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Chapter 971 - Chapter 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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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1화

윤혜인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뭐 하는 거예요? 다가오지 마요.”꺽다리가 담배를 하나 물더니 느긋하게 말했다.“따먹고 싶어서 그러죠. 근데 시간이 없네요? 흐흐. 아쉬워라...”쾅.굉음과 함께 남자가 비명을 지르며 피투성이로 바닥에 쓰러졌다.윤혜인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 임세희가 뒤에 숨어있는 걸 발견하고 일부러 남자의 집중력을 자기에게로 돌린 것이었다.“조심해요. 밖에 남은 사람 있는지...”말이 끝나기 바쁘게 임세희는 돌을 다시 주워들었다.퍽. 퍽. 퍽.그렇게 연속으로 일고여덟 번을 더 내리쳤다. 남자의 머리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으깨졌다.“아악.”윤혜인이 비명을 지르더니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임세희의 상태는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남자는 이미 죽었지만 임세희는 지칠 줄 모르고 계속 내리쳤다.이때 뚱보가 안으로 들어왔다.“형님. 차 도착했습니다.”하지만 꺽다리는 보이지 않고 임세희가 잔디 더미에 앉아 바보처럼 웃는 것만 보였다.뚱보는 안으로 걸어가며 욕설을 퍼부었다.“못생긴 년. 비켜. 우리 형, 형님...”뚱보는 한참 버벅거리다가 털썩 바닥에 주저앉더니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그러다 갑자기 괴성을 쏟아냈다.“형, 형님.”바닥에는 형님이 아니라 사람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덩어리가 놓여 있었다.“헤헤, 불러.”임세희가 뚱보를 돌아보며 웃었다.“왜 형님이라고 안 해?”다리에 힘이 풀린 뚱보가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연신 뒷걸음질 쳤다.뚱보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오지 마. 오지 마. 이 못생긴 년. 괴물 같은...”“아악.”그러다 이내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임세희의 입에는 어느새 피가 뚝뚝 떨어지는 낯가죽이 물려있었다.“아악...”뚱보는 피투성이가 된 얼굴을 감싸 쥐고 처절하게 울부짖었다.임세희가 헤헤 웃으며 마구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이제 너도 못생겨졌어. 나를 못생겼다고 욕하더니 넌 이제 못생긴 돼지인걸?”임세희가 미친 듯이 웃어댔다. 정말 이성을 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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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임세희가 잠깐 고민했지만 머리를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기만 할 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윤혜인은 의심할 만한 상대를 말했다.“당신을 구한 사람 원지민이 보낸 사람 맞지?”임세희가 멈칫했다. 표정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비록 원지민과 직접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자기를 구한 사람이 원지민의 보디가드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그 골목에서 그녀에게 약을 탄 가면 쓴 남자였다.윤혜인은 그제야 모든 걸 알아채고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원지민 맞지? 그 여자 당신을 구하려는 게 아니라 나를 해치려는 거야. 당신은 죽어서도 원지민의 희생양이 될 뿐이라고.”임세희가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헛소리하지 마. 그냥 나 속이려는 거잖아.”임세희는 원지민과 척을 진 적이 없었다.원지민이 이준혁의 약혼녀를 자처하긴 했지만 임세희에겐 늘 온화했다.그때 이준혁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원지민이 업무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많은 편의를 봐줬다.“그걸 좀 생각해 보지 그래? 원지민이 왜 그렇게 큰 위험을 무릅쓰고 너를 구했겠어? 무슨 이득이 있다고?”윤혜인이 차갑게 말했다.“아까 두 사람이 하는 말 너도 들었지? 너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거야. 원지민은 항상 자기가 직접 나서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 시키지.”임세희는 어딘가 멍한 표정이었다. 마치 윤혜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하지만 윤혜인은 임세희에게 도리를 알려주려는 게 아니라 시간을 끌려는 것이었다.미친 여자와 도리를 따질 만큼 멍청하지는 않았다. 임세희가 언제 폭주할지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임세희는 이미 사람을 둘이나 죽였다. 한사람 더 죽인다고 뭐가 달라질까?