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의 모든 챕터: 챕터 961 - 챕터 970

1134 챕터

제961화

임호는 고개를 저으며 급히 부인했다.“아닙니다.”하지만 이준혁은 확신하고 있었는지라 천천히 말했다.“방금 당신 머리카락을 채취해서 이미 대조해 봤어.”그러자 얼굴이 순식간에 죽은 듯이 창백해지며 임호는 입술을 악물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명확히 설명해!”이준혁은 다리를 꼬고 앉아 차갑게 말했다.“그렇지 않으면 이씨 집안의 명성을 더럽히고 출처가 불분명한 그 아이를 없애라고 명령할 거야.”“안 돼요!”임호는 갑자기 격렬하게 반응했다.이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임호가 말을 꺼내기를 기다렸다.마침내 임호는 체념한 듯 입을 열었다.“제 아이가 맞습니다.”이준혁은 이미 결과를 알고 있었지만 그 말을 정확히 듣고 나서야 한숨을 돌렸다.윤혜인을 힘들게 설득해 다시 얻었는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 때문에 그녀의 마음을 상하게 할 뻔한 상황을 피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이준혁은 손가락으로 소파를 두드리며 말했다.“자선 행사 때 있었던 일이었지, 맞지?”임호는 깜짝 놀라며 이준혁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에 당황했다.이준혁은 차분하게 말했다.“그날 당신은 웨이터를 통해 내 술을 바꾸고 원지민을 내 방으로 먼저 보내놓은 다음, 내가 오지 않자 당신이 직접 들어갔지.”임호를 단서로 확인한 덕분에 모든 것이 쉽게 밝혀졌다.그들이 겹쳤던 횟수는 많지 않았고 원지민의 임신 시기를 고려하면 금방 계산이 나왔다.자선 행사에서 묵었던 호텔의 CCTV도 확인했다.그 시간대에 발생한 문제를 떠올리니 이준혁은 임호가 일부러 CCTV를 고장 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그들은 모든 것을 계획했지만 이준혁이 항상 경계심이 높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그날 술을 마신 후 약간 어지러움을 느끼자마자 이준혁은 주훈에게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지시했다.하지만 그 술은 약이 섞인 술이 아니었고 한약 성분으로 이루어진 것이었기 때문에 단순히 몸이 뜨거워지는 느낌만 있을 뿐, 다른 이상은 없었다.이러한 일이 드물지는 않았기에 이준혁은 이 상황을 주훈에게 맡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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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원지민은 방 안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고택에서 이 비서에 의해 강제로 차에 태워졌다.온종일 불안한 마음으로 있다가 그녀는 이준혁 앞에 무릎 꿇은 임호를 보자 마음이 조금 놓였다.이준혁이 임호를 압박해 무슨 말을 하게 하려는 것 같았지만 원지민은 임호가 그런 말을 할 리 없다고 믿고 있었다.임호의 충성심은 의심할 필요가 없었으니 말이다.원지민은 침착하게 말했다.“준혁아, 임 비서를 이렇게 묶어둔 이유가 뭐야?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래?”이준혁은 냉정하게 대답했다.“직접 물어보는 게 좋을 거야.”그러자 원지민은 개의치 않는 듯 말했다.“임호, 말해봐.”하지만 임호는 고개를 숙인 채, 원지민의 말을 처음으로 대답하지 않았다.원지민은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하고 잠시 머뭇거렸다.“임호?”곧이어 임호는 방향을 바꾸어 무릎을 꿇은 채,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순식간에 피가 흐르기 시작했고 진홍색 피가 그의 이마에서 눈썹을 따라 흘러내리며 섬뜩한 장면을 만들어냈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 아가씨, 정말 죄송합니다.”이 한마디에 원지민의 가슴은 순간 차갑게 식어갔다.임호는 한 번도 원지민을 배신한 적이 없었고 그녀를 실망하게 하는 일도 거의 없었다.원지민은 입술을 떨며 애써 침착한 척 말했다.“임호, 잘 생각하고 말해!”임호는 그 의미를 이해했다. 원지민이 지금 자신에게 경고를 주고 있는 것이었다.