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Bab 51 - Bab 60

984 Bab

제51화

“아니요.”강하리는 눈이 빨개진 채로 그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했다.“난 다른 사람과 자는 걸 원한 적이 없어요.”“그럼 여긴 왜 왔어!”강하리는 심호흡하고 덜 비참해 보이려고 애썼다.“대표님, 송유라 씨가 끝까지 저에게 협조하지 않았고 매니저와도 연락이 닿지 않아서 김 대표님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어요.”구승훈은 그녀의 턱을 잡고 물었다.“정말 일 때문에 그런 거야? 아니면 저 사람이 네가 선택한 새로운 스폰서인가?”강하리는 턱에 통증이 느껴질 정도였지만 조금도 내색하지 않고 구승훈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제가 생각하고 있는 스폰서 후보가 많아요. 눈이 멀지 않은 이상 절대 저런 사람을 선택하진 않죠.”구승훈의 눈에서 분노의 불이 순식간에 타올랐다.그는 그녀의 손목을 부러뜨리려는 듯 힘껏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그녀를 레스토랑 밖으로 끌어낸 다음 차에 밀어 넣었다.차는 쏜살같이 달려 나갔고 구승훈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강하리도 당연히 조용히 있었다. 구승훈에게 김주한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묻지도 않았다.이 상황에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어쨌든 김주한은 송유라 소속사의 대표인데 어떻게 강하리 때문에 김주한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겠나?차는 어느새 집 앞에 도착해 멈춰 섰다.구승훈은 차에서 내려 넥타이를 풀고 건물 쪽으로 걸어가면서 말했다.“집에 가.”강하리는 떨리는 손으로 옷깃 단추를 채우고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집으로 돌아온 구승훈은 바로 욕실로 들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욕실에서 나와 강하리에게 다가갔다.강하리는 저도 모르게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구승훈은 그녀에게 숨을 틈도 주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옷깃을 잡아당겼다.방금 잠겼던 단추가 다시 한번 그의 손에 의해 찢어졌고 사방으로 튀어 나갔다.그에게서 온화함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고, 그녀의 몸에 걸친 옷을 모두 찢어버릴 정도로 거칠기까지 했다.강하리는 갑자기 구승훈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 깨달았다.그가 아이를 해칠까 봐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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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하지만 강하리는 눈물을 통제할 수 없었다.구승훈은 베란다로 나가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들이마신 후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형, 무슨 일이야?”구승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김주한이 여배우들과 같이 있는 사진 사본을 그 사람 처남한테 보내줘.”구승재는 잠시 당황했다.김주한은 돈 많은 여자와 결혼하여 성공한 남자였다.그가 큰돈을 벌 수 있었던 이유는 아내의 처가 때문이었다.김주한 아내의 성은 최 씨였는데, 최씨 가문은 창업 초기부터 항상 회색지대에서 활동했다.지금 최씨 가문의 사업은 김주한의 처남이 책임지고 있다.김주한의 아내는 오빠들의 예쁨을 받으며 응석받이로 자랐다.그런 그녀가 김주한과 결혼한다고 했을 때 최씨 가문에서는 내키지 않았지만 딸이 원하니 최씨 가문은 김주한을 지원해 줄 수밖에 없었다.초기에 김주한은 사고도 치지 않고 조용히 있었지만, 사업이 점점 더 커지면서 점차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놀면서도 감히 큰 사고를 치지는 않았다.대부분의 경우 소속사의 연예인에게 찝쩍댔다. 그와 만난 연예인들은 약간의 혜택을 받고 나서는 감히 큰소리를 치지 못해서 사람들은 알고도 모른 척했다.하지만 이 사진들이 김주한의 처남에게 보내지면 김주한은 매우 곤란해질 것이다.구승재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그 사람이 형을 건드렸어? 아니면... 설마 그 사람이 송유라한테 뭐 한 거야?”그렇게 물은 후 구승재는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어쨌든 송유라는 김주한 소속사의 연예인이었다.그리고 송유라 외에 구승훈을 그렇게 간섭하게 할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았다.강하리는...이제 그조차도 강하리에 대한 형 구승훈의 태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분명히 신경 쓰는 것 같지만 그녀에게 매우 잔인했다. 그렇다고 관심이 없다고 하기에는 그녀를 잘 챙겨주었다.구승훈은 더 이상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대충 말했다.