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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임세희가 잠깐 고민했지만 머리를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기만 할 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윤혜인은 의심할 만한 상대를 말했다.

“당신을 구한 사람 원지민이 보낸 사람 맞지?”

임세희가 멈칫했다. 표정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비록 원지민과 직접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자기를 구한 사람이 원지민의 보디가드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그 골목에서 그녀에게 약을 탄 가면 쓴 남자였다.

윤혜인은 그제야 모든 걸 알아채고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원지민 맞지? 그 여자 당신을 구하려는 게 아니라 나를 해치려는 거야. 당신은 죽어서도 원지민의 희생양이 될 뿐이라고.”

임세희가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

“헛소리하지 마. 그냥 나 속이려는 거잖아.”

임세희는 원지민과 척을 진 적이 없었다.

원지민이 이준혁의 약혼녀를 자처하긴 했지만 임세희에겐 늘 온화했다.

그때 이준혁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원지민이 업무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많은 편의를 봐줬다.

“그걸 좀 생각해 보지 그래? 원지민이 왜 그렇게 큰 위험을 무릅쓰고 너를 구했겠어? 무슨 이득이 있다고?”

윤혜인이 차갑게 말했다.

“아까 두 사람이 하는 말 너도 들었지? 너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거야. 원지민은 항상 자기가 직접 나서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 시키지.”

임세희는 어딘가 멍한 표정이었다. 마치 윤혜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윤혜인은 임세희에게 도리를 알려주려는 게 아니라 시간을 끌려는 것이었다.

미친 여자와 도리를 따질 만큼 멍청하지는 않았다. 임세희가 언제 폭주할지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임세희는 이미 사람을 둘이나 죽였다. 한사람 더 죽인다고 뭐가 달라질까?

윤혜인은 이미 문까지 이동한 상태였다. 임세희가 한눈판 사이 윤혜인은 밖으로 달려 나가 문을 꽉 잡고는 아까 바닥에서 주웠던 몽둥이를 문고리에 끼워 넣었다.

무슨 상황인지 알아챈 임세희는 문을 쾅쾅 두드리기 시작했다.

윤혜인은 얼마 버티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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