윤혜인은 이미 문까지 이동한 상태였다. 임세희가 한눈판 사이 윤혜인은 밖으로 달려 나가 문을 꽉 잡고는 아까 바닥에서 주웠던 몽둥이를 문고리에 끼워 넣었다.무슨 상황인지 알아챈 임세희는 문을 쾅쾅 두드리기 시작했다.윤혜인은 얼마 버티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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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윤혜인이 매섭게 쏘아붙였다.“무슨 말이야.”이상한 사람이 느긋하게 말했다.“이 차에 20층 되는 빌딩도 폭파할 만한 폭탄이 들어있어요.”윤혜인은 순간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바로 드는 생각이라면 차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하지만 상대는 마치 윤혜인의 생각을 꿰뚫기라도 한 듯 웃으며 말했다.“귀띔 하나 해줄까요? 당신이 운전석에서 엉덩이를 떼는 순간 차는 바로 폭발할 거예요.”윤혜인은 다리와 발이 그대로 굳어 꼼짝달싹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화를 냈다.“이거 살인이야. 범법 행위라고.”“범법 행위? 하하하.”상대는 마치 우스갯소리라도 들었다는 듯이 크게 웃었다.“살아서 나를 잡을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당신 도대체 뭐야?”“힌트 하나 줄게요.”이상한 사람이 말을 이어갔다.“당신은 나의 실패작이에요. 그러니 직접 처리하고 싶어요.”윤혜인이 잠깐 고민하더니 바로 대답했다.“그때 다리에서 내 차를 아래로 밀어버린 사람, 당신이지? 맞지?”“와. 총명한데요?”상대가 칭찬했다.“근데 아쉬워서 어쩌나. 이렇게 총명하고 예쁜 사람인데.”윤혜인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왜 이러는 거예요? 원지민이 나를 죽이라고 사주하던가요?”“저번에는 그랬지만 이번에는 아니에요.”이상한 사람이 비아냥댔다.“그러니 이렇게 창의력 없이 단조로운 방법을 선택했지.”‘저번이라면...’윤혜인은 원지민이 그렇게 오래전부터 그녀를 미워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그때는 분명 아무 사이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원지민은 윤혜인 앞에서 늘 대범하고 착한 이미지였지만 뒤에서는 어떻게 그녀를 죽일지 고민했던 것이다.“당신 찰스 가문 사람이지?”윤혜인이 물었다.“생각하지 말아야 할 건 생각하지 마요. 허니.”상대는 윤혜인의 질문에 대답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저 느긋하게 이렇게 말했다.“인생의 마지막 30분을 잘 즐기길 바라요.”그러더니 연락이 끊겼고 스크린에 타이머가 나타났다.시간은 일분일초 흘렀다.윤혜인은 이상한 사람의 말을 믿어야 할지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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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윽...”윤혜인은 목이 졸려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한 손으로 핸들을 꼭 잡은 채 목에 감긴 마귀 같은 손을 떼어내려고 애썼다.임세희가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있어 두 손으로도 벗어나기 힘든데 지금은 애석하게도 한 손이었다.윤혜인의 얼굴은 빨갛 던데로부터 하얘졌다가 점점 파래지기 시작했다.옆에서 다리던 까만 세단에서 남자가 이같은 위급한 상황을 발견하고 과감하게 명령을 내렸다.“박아.”주훈은 잘못 들은 줄 알고 몇초간 반응하더니 되물었다.“대표님,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이준혁이 어두운 눈빛으로 또박또박 지시했다.“70으로 달리다가 속도 올려서 좌 후방을 박아.”주훈은 그제야 이준혁이 무슨 생각인지 알아챘다.이 상황에서 박지 않으면 저 미친 여자가 윤혜인을 졸라 죽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주훈은 저속으로 달리다가 속도를 확 올렸다. 슈퍼카의 거만한 엔진소리가 윤혜인의 신경을 자극했다.목이 졸려 숨이 잘 올라오지 않았지만 차가 빠르게 달리고 있던 터라 임세희의 자세도 그렇게 안정적인 건 아니었다.윤혜인이 갑자기 커브를 돌자 임세희의 손도 삐뚤고 말았다.손을 놓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까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다급한 상황에서 윤혜인은 창문을 내리고 스톱이라는 사인을 내렸다.주훈이 들이박으려는데 이준혁이 말렸다.“잠깐만.”끼익.주훈이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속도를 늦췄다.이준혁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윤혜인의 제스처가 마치 차 안에 폭탄이 들어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가슴이 덜컹해 얼른 지시했다.“속도 올려서 따라붙어.”지프차를 따라잡고 나서야 이준혁은 윤혜인이 ‘폭탄’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걸 정확하게 들었다.차 안에는 역시 폭탄이 들어 있었다. 그렇다면 절대 박아서는 안 된다.임세희는 아직도 정신없이 윤혜인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이준혁은 바로 결정을 내렸다.“조금 더 바짝 붙여.”주훈이 박지 않게 조심하면서 방향을 잘 조정해 차를 까만 지프차에 바짝 붙였다.