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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윤혜인을 차갑게 노려보는 임세희는 해골처럼 앙상한 얼굴에 이빨을 드러내며 매우 무섭게 웃고 있었다.

“넌 죽어. 물론 너만 죽을 뿐이지. 난 이미 도망쳐 나왔으니까 새 삶을 시작할 거야.”

임세희는 여전히 새 삶을 꿈꾸고 있었다. 그녀를 구해준 사람이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임무만 완수하면 비행기, 돈, 그리고 여권까지 모두 준비되어 있을 거라고 말이다.

그녀는 해외로 나가서 이 추악한 얼굴을 치료하고 평생 쓸 돈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거라 굳게 믿고 있었다.

윤혜인은 임세희의 손을 막으며 비웃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 이 사람들... 우리 둘 다 죽이려 한다는 거 전혀 못 들었어?”

“어디서 날 속이려고... 수작 부리지 마!”

임세희는 눈을 크게 뜨고 기괴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죽을 사람은 너 하나야, 난 절대 죽지 않아! 이 사람들은 널 보내고 나면 나를 비행기에 태워 해외로 보내 줄 거야. 그러면 난 얼굴을 치료하고 돈 많은 남자를 찾아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 거야.”

윤혜인은 차분하게 말했다.

“임세희, 넌 정말 꿈속에 살고 있구나? 방금 난 분명히 들었어. 우린 곧 누구도 알아볼 수 없는 시체가 될 거라고 했다고.”

임세희는 여전히 믿지 않았지만 손에 힘이 조금 풀렸다.

“지금 넌 날 속이려는 거야...”

윤혜인은 임세희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아니 분명히 같이 들었으면서 왜 자동으로 그 말을 무시하려는 거야? 이해할 수 없네.’

하지만 그래도 애써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잘 생각해 봐. 그 사람들이 이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 그리고 그 사람들은 당신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려고 했어. 일거양득인 셈이지.”

임세희는 조금씩 의심하기 시작했다. 자세히 생각해보니 뚱뚱한 남자가 정말 그런 말을 했던 것 같기도 했다.

윤혜인은 계속해서 말했다.

“당신을 비행기에 태워 줄 거였다면 왜 이렇게 잔인하게 굴었겠어?”

임세희의 머리 위에는 큰 상처가 있어서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 모습은 참혹할 정도로 끔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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