“그건 아니지만 혼 좀 내주려고.”그렇게 말한 후 그는 전화를 끊고 담배를 한 모금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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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강하리는 입을 굳게 다물고 아무 대답도 없었다.당연히 그녀는 억울했지만 그걸로 이 남자의 동정이나 부드러움을 얻을 수는 없었다.“김주한이 집적거릴 때 못 봤던 거야, 아니면 딱히 신경 쓰지 않았던 거야?” 구승훈은 강하리의 목덜미를 잡고 강제로 고개를 들도록 했다.하지만 강하리는 여전히 같은 말을 반복했다.“김 대표님에게 도움을 부탁하는 거 외엔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송유라는 협조하지 않고, 매니저는 전화도 받지 않는 상황에 구 대표님은 송유라를 모델로 고집하는데 제가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구승훈은 바로 그녀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일을 제대로 못 하겠으면 사람을 바꿀 거야!”“대표님, 업무에 협조하지 않은 건 송유라라는 걸 분명히 해 주세요!”구승훈은 코웃음을 쳤다. “유라가 왜 협조를 안 하겠어? 강하리, 내가 유라의 심기를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하지 않았어? 네가 어떤 태도로 유라를 대했는지 생각해 봐!”강하리는 숨 막힐 듯 가슴이 아파 눈을 내리깔았다.송유라를 대하는 자신의 태도가 문제였을까? 처음부터 자신을 괴롭힌 건 송유라가 아닌가?강하리는 지금껏 참아온 사람은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남자의 눈엔 그녀의 잘못만 보이고 송유라가 그녀를 괴롭히는 건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잠시 뒤 강하리는 웃으며 구승훈을 바라보았다.“그럼 대표님은 모든 게 저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구승훈은 소파에 몸을 기대었고, 무표정한 얼굴엔 조금의 의심도 없어 보였다.“내가 말했듯이 누가 옳고 그른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강하리, 네가 송유라와 맞설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강하리는 심장이 바늘에 찔리듯 아팠고 안색도 약간 하얗게 변했다.확실히 그녀에게 그럴 자격이 없었다. 송유라의 뒤에는 송씨 가문이 있었고 곁에는 구승훈이 있었다. 게다가 연예계에서 떠오르는 스타인데 뭘 갖고 그녀와 맞선단 말인가?강하리는 구승훈의 말이 맞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그는 처음부터 송유라를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고 냉정하게 그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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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오늘 안 하면 안 돼요?”구승훈은 잠시 멈칫했다. “강 부장, 내가 너한테 그 많은 돈을 들인 이유가 나한테 반항하라는 게 아니라는 걸 잊지 마!”그 말을 들은 강하리는 심장이 쿵 했다.그렇다, 그녀는 구승훈이 욕망을 분출하기 위해 찾은 존재였다. 어떻게 그걸 잊고 있었을까?그녀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고 그의 요구에 협조했다.구승훈은 그녀를 처벌하듯 아주 잔인하고 격렬하게 움직였다. 마치 그녀를 산 채로 잡아먹고 싶은 것 같았다.강하리는 그에게 협조하면서도 너무 세게 하지 않도록 부탁했다.새벽 두 시까지 뒤척이고 나서야 구승훈은 마침내 멈췄고, 강하리는 지쳐서 얼굴에 흐르는 땀이 쇄골에 떨어졌는데 약간 아파서 보니 거기에는 구승훈이 남긴 이빨 자국이 있었다.김주한이 남긴 붉은 자국은 모두 이빨 자국으로 덮여 있었다.뜨거운 샤워 물을 틀어놓은 구승훈에게서 조금의 온화함도 찾아볼 수 없었다.그는 그 이빨 자국을 내려다보며 강하리에게 물었다.“안 아파?”강하리가 고개를 젓자 구승훈은 큰 손으로 그 부위를 꽉 눌렀다.“이제 아파?”강하리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지만 구승훈은 조금도 손을 놓을 생각이 없었다.“그래, 그렇게 아파야지. 강 부장, 네 주제를 파악하고 오늘처럼 다시는 자신을 더럽히지 마.”강하리는 자신을 위해 해명하고 싶었다.“난 더럽지 않아요!”구승훈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조금만 늦었으면 더럽혀지지 않을 거라고 감히 말할 수 있어?”그 말에 강하리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그의 말대로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런 상황에서 구승훈이 오지 않았더라면 곤경에 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김주한은 손에 다 넣은 고기를 놓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원래는 야외 자리로 예약했는데 그 사람이 장소를 안으로 바꿀 줄은 몰랐어요.”“그래서?”구승훈의 표정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해명이 아니었다.