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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연결음이 두 번 정도 울린 뒤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 저 지금...”

“강 부장님?”

강하리가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저쪽에서 안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살짝 나른하면서도 조롱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승훈이 유라 씨 데리러 갔어요. 갈 때 너무 급해서 핸드폰을 놓고 갔네요. 강 부장님 무슨 일 있어요?”

강하리는 핸드폰을 쥔 손이 하얗게 될 정도로 움켜쥐었다.

그녀는 바로 연락을 끊은 뒤 계속 핸드폰으로 콜택시를 불렀다.

택시를 잡은 뒤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한 시간이나 지난 뒤였다.

손연지는 비에 흠뻑 젖은 강하리를 발견하더니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졌다.

“너 이런 시기에는 비 맞으면 안 되는 거 몰라?”

강하리는 챙백한 얼굴로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래, 나도 알아. 화내지 마. 나 지금 너무 아파. 지금 나 환자니까 화내지 말아 주라. 응?”

손연지는 그런 강하리의 모습에 화가 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그녀를 째려본 뒤 그녀와 함께 검사받으러 갔다.

“염증이야. 수액 놔줄게.”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손연지는 병실을 마련한 뒤 그녀에 수액을 직접 꽂아주며 물었다.

“구승훈은?”

강하리는 순간 멈칫하다가 대답했다.

“일 때문에 바빠.”

“무슨 일인데 너 병원에 데려다주지도 않는 거야? 이게 널 잘 챙겨주는 거니?”

강하리의 입꼬리가 조금 굳었다.

“우리는 이런 관계야. 나한테 도우미를 구해준 것만으로도 이미 그 사람은 최선을 다한 거야. 나도 승훈 씨한테 더 바랄 수 없어.”

손연지는 순간 욕설을 내뱉었다.

“옆에서 보살펴 달라고는 못 해도 병원에 데려다주는 것도 못 바라니? 너무 바빠서 너 병원에 데려다 줄 시간도 없대? 구승훈은 도대체 어떤 쓰레기야? 정말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강하리도 구승훈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그녀와 관련된 일은 모두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녀는 더 구승훈의 일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대화를 나눌수록 마음만 더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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