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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강하리는 잠시 침묵하다가 웃었다.

“네, 꽤 통쾌하네요.”

구승훈은 그녀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입을 열었다.

“송유라의 일은 이렇게 끝내자. 이제부터 다시 언급하지 마.”

구승훈은 말속에 담긴 질책을 숨기지도 않았다.

강하리는 처량하게 웃었다.

“구 대표님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이런 말을 꺼낸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제가 송유라를 비난했다고 생각하세요? 송유라가 굳이 제 앞에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할 필요까지 있었을까요?”

구승훈의 표정이 많이 어두워졌다.

“넌 비난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한 거 아니야?”

“그럼, 생각도 마음대로 하지 말라는 뜻인가요?”

구승훈은 그녀를 바라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하리는 마음이 불편했고 어색한 분위기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사실 그녀는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걷는 것이 엄청 힘들었지만 구승훈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지 않아 그저 꾹 참았다.

구승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더니 결국 허리를 굽혀 그녀를 안아 올렸다.

“저 혼자 갈 수 있어요. 대표님은 송유라 씨 만나러 가세요. 다쳤잖아요. 그것도 저 때문에. 저는 그 책임을 질 수 없어요.”

구승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강하리, 송유라의 일은 이제 그만 얘기하자고 내 말을 이해 못 하겠어? 그리고 내가 널 안은 건 내 책임을 다할 뿐이야.”

강하리의 입술이 굳게 닫혔다. 마침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구승훈도 침묵하며 굳은 얼굴로 그녀를 안고서는 차로 향했다. 차는 이미 다른 차로 바뀌어 있었다. 그자 자주 쓰는 차는 세차를 맡겼기 때문이다.

돌아가는 길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 아무 말도 없었다.

집에 도착한 뒤 구승훈은 또 강하리를 안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의 말 대로 자기의 책임을 다하는 것 같았다. 마음이 아프거나 죄책감 때문은 아니었다. 그저 그녀를 임신시킨 것이 자기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것뿐이었지 다른 뜻은 없었다.

두 사람이 문 앞에 도착했을 때 구승훈이 문을 열기도 전에 문이 안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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