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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강하리는 입을 꾹 깨물더니 구승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대표님 마음 놓으세요. 더는 이런 일 때문에 투정 부리지 않을 거예요.”

구승훈은 촉촉한 눈으로 강하리를 바라봤다. 속으로는 앞으로 강하리가 걸어온 전화는 무조건 받으리라 약속하려 했지만, 지금은 차마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머리가 복잡해져 시큰둥하게 웃고는 촉촉하게 젖은 옷을 벗어 던졌다.

“승재가 아마 주변에 있을 거야. 걔한테 전화해서 옷 두어 벌 가져다 달라고 해줘.”

강하리의 입꼬리는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구승훈이 남아있을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녀는 이제 멀쩡했기 때문이다.

구승훈은 그렇게 말하고는 바로 화장실로 향했다. 그는 평소 스타일을 많이 신경 쓰는 편이라 젖은 옷은 절대 안 입으려할 것이다. 아마 구승재가 새옷을 가져다줘야 그를 내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강하리는 곧바로 구승재에게 전화를 걸었다. 과연 구승재는 주위에 있었고 이내 옷을 가져다주었다. 옷들 중에는 남성 잠옷도 있었다.

“사실 잠옷은 가져오지 않아도 되는데요. 승훈 씨가 여기서 잠을 자진 않을 거니까요.”

강하리의 말이 그치자 화장실에서 구승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하리, 내 잠옷 좀 가져다줘.”

“...”

구승재는 강하리 한테 눈을 깜빡이면서 말했다.

“강 부장님, 보세요, 그래도 제가 형을 더 잘 알죠.”

강하리는 입술을 깨물며 구승재를 바라봤다. 구승재는 강하리 한테 눈짓을 하며 재촉했다.

“빨리요, 강 부장님.”

강하리는 구승훈에게 잠옷을 건넸다.

그러자 구승재는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쳐다봤다.

강하리는 그 표정을 못 본 척 승재한테 말했다.

“밤늦게 불러내서 미안해요.”

구승재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뭘요, 근데 왜 또 입원하셨어요?”

강하리는 그냥 얼버무리며 물음을 피하자 구승재가 반짝거리는 두 눈으로 강하리 옆에 바싹 들러붙었다.

“강 부장, 저희 형이 비바람을 뚫고 찾아와 줬는데 무슨 생각이 들어요?”

강하리는 이마를 찌푸리더니 대답했다.

“아무런 생각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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