하지만 임호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아이가 강제로 없애질 것이고 원지민 역시 위험해질 테니 말이다.“아... 아가씨가 임신한 아이는...”임호는 이를 악물고 단숨에 말해버렸다.“제... 제 아입니다!”순간 원지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너... 너 농담하는 거지?!”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임호, 넌 내 비서지 다른 사람이 아니야. 누가 널 협박해서 이런 말을 하게 한 거야?”그녀는 이준혁이 임호를 강제로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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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이준혁은 아이가 무고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비록 부모의 마음이 아무리 더럽더라도 그는 한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이러한 더러운 진실이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랐다.이준혁은 이것이 그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이라 여겼다.방 안에서는 원지민이 지쳐 소파에 힘없이 기대어 있었다.임호는 피투성이가 된 얼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꿋꿋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원지민은 차갑게 말했다.“임호, 나는 너 같이 하찮고 더러운 인간의 아이를 절대 낳을 수 없어.”자신의 첫 경험을 이런 남자에게 줬다는 생각에 그녀는 눈에 보일 정도로 깊은 혐오감을 드러냈다.그녀는 다시 한번 임호를 발로 세게 차며 욕했다.“너 같은 쓰레기가 어떻게 감히 나를 더럽힐 수 있어?”임호는 아무 말도 없이 원지민의 매를 받아들이며 그녀의 분노가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그렇게 원지민이 다시 지쳐갈 때까지 기다린 후에야,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저 이 아이를 원합니다.”원지민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뭐라고?”임호는 얼굴에 흐르는 피가 원지민의 눈에 띄지 않도록 신경 쓰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 아이를 원한다고요.”“지금 무슨 자격으로 감히 그런 말을 해?” 곧이어 원지민이 손을 들어 올리자 임호는 그 손목을 덥석 붙잡았다.그 눈빛은 어두웠지만 확고하고 단호했다.이 순간, 원지민은 처음 임호를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원지민의 아버지가 그녀를 데리고 싸움 구경을 시켜준 날이었다.그날 임호는 맨손으로 다섯 마리의 코요테들과 싸웠고 마지막 코요테를 찢어놓을 때의 눈빛이 바로 지금 이 눈빛이었다.이러한 임호의 끈질긴 성격 때문에 원지민은 결국 그를 선택한 것이었다.이제 그 ‘코요테’가 반역의 신호를 보내고 있음을 깨달은 원지민은 즉시 경계심을 가졌다.그녀는 거만을 떨며 말했다.“이 아이를 남기고 싶어? 그럼 방법은 딱 한 가지야.”그러자 임호는 손을 풀고 다시 땅에 엎드렸다.“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원지민은 배를 만지며 경멸 섞인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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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별장을 나서는 이준혁은 마음 깊은 곳에서 몰려오는 홀가분 함에 발걸음이 가벼워졌다.윤혜인은 그를 믿고 있었지만 원지민이 어떤 수단을 사용했는지 몰라 이준혁은 그동안 매우 불쾌해 있었다.이제 그는 드디어 그 두 사람 앞에서 깨끗한 마음으로 서 있을 수 있게 되었다. 주훈이 운전석에서 물었다.“대표님, 어디로 갈까요?”이준혁은 창밖을 내다보았다.울창한 나무들과 깨끗한 거리, 모든 것이 그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그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달밤으로 가자.”이 시점에서 그는 당연히 그리워하던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었다.