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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경찰서에서 상해 진단서를 끊으라네요. 사건 진술도 녹취해야 하고요.”

구승훈은 여전히 안색이 별로였지만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데려다줄게.”

강하리는 거절하려고 했다.

이번 일에 대한 구승훈의 태도가 명백히 기울어 있는 것에 대해 그녀는 다소 마음이 불편했다.

만약 그녀와 송유라가 서로 위치를 바꿨다면, 그는 아마 끝까지 조사하려 들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한쪽을 두둔하는 게 아니라.

그는 마치 그녀가 송유라한테 무슨 불리한 일이라도 할까 봐 두려운 사람처럼 굴었다.

비록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며 그녀도 이미 현실을 똑바로 인식했지만, 그럼에도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

가끔 송유라가 너무 부러웠다. 어렸을 때부터 그녀의 곁에는 그녀를 애지중지 여기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송동혁이든 장진영이든 그녀를 만지면 깨질까 불면 날아갈까 하며 키웠고, 주변에도 마찬가지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그녀를 공주처럼 아끼고 떠받들었다.

지금의 구승훈도 그녀가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을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지 않은가.

강하리는 갑자기 자신이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유라에 비해 자신은 뭘 갖고 있는지 생각해봤다.

유일하게 갖고 있는 건 예전의 그 알량한 추억과, 또 깨어나겠는지도 모르는 그녀의 어머니였다.

“감사합니다.”

강하리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눈물을 애써 삼켰다.

결국 그녀는 구승훈과 같이 집을 나섰다.

그녀도 경찰서 같은 곳에 혼자 가고는 싶지 않았다.

......

가는 길에 구승훈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송유라의 전화였다.

강하리는 뜨는 이름만 보고 눈길을 다른 데로 돌렸다.

구승훈은 와이파이에 연결을 안 하고 직접 받았다.

“응…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확실히 자발적인 행동이 맞대. 너무 자책하지 마.”

통화하던 중 그는 강하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강 부장, 유라가 강 부장한테 사과하겠다네?”

강하리는 줄곧 창밖을 응시하며 대꾸했다.

“아니에요. 송유라 씨하고 관련이 없다면서요. 관련 없는 일에 사과할 필요 있나요?”

게다가 송유라가 진짜 사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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