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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윤혜인은 오랜 시간 동안 잠들어 있었다.

꿈속에서 그녀는 오랜 시간 동안 끝도 없는 바다를 떠돌며 방황하고 있었다.

바다는 매우 검었고 어둡고 추웠다. 단 한 줄기의 빛도 보이지 않았다.

윤혜인은 지쳤고 혼란스러웠고 무기력했다...

매번 한계에 다다라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만 같던 때마다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혜인아...”

주위는 암흑뿐이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만큼은 뚜렷하게 들렸다.

그 목소리에 다시 기운을 차인 윤혜인은 상류로 가기 위해 계속 앞으로 이동했다. 마침내 그녀의 앞에 한 줄기의 빛이 나타났다.

윤혜인은 그 빛을 향해 헤엄쳐 갔다.

미닫이문이 열리는 소리가 오랜 시간 동안 잠들어 있던 윤혜인을 깨웠다.

천천히 눈을 떠보니 머리가 미친 듯이 어지러웠다.

아직 흐릿한 시야에 크고 잘생긴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보였다.

남자의 깊고 어두운 눈빛이 순식간에 그녀의 머리를 멍하게 만들었다.

눈물이 폭우처럼 쏟아져 내렸다. 감정이 더는 주체가 되지 않았다.

“준혁 씨...”

윤혜인이 힘겹게 몸을 일으켜 그에게 달려가 안겼다.

이준혁은 윤혜인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조심해.”

윤혜인은 머리를 그의 품에 묻은 채 조심스레 이준혁을 힘껏 안았다.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았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이 없었다.

남자는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두드리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 살이 더 빠졌어? 밥 제대로 안 챙겨 먹었지?”

윤혜인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남자를 끌어안은 채 울고 또 울었다...

남자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혜인아, 강해져야 해. 알겠지?”

윤혜인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는 강해지고 싶지 않다고, 당신만 있으면 된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목구멍이 막혀버린 것처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남자는 고개를 숙여 엄지로 윤혜인의 눈물을 닦아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 울어, 눈 다 부어서 호두 같잖아.”

윤혜인은 웃는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수도꼭지라도 틀어놓은 듯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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