곧 주훈의 차가 달밤에 도착했다.안전벨트를 풀고 내려 문을 열려고 할 때, 이준혁의 전화가 울렸다.김성훈이었다.이준혁은 그가 그저 심심해서 전화를 건 것이라 생각하며 전화를 끊고는 차에서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김성훈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어쩔 수 없이 이준혁은 전화를 받았다.“왜?”김성훈의 목소리는 약간 무거웠다.“준혁아, 결과 나왔어.”“무슨 결과?”“지난번 병원에서 네가 의식 불명 상태였을 때, 내가 해외 친구한테 부탁해 네 혈액 검사를 했거든?”“그래서?”김성훈의 목소리는 엄중했다.“임세희가 너한테 주사한 건 변이라는 바이러스였어. L국 생물 실험 연구소에서 불법으로 유출된 것으로 전 세계에 단 두 쌍뿐이야. 해독제는 없어.”잠시 침묵이 흘렀고 이준혁은 날카롭게 말했다.“두 쌍이라고 했지? 하지만 난 한쪽만 주사 맞았어.”김성훈은 순간 당황했다.이준혁의 멘탈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보통 사람이라면 이미 공포에 빠졌을 텐데 그는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냈다.“그래. 변이 바이러스는 쌍으로 존재해.”김성훈이 설명했다.“내가 그 연구소와 연락을 해봤는데 그곳 전문가에 따르면 한쪽만 주사된 상태에서는 몸에 해가 없대. 하지만 나머지 한쪽이 주입되는 순간부터 정말 돌연변이가 시작되는 거지.”“그러니까 지금 내가 안전한 이유는 임세희가 한쪽만 주사했기 때문이라는 거야?”“맞아.”이준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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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김성훈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방금 내가 그렇게 많은 말을 했는데 어떻게 머릿속에 떠오른 유일한 생각이 혜인 씨에 대한 것밖에 없지?’“내 생각에는 혜인 씨가 미리 심리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은데...”“안 돼!”이준혁은 단호하게 말했다.“난 괜찮아. 혜인이가 걱정할 일 따위는 없게 할 거야.”김성훈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한숨을 쉬며 말했다.“알았어. 그래도...”곧 김성훈은 자신의 입을 치며 속으로 자책했다. 괜히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는 걸 후회하며 말이다.“됐어. 넌 분명 괜찮을 거야. 네 절친이 네가 그렇게 되는 걸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전화를 끊은 후, 주훈은 여전히 차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이준혁은 달밤 스튜디오의 빨간 로고를 바라보며 잠시 침묵하다가 조용히 말했다.“회사로 돌아가자.”갑자기 이준혁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원지민은 이씨 집안 고택으로 돌아와 울며 이준혁이 자신을 모함했다고 문현미에게 털어놓았다.문현미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걱정 마라. 나는 너를 백 퍼센트로 믿고 있어. 그러니 넌 내 옆에서 안심하고 지내. 네 배 속에 아이는 내가 인정하니까.”원지민은 이 말에 안심하며 문현미에게 더욱 충실해졌다.이제 문현미가 그녀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다.문현미의 불편한 다리를 바라보면서 원지민은 그날 그녀를 일부러 넘어뜨려 이준혁을 속여 데려오도록 한 것이 조금 후회되었다.문현미는 생각 없이 원지민을 믿었고 이준혁보다 훨씬 다루기 쉬웠다.저녁 식사를 마친 후 원지민은 문현미와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그녀의 핸드폰이 진동했다.그러자 원지민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문현미에게 약을 건네며 말했다.“어머님, 약 드실 시간이 됐어요.”곧 문현미는 미소를 지으며 약을 받아 마셨고 원지민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녀의 이불을 정리해주었다.“편히 쉬세요.”