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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강하리는 말을 마친 뒤 조금 우스운 느낌이 들었다.

구승훈에게는 남아서 그녀를 돌봐주는 것은 책임이었고 송유라와 함께 병원에 가서 드레싱을 바꾸는 것은 그가 원해서 가는 거였다.

그녀는 원래 누구에게도 책임으로 발목을 잡을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처음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도 그의 책임을 묻고 싶지 않았던 것과 같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것을 이용했다.

그녀는 구승훈이 강하리와 함께 떠나는 것을 정말로 보고 싶지 않았다.

송유라와의 신경전에서 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승훈은 눈을 가늘게 뜬 채 그녀를 바라보더니 웃음을 터트렸다.

“강 부장님 아까는 내가 옆에 없길 바라지 않았어? 근데 왜 지금은 생각을 바꾼 거야?”

강하리는 그의 조롱 섞인 표정을 바라보며 입술을 하얗게 될 정도로 깨물었다.

“대표님께서 저를 챙겨주는 건 본인의 책임이라고 말했잖아요. 아니에요?”

구승훈은 낮게 웃으며 그녀를 놓아주었다.

“강 부장 걱정하지 마. 혼자 두지 않을 거니까. 유라 드레싱만 바꾸면 돌아올 거야.”

구승훈은 말을 끝낸 뒤 몸을 돌려 떠났다.

강하리는 닫히는 문을 바라보며 조금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결국 그녀가 자기 능력을 과대평가한 것일까?

“아가씨, 괜찮으세요?”

도우미가 옆에서 물었다.

강하리는 정신을 차린 뒤 대답했다.

“괜찮아요.”

도우미는 미간을 찌푸렸다.

‘어떻게 괜찮을 수 있을까? 안색이 이렇게 안 좋은데.’

강하리는 진심으로 괜찮다고 생각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다.

그녀는 이제 이런 상황이 익숙해졌다.

그녀는 방으로 돌아온 뒤 고민하다가 노트북을 꺼냈다. 그런 다음 사직서를 써 내려갔다.

구승훈은 이미 허락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말했지만 그녀는 고민 끝에 사직서를 보냈다.

사직서를 보낸 뒤 그녀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몸이 너무 약해져서 그런지 그녀는 조금 으슬으슬한 느낌이 들었다. 무의식적으로 이불로 몸을 더 감쌌지만 또 몸에서 열이 나 불편했다. 몇 번 뒤척이다가 점차 잠에 들었다.

그녀는 도우미가 깨우는 목소리에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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