아주 정밀한 동작이 필요했기에 주훈의 손에도 땀이 차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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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임세희는 고개를 돌리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잘생긴 얼굴과 맞닥트렸다. 그리고 남자의 얼굴에 서린 역겨움도 당연히 보아냈다.“손... 놔...”거대한 풍속과 관성에 이준혁은 정상적으로 말할 수 없었다. 그래도 또박또박 했던 말을 반복했다.“손... 놓으라고.”임하나의 눈동자가 순간 빨갛게 충혈되더니 얼굴마저 일그러졌다.“오빠. 흐흐. 드디어 왔네.”이준혁의 힘은 무서울 정도로 컸다. 더는 군말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임세희를 끄집어내려 했다.임세희는 그 힘에 못 이겨 윤혜인의 목을 조르고 있던 손을 풀었다. 그러자 운전석에서 기침하는 소리가 연신 들려왔다.윤혜인은 기침이 멈추지 않아 머리가 흐릿한 와중에도 핸들을 꼭 붙잡고 놓지 않았다.그제야 이준혁의 미간이 살짝 풀렸다. 하지만 임세희가 어디서 가져왔는지 주사액을 하나 꺼냈다.이준혁의 안색이 변하자 임세희가 고개를 쳐들고 깔깔 웃었다.“오빠, 이게 뭔지 알아?”이준혁의 눈동자는 호수처럼 깊어졌다.“저번부터 주사하려고 했는데 오빠가 먼저 맞을 줄은 몰랐네.”임세희가 기괴하게 웃으며 말했다.“이번에는 절대 실수하지 않아.”임세희의 임무는 바로 윤혜인에게 주사를 놓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원지민은 사람의 마음을 갖고 노는데 참으로 능한 사람 같았다.이런 임무를 하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임세희는 기꺼이 할 것이다.임세희는 죽더라도 윤혜인을 꼭 끌고 가고 싶었다.숨통이 트인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정신을 차리고 있던 윤혜인은 뒤에서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전혀 몰랐다.윤혜인이 혀끝을 꽉 씹으며 정신을 차리려 했다. 온갖 방법으로 속도를 늦추려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차는 이미 손을 써둔 상태라 멈출 수가 없었다.이준혁은 그렇게 임세희가 주사기를 들어 윤혜인의 목으로 향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조급한 나머지 크게 소리를 질렀다.“세희야, 그만해.”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에 임세희는 동작을 멈췄다.임세희가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봤다. 얼굴에는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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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이준혁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숨을 꾹 참더니 긴다리를 힘껏 앞으로 뻗어 차 문틀을 잡으려 했지만 관성에 의해 여러 번이나 바닥에 떨어질 뻔했다.첫 번째 시도가 실패하자 이준혁은 심호흡하고는 방법을 바꿔 차 문에서 차 꼭대기로 기어오르려 했다.윤혜인의 얼굴은 너무 놀란 나머지 핏기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타일러도 이준혁이 듣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를 악물고 핸들을 잡은 채 차가 최대한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게 했다.쾅.드디어 이준혁이 차 꼭대기로 올라가는 데 성공했고 차 안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윤혜인은 아직도 놀라서 혼비백산한 상태였다이준혁은 그런 그녀를 안아주고 싶었지만 타이머를 보며 꾹 참았다.커넥터를 차에 연결하고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주훈에게 물었다.“어때?”3분이 채 지나지 않아 이어폰에서 주훈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폭탄이 있습니다.”이준혁은 마음이 철렁했다.주훈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바로 운전석 밑에 빌딩을 폭파할 만한 양의 폭탄이 들어 있습니다.”‘운전석?’태연하던 이준혁의 얼굴이 순간 하얗게 질렸다.다행히 윤혜인은 운전석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이준혁이 차갑게 물었다.“대표님, 안전팀에서 토론 중입니다.”주훈은 지금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지원이 도착했기에 직접 운전할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지프차의 데이터를 안전팀에 보내 방안을 제출하게끔 도왔다.윤혜인은 이준혁이 옆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이 전보다 줄어든 것 같아 이렇게 물었다.“폭탄 들어 있다는 거 사실이에요?”그냥 그 이상한 사람이 하는 말만 들었기에 그 사람이 그녀를 놀리는 게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이준혁이 뜸을 들이더니 사실대로 말해주기로 했다.“사실이야.”이 말에 윤혜인은 두려움에 온몸을 바들바들 떨었다.죽음이 눈앞에 닥쳤는데 어떻게 무섭지 않을 수가 있을까?이준혁은 그런 윤혜인이 너무 마음 아팠다.“방안 생각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내가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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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7화