“앞으로는 그런 일 없을 겁니다.”강하리는 겨우 말을 꺼냈다.그제야 구승훈은 만족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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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강하리는 자기가 이른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어젯밤에 자신의 입으로 구승훈에게 송유라가 잘 협조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김주한을 찾아간 거라고 말했기 때문이다.그런데 구승훈이 진짜로 송유라에게 경고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송유라는 그의 첫사랑이고, 구승훈은 한 번도 그녀에게 심한 말을 한 적이 없었을 것이다.아마도 일을 빨리 진행해야 해서 그렇게 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강하리의 마음은 살짝 흔들렸다.심장이 벌렁벌렁해서 침착할 수가 없었다.그런데 생각해 보니 스스로 너무 불쌍해 보였다. 구승훈이 조금만 잘해줘도 그녀는 남몰래 한참 동안 기뻐했기 때문이다.강하리는 장 매니저와 더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쓸데없는 생각을 멈추고 촬영 준비를 했다.사진작가와 얘기를 마친 뒤 또 현장 스태프와도 의논했다.모든 준비를 마치자 송유라도 메이크업을 끝냈다.송유라는 강하리의 앞으로 와서 웃으며 말했다.“승훈 오빠가 나를 위해 환영회를 열어준다고 했으니 너도 와서 같이 놀아.”강하리는 단칼에 거절했다.“싫어. 내가 가면 다들 불편할 텐데.”말을 마친 뒤 그녀는 돌아서서 옆으로 걸어갔다.“하지만 송유라는 기뻐서 활짝 웃었다.“겁나? 아니면 승훈 오빠가 나한테 너무 잘해줄까 봐 질투 나?”강하리는 가슴이 저릿저릿했다.확실히 구승훈과 송유라가 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강하리는 아주 오랫동안 노력해야 어쩌다 한번 구승훈이 그녀에게 잘해주는데, 송유라는 언제든지 그의 마음속에서 중요한 자리를 잡고 있는 듯했다.구승훈은 마음을 아끼지도 않고 숨기지 않으며 송유라에게 잘해주었다.그것에 비하면 강하리는 자신이 너무 불쌍해 보였다.강하리는 송유라를 바라보며 말했다.“유라 씨, 곧 촬영 들어가요.”송유라는 그녀를 조롱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떴다.촬영은 잘 진행되지 않았다.기획안 자체는 육가현을 겨냥한 것이었지만 송유라는 육가현과 스타일이 매우 달랐다.사진작가가 불만족스러워하자 강하리는 그 자리에서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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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강하리는 이런 점에서 송유라에게 감탄했다. 그녀를 괴롭히기 위해서라면 별의별 짓도 할 수 있었다.만약 오늘 가지 않는다면 송유라와 대립한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될지도 모른다.그녀는 마음속의 번뇌를 억누르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갈게요.”송유라는 순간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강 부장님, 너무 좋아요.”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안예서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으며 송유라가 떠나자, 강하리의 귀가에 대고 한마디 속삭였다.“우리 대표님 눈이 멀었나 봐요. 어떻게 이딴 걸 좋아할 수 있어요!”강하리는 웃었다. 그렇다. 그녀 또한 이해할 수 없었다.구승훈의 주변에는 온갖 종류의 여자들이 차고 넘쳐났는데 그중에는 청순한 여자, 섹시한 여자, 화사한 여자, 대범한 여자, 어떤 여자든 있었지만 왜 하필 송유라에게 반했을까?그녀가 송유라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얼굴만 빼면 봐줄 만한 데가 정말 하나도 없었지만 그래도 구승훈은 송유라가 좋다는데 무슨 방법이 있을까?“사람마다 취향이 다른 걸 어쩌겠어.”안예서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그들은 함께 차를 타고 히비스커스로 향했다. 송유라가 입구에서부터 구승훈의 이름을 대자 모든 사람의 부러움을 샀다.강하리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척 묵묵히 뒤따랐다....구승훈은 마침내 와서 송유라의 체면을 크게 살려줬다.강하리는 구석진 곳에 앉아 조용히 식사하며 상석에 앉은 송유라가 다른 사람들과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니 물 만난 고기처럼 즐거워하고 있었다.구승훈은 옆에서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지켜보며 가끔 그녀 때문에 웃음을 터트리곤 했다.이때 강하리는 문득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생활이 어려워 정서원을 따라 여기저기 전전하며 살았지만, 정서원은 그녀를 끔찍이 아꼈다. 정서원은 예전의 기억을 잃었지만, 본능적으로 노래와 춤에 소질을 보였고 강하리는 어릴 때부터 그런 정서원을 따라 춤을 배웠다. 비록 시골이지만 어린 공주님처럼 살았다.