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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기자들은 셔터를 눌렀다.

“그게 무슨…”

이천수는 윤혜인을 욕하려다가 기사가 날까 봐 도로 참았다.

“내 아들의 체면을 지켜주려고 했지만 허무맹랑한 말을 들으니 어쩔 수가 없군요. 증거 자료를 함께 보시죠.”

스크린에 이준혁이 운전하는 영상이 나타났는데 뒤에서 따라가던 보디가드가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각도였다. 조각처럼 빛나는 옆모습과 차분한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윤혜인은 처음 보는 영상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영상은 일 분도 채 되지 않았고 이준혁의 차가 바다로 뛰어들면서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번졌다.

펑!

주훈은 낯빛이 하얗게 질린 윤혜인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사고가 난 뒤, 윤혜인은 여전히 이준혁이 살아있다고 믿었지만 그렇게라도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던 것이다.

영상이 끝나자마자 이천수는 큰소리로 물었다.

“이러고도 준혁이가 살아있다고 잡아뗄 건가?”

윤혜인은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지만 두 눈을 질끈 감고 다시 뜨더니 차갑게 말했다.

“이준혁 씨가 죽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요.”

윤혜인은 목청을 높였다.

“폭발하는 장면만 있고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요.”

이천수는 화가 솟구쳐 올랐다.

‘차가 폭발했으면 그 안에 있던 사람도 죽은 거나 마찬가지야.’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이준혁이 살아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이때 윤혜인이 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한 증거를 내놓았다.

“이준혁 씨는 사망한 게 아니라 실종된 거예요.”

이천수가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이 개같은 년이 일부러 저러는 것 같아.’

경찰 측에서는 임세희가 도주한 뒤 복수하는 과정에서 이준혁이 사망했다고 하면서 사건을 급급히 종결했고 이천수는 사인까지 마친 상태였다. 그러고 나서 기자 회견을 열었는데 윤혜인이 실종 신고를 한 증거를 들고 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천수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헛소리하지 말고 나가! 종결된 사건이고 유가족이 사인까지 했는데, 이준혁과 이혼한 네가 무슨 자격으로 실종이니 뭐니 하는 거야!”

이천수는 윤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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