주훈의 눈은 이미 우느라 다 빨개져 있었다.그는 손을 뻗어 윤혜인을 부축하며 다 쉬어버린 목소리로 말했다.“사모님, 대표님께서 무사히 집까지 모셔다드리라고 당부하셨습니다.”윤혜인은 매정하게 주훈의 손을 뿌리치고는 떨리는 입술로 말했다.“살려, 살려내라고요, 주훈 씨!”길고 긴 침묵이 이어졌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윤혜인은 더 히스테릭하게 변했다.“빨리 살려내라고! 폭탄 타이머 다 해제했잖아요! 숫자 멈췄잖아!”윤혜인은 다 쉬어버린 목소리로 음 이탈까지 내며 울부짖었다.“당신들, 당신들 빨리 저 사람 구하라고...”주훈의 얼굴 역시 눈물범벅으로 얼룩져 있었다.“사모님, 방법이 없습니다. 정말 아무 방법이 없어요...”방법이 없다...이 다섯 글자의 청천벽력이 윤혜인의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악!!!”윤혜인이 소리를 지르며 미친 듯이 앞으로 뛰쳐나갔다.주훈은 그녀의 뒤에서 윤혜인을 꽉 붙잡으며 함께 흐느꼈다.“대표님도, 대표님도 다 아실 겁니다. 이건 대표님이 선택하신 거예요.”윤혜인은 온몸이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고통이 심장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져나갔다.마치 가슴이 베이고 데인 듯했다.알고 보니 처음부터 아무 방법이 없었다. 이준혁은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것을 택했다...[아름이한테 직접 사랑한다고 얘기해줘야죠.][안돼, 난 당신을 살려야겠어요.]처음부터 끝까지 이준혁은 단 한 번도 윤혜인과 같이 떠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그는 필사적으로 윤혜인을 살리려 했다...윤혜인은 심장에 큰 구멍이라도 뚫려버린 듯한 고통에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그 순간, 주훈의 휴대폰이 진동했다.그는 휴대폰 화면을 확인하자마자 깜짝 놀라 소리쳤다.“대표님이세요!”주훈은 곧바로 스피커폰을 켜 전화를 받았다. 윤혜인은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제대로 들지도 못하고 수화기에 대고 울고 웃었다.“준혁 씨, 장난 그만 쳐요. 제발. 부탁이에요....”윤혜인의 목소리는 조심스러웠지만 남자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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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폭발의 여파가 사라졌다.윤혜인은 자신의 가슴 속에서 비명이 흘러나오는 기분이 들었다.“아악--!”윤헤인은 심장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에 핸들에 머리를 박은 채 이성을 놓은 듯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사모님!”주훈이 불안한 표정으로 자동차 시동을 껐다.그 순간, 주훈의 몸도 떨리고 있었다. 그도 믿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자신의 대표가 남긴 부탁만은 지키고 싶었다.윤혜인의 목에서는 이미 다 쉰 쇳소리만 나왔다.“나 좀 데려다줘...”그녀는 온몸이 떨리는 탓에 운전도 제대로 할 힘이 없었다. 숨 쉬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어떻게 가슴 좀 아프다고 사람이 죽을 것만 같을까?주훈은 윤혜인의 말을 바로 이해하고는 그녀를 차 뒷좌석으로 옮기고 차를 몰았다.5킬로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바다가 있었다.윤혜인은 멍하니 새까만 바다만 뚫어져라 응시했다.여기였나?윤혜인은 차 문을 열었다. 내리기도 전에 두 다리의 힘이 풀려 땅바닥에 주저앉았다.“사모님...”주훈은 다급히 윤혜인을 부축하려 했지만 윤혜인은 그의 손을 뿌리치더니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으로 달려갔다.주훈은 한 발짝도 떨어지지 않은 채 윤혜인의 뒤를 따랐다. 그녀가 바닷물 속으로 들어서자 주훈은 곧장 윤혜인을 붙잡았다.“사모님, 더 가시면 안 됩니다.”윤혜인의 목소리가 마치 연기처럼 거칠게 들려왔다.“왜? 왜요?”주훈의 몸이 떨렸다. 그도 힘겹게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저 차는 운전석을 떠나기만 하셔도 폭발하게 되어있습니다. 보안팀에서도 온갖 방법을 다 시도해봤는데, 유일한 방법은 대체물이 같은 무게여야 한다는 겁니다. 남은 시간이 겨우 5분이에요. 다른 도구를 이용할 방법이 없단 말이에요.”주훈도 결국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감정을 토해냈다.“대표님께서는 타이머를 멈추는 선택을 하신 겁니다. 사모님을 대신해서요...”윤혜인을 구하기 위해 이준혁은 자신의 목숨을 내놓았다.윤혜인은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폭발로 검게 물들어버린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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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윤혜인은 오랜 시간 동안 잠들어 있었다.