나중에 강하리는 구승훈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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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송유라는 손에 술 두 잔을 들고 강하리에게 다가왔다.강하리는 그녀가 술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무엇을 할지 예상이 가서 순간 머리가 아파 났다.과연 곧바로 송유라는 술 한 잔을 강하리에게 들이밀며 말했다.“강 부장님, 죄송해요. 저 때문에 일이 계속 밀렸죠. 그리고 또 저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도 받고요. 지금 사과할게요.”강하리는 눈앞에 있는 술을 보고 고개를 들어 송유라와 눈을 마주쳤다.“사과는 안 해도 돼요. 같이 일하는데 당연히 안 맞는 부분도 있을 수 있죠. 그건 대화를 통해 잘 풀면 되고요. 술도 사양할게요. 제가 요즘에 몸이 좀 안 좋아서.”강하리는 송유라가 건네는 술을 받지 않고 말을 마친 후 바로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런데 그때 송유라가 그녀의 앞으로 가로막았다.“강 부장님, 설마 절 용서 안 하겠다는 말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왜 술을 안 마시는 거예요?”강하리는 웃어 보이며 말했다.“송유라 씨,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우리는 같이 일하다가 안 맞는 부분을 발견한 거니까 용서하고 안 하고 할 게 없어요. 그리고 저 정말 몸이 안 좋다니까요.”하지만 송유라는 계속 고집을 부렸다.“얼마 안 되는데도요? 제가 듣기론 강 부장님 예전에 술 잘 마셨다고 하던데요.”강하리는 예전에 확실히 주량이 강했다.회사에 금방 들어와서 구승훈의 비서로 일했는데, 그때는 회사가 설립된 지 얼마 안 되어 구승훈과 함께 밖에서 계약을 많이 따내야 했다. 그래서 주저하지도 않고 술을 거침없이 마셨었다.하지만 지금은 예전과 다르다.어제 삼킨 소량의 술 때문에 이미 마음속에 죄책감이 가득했던 터라 오늘은 절대 마시면 안 된다.“송유라 씨, 정말 미안한데 이제 제가 몸이 좋아지면 단둘이 술자리를 가져도 될까요?”송유라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그 말은 확실히 날 용서하지 않겠다는 뜻이군요.”강하리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미안해요. 그냥 정말 술을 마시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지금 몸 상태가 허락 안 해요.”“어디가 아픈데요? 보기엔 멀쩡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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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송유라는 여전히 불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다른 뜻은 없어요. 강 부장님, 화내지 마세요.”“송유라 씨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네요.”강하리는 그렇게 말하고는 곧장 몸을 돌려 룸을 나갔다.룸 문이 닫히는 순간, 그녀는 구승훈이 휴지 한 장을 송유라에게 건네는 것을 보았다.송유라가 안 받자 그는 할 수 없이 휴지를 들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나이가 몇인데 자꾸 울어?”“나도 이러고 싶지 않아요.”“못생겼네.”못생겼다고 하면서도 그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시지 않았다.강하리는 룸의 문고리를 꽉 잡아 손가락 마디마디가 하얗게 질렸다.바로 어제, 구승훈은 그녀에게 매우 모질게 말했다. 울어봐야 소용없다고. 우는 것으로 그의 마음이 약해지기를 기대하지 말라고.강하리는 늘 이 남자의 마음이 돌로 만든 것이라고 생각했다.요 몇 년 동안 그녀 앞에서 그는 확실히 돌같이 냉정하고 무정했다고 할 수 있다.구승훈은 그녀의 눈물 때문에 마음이 약해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그녀의 간청에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송유라 앞에 있는 구승훈은 다른 사람들 앞에 있는 구승훈과 꼭 서로 다른 두 사람 같았다.그리고 그는 다른 사람의 것이다.진작 알았어도 마음이 좀 아팠다.가슴에 찔린 듯이 그녀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손가락을 약간 떨면서 문고리를 놓았다.문을 닫는 순간 그녀는 주체할 수 없이 구역질이 나기 시작했다.화장실로 뛰어들어가서 아까 마신 술과 오늘 저녁 먹은 것까지 다 토해냈다.모든 걸 다 토하고 나서 그녀는 거울을 보며 낭패해 보이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정리했다.그리고는 억지로 몸을 가누며 레스토랑을 나섰다.택시를 잡지 않았다. 근처에 크기가 어중간한 야시장이 있었는데, 그녀는 그렇게 인파를 따라 야시장에 들어섰다.야시장의 길거리에서 양말 두 켤레를 사고 앞의 포장마차에 가서 물만두 한 그릇을 먹었다.배불리 먹고 나서 위가 그다지 불편하지 않자 그녀는 비로소 마음도 좀 편해진 것을 느꼈다.