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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화

윤혜인은 마음이 타들어 가는 듯한 긴장감에 사로잡혀 발끝에서부터 냉기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의자에 기대어 천천히 앉으며 애써 자신을 진정시킨 후, 다시 한번 모니터 화면을 반복해서 확인했다.

마침내, 그녀는 홍 아줌마와 아름이가 사라진 그 모퉁이로 갔다.

이곳은 홍 아줌마가 평소에 다니던 경로가 아니었으며 화면 속에서의 아름이가 작은 손으로 홍 아줌마를 잡아당기듯 이끌고 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윤혜인은 좁은 골목 입구에 서서 주변을 살펴봤다.

이곳에는 하나의 도로 감시 카메라만 설치되어 있었고 그 아래로는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있었다.

만약 홍 아줌마와 아름이가 이 모퉁이에서 납치된 것이라면 카메라에 포착될 가능성은 없었다.

분명히 상대방이 사전에 계획을 세운 것이 틀림없었다.

‘그런데 왜 아름이는 왜 낯선 경로로 홍 아줌마를 이끌었을까?’

수많은 의문이 윤혜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며 금방이라도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이천수, 한구운, 원지민...’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스쳐 갔다.

윤혜인은 이들 모두를 증오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 사람들을 미워했다.

‘도대체 누가 아름이를 데려간 거냐고!’

그녀는 곧바로 차에 올라타 이선 그룹 본사로 돌진했고 이천수의 사무실 문을 벌컥 열었다.

이천수는 넓은 사장 의자에 앉아 여비서와 농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여비서는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채 그의 무릎에 앉아 있었고 이천수는 여자의 탱탱한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계속해서 입을 맞추고 있었다.

“자기야, 날 너무 괴롭히지 마. 빨리 줘... 더 이상 참기 힘들겠어...”

그때, 문이 ‘쾅’ 하고 열렸다.

이천수는 깜짝 놀라 여비서를 밀쳐냈고 그녀는 ‘아야’ 소리와 함께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윤혜인은 이천수에게로 달려가 책상을 세게 내리치며 소리쳤다.

“당신이야? 당신이 데려갔어?”

좋은 시간을 방해받은 이천수는 화가 나 있었다.

“미쳤어? 뭐가 나라는 거야? 데려가긴 뭘 데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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