알았어, 형.”구승훈이 차에 돌아왔을 때 강하리는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아파?”구승훈이 물었다.강하리는 눈을 뜨며 창밖을 내다보았다.“대표님이 보기에는요?”차가운 기운이 구승훈의 얼굴에 감돌았다.“강하리, 내가 널 다치게 했니?”강하리는 잠시 말 없다가 대꾸했다.“죄송해요, 제가 기분이 안 좋아서.”구승훈은 그녀한테 눈길을 돌리며 말했다.“이 일은 내가 잘 조사할 거야.”강하리는 코끝이 찡해 오는 느낌을 겨우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많이 아파?”“조금요.”“내가 진통제 좀 가져다줄까?”“아뇨, 조금 아파요, 참을 만해요.”구승훈은 또 잠깐 말하지 않다가 입을 열었다.“그래. 눈 좀 붙이고 있어. 이따 집에 도착하면 푹 쉬고.”“네.”그리고 두 사람은 집 가는 길에 조용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시각, 다른 한편.송유라는 차로 돌아가자마자 휴대전화를 세게 내던졌다.“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배를 공격하랬는데 팔만 다쳤잖아!”매니저의 눈빛이 약간 반짝였다.“걔가 임신한 거 확실해?”콧방귀를 차갑게 뀌며 송유라는 눈을 부라렸다.“임신을 안 했는데 유산방지약은 왜 먹겠어? 그리고 방금 초음파실에 사람을 보내서 물어봤어. 확실히 임신 맞대.”매니저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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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경찰서에서 상해 진단서를 끊으라네요. 사건 진술도 녹취해야 하고요.”구승훈은 여전히 안색이 별로였지만 머뭇거리다가 말했다.“데려다줄게.”강하리는 거절하려고 했다.이번 일에 대한 구승훈의 태도가 명백히 기울어 있는 것에 대해 그녀는 다소 마음이 불편했다.만약 그녀와 송유라가 서로 위치를 바꿨다면, 그는 아마 끝까지 조사하려 들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한쪽을 두둔하는 게 아니라.그는 마치 그녀가 송유라한테 무슨 불리한 일이라도 할까 봐 두려운 사람처럼 굴었다.비록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며 그녀도 이미 현실을 똑바로 인식했지만, 그럼에도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가끔 송유라가 너무 부러웠다. 어렸을 때부터 그녀의 곁에는 그녀를 애지중지 여기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송동혁이든 장진영이든 그녀를 만지면 깨질까 불면 날아갈까 하며 키웠고, 주변에도 마찬가지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그녀를 공주처럼 아끼고 떠받들었다.지금의 구승훈도 그녀가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을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지 않은가.강하리는 갑자기 자신이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송유라에 비해 자신은 뭘 갖고 있는지 생각해봤다.유일하게 갖고 있는 건 예전의 그 알량한 추억과, 또 깨어나겠는지도 모르는 그녀의 어머니였다.“감사합니다.”강하리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눈물을 애써 삼켰다.결국 그녀는 구승훈과 같이 집을 나섰다.그녀도 경찰서 같은 곳에 혼자 가고는 싶지 않았다.......가는 길에 구승훈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송유라의 전화였다.강하리는 뜨는 이름만 보고 눈길을 다른 데로 돌렸다.구승훈은 와이파이에 연결을 안 하고 직접 받았다.“응…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확실히 자발적인 행동이 맞대. 너무 자책하지 마.”통화하던 중 그는 강하리를 바라보며 말했다.“강 부장, 유라가 강 부장한테 사과하겠다네?”강하리는 줄곧 창밖을 응시하며 대꾸했다.“아니에요. 송유라 씨하고 관련이 없다면서요. 관련 없는 일에 사과할 필요 있나요?”게다가 송유라가 진짜 사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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