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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여의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처치가 늦었어. 이미 독소가 몸에 주입된 상태에서 하루 밤낮을 바다에서 표류했으니 그로 인해 독소의 작용이 더 빨라졌을 거야.”

“더 빨라졌다고?”

김성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처음의 고비까지는 한 달의 시간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그렇지 않아.”

약간의 유감이 담긴 표정으로 여의사는 고개를 저었다.

“만약 깨어나지 못하면, 첫 번째 치료 단계를 침대에서 보내게 될 가능성이 커.”

김성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는 믿기지 않는 듯 여의사의 팔을 꼭 잡았고 무릎에 힘이 풀리면서 하마터면 주저앉을 뻔했다.

그러자 여의사가 급히 김성훈을 부축하며 말했다.

“아이고... 성훈아, 이러지 마...”

김성훈은 간절하게 부탁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봐 줘. 준혁이 이제 막 아내랑 화해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려던 참인데... 무슨 일이 일어나면 안 돼.”

“성훈아...”

여의사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김성훈과 오랜 친구 사이로 지냈어도 그녀는 그가 이렇게 간절히 부탁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너 나 잘 알잖아?”

여의사가 말했다.

“준혁 씨를 살릴 생각이 없었다면 난 내 실험실로 데려오게 하지 않았을 거야.”

그녀는 남자의 깎아지른 듯한 야윈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솔직히 연구를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신종 사례를 놓치고 싶지 않아. 네가 부탁하지 않아도 나는 그것을 극복하고 싶어. 하지만...”

말을 멈칫하더니 여의사가 다시 말했다.

“지금으로선 준혁 씨가 깨어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그 다음 단계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거야.”

김성훈의 눈이 번쩍였다.

‘이 말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뜻인가...’

그러나 다음 순간, 여의사는 그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 최선을 다해볼 테지만 결과는 하늘의 뜻에 달렸어.”

김성훈은 깊은 생각에 잠겨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곧 여의사는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처음 여기 왔을 때 ‘혜...’라고 했던 말을 들었어. 그 후로는 깊은 혼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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