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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강하리는 가방을 옷걸이에 걸어놓고 신발을 갈아신었다.

“전통시장에 다녀왔어요.”

“누구랑?”

강하리는 멈칫하긴 했지만, 굳이 숨기지 않으려고 했다.

구승훈은 이미 무언가 알고 있는 듯싶었다.

“혼자요. 오는 길에 우연히 정원 씨를 만나 정원 씨가 집까지 데려다줬어요.”

구승훈은 소파에 앉아 그녀를 쳐다보았다.

“우연히?”

“네. 우연히요.”

“이런 우연이.”

구승훈은 피식 웃더니 옆자리를 두드렸다.

“자, 와서 앉아서 말해. 어떻게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지.”

강하리는 느껴지는 그의 분노에 등골이 오싹해 나더니 우물쭈물하면서 말했다.

“길가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정원 씨가 지나가면서 저를 발견하고 집까지 데려다줬어요. 대표님, 저는 누구한테 전화하면 바로 달려올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사람이 아니에요.”

구승훈은 어두운 표정으로 피식 웃더니 말했다.

“강 부장, 내가 전에 했던 말을 기억해 두고 있는 것이 좋을 거야. 다른 남자들이랑 그만 어울려. 몸을 더럽혔다간 가치 없는 사람이 되는 거야.”

이 말이 가슴에 비수가 꽂힌 듯 아팠지만, 그의 앞에서 굳이 내색하지 않으려고 웃으면서 말했다.

“기억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대표님.”

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물었다.

“전통시장에서 뭐 샀어?”

강하리는 매번 전통시장에서 산 자잘한 물건들을 그에게 보여주곤 했지만,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구승훈처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할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안 사고 그냥 돌아다녔어요.”

구승훈은 딱딱한 그녀의 말투에 만족스럽지 않은지 그저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하리는 멈칫하더니 결국 두 쌍의 양말을 꺼냈다.

“양말을 좀 샀어요.”

구승훈의 것 한 쌍, 강하리의 것 한 쌍, 총 두 쌍이었다.

구승훈은 이 두 쌍의 양말을 보더니 표정이 풀리기 시작했다.

“씻어.”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욕실로 향했다.

그녀가 욕실에 들어가기 전, 구승훈이 물었다.

“밥은 먹었어? 전에 먹었던 거 다 토했다며.”

강하리는 그대로 제자리에 굳어버리고 말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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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소사랑
짐승같은 놈이 아프다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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