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5화

강하리는 구승훈이 그날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쪽에서 송유라가 계속 그의 위로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뜻밖에도 그는 밤에 다시 돌아왔다.

“구 대표님, 돌아오셨어요?”

도우미는 구승훈에게 물었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잠시 침묵한 뒤 다시 물었다.

“좀 어때요? 밥은 먹었어요?”

“네, 아가씨께서 조금이라도 드시긴 했습니다.”

구승훈은 다시 고개를 끄덕인 뒤 침실 문을 열었다.

방안에는 강하리가 손에 영어 원본 책을 들고 침대에 기대어 있었다.

그녀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 마침 구승훈의 시선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구승훈은 조용히 침대 옆으로 다가가서 그녀의 손에 들린 책을 뺏었다.

“너 지금 책 읽으면 안 돼. 요즘에는 보지 마.”

강하리는 잠시 말이 없더니 대답했다.

“알겠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아주 차가웠고 여전히 그에게 무관심과 거리감을 보여줬다.

구승훈은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셔츠 단추를 풀더니 잠옷을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씻고 나온 뒤 그는 서재로 향했다.

잠시 뒤 그는 한 서류를 갖고 들어왔다.

“읽어 보고 괜찮으면 사인해.”

강하리는 서류를 살펴보니 재산 양도 계약서였다. 구승훈 명의 아래에 있는 별장 중에 하나를 그녀의 명의로 넘긴다는 것이었다. 서류를 들고 있는 강하리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구승훈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적어?”

강하리는 고개를 들지 않고 쓴웃음을 지었다.

“충분해요.”

충분하다 못해 넘친다.

존재하지 말았어야 할 아이로 몇십억짜리 별장을 바꿔준다는 데 어떻게 감히 적다고 할 수 있을까?

구승훈은 감정도 없는 냉혈인이었다. 하지만 이런 거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구 대표님.”

강하리는 마침내 고개를 들어 웃었다.

구승훈은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를 바라보았지만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강하리, 웃고 싶지 않으면 웃지 마. 보기 힘들어.”

그러나 강하리 얼굴에 미소는 지워지지 않았다.

구승훈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일찍 자. 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