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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임세희는 고개를 돌리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잘생긴 얼굴과 맞닥트렸다. 그리고 남자의 얼굴에 서린 역겨움도 당연히 보아냈다.

“손... 놔...”

거대한 풍속과 관성에 이준혁은 정상적으로 말할 수 없었다. 그래도 또박또박 했던 말을 반복했다.

“손... 놓으라고.”

임하나의 눈동자가 순간 빨갛게 충혈되더니 얼굴마저 일그러졌다.

“오빠. 흐흐. 드디어 왔네.”

이준혁의 힘은 무서울 정도로 컸다. 더는 군말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임세희를 끄집어내려 했다.

임세희는 그 힘에 못 이겨 윤혜인의 목을 조르고 있던 손을 풀었다. 그러자 운전석에서 기침하는 소리가 연신 들려왔다.

윤혜인은 기침이 멈추지 않아 머리가 흐릿한 와중에도 핸들을 꼭 붙잡고 놓지 않았다.

그제야 이준혁의 미간이 살짝 풀렸다. 하지만 임세희가 어디서 가져왔는지 주사액을 하나 꺼냈다.

이준혁의 안색이 변하자 임세희가 고개를 쳐들고 깔깔 웃었다.

“오빠, 이게 뭔지 알아?”

이준혁의 눈동자는 호수처럼 깊어졌다.

“저번부터 주사하려고 했는데 오빠가 먼저 맞을 줄은 몰랐네.”

임세희가 기괴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는 절대 실수하지 않아.”

임세희의 임무는 바로 윤혜인에게 주사를 놓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원지민은 사람의 마음을 갖고 노는데 참으로 능한 사람 같았다.

이런 임무를 하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임세희는 기꺼이 할 것이다.

임세희는 죽더라도 윤혜인을 꼭 끌고 가고 싶었다.

숨통이 트인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정신을 차리고 있던 윤혜인은 뒤에서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전혀 몰랐다.

윤혜인이 혀끝을 꽉 씹으며 정신을 차리려 했다. 온갖 방법으로 속도를 늦추려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차는 이미 손을 써둔 상태라 멈출 수가 없었다.

이준혁은 그렇게 임세희가 주사기를 들어 윤혜인의 목으로 향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조급한 나머지 크게 소리를 질렀다.

“세희야, 그만해.”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에 임세희는 동작을 멈췄다.

임세희가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봤다. 얼굴에는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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