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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야심한 밤, 차 한 대가 병원에서 출발하여 외곽에 있는 한 폐쇄된 낡은 공장 밖에 멈추었다.

구승훈이 발을 들어 작업장 문을 걷어차고 들어가자, 안에서는 분에 겨운 욕설이 한창이었다.

“그 빌어먹을 년이 내 딸을 해치고 나까지 모함했어! 너희들이 정경유착까지 해서 날 이렇게 만들어? 그년은 벌 받을 거야, 내가 나가면 그년 죽여버릴 거야!”

구승훈은 약간 뻣뻣해진 손목을 좌우로 회전하며 바닥에서 나무막대기를 집어 들어 무게를 짚어보고는 다른 사람이 반응하기도 전에 그는 막대기를 휘둘러 남자의 정강이를 한 대 세게 내리쳤다.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비명이 폐기된 작업장 안에서 메아리쳤다.

구승훈은 몽둥이를 버리고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누가 그러라고 시켰어?”

그 남자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두려움이 가득한 눈으로 구승훈을 쳐다봤다.

“그 여자가 내 딸을 해쳤어. 분명 그 여자가 먼저 그런 거라고. 그래서 내가 그냥 좀 밀쳤는데, 그것도 안 돼?”

류덕구 서장은 옆에 서서 머리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이대로 때려서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그도 난처하게 될 판이다.

“구 대표님, 저희도 오늘 하루 동안 취조했는데, 줄곧 이 말밖에 없습니다. 강하리 씨가 이 사람 딸과 합의를 안 하니까 홧김에 강하리 씨를 밀어버린 거라고요. 이것도 사실 말이 되긴 하거든요.”

구승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

서장은 그의 표정을 살피더니 서둘러 또 물었다.

“혹시 의심 가는 상대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말씀해 주세요, 저희가 조사해 보겠습니다.”

구승훈은 오랫동안 침묵했다.

“아닙니다.”

말을 마치고 그는 밖으로 걸어 나갔다.

......

다음 날 아침이 되자 손연지는 병실에 와서 강하리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괜찮은 걸 확인하고 나서야 퇴원 수속을 밟으라고 했다.

그녀는 소파에 앉아 있는 어두운 낯빛의 구승훈을 보며 물었다.

“구 대표님, 혹시 불편하시면 제가 하리 몸조리를 맡을게요.”

구승훈은 짙은 눈매를 살짝 들어 올리며 약간 언짢은 말투로 대답했다.

“다른 사람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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