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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강하리는 마치 심장이 날카로운 칼에 찔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이 남자에게 자기가 더 이상 임신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에게 말하면 마치 또 책임을 지라고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질 것 같았다.

하지만 구승훈의 말은 날카로운 칼처럼 그녀의 심장을 찔러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 너무 고통스러워 제대로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녀는 심호흡하며 구승훈에게 미소를 지었다.

“알겠어요. 그럴게요.”

구승훈은 찌푸린 미간이 더 깊어졌다. 분명 그가 한 말이었지만 그녀가 대답하는 찰나 그의 마음 또한 더 불편해졌다.

설마 정말로 다른 남자와 아이를 낳고 싶은 걸까?

그의 어두운 눈빛이 강하리의 몸에 떨어졌다.

“하지만 너무 좋은 생각은 하지 마. 요즘 남자들은 너와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널 반드시 사랑하는 건 아니니까. 이다음에 남자를 만날 때는 잘 보고 만나.”

강하리는 웃었다.

“적어도 아이를 낳게 하겠죠.”

구승훈의 얼굴은 순간 더욱 굳어졌다. 한참이 지난 뒤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쉬어.”

강하리는 눈을 감았다.

“나가 줄래요?”

구승훈은 낮은 웃음을 터트렸다.

“왜? 내가 여기 있으면 너 쉬는 데 방해 돼?”

“네.”

강하리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대표님이 내 휴식을 방해하고 있어요. 구 대표님, 나가 주시겠어요?”

구승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이런 강하리가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았다. 그녀는 마음속으로부터 그와 거리를 두는 것 같았다.

그제야 그는 계약서로 그녀를 묶어두지 않았다면 이 여자는 반드시 멀리 숨어 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는 강하리의 턱을 움켜쥐었다.

“강하리, 얌전하게 굴어.”

강하리는 웃었다.

“이미 아주 얌전하게 있는 거 같은데요?”

구승훈은 눈썹을 치켜떴다. 확실히 강하리는 얌전했다. 지난 3년 동안 그녀는 말대꾸조차 거의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 이런 질문을 하면서 온몸에 가시를 세우고 있는 것 같았다.

“더 얌전하게 굴어.”

강하리는 구승훈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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