말이 끝나자마자, 문현미는 언제나처럼 한순간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원지민은 평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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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모두가 그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이전에 본 적 없는 그런 기괴한 불길은 순식간에 사람을 완전히 태워버렸고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함께 소멸된 것은 임호의 핸드폰도 포함되었다.감시 직원들은 경악하며 외쳤다.“즉시 보고해. 중요한 감시 대상이 병원에서 탈출했어.”특수 병원 안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반대편에서, 원지민은 전화가 끊기는 소리를 듣고 임호가 죽었음을 확신했다.그리고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도 말이다.원지민은 속이 시원해졌다.이제 그녀의 아이와 친자 확인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사라졌다.마침내 원지민을 방해할 사람이 더 이상 없어진 것이다.원지민의 눈에 임호는 그저 한낱 개에 불과했다.말을 잘 들었다면 굳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지는 않았겠지만 주인의 말을 거역한 개는 죽어 마땅했다.게다가 돈만 있으면 그런 개를 열 마리, 백 마리도 살 수 있었다.그녀는 핸드폰을 변기 안에 던지고 특수 용액을 부었다.그러자 핸드폰을 순간적으로 녹아내려 하수구로 흘러내려 갔다.이제 원지민의 다음 단계는 명실상부한 이씨 집안 며느리가 되는 것이었다.원지민은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그 여자가 사라지기만 하면... 준혁이는 내가 가지고 있는 주사기 때문에 날 더 거부할 수 없을 거야.’이내 그녀는 다시 다른 핸드폰을 꺼내어 한 번호를 눌렀다.“큰아버지, 사람 받으셨나요? 말씀하신 대로 했으니 이제 다음 단계는 큰아버지에게 달렸습니다.”상대방은 침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당연히 준비는 끝났다.”원지민은 이마의 잔머리를 쓸어 넘기며 차분하지만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원하는 건 이준혁뿐입니다... 그걸 잊지 마세요.”그렇게 기분이 좋아진 원지민은 콧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잠에 들었다.모퉁이에서 문현미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침대 밑에 숨겨둔 핸드폰을 꺼냈다.그녀는 이준혁에게 전화를 걸고 그가 전화를 받자 입을 막으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빨리 혜인이를 찾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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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원지민은 단지 이준혁을 혼란스럽게 하려 했을 뿐이었다. 문현미더러 이준혁에게는 임세희를 데려간 사람이 이천수라고 또한 이천수가 강제로 그렇게 하도록 시켰다고 전하게 하려 했다.이때, 문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그러자 원지민은 문현미를 바라보며 날카로운 손톱을 그녀의 목동맥 위에서 스르륵 움직였다.“어머님, 뭐라고 말해야 할지는 안 가르쳐줘도 되겠죠?”문현미는 문을 열고 담담하게 말했다.“이 비서, 난 괜찮으니까 원지민이 떠났는지 확인해 봐요.”이 비서는 방안을 둘러본 후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원지민이 있던 방으로 갔다.하지만 고택 안 어디에서도 원지민의 흔적을 찾지 못한 후, 그는 이준혁에게 보고했다.이준혁은 그에게 지시했다.“어머니를 잘 보호하고 고택의 모든 움직임을 주시해.”어두운 밤, 이준혁은 별장에 도착했다.홍 아줌마와 아름이가 모두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하자, 홍 아줌마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혜인 씨가 저녁에 돌아오지 않았어요. 오후에 전화가 와서 조금 늦을 거라고 했는데 방금 다시 전화를 걸어보니 계속 연결되지 않아서 대표님을 찾으려던 참이었어요.”