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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구승재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강 부장님, 농담 아니에요. 전 사실을 말했을 뿐이에요. 이렇게 오랜 시간 저희 형 곁을 지키셨는데, 송유라 한테 형을 뺏기고 싶으세요? 제가 만약 강부장 님이라면 꼭 형을 뺏기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

강하리는 피죽 웃었다.

못 빼기겠으면 또 뭐가 달라질 게 있을가.

감정이란 것은 놓지 않는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또한 강하리는 노력도 해봤다.

지난 3년간 강하리는 구승훈의 마음을 얻으려 항상 노력을 해왔었다.

구승훈한테 조금의 마음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도 좋았다.

하지만 결국 모든 노력은 수포가 돌아갔다.

전에도 마음을 얻지 못했는데, 송유라가 나타난 지금 강하리가 성공할 확률은 더욱 희박했다.

강하리는 구승재의 말에 그 어떤 대꾸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대꾸하면 좋을지 몰랐다.

보고 있던 구승재는 마음이 조급해 났다.

“강 부장님이 연락이 안 됐을 때 저희 형이 얼마나 안절부절했는지 모르실 거예요. 오는 길에 도로가 막히니 차를 도로에 버리고는 강 부장님한테 달려왔죠. 이런데도 형이 강 부장님 한테 일말의 감정도 없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그렇게 안 보이는데요. ”

강하리를 마음에 두지 않고서는 구승훈 성격에 이 늦은 시간에 비를 맞으면서 달려왔을 리는 없다.

구승훈이 그저 차가 막힌다는 이유로 비 맞으며 왔다는 사실도 강하리는 믿기 어려웠다.

하지만 강하리는 알고 있었다. 구승훈은 그녀가 연락이 닿지 않아 마음이 급해졌을 뿐이라고, 더 나아가 그녀가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생각되어 분노에 휩싸였을 뿐이라고 말이다.

구승훈이 찾아왔을 때 그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가 왜 전화를 받지 않았냐는 말이었기에 이 추측에 더 힘을 실어주었다.

강하리는 더는 자기 자신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더는 자그마한 희망을 품고 더 큰 실망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 둘의 관계는 강하리가 구승재 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구승훈이 진심으로 강하리가 걱정됐다면 온종일 전화 한 통 없었을 리는 없다.

분명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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