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85화

원지민은 갈라진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네까짓 게 뭔데 감히 날 평가해! 네가 아니었다면 이준혁은 날 사랑했을 거야!”

원지민은 어릴 적부터 이준혁을 좋아했고 남장을 한 채 다가가기도 했었다. 여자인 것이 밝혀진 뒤, 아버지가 아들을 좋아한다는 핑계를 대며 설명했다.

사실 원지민의 아버지 원정호는 사상이 개방적인 사람이라 여자아이든 남자아이든 상관없이 사랑해 주었다. 원정호는 아이를 더 가질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을 뿐이다.

설명한 뒤에도 이준혁은 원지민과 거리를 두었기에 원지민은 원정호의 핍박에 못 이겨 유학 가게 된 척하면서 동정심을 얻어내려고 했었다.

원지민은 이준혁의 마음을 얻기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곁에 남으려 했다. 해외에 있을 때도 이준혁의 근황을 조사했고 이준혁 곁에 임세희와 윤혜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준혁이 임세희의 딱한 사정 때문에 보살펴 주었는데 그것이 이혼의 계기가 되어 존재감 없던 윤혜인은 자연스럽게 내쳐지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원지민은 윤혜인을 사람 취급하지 않았지만 이준혁이 목숨까지 바칠 정도로 사랑한 사람이 윤혜인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원지민은 주먹을 꽉 쥐었고 눈에 살기가 돌았다. 이준혁의 벅찬 사랑을 받는 윤혜인을 죽여버리고 싶었고 질투심에 이성을 잃었다.

원지민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다 너 때문이야. 이 악독한 년!”

“원지민 씨가 오해한 게 있어요.”

윤혜인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제가 나타나지 않았었더라도 준혁 씨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을 거예요.”

사랑이란 감정은 나타난 순서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었고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끌림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단 하나 확실한 것은 처음부터 마음이 없었던 사람은 상대방이 무슨 짓을 해도 사랑하게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을 외면하던 원지민은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되었고 미친 짓을 벌이고 다녔다.

형사의 뒤에 있던 기자들이 몰려오더니 원지민을 향해 셔터를 눌렀다. 원지민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