꿈속에서 그녀는 오랜 시간 동안 끝도 없는 바다를 떠돌며 방황하고 있었다.바다는 매우 검었고 어둡고 추웠다. 단 한 줄기의 빛도 보이지 않았다.윤혜인은 지쳤고 혼란스러웠고 무기력했다...매번 한계에 다다라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만 같던 때마다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혜인아...”주위는 암흑뿐이었다.하지만 그 목소리만큼은 뚜렷하게 들렸다.그 목소리에 다시 기운을 차인 윤혜인은 상류로 가기 위해 계속 앞으로 이동했다. 마침내 그녀의 앞에 한 줄기의 빛이 나타났다.윤혜인은 그 빛을 향해 헤엄쳐 갔다.미닫이문이 열리는 소리가 오랜 시간 동안 잠들어 있던 윤혜인을 깨웠다.천천히 눈을 떠보니 머리가 미친 듯이 어지러웠다.아직 흐릿한 시야에 크고 잘생긴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보였다.남자의 깊고 어두운 눈빛이 순식간에 그녀의 머리를 멍하게 만들었다.눈물이 폭우처럼 쏟아져 내렸다. 감정이 더는 주체가 되지 않았다.“준혁 씨...”윤혜인이 힘겹게 몸을 일으켜 그에게 달려가 안겼다.이준혁은 윤혜인을 끌어안으며 말했다.“조심해.”윤혜인은 머리를 그의 품에 묻은 채 조심스레 이준혁을 힘껏 안았다.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았다.하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이 없었다.남자는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두드리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왜 살이 더 빠졌어? 밥 제대로 안 챙겨 먹었지?”윤혜인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남자를 끌어안은 채 울고 또 울었다...남자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혜인아, 강해져야 해. 알겠지?”윤혜인이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녀는 강해지고 싶지 않다고, 당신만 있으면 된다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목구멍이 막혀버린 것처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남자는 고개를 숙여 엄지로 윤혜인의 눈물을 닦아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만 울어, 눈 다 부어서 호두 같잖아.”윤혜인은 웃는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수도꼭지라도 틀어놓은 듯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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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0화

그는 차를 우리고 과일까지 가져다주는 윤혜인을 바라보며 복잡한 심경을 느꼈다.그녀가 깊은 잠에서 깬 지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다.윤혜인은 단 한 번도 이준혁을 언급하지 않았다. 아예 묻는 것조차 꺼렸다.이럴수록 보는 사람은 더욱 불안해져만 갔다.윤혜인이 차를 우려오자 곽경천이 말했다.“혜인아, 얘기 좀 할까?”윤혜인은 서류에 있는 익숙한 필체를 보는 순간 손을 잠시 멈췄다.그녀가 조용히 대답했다.“오빠, 내가 과일 깎아줄게.”분명 대화를 피하고 있는 것이었다.하지만 곽경천은 더 이상 그녀를 이렇게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그는 윤혜인의 팔을 잡아 소파에 앉히고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나 아무것도 안 먹을 거니까, 일단 앉아봐.”조금 힘을 주었을 뿐인데 윤혜인은 균형을 잃고 자리에서 비틀거렸다.곽경천이 다급하게 무릎을 꿇고 말했다.“아팠어?”“아니.”윤혜인은 무표정하게 앉아있었다. 6개월도 안 지났지만 윤혜인은 벌써 종이 인간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삐쩍 말라 있었다. 턱도 날카롭고 가는 것이 바람만 불어도 쓰러져버릴 것만 같았다.곽경천은 그런 윤혜인의 모습을 볼수록 더 마음이 아파졌다.“혜인아, 이건 걔가 너한테 남긴 거야.”윤혜인은 조심스럽게 서류 봉투를 열었다. “유서”라는 두 글자가 눈에 띄자 윤혜인의 손이 미세하게 떨려왔다.얇은 종이 몇 장이었지만 그것조차 제대로 들지 못했다.유서 작성인: 이준혁, 남 xx90년 12월 26일 출생...문현미에게 증여된 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재산은 내 평생의 사랑 윤혜인에게 증여한다...곽경천이 유독 직설적인 사람이었던 탓에 어떻게 위로를 해주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그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말을 꺼냈다.“혜인아, 이선 그룹 안에서 누가 이준혁이 죽었다는 소문을 내고 다니나 봐. 내가 들은 데 따르면 내일 오전에 이천수가 기자회견을 열어서 이준혁의 사고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하더라. 그리고 한구운을 이준혁이 있던 자리에 올릴 예정이래.”곽경천의 주먹이 무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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