걱정으로 인해 홍 아줌마는 눈가가 어느새 빨개져 있었다.“대표님, 혜인 씨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겠죠?”“이곳은 이미 제가 사람을 시켜 다 점검하게 했고 바깥에도 사람을 배치해놨으니 아름이 데리고 밖에 나가지 마세요.”홍 아줌마는 더욱 불안해졌다.이준혁이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윤혜인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다.“대표님, 경천 도련님께서 이미 귀국 중에 계십니다. 제발 우리 아가씨를 도와주세요.”이준혁은 냉정하게 말했다.“제가 꼭 찾아낼 거예요.”갑자기 계단 위에서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름이 맨발로 달려 나오며 울먹였다.“할머니, 할머니, 방금 엄마 꿈을 꿨어요...”그러자 홍 아줌마는 아름이를 안아주며 눈물을 삼켰다.“아름아, 엄마 곧 돌아올 거야.”아름이는 눈을 비비며 이준혁을 보고 억울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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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윤혜인의 힘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고 은빛으로 번뜩이는 단도가 다가오는 것을 보면서 몸이 마치 얼어붙은 듯 굳어버렸다.급한 나머지 그녀는 혀를 세게 깨물었다.“으...”고통이 순식간에 그녀의 몸을 깨웠다.윤혜인은 온 힘을 다해 바닥에서 구르며 차가운 칼날을 피했다.“이 빌어먹을 년, 아직도 도망치려고 하는 거야?”임세희는 미친 듯한 표정으로 다시 달려들었고 칼은 다시 무섭게 내려 찍혔다.윤혜인은 몸을 옆으로 비틀며 피하려 했지만 칼끝이 빗나가 그녀의 팔을 찔렀고 순간 하얀 옷에 피가 스며들었다.임세희는 이미 완전히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그녀는 칼을 들고 집요하게 쫓아오며 매번 칼을 휘두를 때마다 욕설을 퍼부었다.“이 빌어먹을 년, 내가 이렇게 된 건 전부 너희들 때문이야! 너희들이 나를 이렇게 만든 거야!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닌 상태로! 널 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야!”날카로운 칼끝이 바닥에 구멍을 하나씩 뚫었다.윤혜인은 끊임없이 구르며 피했고 다친 팔은 바닥에 핏자국을 남겼다.“쨍그랑...”칼이 갑자기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그러자 임세희는 아예 손으로 윤혜인의 다리를 잡아 거칠게 끌어당기고는 그녀의 머리를 잡아 기둥에 찍었다.“아!”머리가 기둥에 세게 부딪치며 윤혜인의 입에서는 고통스러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이상하게도 임세희의 힘이 매우 강했다.일반적인 힘이 아닌, 비정상적인 힘이었다.윤혜인은 잠시 숨 돌릴 틈을 타, 기둥에 발을 대고 그 힘을 이용해 뒤로 공중제비를 하며 임세희의 뒤통수를 세게 걷어찼다.“으아악...”뒤통수가 기둥에 부딪히자 임세희는 비명을 질렀고 순간 피가 머리카락을 검붉게 물들였다.뒤통수는 매우 치명적인 부위라 보통 사람이라면 기절하지 않더라도 한동안 일어날 수 없을 터였다.이제야 한숨을 돌리는가 싶었지만 윤혜인의 예상과 다르게 임세희는 다시 일어났다.그녀의 회복력은 실로 놀라웠다.“몹쓸 년, 오늘 널 내 손으로 죽여버릴 거야! 하하하하하!”임세희는 광기 어린 웃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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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그녀는 머리를 감싸 쥐고 손에 들고 있던 두피를 놓지 않은 채 계속해서 비명을 질렀다.그러자 뚱뚱한 남자가 한 발로 그녀를 거칠게 차더니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젠장, 시끄럽다고 했잖아. 내 말 안 들려?”모자를 쓴 키 큰 남자는 뚱뚱한 남자가 발길질을 멈추지 않자 즉시 제지하며 말했다.“그만해. 지금 죽이면 나중에 누가 책임질 건데.”뚱뚱한 남자는 그제야 멈추고 바닥에 침을 뱉으며 낮게 욕했다.“젠장, 이 못생긴 거 보라고... 보기만 해도 역겹다. 더 보면 한동안 밥도 못 먹겠어.”모자를 쓴 키 큰 남자도 이내 역겨운 표정을 짓더니 모자를 벗어 임세희의 얼굴에 던지고 코를 막으며 말했다.