마침내 그녀는 버스킹하는 가수 앞에 앉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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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강하리는 가방을 옷걸이에 걸어놓고 신발을 갈아신었다.“전통시장에 다녀왔어요.”“누구랑?”강하리는 멈칫하긴 했지만, 굳이 숨기지 않으려고 했다.구승훈은 이미 무언가 알고 있는 듯싶었다.“혼자요. 오는 길에 우연히 정원 씨를 만나 정원 씨가 집까지 데려다줬어요.”구승훈은 소파에 앉아 그녀를 쳐다보았다.“우연히?”“네. 우연히요.”“이런 우연이.”구승훈은 피식 웃더니 옆자리를 두드렸다.“자, 와서 앉아서 말해. 어떻게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지.”강하리는 느껴지는 그의 분노에 등골이 오싹해 나더니 우물쭈물하면서 말했다.“길가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정원 씨가 지나가면서 저를 발견하고 집까지 데려다줬어요. 대표님, 저는 누구한테 전화하면 바로 달려올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사람이 아니에요.”구승훈은 어두운 표정으로 피식 웃더니 말했다.“강 부장, 내가 전에 했던 말을 기억해 두고 있는 것이 좋을 거야. 다른 남자들이랑 그만 어울려. 몸을 더럽혔다간 가치 없는 사람이 되는 거야.”이 말이 가슴에 비수가 꽂힌 듯 아팠지만, 그의 앞에서 굳이 내색하지 않으려고 웃으면서 말했다.“기억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대표님.”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물었다.“전통시장에서 뭐 샀어?”강하리는 매번 전통시장에서 산 자잘한 물건들을 그에게 보여주곤 했지만,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구승훈처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할 수가 없었다.“아무것도 안 사고 그냥 돌아다녔어요.”구승훈은 딱딱한 그녀의 말투에 만족스럽지 않은지 그저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하리는 멈칫하더니 결국 두 쌍의 양말을 꺼냈다.“양말을 좀 샀어요.”구승훈의 것 한 쌍, 강하리의 것 한 쌍, 총 두 쌍이었다.구승훈은 이 두 쌍의 양말을 보더니 표정이 풀리기 시작했다.“씻어.”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욕실로 향했다.그녀가 욕실에 들어가기 전, 구승훈이 물었다.“밥은 먹었어? 전에 먹었던 거 다 토했다며.”강하리는 그대로 제자리에 굳어버리고 말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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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구승훈은 그녀의 몸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강하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키스로 인해 온몸이 나른해졌다.그녀는 본능적으로 입을 열어 그의 혀를 맞이했다.어둠 속에서 그렇게 이 둘은 여느 커플과도 같이 가까이 붙어있었다.구승훈은 어젯밤보다도 더 거칠었다.벌칙인지 불만을 털어놓는 것인지 몰랐지만, 유독 사랑의 감정만은 느껴지지 않았다.늘 강압적으로 다른 사람을 리드하기 좋아하던 그는 이 방면에서도 그랬지만, 오늘 저녁은 그녀의 허리를 잡더니 자신의 몸에 올라타게 했다.그녀의 허리를 쓰다듬더니 몸을 일으켜 그녀의 귓불을 깨물었다.강하리도 무의식적으로 그를 꽉 끌어안았다.이때, 강하리의 핸드폰이 울렸다.강하리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않은 틈을 타 구승훈이 대신 전화를 받아 스피커를 켰다.전화기 너머에서는 임정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하리 씨, 내일 시간 있으세요? 자료 좀 부탁하고 싶은데.”나른해져 있던 강하리는 마치 몸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바로 정신을 차리더니 표정이 창백해졌다.구승훈은 억지로 핸드폰을 그녀의 손에 쥐여주었다.“자기야, 전화 받아.”강하리는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끊고 싶었지만 구승훈이 그러지 못하게 그녀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구승훈은 그녀의 목에 키스를 퍼붓더니 말했다.“받아. 임 변호사님 난처해지는 꼴을 보고 싶어?”강하리는 난처함을 무릅쓰고 결국 전화를 받았다.“죄송해요... 변호사님... 저... 내일 시간 없어요.”강하리는 최대한 호흡을 가다듬고 대답하더니 바로 전화를 끊었다.구승훈은 막무가내로 또 그녀에게 키스했다.갑작스러운 키스에 강하리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비겁한 자식.’구승훈은 그녀의 처지가 얼마나 난처한지는 생각도 하지 않는 것 같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그대로 그녀를 안고 욕실로 들어가 욕조에 앉혔다.그렇게 달아올랐던 욕정이 식어버리고, 강하리는 구승훈을 바라보면서 설명을 시도했다.“대표님, 임 변호사님이 이번에 국제 사건을 맡았는데 제가 번역해 드리기를 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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