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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강하리는 건성으로 대꾸했다.

다행히 구승훈은 그런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가 정리를 다 마치자 구승훈은 그녀를 데리고 바로 문을 나섰다.

뜻밖에 이번 연회는 평소에 봤던 그런 연회가 아니라 규모가 성대한 자선 만찬 행사였다.

연회장 앞에 있는 거리는 전부 통제되었고, 고급 차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거리 끝이 안 보일 지경이었다.

강하리는 구승훈 곁을 따라다니며 약간 놀란 얼굴을 했다.

구승훈은 그녀의 놀라워하는 눈빛을 보고 작게 실소를 터뜨렸다.

“왜? 강 부장은 이런 장면 처음인가?”

강하리는 침묵했다.

그녀는 확실히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

그녀의 가정 형편으로 이런 장면을 어디 가서 보겠는가?

비록 지금은 구승훈과 자주 연회장에 드나들며 유명 인사들도 만나보고 견식을 넓혔지만, 오늘 밤 만찬 행사와는 그 스케일을 겨룰 수 없었다.

만약 구승훈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아마 평생 이런 자리에 올 기회가 없었을 거다.

구승훈의 신분은 늘 그렇게 고귀했지만, 그녀는 3년 동안 두 사람이 사실은 이토록 크게 차별된다는 걸 처음 깨우쳤다.

이 순간에 그녀는 똑똑히 알게 됐다. 그녀와 구승훈은 한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그녀가 그의 세상에 들어와 3년이나 그의 곁에 머물렀다는 건 아마 뜻밖의 사고였다고나 할법했다.

“대표님께 누추한 모습 모여드렸네요.”

강하리는 눈초리를 깔고 한마디 말했다.

구승훈은 강하리의 가녀린 쇄골뼈에 시선을 떨궈 잠시 말이 없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앞으로 이런 데 가능한 널 많이 데리고 올 거야.”

강하리는 그가 이런 말 하리라고는 생각 못 하고 멍하니 있었다.

그런데 구승훈은 그녀의 시선을 마주 보며 말했다.

“강 부장, 그렇게 놀랄 필요 없어. 상사를 모시고 이런 자리에 나오는 건, 원래 강 부장이 해야 할 일 아닌가? 매달 그러라고 돈을 그리 많이 주는데.”

강하리의 눈빛에서 뭔가 한순간 휙 꺼져버렸다.

그녀는 자조적으로 웃었다.

대체 방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지?

구승훈이 무슨 특별한 뜻으로 자신을 여기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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