“얼굴 좀 가려. 더럽고 냄새까지 지독하네.”임세희는 이미 몇 번이나 차인 탓에 더 이상 감히 소리치지 않았다.그러나 키 큰 남자는 발로 임세희를 한 번 더 차며 윤혜인을 가리켰다.“아직 죽일 때가 아니야. 우리 말 잘 들어야 해, 알겠어?”두려움에 임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미친 사람도 겁에 질리면 순해진다는 말처럼, 임세희는 이제 지나치게 얌전해졌다.윤혜인은 침착하게 자리를 지키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건장한 두 남자와 미친 임세희가 함께 있는 상황이라, 윤혜인은 그들과 맞설 수 없었다.뚱뚱한 남자는 깨어난 윤혜인을 보자마자 눈빛을 번쩍였다.방금 그 추악한 임세희의 모습을 본 후, 아름다운 윤혜인을 보니 마치 눈이 씻긴 것 같았다.“이 여자 정말 예쁘게 생겼네.”뚱뚱한 남자가 말했다.“예쁘지. 그냥 보기만 해. 괜히 문제 일으키지 마.”키 큰 남자는 조금 더 신중하게 행동하며 경고했다.“차가 오면 이 둘을 옮겨. 그럼 우리의 임무는 끝나는 거야.”윤혜인은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자신과 임세희를 어딘가로 옮기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때, 뚱뚱한 남자가 중얼거렸다.“죽으면 아까운데...”그러자 키 큰 남자는 담배를 물고 피식 비웃었다.“입 다물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뚱뚱한 남자는 개의치 않고 대답했다.“뭐가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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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윤혜인을 차갑게 노려보는 임세희는 해골처럼 앙상한 얼굴에 이빨을 드러내며 매우 무섭게 웃고 있었다.“넌 죽어. 물론 너만 죽을 뿐이지. 난 이미 도망쳐 나왔으니까 새 삶을 시작할 거야.”임세희는 여전히 새 삶을 꿈꾸고 있었다. 그녀를 구해준 사람이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임무만 완수하면 비행기, 돈, 그리고 여권까지 모두 준비되어 있을 거라고 말이다.그녀는 해외로 나가서 이 추악한 얼굴을 치료하고 평생 쓸 돈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거라 굳게 믿고 있었다.윤혜인은 임세희의 손을 막으며 비웃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 이 사람들... 우리 둘 다 죽이려 한다는 거 전혀 못 들었어?”“어디서 날 속이려고... 수작 부리지 마!”임세희는 눈을 크게 뜨고 기괴하게 웃으며 말했다.“오늘 죽을 사람은 너 하나야, 난 절대 죽지 않아! 이 사람들은 널 보내고 나면 나를 비행기에 태워 해외로 보내 줄 거야. 그러면 난 얼굴을 치료하고 돈 많은 남자를 찾아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 거야.”윤혜인은 차분하게 말했다.“임세희, 넌 정말 꿈속에 살고 있구나? 방금 난 분명히 들었어. 우린 곧 누구도 알아볼 수 없는 시체가 될 거라고 했다고.”임세희는 여전히 믿지 않았지만 손에 힘이 조금 풀렸다.“지금 넌 날 속이려는 거야...”윤혜인은 임세희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었다.‘아니 분명히 같이 들었으면서 왜 자동으로 그 말을 무시하려는 거야? 이해할 수 없네.’하지만 그래도 애써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잘 생각해 봐. 그 사람들이 이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 그리고 그 사람들은 당신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려고 했어. 일거양득인 셈이지.”임세희는 조금씩 의심하기 시작했다. 자세히 생각해보니 뚱뚱한 남자가 정말 그런 말을 했던 것 같기도 했다.윤혜인은 계속해서 말했다.“당신을 비행기에 태워 줄 거였다면 왜 이렇게 잔인하게 굴었겠어?”임세희의 머리 위에는 큰 상처가 있어서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 모습은 참혹할 정도로 끔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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